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LG TWINS 팬들에게 '홈 첫 경기 시구는 누가 좋을까요?' 라는 설문을 했었다. 당연히 카라나 소녀시대같은 걸그룹의 멤버가 1위를 차지 할거라 생각했는데, LG 팬들이 가장 원하는 시구자는 이상훈이였다. 얼마 전에 '은퇴한 선수 중 가장 그리운 선수는 누군가요?' 라는 설문에서도 역시 50%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이상훈 선수가 1위를 차지했다.

 

이상훈은 1993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 첫해 9 9패를 기록하고 1994년엔 18 8패 방어율 2.47을 기록했다. 1995년 당당히 선발 20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던 이상훈은 1996년 어깨 부상을 당해, 1997년엔 '노송' 김용수와 보직을 바꿔서 마무리로 전향, 10구원승 37세이브를 올렸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이상훈은 마운드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남달랐다.긴머리 휘날리며 역동적인 투구로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그 자체였다.

 

 



이상훈에겐 야구가 인생의 전부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은퇴 후에 'WHAT' 이라는 그룹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 남양주에 '47 ROCK BASEBALL CLUB'이라는 실내 연습장을 만들어 다시 한 번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LG 트윈스 팬들의 영원한 레전드 이상훈 선수를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LG트윈스 시절 선발과 마무리 둘 다 했었는데. 어느 쪽이 더 잘 맞았나?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고 하는 질문과 같다. (. 글쓴이는 어릴 때 누군가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으면 난 주저 없이 '엄마!' 라고 대답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참 난감해 하면서 대답은 하지 못 하지만 사실 난 엄마가 더 좋다. 아빠 미안.)

 

다만 선발과 마무리를 분명 던지는 데 특성이 다르다. 마무리는 짧게 던지고. 절대 점수를 줘서는 안되기 때문에 한구 한구 모든 공에 전력을 다해서 던져야 한다. 선발은 길게 던져야 하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던져야 한다. 모든 공을 전력을 다해서 던지면 길게 던질 수 없다.

 

난 프로선수였다. 나가서 던지라면 선발이든, 중간이든, 마무리든 던져야 한다. 매력이나 성취감이 다를 수 있지만 이게 좋다. 저게 좋다라고 말 할 수 없다. 주워진 상황에 열심히 하는 게 프로 선수다.

 

 

임찬규가 인터뷰에서 '이상훈 선수처럼 되고 싶다.' 라고 했는데, 임찬규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준다면?

 

 

- 그냥 그대로 던지라고 해주고 싶다. 야구는 한 사람의 인생이다. 야구도 그렇고 모든 일은 안 좋을 때가 올 때가 있다. 물론 슬럼프가 안 오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오게 된다. 슬럼프가 왔을 때 잘 극복해야 나가야 한다. 선수는 혼자가 아니라 동료선수, 구단,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감이 있다. 이걸 잘 극복해야 한다.

 

첫 해니까 앞으로 던질 수 있는 나이를 20년이라고 봤을 때, 임찬규는 잘 던지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 앞으로 잘 해나갈 것 이다.

 

 

임찬규 선수가 이상훈 선수를 존경해서 마운드로 뛰어갔더니, 숨이 차서 못 던지겠더라고 했는데, 체력관리를 잘했던 게 비결이였나?

 

-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누군가를 보고 따라하는 것은 자기 것이 안된 것이다. 100%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온 게 아니라.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라는 마음으로는 안 된다.

 

나도 처음엔 내가 왜 뛰어가는지 모르는 상태로 뛰어갔다. 나중엔 뛰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왔다. 그래서 그 뛰어가는 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방송실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해서, 그 음악에 맞춰 호흡 조절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 연습투구를 하면서 평상심을 되찾았다.

 

절대 마운드에 뛰어가면 안 된다. 난 상황이 그렇게 되어 서 뛰어간 거지만, 평상시는 그렇게 뛰어가서는 안 된다. 호흡이 흐트러지고,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좋은 공을 던지기 힘들어진다. 물론 컨디션이 좋다고 안 맞고, 컨디션이 나쁘다고 맞는 건 아니지만.

 

 

 

 

보스턴 시절에 연습장 공을 주어다가 연습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는데, 그렇게까지 메이저리그에 가야 했나?

 

- 그게 사실이랑은 좀 다른 이야기다. 연습장에서 집에 갈 때, 공을 항상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게 모이다 보니 몇 십 개가 되었다. 비 시즌 때 공을 던지려면 받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대학생 아르바이트라도 구해야 하는데, 그때 내 영어실력이 그걸 구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매니저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약속 장소랑 약속 시간을 잡아서 만나서 공을 던지는 게 참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그 공을 가지고 야구장이 있는 공원에 가서 철망을 향해 던졌다. 이 이야기가 좀 와전돼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됐다.

 

 

등 번호 47번을 단 이유가? 톰 그래빈 선수를 좋아해서 라고 들었는데. 스타일이 다르다?

 

- 톰 그래빈이랑 일본의 쿠도 키미야스 투수를 좋아하는데 둘 다 47번이다. 둘 다 제구력이 좋은 선수로 파워피처 타입은 아니다. 나와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래도 좋아한다.

 

 

'이상훈의 MLB THE CITY'라는 프르그램에서 매일 캐치볼을 하는 이유가. 팬들이 내공을 쳐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치기 좋게 던져주고 싶다. 라고 이야기 했는데 아직도 그런가?

 

내 기억으로는 "내가 왜 캐치볼 하는지 알아? 다음에 누가 내 볼 치고 싶어하면 잘 던져주게. 치기 좋게" 라고 한 거 같다. 그 생각이 지금 여기(47 ROCK BASEBALL CLUB)를 만들게 했다. 여기서 내가 야구를 가르치지만, 반대로 내가 배우는 부분도 많다.

 

'이상훈의 MLB THE CITY'에서 "내가 일본에 있을 떄도, 미국에 있을 때도 잠실에서의 관중들의 그 함성은 잊을 수 없었다" 라고 했는데, 혹시 SNS를 통해서 팬들과 소통할 계획은 없는가?

 

- 예전부터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팬들과 소통했다. 요즘은 내가 운영하는 '47 ROCK BASEBALL  CLUB' 같은 까페를 통해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 SNS를 통해서 소통하는 걸로 알고 있다. 팬들과 소통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툴이 바뀌었을 뿐이니, SNS 사용도 생각해보겠다.

 

와글에 2011 프로야구 LG트윈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혹시 거기서 같이 야구를 보면서 이야기 할 수 있나?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팬들과 만남은 언제나 좋다. 각자 집에서 야구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다. 각각 다른 공간에서 야구를 보지만,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야구를 통해서 소통하는 거 즐거울 것 같다.

 

사진제공 : 이상훈

반응형
Posted by giIp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