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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인들의 축제, 본때 2011을 앞두고 오산 결련택견 전수관을 찾았다. 오산 결련택견 전수관은 임재호 선생의 지도 아래 작년 대회에서 단체전 준우승을 한 경력이 있는 팀이다. 또 오산 물꽃 축제 등에도 본때뵈기를 하여 많은 호응도 얻은 바 있는 소위 결련택견의 명문이다.



전수관에 들어서자 본때2011에 참가할 아이들이 연습을 한창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고 지도하던 임재호 선생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임재호 선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飛流: 안녕하세요 임재호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임재호: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飛流: 올해도 역시 본때 2011이 열리고 역시 팀을 이뤄 참여하신다고 들었는데 한창 연습중이시군요.

임재호: 네. 평소에 열심히 택견 연습을 하고 또 그걸 바탕으로 음악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飛流: 작년에는 단체전 준우승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재호: 작년에 단체전에서는 준우승을 했고 개인전에서는 우승자도 나왔지요.

飛流: 임재호 선생님은 현재 경기대학교 결련택견 동아리 아리쇠도 지도하면서 준우승도 세 번 이루실 정도이고 또 본때2010 행사나 어린이 결련택견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들을 올리는 소위 명문이라고 보이는데요.

임재호: 하하하, 감사합니다.


*임재호 선생의 오산 결련택견 전수관의 트로피와 상장들.

飛流: 그런 비결이 있다면 뭐가 비결인가요?

임재호: 음......굳이 말하자면 방임하는 것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飛流: 방임?

임재호: 네. 택견은 아시다시피 굉장히 솔직담백한 무술입니다. 다른 무술들처럼 세세하게 짜인 투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품밟기와 아랫발질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견주기 위주로 돌아가며 그 안에서 사람마다 자연히 서로에게 맞는 기술을 습득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결련택견 대회나 본때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와 좋은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飛流: 자유롭게 방임해서 나오는 자신에게 맞는 택견 기술과 독창성, 소위 말하는 창의적 교육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군요.

임재호: 어휘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잘 끄집어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택견은 경기 위주로 솔직담백한 무술이기에 그 안에서 각자에게 천차만별로 기술이 나오게 됩니다. 그것을 굳이 틀을 맞추고 그것만 강요한다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기본이 되는 것은 소홀함 없이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택견의 기초인 아랫발질

飛流: 그렇군요. 여기 사진들을 보니까 오산 물향기 축제? 여기에도 참가하셨나보군요.

임재호: 네. 지자체 행사에 이렇게 나가보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경험이 되고 또 자신감도 심어주며 지역민들에게는 결련택견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지요.

飛流: 확실히 그런 효과가 크겠습니다. 작년 본때 2010에서는 단체전 준우승을 하셨는데 올해의 목표는 역시 우승이겠군요?

임재호: 네. 목표는 클수록 좋고 또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올해도 나가려고 했는데 올해는 지자체 행사가 하필 본때 2011 행사 날짜와 같아서 나가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

飛流: 심사 기준을 보면 독창성을 본다고 나와 있는데 작년과는 다른 어떤 독창성도 있나요?

임재호: 포인트를 꼽자면 옛법들을 가미했습니다. 택견하면 사람들에게 발만 차는 무술, 이크에크 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무술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점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부드러운 품밟기의 기본 움직임을 가진데 더해서 옛법이라는 기술들을 그 안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손질이 좀 많은 것도 포인트 중 하나고요.


*택견의 활갯짓을 선보이는 어린이 택견꾼.

飛流: 팀마다 선정하는 음악과 복색 또한 즐거운 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올해 음악은 뭔가 특이한 것이라도?

임재호: 올해는 진도 아리랑에 맞춰서 할 생각입니다.

飛流: 멤버 수는 변화가 좀 있나요?

임재호: 작년에 나갔던 아이들 위주인데 작년 8명에서 올해는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수준은 비슷비슷하고 어떻게 조화를 시키느냐가 문제겠죠.

임재호 선생과 인터뷰를 마치자 관장실 밖에서는 아이들이 본때 2011에서 선보일 본때뵈기를 연습 중이었다. 열심히 연습하는 아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두 아이들을 인터뷰 해 보았다. 한 아이는 작년에 참여한 멤버이고 또 한명은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아이다.


飛流: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에요?

제백규: 네, 백규입니다. 제 백규에요.

飛流: 특이하면서도 좋은 이름이군요. 택견을 한지는 얼마나 되었죠?

제백규: 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飛流: 올해 두 번째 출전이죠? 작년에는 처음이었는데 많이 떨렸겠어요?

제백규: 별로 떨리지는 않았어요.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했거든요.

飛流: 오...용감하군요. 작년에 준우승 했으니 올해는 우승을 하고 싶겠네요?

제백규: 네.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어요. 올해는 제가 개인전에도 출전하거든요.

飛流: 아, 개인전에도 출전하는군요.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한다고 했는데 목표는 역시 우승인가요?

제백규: 아뇨 올해는 개인전은 처음이니까 준우승이 목표에요.

飛流: 과욕은 금물이라는 선인들의 지혜를 보는 것 같네요.

제백규: 택견이 재미있고 열심히 해서 그런지 올해도 별로 떨리지는 않아요.

飛流: 부모님도 찾아와서 보시죠?

제백규: 네. 제가 잘하든 못하든 박수치면서 좋아하세요.

飛流: 그렇군요. 올해 바라는대로 단체전은 우승하고 개인전에서도 준우승하기를 바래요.

제백규: 네 고맙습니다.



飛流: 안녕하세요? 이름이 뭔가요?

최시연: 최시연입니다.

飛流: 예쁜 이름이네요. 언제부터 택견 했죠?

최시연: 6년 되었어요.

飛流: 6년! 그럼 이미 택견꾼이겠군요.

최시연: 네 택견꾼이에요.

飛流: 택견꾼이지만 이렇게 본때대회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마음이 어떤가요?

최시연: 많이 떨리고 그래요. 사람들 많은데 그 앞에 나가서 본때 해야되니까요.

飛流: 연습은 얼마나 하고 있어요?

최시연: 전수관에 와서도 하고 집에서도 언니랑 같이 연습해요.

飛流: 언니도 함께 택견 하나요?

최시연: 네. 저기 우리 언니에요. 최서영 이에요.

飛流: 아, 언니랑 같이 나가는군요. 처음 나가는 거라서 긴장되고 그렇다고 했는데 그럼 목표는 뭔가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우승?

최시연: 네. 떨리고 그렇지만 꼭 우승해보고 싶어요.

두 아이들과 인터뷰 하는 사이에도 다른 아이들은 상대를 잡고 본때 2011에서 선보일 여러 가지 기술들을 연습하고 있었다. 서로 합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을 잘 잡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으며 임재호 선생은 딱히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잡기보다는 아이들이 하는 모양을 보다가 살짝 조언만 하는 수준으로 관찰하며 지도하고 있었다.



과거 택견판의 전설 중 하나인 성주 전수관의 도창주 선수가 필자에게 아이들과 견주기를 많이 해보라는 조언을 한 적이 있었다. 도창주 선수 본인도 전수관에서 아이들과 즐겨 견주기를 한다는 것. 180을 훨씬 넘는 190의 장신 선수가 땅꼬마들과 무슨 재미겠냐고 웃어넘기자 도창주 선수도 웃으며 아이들은 아직 사고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인 택견꾼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기발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임재호 선생의 지도 방식은 그런 방식으로 보였다. 필자와의 인터뷰가 끝나자 임재호 선생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본때 2011에서 보일 본때뵈기를 단체로 연습을 시키기 시작했다. 평소에 하던 대로인지 모두가 막힘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본때뵈기를 보였고 그 뒤에 더 보일 일부 견주기도 보였다.


결련택견협회에서 주관하는 본때대회는 전통을 소홀히 하지 않고 거기에 현대적인 창의성을 덧붙인다는 모토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택견 수련자가 아닌 다른 무술가들이라도 자신들이 수련하는 무술의 기본기에 새로운 창의성을 덧붙여 표현하면 그것이 높은 점수로 이어지게 되며 실제로 본때 2010에서는 태극권 수련자가 종합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전통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이며 나아가 미래를 지향한다는 모토로 열리는 본때2011은 무술가들의 축제라고 불리워도 무리가 없다. 부디 택견만이 아닌 다른 무술에서도 팀, 개인으로 출전해서 자신이 하는 무술의 정통성도 생각하고 또 현재의 자신의 모습, 그리고 나아가 자신과 자신이 수련하는 무술의 미래성도 고민하는 계기와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체전 우승을 향한 소망을 담아 손가락으로 1을 만들어 보이는 오산 결련택견 전수관.

TKB 미디어팀 飛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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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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