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 칼럼/호크의 비전산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5.24 '합기도'라는 명칭에 대한 소견. 124
  2. 2008.10.30 코노 요시노리, 무술 연구의 대중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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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합기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여기서 밝히는 제 사견과는 별도로, 한국의 합기도 및 아이키도 단체를 이끄시는 선배 무술인 여러분들께는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하겠습니다. 

1. 합기도 명칭은 누가 먼저 사용했는가?
사실 合氣道 라는 한자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1942년 '大日本武徳会[다이닛뽄부토쿠카이]'로,  이 무술은 현재 '光輪洞合気道[코린도아이키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사실상 아이키도란 이름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우에시바 모리헤이도, 그가 만든 '아이키카이(合気会)'도 아닙니다.


게다가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라는 이름을 발안한 사람은 무덕회 임원이었던 久富達夫(히사토미 타츠오) 씨로, 모리헤이와는 관계 없는 강도관(講道館) 출신입니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하게 된 영향으로 대일본무덕회가 해산하게 되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1948년에 이르러서야 스스로가 창시한 무술을 '아이키도(合気道)'라 칭하게 됩니다. 아이키도란 이름이 처음 만들어지고 6년이나 지난 후의 일입니다.


<코린도 계열 아이키도 成新会合氣道>



2. 동일한 표기를 사용하는데 따른 혼란?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아이키카이(合気会)'외에도, 모리헤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당수의 단체가 '아이키도(合気道)란 이름을 앞세워 활동해왔습니다.

앞서 말한 대일본무덕회 계통의 무술을 계승한 '코린도 아이키도(光輪洞合気道)'가 그러하며 -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부의 운영을 담당했던 관계로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平井稔(히라이 미노루)가 모리헤이의 문인이기도 합니다만, 대일본무덕회의 아이키도는 모리헤이의 무술이 아닌, 대일본무덕회의 역량을 모아 개발한 종합무술이므로 다른 무술이라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드러나는 모습이나 지향하는 바 원리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만, 성립이나 기술체계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일본에서는 서로 다른 무술로 보고 있습니다. -, '합기도의 과학'으로 우리 나라에 알려진 요시마루 사다오(吉丸貞雄 ; 호는 慶雪) 씨가 내세운 '다이토류덴 아이키도[大東流伝合気道]'가 그러합니다. 또한, 블럭격파 같은 강렬한 시범으로 유명한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도 마찬가지고요.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의 블럭 격파(베기) 시범>

같은 계보에서 갈라선 단체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은 숫자의 단체가 일본 현지 및 해외에서 '아이키도[合気道]'란 한자 표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발전한 '풀컨택트 아이키도' 계열을 포함)


3. GAISF 가맹 문제?

GAISF 에는 국제 '풋볼(축구)' 경기단체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프랑스어로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이라고 하는, 다들 아시는 피파(FIFA)가 바로 그 곳입니다. 미국에서 '풋볼'이라고 하면 절대다수가 미식축구를 떠올립니다만, 그럼 미국 풋볼은 이름을 바꿔야 할까요?

그런데 GAISF에는 '미식 축구' 단체도 당당히 가입해 있습니다.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merican Football) 물론, 미식축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럭비도 가입해 있지요. (International Rugby Board)

GAISF에는 '국제무술연맹(國際武術連盟)'이란 단체도 가맹되어 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국제 '우슈' 연맹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근접전투기술에 대해 무술이란 단어를 써서는 안 되는걸까요?

골프와 미니골프(Golf, Mini Golf), 테니스와 소프트 테니스, 테이블 테니스(Tennis, Soft Tennis, Table Tennis) 등등...  

<GAISF 가맹단체 리스트>

경기 형식의 유사성이 문제가 된다면, GAISF에는 '무에타이'와 킥복싱'이라는 대단히 흡사한 두 경기 단체가 동시에 가입되어 있다는 전례가 있습니다. 명칭의 고유성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선례가 존재합니다. 하물며 GAISF에 가맹하는 경기 명칭은 알파벳 표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든 예와 비교하자면, 합기도와 아이키도의 알파벳 표기는 유사하다 보기 어렵습니다.


4. 한국 합기도의 보급률은 아이키도에게 빚진 바 없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일본내 아이키도 수련 인구가 약 백만명이라고 합니다.
합기도 수련 인구는, 2007년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 논문에 따르면 약 3백만, 대한합기도경기연맹에 따르면 약 2백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1억 2천만의 일본 인구를 생각하면, 로컬시장의 크기를 차이를 생각해볼때 비해 한국 합기도의 상대적 성공은 대단히 놀라운 성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합기도'란 이름의 인지도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합기도'란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이런 한국 합기도의 인지도는, '일본의 유명한 무술인'의 이름을 빌려 얻어진 결과도 아니요, 일본의 유명한 무술 이름을 차용해 얻어진 결과 또한 아닙니다.

한국에 아이키도가 자리잡기까지, 아이키도 지도자 여러분이 기울여온 수많은 노력과, 수십차례에 걸쳐 일본 현지의 선생님들을 한국으로 모셔 초청 강습회를 여는 등 한국 무술계 발전에 기여하신데 대해서는 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아이키도가 '합기도'라는 이름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잡으려 한다면, 그 모든 노력들이 빛이 바래, 자칫 한국 '합기도'가 닦아놓은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보일까 심히 우려됩니다.

비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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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dyhaw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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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칼럼의 호크입니다.

일본의 무술 연구는 한국에 비해 학술적인 면에서의 발전이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아니, 한국 역시 한 편에선 분명 적지 않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겠지만, 일본에선 그 연구 성과가 일반에 널리 공유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전통 무술의 각 기법과 몸 다루기, 트레이닝 방법 등에 대해 현대적인 분석방법이 동원되고, 다시 그 연구 성과가 무술이나 격투기는 물론, 각종 스포츠나 일상생활 등의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게 제시되는 패턴 자체가 하나의 분야로서 다뤄지고 있다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무술 연구를 일반에 보급해온 그 가장 첨단에 있는 사람이 바로 코노 요시노리 씨 입니다.


내미는 손과 같은 발을 내딛는 '난바 걸음'

코노 요시노리 하면 역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난바 걸음'인데요. 한국에도 번역 만화 등을 통해 수차례 소개된바 있는 '난바 걸음'은, 걸을때 같은쪽 손과 발을 앞으로 향하는 아주 독특한 걸음이지요.




난바 걸음은, 쉽게 설명하자면, 방향전환시 관성에 의한 힘의 충돌과 시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체중이동 테크닉입니다. 물론 확장하자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코노 씨가 소개하는 난바 걸음의 범주는 결국 이 선에서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몸통박치기 무너뜨리기

'이를테면 내 체중이 62kg 정도니까... 상대를 잡아갈때 60kg의 커다란 쇳덩이가 위에서 쿵! 하고 떨어진다면 역시 싫겠지요?'

체술을 스포츠에 응용한 사례라며 '태클'을 방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레슬링이나 현대격투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태클에 대해 체중을 실으며 스프럴 방어하는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입니다. 아이키(합기) 계통의 힘쓰기와는 다른 방법이지요.




세 방향 연속 베기

세 방향 연속 베기를 보여주며 방향을 전환할때 관성에 의한 힘의 충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시 앞서 보여드린 난바 걸음과 같은 원리지요.


소개해드린 세 영상에서 보이듯, 코노 요시노리 씨의 연구는 힘의 충돌이나 손실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벡터를 바꾸는 방향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코노 요시노리 씨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술한 서적은 결국 그 시점의 기록일 뿐이다. 코노의 연구는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일부 저술에 연연해 그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호의적인 시선이 있는가 하면, 또다른 무술 연구가 나가노 쥰야 씨처럼 "난바 걸음과 무술은 관계 없다"고 잘라 말하며 코노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코노 요시노리 씨의 연구 성과가 일상생활 등 다른 분야에 반영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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