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의 다음 상대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카로 파리시안. 쉽지 않은 상대다. 제공=ZUFFA]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서 활동 중인 유일한 한국 파이터 김동현의 차기 상대가 아무래도 카로 파리시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시안은 MMA위클리 같은 해외 전문가 집단에서도 세계 웰터급 10걸에 꼽을 정도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빠른 감이 없지 않은 파리시안과 김동현의 대전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대해 2차전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동현을 일찍감치 쳐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초반에 보여주었던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해야 할 것인지 UFC의 의중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프로라면 거절할 수도 없는 입장이기에 상대인 파리시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카로 파리시안, 본명 카로펫 파리시안은 6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온 아르메니아 출신의 파이터로 9살 때 여동생을 자주 두둘겨 팬 탓에 사람 좀 되라고 9살이 되던 해부터 베테랑 종합격투가이자 유도가 겸 삼비스트인 고커 치비치얀에게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10살 되던 해에 안토니오 이노키와 무하마드 알리 간의 레프리로 나서기도 했던 프로레슬러 겸 유도가 진 르벨과의 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진 르벨과 고커 치비치얀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그래플링 전문 팀 하야스탄 그래플링 시스템즈(Hayastan Grappling system)13년동안 유도, 삼보, 캐치레슬링, 브라질 유술, 슈트 레슬링 등 거의 모든 종류의 그라운드 무술을 섭렵했다고 합니다. 이런 훈련 탓인지 어린 시절 6번의 주니어 유도 챔피언을 얻어내는가 하면 2004년에는 올림픽 선발전에도 나가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발휘합니다.

유도에만 만족하지 못했던 파리시안은 이후 무에타이를 배우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유도와 무에타이가 합해진 자신만의 독특한 MMA 전법을 개발하여 1999년 부터 미국 중소단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로파이터의 길로 나서게 됩니다. 파리시안의 프로 원년인 1999년에는 6전 6승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둡니다.

승승장구하던 파리시안은 2000년과 2001년 같은 상대에게 첫 패배와 두 번째 패배를 맛보게 됩니다. 그 상대는 바로 당시만해도 웰터급으로 활동하던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근육상어' 션 셔크. 처음엔 판정 그 후엔 타올을 던지는 항복으로 자부심 높은 아르메니안 파이터는 이후 셔크 전 2연패를 거울 삼아 2004년 UFC 입성 전까지 4연승을 이어갑니다. 

지금 현 활동 무대인 UFC에서 파리시안의 시작은 과히 좋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2004년 데뷔 전의 상대가 바로 현 웰터급 챔피언인 조르주 생 피에르. 당시 TKO 타이틀을 달고는 있었지만 같이 UFC에 데뷔하는 입장이었던 생 피에르에게 일방적인 판정패를 당하면서 씁슬한 UFC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시작은 씁쓸했습니다만 파리시안은 이후 꽤 좋은 성적을 거둡니다. '고미 킬러' 닉 디아즈, 전 웰터급 챔피언 맷 세라, 베테랑 크리스 라이트 등 강호들을 연달아 제압하는 등 5연승에 성공하면서 미국 MMA  관계자들은 파리시안을 웰터급 타이틀의 새로운 도전자 감으로 평가할 정도가 됩니다.  

그러나 파리시안은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TUF 시즌 1의 우승자이자 KOTC 챔피언이었던 디에고 산체스에게 졸전을 펼친 끝에 판정패를 당하게 되고 UFC에서는 이후 조쉬 버크맨이나 드류 피켓같은 타이틀 권과는 거리가 있는 파이터들의 상대로 내보내게 됩니다.

어쨌든 이들보다는 훨씬 강했던 터라 쉽사리 판정승을 거뒀던 파리시안은 앤더슨 실바를 서브미션으로 사냥하기도 했던 실력자 '피라니아' 초난 료까지 잡아버리면서 올해 4월 UFN 13에서 차기 웰터급 대권 도전자로 확정된 티아고 알베스와 격돌했으나 사상 처음으로 타격에 의한 KO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9월에는 김동현과 같은 날짜에 UFC에 데뷔, 존 코펜헤이버를 아나콘다 초크로 초살시켰던 주목을 모았던 일본 파이터 유시다 히데유키와 지난 9월 UFC 88에서 경기가 잡혀 있었으나 허리 부상으로 경기 전날 계체량 직전 경기를 취소한 것이 가장 최근까지의 파리시안의 현황입니다. 

최근의 연이은 패배로 졸지에 갓 진입한 신인이나 나온지 좀 됐지만 별 볼일 없는 그런저런 수준의 파이터들을 처리하는 수문장 같은 분위기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파리시안의 실력은 일류급입니다. 미국 MM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UFC 최초의 MMA에 최적화된 유도 파이터라는 점도 그렇고 경기를 서두르지 않으면서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도 풍부합니다.

유도를 장기간 해온 파이터답게 파워나 체력면에서도 상위 클래스고 주로 펀치, 특히 훅 성 타격에 주로 의존하는 김동현에 비해 비교적 스탠딩 타격의 공격선이 다양한 편입니다. 유도 파이터라고는 하나 그래플링에서도 유도외에 갖가지 그라운드 무술을 접해 본 탓인지 유도만 고집하지 않고 그래플링 전법도 상당히 다채롭습니다.  

거기에 전적을 보면 알 수 있듯 서브미션으로 이긴 적은 있어도 서브미션으로 패한 적은 없습니다. 김동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데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상위 포지션에서 승부를 봐야하는 압박형 그래플러인 김동현에게 상당히 불리한 점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김동현에게 불리한 점은 탑 클래스 파이터와의 대전 경험이 많다는 점입니다. 위에서도 언급을 했듯 파리시안은 이미 전현직 UFC 챔피언들 같은 이 업계 탑클래스들을 여러 차례 겪어보았습니다. 뚝심있는 레슬러도, 최고의 올라운드 테크니션도, 전형적인 서브미션 형 그래플러도, 전문 스트라이커도 그 범주에 다 포함됩니다. 이는 김동현이 쉽사리 파리시안을 당황시키기 힘들다는 점이 되고 경기에 직접적인 불리함으로 작용할 겁니다.

파리시안에게 약점이 있다면 카운터에 대한 센스와 타격에 위력이 좀 부족함 편입니다. 타격에 대한 컴비네이션 즉 상대방에게 타격을 퍼붓고 맞추는 것은 나쁘지 않은데 정작 맞추더라도 상대가 쓰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컷 타격전을 펼치고도 판정으로 결정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어디까지나 종합격투기에서의 실제는 해봐야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상대 파리시안은 김동현이 그간 겪어 왔던 어떤 파이터보다 강자임에는 이견을 달지 못할 듯 합니다. 김동현과 그의 팀 파트너, 트레이너들이 충분한 대비와 적절한 작전으로 소위 말하는 'Upset; 비유명 파이터가 유명 파이터에게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UFC 최초로 타이틀 전을 치르는 UFC 파이터가 되길 바랍니다.

Posted by kungfu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