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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훈이의 감독놀이

 

다섯 살 훈이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트윈스의 감독입니다. 성격만 좋기로 유명했던 훈이는 요즘들어 짜증이 부쩍 늘었습니다. 분명히 유치원에서 좌투수엔 우타자가 강하고, 우타자에겐 좌타자가 강하다고 배웠는데 그리고 좌투수에 우타자가 강하고 우투수에게 좌타자가 강한 것은 야구 최고의 명문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통하는 상식인데 LG 팬들만 아니라고 박박 우깁니다. 맨날 좌우놀이만 한다고 뭐라 합니다. 이건 야구계의 기본 상식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언제 주민 투표라도 한 번 붙여 보든가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사진 : LG 트윈스]


훈이는 오늘도 짜증이 났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믿음이 있고, 친구는 꼭 믿어야 한다고 교회에서 배웠는데, 주키치가 7회에 나 좀 믿어주세요~ 라고 해서 믿고 맡겼을 뿐인데, 그 믿음이 잘못됐다고 뭐라고 합니다. 주키치에게 주느님이라고 부르면서 말입니다. 볼넷 하나 더 줬음 바꿔주라고 하는데, 다섯 살 훈이가 가지고 있는 사나이의 의리는 그런 게 아닙니다.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어야 합니다. 왜 자꾸 나의 믿음을 방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훈이는 이제 정말 화가 나려고 합니다.

 

메트로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아래 동네에 가서 좀 쉬다가 오라고 내려 보냈습니다. 그럼 이제 팀을 이끌 주장은 잉금님 입니다. 요즘 잉금님은 포수를 보다가 지친 것 같아 지명타자로 내 보냈습니다. 근데 잉금님이 피곤한지 계속해서 삼진을 당하는 겁니다. 오늘만 삼진 4번에 외야 플라이 한 번을 당했습니다. 타자는 통계상으로 보면 3번 나가서 한번은 안타를 치면 훌륭한 타자. 아무리 못 쳐도 4번 나가면 한번은 안타를 칩니다. 오늘은 5번 나가서 하나도 못 쳤으니 당연히 6번째는 안타입니다. 운이 좋으면 홈런입니다. 그런 타자를 바꿔서 다른 타자를 내보내라니 이것은 잉금님에 대한 모독입니다. 오늘 득점 기회를 다 날렸다고 해서 바꾼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훈이는 정말 화가 나려고 합니다.

 

훈이는 이제 정말 울고 싶습니다.

 

이대형을 이택근으로 바꾼 것은 이택근이 오늘 1군으로 올라왔는데 얼마나 타석에 들어가 보고 싶었겠습니까? 당연히 타석에 한 번 들어가봐야죠. 솔직히 우리끼리 이야기인데 이대형은 오늘 안타도 치고 도루도 하나 했으니, 두번 치긴 힘들지 않겠습니까? 이건 야구의 상식입니다. 작은 이병규 보고 싶다고 애걸복걸 할 때는 언제고 1년 만에 나온 타자를 그런 타이밍에 내보내냐고 따지면 정말 훈이는 울고 싶습니다. 왜 내 마음을 몰라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훈이는 이제 정말 환장하겠습니다.

 

연장에 역전을 당했습니다. 세이브 전문은 송신영이고 역전승 전문은 임찬규 입니다. 우리 행운의 상징인 예쁜 '똥 강아지'라고 부를 때는 언제고 역전승의 상징인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다고 뭐라고 합니까? 우리는 지금 내일을 걱정할 여유가 없습니다. 1 1승이 매우 소중합니다. 오늘 1승 못하면 4강 가을야구에 못 갈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일을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팬들은 이걸 모릅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훈이는 이제 정말 못해먹겠습니다.

 

이제 팬들이 왜 번트를 안대냐고 막 따집니다. 얼마 전에 시합마다 번트 대다가 잘린 감독을 봐놓고 이건 대놓고 나보고 그만두란 이야기하는 건지 정말 울고 싶습니다.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무릎이라고 꿇고 내가 펑펑 울어야 날 믿어줄지 모르겠습니다. 팬들 중에 33%만 날 믿어주면 전 계속해서 서울의 LG 트윈스의 감독을 하고 싶은데 요즘 같아선 33%가 안될 까봐 걱정입니다.

 

오늘의 패배는 훈이를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나쁜 무리들 때문입니다. 훈이는 분명히 말합니다. 팀을 4강에 올리려고 감독하는 게 아니라 리빌딩할려고 감독하는 겁니다. 여기 저기에 선수들을 막 데리고 오고, 잠실 야구장에 비가 많이 오니 빗물 잘 빠지라고 수로도 파고 그러라고 감독으로 온 겁니다.

 

그럼 전 그만 이야기하고 급식 먹으러 갑니다.

 

훈이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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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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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에 '야생마' 이상훈 선수가 떳다!! 뜬다?

둘다 맞는 말이다. 지난주 화요일 이상훈 선수는 토종 SNS 와글 LG 트윈스 모임에서 팬들하고 만남의 자리를 갖었다. 경기 시작 30분 전 6시에 등장한 이상훈은 팬들과 대화를 통한 소통을 시작했다.

그럼 이상훈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몇가지를 보자~

gilpoto: 이상훈이 진짜 맞나요?? 인증샷 올려주세요!!!!

backer47(이상훈의 아이디다): 에이. 무슨 인증샷을 처음부터 보여줘요.

hyoyoon ㅋㅋㅋ쿨하셔 ㅋㅋㅋ
ddukvo ㅋㅋㅋㅋ 시크하시다

backer47 시크? 그게 뭐에요? 정상용어 씁시다 우리

younight "이: 이짜나요~
상: 상훈형님은~
훈: 훈련하면서 어떤게 가장 힘들었어요~?? 
삼행시와 질문 한꺼번에참여합니다~~"


backer47 제가 선수 시절 훈련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거는 훈련이었습니다. 진심입니다. 모든 훈련이 힘들었습니다> 하ㅣ만 즐거웠습니다

머리를 왜 기르느냐는 질문에는~

backer47 머리와 야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머리는 제 신체의 일부분일 뿐이고 자르는게 싫어서 그냥 냅뒀을뿐입니다>=


backer47 내 머리가 잘 어울린다니 다행입니다. 파마 머리가 편하지만 내 파마 머리하는 시간은 반나절입니다... 물론 일년에 딱 두번이지만>

 

backer47: 야구라는 종목은 인생과도 같아서 아무도 알수가 없지요. 그래서 감동이 크고 때로는 지겹기도 하고. 하지만 노력은 배반하지 않습니다.


backer47: 부상이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거지만 찾아오기전에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부상에 대한 기간도 짧아지고 복귀 후의 플레이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다 아는 것들이구요, 전 그냥 평상심을 갖고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backer47: 여러분도 우리나라 심판들을 볼때 판정에 대한 불만만을 표시할 수도 있지만 한국 일본 미국 통털어 느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우리 나라 심판 잘 봅니다 입니다.제가 선수시절 당시 심판에 대한 항의를 거의 해본적도 없구요...


backer47ㅣ 투수는 항상 마운드에서 힘듭니다. 힘든 상황에서 평정심을 찾기란 매우 힙듭니다. 이것 또한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나가는 방법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이상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하나 하나 친절하게 답변을 하는 이상훈의 모습은 스타가 아니라 매우 가까운 이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이상훈 또는 야생마로 삼행시 짓기. 이상훈의 돌발 퀴즈 풀기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상훈이 직접 싸인한 레플리카와 싸인볼을 선물로 나눠좋다.

이상훈 선수는 공식적으로는 목요일 삼성전이 열리는 시간인 6시에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만약 이날 비가 내린다면 다음으로 미루는게 아니라 야구에 목말라하는 팬들을 위해 그냥 진행한다고.

이상훈 선수가 어떤 프로모션으로 이렇게 팬들하고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오해고 오산이다.

비가오는 새벽에 불쑥 들어와서. 비가와서 왔다며 팬들하고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를 갖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제 새벽에도 불쑥 들어와서 와글 사진 변경하는게 힘들다고 이야기 하다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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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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