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님이 바다 하리 vs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매치 가능성을 언급한 후 바로 다음날인 26일, FEG는 이 둘의 K-1룰 경기가 다이너마이트에서 성사됐음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들은 K-1이 스포츠이길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추성훈의 반칙으로 인한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지요.


K-1 측은 바드 하리에게 파이트머니 몰수와 타이틀 박탈 등의 징계를 내릴 당시 '규정집에 해당 처분이 명기되어있지 않음을 이유로 출장정지 징계는 내리지 않았고, 이번엔 '일본 뿐 아니라 네덜란드 팬들과 프로모터, 그리고 TBS 등 방송국과 스폰서의 요구가 강했다'라는 점을 들어서 바드 하리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드 하리를 받아들인 다이너마이트의 가시나무길'이란 타이틀로 바드 하리의 복귀를 알린 K-1 웹사이트.
타니가와 프로듀서에 대해서도 '바드 하리를 받아들일 것인지 끝까지 고민했다'라고 하는 등 바드 하리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일어날 비난 여론을 무마히기 위해 표현에 상당히 고심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양자 간의 차이라면 팬, 프로모터, 방송국과 스폰서의 요구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K-1이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스포츠화 & 세계화를 포기하고 단순히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추성훈과 바드 하리 간의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K-1의 본질적인 방향성에 관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솔직히 한국에서조차 바드 하리의 복귀를 반기는 팬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바드 하리는 뛰어난 실력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설령 그런 여론이나 방송/스폰서 등의 외압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선수들에게는 안심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끔 하고 팬들에게도 믿음을 줘야 하는 것이 단순한 흥행이벤트가 아닌 공정한 스포츠 종목을 운영하는 주최 측의 태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K-1은 그런 신뢰를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엄밀히 따져 이번 조치가 오히려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또 지난 추성훈에 대한 처분이 그런 일본 내 여론이나 외압에 의한 것이라 인정해야할 것이며 세론에 휩쓸려 선수에게 부당한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타니가와 프로듀서는 바드 하리가 빨리 복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경기를 가리지도 않고, 상대를 고르지도 않으며, 프로모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니 세간의 지지를 얻은 것 아니겠느냐"라며 최근 추성훈과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부분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오히려 추성훈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고로 군자는 義(의로움)을 따르고, 소인은 利(이로움)을 쫓는다 했습니다. 당장의 흥행 이익을 위해 줏대없는 판정을 내리며, 자신들을 위해 몸바쳐 뛰었던 선수마저 내치고 헐뜯는 FEG는 그야말로 소인배의 전형을 보여준다 할텐데요. 그런 FEG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단체를 배신했다며 추성훈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사실 추성훈은 사쿠라바 전 이후 많은 서운한 일들이 있었음에도 단체와의 의리, 그리고 프로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계약 기간을 채웠고, 계약 갱신 시기를 맞아 보다 나은 조건을 요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이니 어찌보면 프로 선수로서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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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