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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까페 [우리 무예 이야기: 작성자는 푸른하늘님]

지난 회에 이어서 이번에는 택견계의 논쟁거리인 밀어차기에 대해서 풀어보겠습니다. 서로 같은 거리의 개념을 가지고 있고 택견의 현대적인 발전을 경기로 바라보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택견협회와 결련택견협회가 늘 대립하는 이론이 품밟기 논쟁과 이 밀어차기 논쟁입니다.


밀어 찬다는 것은 는질러 차는 것으로서 상대에게 타격을 주지 않게 밀어버린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차긴 차되 타격을 최소화하고(또는 완전히 배제하고) 더불어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한다는 의미죠.


이 밀어차기에 대해서 대한택견협회는 택견의 모든 발질이 밀어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결련택견협회는 얼굴과 다리는 세게 차든 밀어차든 마음대로고 몸통만 밀어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몸통을 밀어차야 한다는 것은 두 단체가 동일하니 넘어가도 되겠죠.


결련택견협회의 도기현 회장님은 자신의 저서 [택견, 그리고 나의 스승 송덕기]에서 밝히듯이 송덕기 할아버지에게 배울 때 아랫 발질로 다리를 엄청나게 두들겨 맞으면서 배웠다고 합니다. 배우기를 그렇게 배우셨다고 하고 몸통은 밀어차야 하며 얼굴은 한 대만 차도 이기기 때문에 곧은 발질로만 차지 않으면 세게 차도 된다고 하셨다는 겁니다.


반면에 대한택견협회의 주장은 택견은 마을과 마을간의 경기였고 택견을 하다가 다치면 노동력의 상실이 일어나며 상호간의 감정이 상하기 때문에 타격을 배제하고 모든 발질을 는질러 차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ABO채널 동양 문화삼국지 무술편의 이용복 회장님 인터뷰 참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대한택견협회에서 주장하는 밀어차기란 것은 [민다] 는 것과는 의미가 좀 틀리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이것은 발로 차기는 차되 타격력을 거의 배제한다는 의미이며 결국 상대방의 몸통에 발질이 적중한다 해도 상대가 맞고 [타격을 입어서] 쓰러지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죠.


이 밀어찬다는 의미가 상대방에게 기준이 맞춰져 있는 것이라는 애매함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대한택견협회는 이 택견의 [밀어 찬다는 인식]을 오랜시간 수련생들에게 지도했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무방하게 경기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밀어 찬다] 는 는질러차기의 인식이 [택견의 경기는 상대 감정 상할 정도로 세게 차지 않는다.] 라는 질서를 구성한 셈이죠. 원래 그랬느니 아니냐를 떠나서 이 질서 구성은 대단한 성과를 낳은 것입니다. 경기를 하다가 안 풀리면 짜증도 날 텐데 그런 것을 누르고 상대에게 하는 발질의 세기를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보통의 일은 아닙니다.


사실 대한택견협회의 경기를 해본 제 주변의 친구 지도자나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적당한 수준으로 차주는 것은 무방하다고 합니다. 회목치기(결련택견협회의 딴죽)의 경우 넘어뜨리기 위한 수이므로 좀 적당한 수준으로 세게 차도 무방하며 두름치기(후려차기)의 경우도 적당히 빠르게 탁~! 하는 느낌으로 차주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합니다. 반면 엎어차기(로우킥)의 경우는 차서 넘어뜨리는 것은 관심도 없고 아예 타격을 위한 수법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차서는 안 된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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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차기. 타 무술의 하단차기와 같은 형태인데 박종관 선생 저 [전통무술 택견] 에는 장대걸이라고 하여 낚시걸이식으로 상대의 오금을 당기는 용도로 쓰인다고 되어 있다.


결련택견협회의 경우는 몸통을 제외한 발질은 모두 세게 차도 됩니다. 도기현 회장님이 송덕기 할아버지에게 들었다는


“아무리 덩치가 큰 놈도 세게 다리를 까대면 장사가 없어!”


라고 하신 말씀과 더불어 본인이 배우신 것을 토대로 해서 규칙을 정하신 것이죠. 결련택견협회의 경기에서는 세게 차고 싶으면 차고 밀어차고 싶으면 밀어차도 됩니다. 이 경우는 선택이 매우 자유로워 보이지만 이렇게 되면 되려 걸어 넘어뜨리기보다는 세게 차는 것에 치중하게 되더군요. 종국에는 넘어뜨리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지만 일단 그렇게 되기까지 서로간에 세게 까는 행위가 가능한데 이에 대해서 도기현 회장님의 경우는


“택견은 강인한 우리의 무예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아랫발을 세게 까는 행위에 대해서는 품밟기를 잘하면 대응할 수 있고 또 아래를 상대가 차는 순간 위를 한방에 노릴 수도 있으니 수련의 차이일 뿐 세게 차도 무방하다.”


라고 말씀하시죠.


사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결국은 같은 목적인데 도달하는 길이 서로 틀린 모습을 보이게 되는 이 밀어차기. 그리고 두 협회의 수장분이 상반된 논리를 펴고 있으니 어느 것이 맞는지는 제가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기에 판단하기가 어렵군요.


결련택견협회는 세게 깔 수 있다고 해도 택견은 세게 깔 것 없이 쉽게 이기는 방법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결국은 실력이 높은 택견꾼은 세게 까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걸이나 빠른 윗발로 승부를 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에 완전히 밀어버리는 발질만 한다고 고정관념이 인식된 대한택견협회의 택견꾼들의 경기는 의외로 딴죽수나 윗발질들이 적당한 수준의 타격이 인정되니...


택견배틀에서 김성복, 류대규 선수가 낚시걸이, 딴죽 등 거는 발질을 장기로 쓰는데 류대규 선수는 결련택견협회의 택견꾼이지만 대한택견협회의 광진구 택견대회에도 나가서 좋은 경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또 대한택견협회의 선수들도 세게 찰 수 있는 택견배틀에 나와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죠.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DdasrSZUJeU$
10회 광진구 택견대회 영상

*류대규 선수가 1분 49초~53초에 낚시걸이 승리, 2분 3초~2분 8초에 다시 낚시걸이 승리. 이처럼 택견은 결국 타 격투기처럼 타격으로 인한 KO가 아닌 얼굴을 차거나 넘어뜨리면 손쉽게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힘 빼면서 세게 찰 필요가 사실 타 무술에 비해서 적다.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그 종착점으로 가는 길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세게 차도 되느냐 아니면 원래 상대를 다치지 않게 다 밀어차느냐 하는 것은 여러 배운 사람들의 증언을 모아보아야 결론이 날 것 같군요. 본래 어떻다~라는 전통성 싸움은 꽤나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역시 역사성의 정립은 중요한 것이므로 이것 역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의 입장인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래 택견은 세게 찰 수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이용복 회장님의 [세게 차서 다치게 되면 노동력의 상실이 일어난다.] 라는 인터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택견을 즐기던 사람들은 일반 서민층이라기보다는 중인 이상의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는 한량층이었고 그런 거의 반건달 같은 패들이 싸움도 아니고 규칙이 정해져 크게 다칠일이 별로 없는 택견을 세게 좀 차다가 다리 멍들고 다치고 그런다고 노동력의 상실이라고까지 할만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택견이 전국의 모든 사람이 즐기던 기예이고 전국에서 폭넓게 하던 기예였다면 농민들도 했다고 생각하고 일해야 하는 사람들 다치지 않아야 하니까 밀어찼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택견은 서울지역에서 일부만이 하던 한정된 기예였으니까요.

또 대한택견협회에서는 품밟기를 할때 능청이라는 움직임으로 뱃심을 내며 이것을 굼실과 함께 발질로 연결하면 밀어차기가 되어 상대가 맞아도 다치지 않는다고 하는데......능청이라는 움직임은 결국 허리를 집어넣어주는 것이고 허리를 집어 넣어서 발질을 하는 것은 타 무술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듯이 되려 파괴력과 사정거리를 늘리는 수법입니다. 이것이 되려 타격을 주지 않는다고 이론을 주장하니 저는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뭐...니가 공부가 덜되서 그런거다!! 라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만-_-;;

그런 의미에서 저는 대한택견협회의 밀어차기가 굼실과 능청을 이용한 도괴력을 이용해 상대를 차더라도 전혀 상대가 다치지 않는다고 하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상대를 다치지 않을 정도로 힘조절을 하자] 라는 인식이 밀어차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박쥐 같은 결론이지만 결국 양쪽 다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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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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