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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입식격투기 이벤트 무신이 오는 7월 26일 두번째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신은 지난 6월 첫 대회에서 썩 유쾌하지 못한 출발을 했습니다. 기대했던 태권 파이터들의 부진, 뭔가 어색하고 답답해보이는 경기 진행, 무엇보다 대회 또는 경기 직전에 터진 각종 사건(?)사고로 무려 3경기가 불발이 되는 (경기 수로는 2경기이지만 대진 상으로는 3경기죠) 불운한 사태까지 있었죠.

주최사인 MXM은 글러브 문제로 경기가 취소된 버터빈 vs 송민호 전을 다음 대회에 바로 유치시키고, 1회 대회 티켓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2회 대회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고 있는데요. (덕분에 티켓을 버린 관객은 장충체육관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는 거냐는 농담도 나오더군요. ^^)  첫대회니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책임감 있는 대회 운영을 해나가려 하는 바람직한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그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현재 무신 2회 대회는 선수 섭외 및 대진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있는 상황입니다. 약 한 달의 정비 기간 동안에 무엇에 집중해야 할 지 지난 대회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토대로 개선 방안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통파 태권도 선수의 발굴 시급

1회 대회를 앞두고 썼던 지난 기사 '무신, 성공가능성은? ( http://www.moozine.net/375 )'에서 저는 기존 격투기 선수들을 활용한 대진으로 초기 흥행을 담보하되 그 사이에 태권도 출신의 스타 파이터를 발굴해야한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첫 대회에서는 아쉽게도 -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 태권도 출신들의 활약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나집 하미치나 노르딘 타마구릅이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들은 태권도 파이터라기보다는 킥복서였습니다. 물론 태권도 발차기의 스피드나 정확성을 살린 킥복싱 스타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태권도'스러운' 경기를 보여주지 않으면 무신의 차별성은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선수들의 기용은 오히려 태권도가 킥복서의 힘을 빌어서 이름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비쳐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주최 측은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MXM 측도 태권도 출신 선수 공개 모집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섰습니다. 만18세 이상의 태권도 유단자라면 누구든 응모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지원 의지를 가진 태권도 선수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과연 무신을 새로운 '대세'로 만들어줄 인재가 등장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태권도 출신들의 고민과 각성

사실 김일권, 모리 마사노리, 타카기 코지 등 순수파(?) 태권도 선수들에게 실망한 것은 그들이 패해서라기보다 너무나 태권도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탓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글러브 룰에의 적응력을 증명하겠다는 욕심이 앞서서인지 기본 자세부터 킥복싱에 가까웠고 발차기보다 펀치나 무릎을 구사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태권도 출신 선수들이 클린치를 더 많이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죠.)

제가 늘 주장하는 부분이지만 태권도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든 태권도 기술을 써서 싸우려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태권도의 싸움이 아닌 전개가 될 때 대응하기 위한 변화는 필요하지만, 아예 근본부터 스타일을 바꿔서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하면 (물론 그와 같은 각오는 필요합니다만) 너무도 먼 길을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무신처럼 태권도를 내세운 이벤트에서 태권도 선수가 태권도의 강점을 보여줄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할 말이 많지만 전체적인 글의 밸런스나 분량을 고려해 일단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 김일권 선수의 경기 분석을 통한 태권도 선수들의 입식 경기에서의 해법을 따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체 선수층의 확대도 필요

기본적으로 '태권도 vs 타종목'의 컨셉트를 가지고 있는 무신으로서는 태권도 선수를 발굴하는 만큼 타종목 선수들의 섭외도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필연적입니다. 게다가 태권도 스타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라도 타영역 선수들을 이용한 흥행에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발표된 2회 대회 라인업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얘네가 또 나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입식 경기가 종합에 비하면 경기 사이클이 짧은 편이고, 1회 대회와의 시간 간격이 2개월에 가깝다고는 해도 다달이 경기를 갖는 것은 선수에게 좀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요. 특히 권아솔, 권민석, 오두석은 지난 경기 내용이 상당히 격렬했기 때문에 과연 데미지나 피로 누적이 다 풀렸을지 걱정입니다.  물론 오랜만에 큰 무대에 오를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스스로 욕심을 내는 것도 있고, 기존 대회와의 방해 작업까지 더해져 신생 이벤트로서 선수 섭외가 원활할 수 없는 상황이겠죠. 그렇다 해도 하루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선수층을 넓히는 것이 지상과제임은 분명합니다.

다행히 2회 대회에서 괜찮은 - 어쩌면 '대박'이라고도 할 수 있는 - 카드가 하나 준비되어 있더군요. 현 신일본킥복싱 라이트급 챔피언인 박병규 선수의 출전이 그것인데, 그 동안 일본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느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병규 선수가 국내 팬들에게 확실하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입니다. 더구나 대전 상대로는 아직 확정 발표 전이라 저도 여기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사실 밝히고 싶어서 키보드 위의 손가락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려고 합니다 ㅎ) 정말 괜찮은 외국 선수를 섭외하고 있더군요.  무신의 컨셉트와도 딱 맞는 대진이고요. 개인적으로는 둘 중 하나가 져야 한다는 상황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매치업이라 문제 없이 대결이 성사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시이 히로키와의 신니혼킥 타이틀전에서 봤던 박병규의 저 눈빛, 국내 무대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보다 깔끔한 룰로 정비, 관중 이해도 높여야
 

무신 경기 규칙은 태권도의 이종격투 도전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입식격투 링보다 1m 이상 큰 폭의 링과 클린치를 제한하는 규칙은 현재 태권도 선수들이 타 입식격투 선수들에 비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근접전에서의 무릎, 팔꿈치, 잡기 공방을 최대한 배제하고 중장거리 공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입식 프로격투기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라운드별 감점제가 대신 채택한 총득점제 또한 태권도 선수에게는 익숙한 방식이죠.

1회 대회에서 있었던 나집 하미치와 오두석 전은 이런 '총득점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관중들에게 룰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해 듣지 않아도 좋을 야유를 들어야 했던 경기였습니다. 일단 3라운드까지의 경기 내용을 놓고 무승부 판정이 났습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선구안, 스텝을 활용한 다채로운 공격이 돋보였던 하미치와 로킥과 펀치를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스태미너 스타일의 오두석의 승부는 그야말로 박빙이었습니다.

문제는 연장전, 역시 박빙의 승부였습니다만 하미치가 단발성 펀치와 미들킥 위주로 경기를 푼데 반해 오두석은 펀치 연타와 로킥으로 손발을 많이 내는 작전을 택했습니다. (택했다기보다 원래 그런 스타일이죠) 총득점제 방식의 무신에서는 공격 빈도가 높은 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오두석의 판정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관중 입장에서는 야유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죠.

무신의 가장 특징적인 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클린치 제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경기를 보면서 '어? 클린치 금지라더니 허용하잖아?'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알고 보니 모호한 허용선이 있더군요. 목만 잡거나 몸통만 끌어안는 것은 안 되지만, 목과 겨드랑이 아래로 한손씩 집어넣어 잡는 것은 괜찮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확실한 금지 클린치 상황에서도 주최측이 예고했던 바와는 달리 경기 흐름 상 선수들을 바로 떼어놓지 못하는 경우 또한 빈번했습니다.

이렇게 목적이나 적용 범위가 불분명한 규칙은 선수가 경기를 적극적으로 하기 힘들게 만들고 (본의 아닌 반칙이 계속 나올 수 있으므로), 관중으로서도 경기 이해도나 보는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따라서 현재의 '클린치 제한' 규칙은 아예 '잡기'를 전면 금지시키든지 하는 방향으로 보다 알기 쉽고 명쾌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득점제와 같은 차별 포인트나 개정된 규칙 등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관중이나 언론에게 알려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겠죠. 관중이 오해로 인한 야유를 보낼 때 그것을 가장 먼저 감수해야 하는 것은 링 위의 애매한 선수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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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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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입식격투기대회 '무신(武神)'의 첫 대회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메이저급 규모와 태권도 기반이라는 특성을 내세우며 기존의 입식타격 대회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일단 진행 상태는 순조로운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매치업 카드가 대회 개최 2주 전에 발표 완료됐고 개중에는 기존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입식 도전, 카타르 왕자의 출전 등 이슈가 될 만한 카드들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계약 문제나 부상 등으로 인한 갑작스런 선수 교체 소식 또한 아직은 없는 상황이고, 무신만의 독특한 룰 또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알려진대로 무신은 태권도, 그것도 ITF와 WTF를 아우르는 선수층을 기반으로 태권도 선수들이 입식격투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목적이 큰 대회입니다. 따라서 당분간 무신은 '태권도의 이종격투기 도전'이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간다고 봐야겠죠. 물론 첫 대회 메인 이벤트는 김재영 vs 버터빈의 헤비급 매치이고, 권아솔 vs 권민석의 대결, 이재선, 김동현, 오두석, 이창섭, 방승환, 김세기 등 기존 종합/입식 선수들을 활용한 매치업 또한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생 단체로서의 취약한 이벤트성과 흥행을 보강하기 위해 내놓은 단발성 카드일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대회의 색깔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매치업은 아닙니다. 게다가 국내 격투기 시장의 인프라를 놓고 봤을 때 이런 식의 카드가 앞으로 몇 개나 더 나올 수 있을 지도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무신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주최사인 MXM이 우선 그런 대형 카드를 통해 끌어모은 팬들의 시선을 하루 빨리 태권도 출신 선수들의 활약으로 돌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겠죠. MXM 측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 대회에 배치한 태권도 선수는 모두 6명, 당장 일반 격투 팬들의 눈길을 끌만한 유명 선수는 없지만 스타 선수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재목감들입니다. 

이미 프로격투기 무대 경험치가 상당히 높은 태권도 선수 김일권,
무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대주가 아닐까. [사진제공_ MXM]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태권도 출신으로는 유일한 한국 선수이기도 한 김일권입니다. 김일권은 과거 케이블TV에서 방영했던 팀대항격투프로그램인 '스트리트파이터'에 출연해 타격투 종목 선수를 상대로 720도 돌려차기 등 화려한 태권도 기술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특히 WTF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김일권 선수의 활약은 앞으로 무신과 태권도 시장이 노릴 수 있는 큰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꽤 예전부터 이 선수가 프로 링에서 좀 더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 무신과의 인연이 단체와 선수 모두에게 윈윈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런가 하면 이미 뉴스 등을 통해 화제가 된 바 있는 카타르 왕자 모하메드 알 타니의 자비 출전 또한 의미가 있겠습니다. 물론 알타니 선수가 얼마나 멋진 경기를 보여줄 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경기 내용이나 태권도의 실전성 운운하는 문제를 떠나서 해외에서는 이처럼 그 가치를 존중받는 태권도가 어째서 국내에서만 푸대접을 받는 것인지 한 번 쯤 생각해볼 수 있는 이슈로서 팬 여러분들이나 언론들이 접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내외에서 ITF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 황수일.
과연 무신 출전 선수들도 그 이미지를 지켜나갈, 아니 더욱 키워나갈 수 있을까?

또, ITF 소속 일본 선수들인 모리 마사노리, 타카기 코지 등이 한국의 종합격투기 선수들과 펼칠 대결도 흥미롭습니다. ITF의 기술적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JITF는 가히 선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져 있던 ITF의 멋진 모습은 과거 북한 시범단이 보여줬던 것을 제외하면 JITF 선수들이 보여준 것라고도 할 수 있죠. 대전격투게임 '철권' 캐릭터 '화랑'의 모션캡처 모델로 ITF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황수일 사범 또한 일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왔습니다. 과연 이들이 복싱글러브를 끼고 링 위에서 펼쳐지는 이종격투전에서도 그런 완성도 높은 기술을 구사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WTF와는 또 다른 ITF만의 약점이나 한계점을 드러낼 지 개인적으로는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과거 K-1 한국대회 등에서 몇몇 ITF 선수들의 경기가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WTF와 비교되어 ITF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이종격투 도전에 따르는 위험 부담은 오히려 WTF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클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세미프로 태권도 대회가 몇 번 있었고 오자키 케이지 등 프로 격투기로 전향한 케이스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토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히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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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권도를 베이스로 하는 프로입식격투기대회 '무신'의 론칭이 발표됐습니다. ITF가 주도하지만 WTF 소속인 대학태권도연맹이 함께 하며, 여기에 프로격투기 이벤트를 주관하던 인력이 힘을 합친, 이른바 삼위일체 형태는 '무신'에 상당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합니다. 특히 많은 태권도인 여러분들은 이 대회를 통해 태권도가 다른 격투종목들 못지 않은 실전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 또한 크리라 봅니다. 저 또한 실제로 대회 환경이나 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대회가 태권도에 대한 평판을 긍정적으로 선도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언제인가부터 태권도는 약체의 대명사, 실전성을 상실한 무술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태권도가 바뀌어야 한다, 실전성을 되찾기 위해서 어찌해야 한다는 견해 또한 다양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연 태권도는 실전성이 떨어지는 무술인지, 만약 그렇다면 태권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에 대한 제 생각을 얘기해볼까 하는데요. 

우선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지난 12월에 썼던 '무술의 실전성'에 대한 분류와 평가 기준에 대해 정의를 내렸던 내용( http://moozine.tistory.com/193 )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내용은 편의상 평어체로 기술하겠습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태권도의 실전성 시비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가> '호신' 또는 <다> '경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성격이 강한 태권도를 <나> '전투'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즉 D '다른 실전성의 잣대로 평가'하는 논점이 존재한다. 태권도의 상단이나 중단 발차기는 위력도 약할 뿐더러 잡히거나 넘어지기 쉬울 뿐 아니라, 주먹 공방에 대하 이해나 로킥, 그래플링 등의 기술이 없는 태권도의 수련체계나 기술은 실전성이 낮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얘기처럼 보이지만,
이런 논리를 내는 사람들은 실전에서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종격투기 혹은 종합격투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전제를 까는 경우가 많고, 이는 결국 태권도의 수련 체계나 경기 방식을 보다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앞장에서 이미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태권도 자체의 존재 가치나 수련체계를 무시하고 태권도를 종합무술로 만들고자 하는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원래 태권도가 <가>, 즉 무도로서 호신을 추구하면서 그것을 위한 수련 방편으로서 경기를 채택한 것인데, 실제 현장의 수련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경기에 치우침으로써 <다>에 가까워지고 말았다는 괴리감에서 실전성의 결여를 얘기하는 논점으로 본다면 타당성이 생긴다. 이는 다시 A~C의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A - 수련 체계의 완성도 미숙
에 관련해서는 전체
품새의 수가 적을 뿐더러 그에 포함된 기술적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 태권도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다양한 발차기를 활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호신술기의 부재 등 원론적인 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쌍절곤이나 검도, 영어 수업 등 무분별한 과외종목의 도입으로 태권도의 체계 자체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다.

B - 수련 체계의 전수와 실천의 부실
에 관련해서는 원래 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커리큘럼 중 일부인 약속대련이나 본 등의 수련 비중이 지나치게 낮을 뿐더러, 부상 빈도가 높은 정권 단련이나 격파 등의 단련을 병행하지 않음은 물론 발차기나 품새 수련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수련 강도가 어린이 수련생 중심으로 대폭 하향 조정되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는 당장은 수련생이 쉽게 따라오게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 태권도의 실전성을 부정하고 특히 성인이 되어서도 태권도를 외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C – 수련의 목적이나 의미를 상실 또는 오해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품새 수풀이의 부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품새가 어떤 목적으로 구성되었는지, 즉 각 품새 수련을 통해 배워야할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단지 승급이나 승단의 과정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이는 품새 수련의 동기 부여나 성취감을 낮추게 되고, 결국은 태권도 수련 자체의 가치 자체를 모르게 된다.

 


이상의 내용에 대해 흔히 접할 수 있는 태권도에 대한 쟁점들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 태권도의 발차기와 주먹 공격은 가라테의 그것에 비해 약하다?


태생적으로 같은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태권도와 가라테의 기술이 내는 힘은 원리상으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야 한다. 만약 차이가 있다면 단련의 차이에서 기인할 뿐이다. 흔히 하는 말처럼 사람이 세고 약한 것일 뿐이다. 물론 양자 간의 경기 스타일이 추구하는 목적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스타일로 바뀌어왔던 것은 분명하다. 특히 극진으로 대표되는 풀컨택트 가라테 계열과 태권도는 이제 많은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그 위력은 단련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양자 간의 우열을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그 위력을 끌어올리는 수련을 얼마나 지도자가 이끌어내고 수련자가 받아들이는가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특히 무술 수련을 통해 강해지고자 하는 것이 수련생의 기본적인 욕구임을 감안하면, 올바른 지도와 병행되는 강도 높은 수련은 수련생의 욕구에 대한 성취감을 높여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주요한 요인이다.


- ITF 태권도는 실전무도, WTF 태권도는 스포츠?

가라테와 마찬가지로 ITF와 WTF는 같은 태생, 같은 종목의 단체이고 양자 사이에 위력이나 타류 경기에서의 승률 등에서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사실 국내에서 ITF에 대한 이미지는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진 부분이 없지 않다. 이는 과거 정보가 부족하던 시절 일본 언론을 통해 접한 기사 내용, 그리고 황수일이나 북한태권도시범단 등의 영상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인해 WTF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의 산물이다.

다만 ITF 태권도가 겨루기 외의 수련 범위(호신술, 격파, 약속대련 등)에 있어서도 수련을 성실히 할 뿐 아니라 그것이 주먹과 발차기의 연계라는 입장에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어, 적어도 현 시점에서 WTF보다 <가>에 보다 근접해있음은 사실이다. 특히 사인웨이브는 발차기를 주체로 주먹 기술과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는 자세이자 힘내기 이론으로서 ITF 태권도를 가라테와 구분할 수 있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이종격투기 무대에서 태권도의 활약이 떨어지는 이유?


지상최강으로 불렸던 극진가라테가 K-1에 도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만약 태권도가 K-1과 같은 입식이종격투전 또는 종합격투기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다. 현행 경기에 최적화되어있는 태권도 기술과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해서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기술을 쓸 수 있는 상황을 셋업하는 능력을 기르고, 입식이종격투 또는 종합격투 특유의 상황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추어 기술 전략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면 태권도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이와 같은 시도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태권도를 주베이스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잘 알려진 선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ITF 출신의 오자키 케이지가 일본에서 RISE라는 킥복싱 단체의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고,
K-1 MAX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세르킨 일마츠라는 터키 선수 또한 WTF 출신으로서 K-1 MAX에 출전, 마사토를 다운시킨 적도 있을 정도로 멋진 태권도 킥을 구사했다. 헤비급에서는 박용수 선수가 K-1 데뷔 후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국내 무대에서는 불운한 사고로 세상을 뜬 소정인 선수를 비롯해 구광모, 김일권 등이 태권도 출신으로서 이종격투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소정인은 과거 G5 링에서 나래차기와 뛰어뒤후리기로 멋진 KO신을 연출한 바 있으며, 김일권은 <스트리트파이터>라는 이종격투 프로그램에서 720도 돌개차기를 실전에서 성공시키며 태권도 기술이 결코 실전성이 떨어지지 않음을 몸소 증명했다. 또한 30대의 일선 태권도장 관장으로서 스피릿MC 1회 대회 링에 올랐던 권건우는 당시 태권도의 발기술만을 사용하여 64강전과 32강전에서 KO승을 거뒀고, 비록 16강 전에서 패퇴했지만 큰 인기를 얻으며 2회 대회 때 앵콜매치에 다시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태권도 출신은 아니지만, 태권도 기술로 좋은 성과를 낸 선수들은 많다. 앤디 훅의 내려차기나 추성훈의 몸돌려뒤차기 등은 비록 가라테 등 타무술에 흡수되긴 했지만 태권도가 만들어낸 오리지널 기술이다.




태권도,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태권도는 현재 <다> 중심으로 치우친 현장 수련 체계와 지나치게 하향평준화된 수련 강도를 <가>에 맞게끔 재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봐야할 것은 '왜 태권도가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다. 한국의 대부분의 무술들이 발차기가 발달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그 대표격이자 선두주자로서 꼽히는 것이 태권도다. 내려차기, 뒤후리기, 돌개차기, 나래차기, 540도 돌아차기 등은 모두 태권도에서 개발되어 타무술에까지 보급된 기술들이다. 이와 같은 발차기, 그리고 격렬한 공방 속에서도 선수의 안전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는 방호구를 착용하는 경기 방식의 발달이 현재의 태권도를 가라테, 그리고 다른 무술들로부터 구분짓고 빛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 점 때문에 태권도가 더욱 발차기, 그리고 경기에 집중해서 발달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스스로 태권도의 화려하고 다양한 발차기를 버리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들은 단순질박하고 무거운 발차기와 손기술을 되살리고 전통적인 단련 중심의 수련 체계로 돌아감으로써 실전성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 또한 하나의 길이며, 많은 원로 사범들의 도움을 통해 쉽게 하나의 체계를 세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초기 태권도, 바꿔 말하면 가라테에서 이름만 바뀐 시절의 태권도로의 회귀에 불과할 가능성도 높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손기술을 보완하고 수련 체계의 균형을 되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과거 가라테에 가까운 형태로 돌아가버리는 오류는 경계해야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무도태권'을 주장하며 수련하는 많은 이들이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지난 40여년 간 태권도가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해 걸어온 길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다시 가라테의 아류에 불과한 태권도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지난 40여년 간의 역사 동안 태권도의 특장점이자 정체성 그 자체로서 발차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봄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을까.


과거, 무토 시절에 영화 <반칙왕>에 관련해 쓴 기사가 있었다. 주인공(송강호 분)이 친구인 태권도 사범에게 헤드락에게 걸렸을 때의 대응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태권도 사범은 "우리 태권도는 헤드락 같은 거 안 걸리지. 잡으러 오기 전에 빵~ 하고 차버리거든." 이라고 대답한다. 그래도 일단 잡혔다고 치면 어쩔 거냐는 질문에 "그럼 이렇게 발로 차서~" 라며 발차기를 고집하는 대답을 하자 주인공은 실망한다. 아마도 대다수의 관중들 또한 주인공에 공감하며 웃었겠지만, 사실 그것이 태권도인으로서는 정답이자 추구해야할 진정한 방향이 아닐까 한다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다시 말해 지금의 태권도가 가야할 길은 '발차기'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무도로서의 실전성을 갖추는 새로운 작업이다. 즉, '발차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무도 체계를 세우는 것이다.

예컨대, 흔히 실전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540도 돌아차기 같은 경우도 실제 대치상황에서 쓰지 못할 이유는 없다. 상대가 직선적으로 움직이면서 방어를 주로 백스텝과 스웨이아웃에 의존하는 타입이라면, 처음 1회전을 속임으로 주고 상대가 물러나는 것을 쫓아들어가며 차는 것이다. 더 나아가 상대가 사이드스텝을 밟거나 접근하지 못하도록 중단 돌려차기와 앞차기 등으로 움직임을 제어하고, 일부러 약간 짧게 상단 발차기나 펀치를 뻗어주거나 밀어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상대가 백스텝과 스웨이아웃을 쓰게 만든 후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하려고 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발차기의 정확성과 위력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단련 방식, 발차기와 주먹 혹은 유술기를 자연스럽게 연동시킬 수 있는 컴비네이션 패턴과 몸다루기 요령 등을 개발하고 그것을 충분히 숙달시킬 수 있도록 수련의 강도를 높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로써 발차기만으로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무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반칙왕>의 태권도 사범처럼 자기가 수련해온 발차기라는 특기를 믿고 그것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발차기를 주축으로 하는 수련 체계를 가진 무술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랬을 때 다른 기술의 흡수 또한 주체성을 가지고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태권도를 수련하는 수련생, 그리고 지도자가 함께 해야할 몫이리라.


참고 링크

반칙왕의 교훈 (1) http://www.mookas.com/media_view.asp?news_no=2297
반칙왕의 교훈 (2)
http://www.mookas.com/media_view.asp?news_no=2330
태권도 호신술 정체성 찾아야
http://www.mookas.com/media_view.asp?news_no=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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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중화 ITF 총재]

그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해외에서 거점을 두고 활동해 왔던 세계적 태권도 단체인 국제 태권도 연맹(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 이하:ITF)이 40여년 간의 외국 생활을 접고 모국인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태권도의 창시자 겸 ITF의 총재였던 최홍의 장군의 아들이자 자신의 아버지에 이어 ITF 총재로 활약하고 잇는 최중화 총재와 오경호 충청대학 이사장 겸 대학 태권도 연맹 회장은 31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개최하고 현재 영국 런던에 있는 ITF 본부 한국 이전 등 ITF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발표된 사항을 조금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그동안 영국에 있었던 ITF 본부를 한국으로 이적하는 방안.

2. WTF(World Taekwondo Federation)와 협의. 

3. 풀컨텍트 대회 와 ITF 태권 파이터를 앞세운 프로 격투기 대회 출범 등 ITF 태권도의 컨텐츠화


우선 ITF에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태권도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약간 설명해야 할 듯 하니 잠깐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ITF는 태권도를 창시한, 적어도 확립한 것으로 알려진 고 최홍의 총재가 설립한 세계 최초의 태권도 국제 단체입니다. 군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관이기도 했던 최홍의 총재가 박정희 대통령과 정치적인 갈등을 빚으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최홍의 총재는 캐나다로 ITF를 가지고 정치적인 망명을 하게 되고 이 때부터 ITF는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게 됩니다. 

ITF가 캐나다로 넘어감에 따라 박정희 대통령은 새로운 태권도 기구의 창설을 명하게 되고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현재 한국 태권도를 대표한다는 WTF입니다. 이후 WTF는 역시 유단자이자 IOC 위원인 김운용 총재의 역량에 따라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합니다. 

WTF의 발전에 따라 ITF는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으로부터 외면을 더더욱 받게 되었고 박대통령 이후의 지도자들도 특별히 ITF의 도입이나 최홍의 총재의 입국불허를 풀어 주지 않고 있었던 터라 ITF는 80년 대 비교적 ITF에 너그러웠던 북한 쪽에 공식적으로 사범을 파견하고 최홍의 총재가 거주지를 북한으로 옮기게 됩니다.  

이후 ITF는 어쩔 수 없이 친 북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었고, 북한은 최홍의 총재가 세상을 떠난 이후 IOC 위원이기도 한 장웅과 서거한 최홍의 총재의 유언을 앞세워 앞세워 자신들이 정통성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는 ITF를 옹립합니다. 이것이 일부에서 ITF를 이른 바 '북한 태권도'라고 매도하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ITF 측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진 형태인데 하나는 북한의 장웅 계열이고 하나는 최홍의 총재의 아들이자 오늘 기자회견을 연 최중화 계열, 그리고 한국인들 끼리의 권력싸움에 신물이 난다며 'NO 코리언'을 선언한 캐나다 국적의 베트남인 트란 콴이 계열이 있습니다. 최중화 측 주장에 따르면 트란 콴은 이미 정식 ITF로서 법적인 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전부터 최중화 측은 장웅 측 ITF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임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시 오늘 기자회견으로 돌아와 보지요.

1번에서 언급한 본부를 옮긴다는 사항은 물론 최중화 총재 계열의 ITF 이야기입니다. 현재 영국 런던에 본부가 있고 최중화 총재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아직 미정으로 발표가 됐습니다만 일부 태권도 언론 매체에 따르면 이전한 ITF 본부의 소재지는 서울이 아닌 충청권이 될 가능성이 있고 오늘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던 오경호 대학태권도 연맹회장이 충청대학 이사장임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입니다. WTF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도 하고요. 
  
2번 WTF와의 협의라는 것은 우선 골자가 최근 퇴출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는 올림픽에서의 잔류를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해 한 때 장웅 계열과 WTF 측의 태권도 기구 통합 논의 등의 이루어 진바 있습니다만, 현재 최중화 계열에서는 협의만 하겠다는 입장 발표정도로 특별히 WTF 측과 이야기 된 것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이는 시간을 좀 두고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3번 풀컨텍트 대회는 그간 한국에서 행해져 오던 WTF 식이 아닌 이른 바 ITF 식 대련으로 좀 더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를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위에서는 미처 언급 못했습니다만은 ITF는 WTF와 한눈에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스타일이 다릅니다.

2010년에는 WTF 주관에 태권도 축제에 ITF 국제 대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기에 격투기 전문 기자로서 가장 구미가 당기는 것은 ITF 태권도 파이터를 앞세운 프로 격투기 대회의 출범입니다. 이미 5월 경에 장충 체육관의 첫 대회 스케쥴이 이날 회견에서 발표됐습니다.

사실 이 프로 격투기 대회에 대해서는 회견 후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만, 오는 4월에 기자회견을 따로 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ITF 측의 프로대회로 태권도 판 K-1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상이 이번 기자회견의 간략 내용입니다만 일단 분열된 ITF의 합병이나 WTF와의 합병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일단 ITF가 40여년만에 한국으로 복귀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프로격투기 대회의 출범에 대해서도 오히려 ITF가 프로 격투기화 되고 망신만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실제로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가 담긴 질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이글을 쓰고 있는 저 개인의 생각으로는 태권도 역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배우는 무술인 만큼 강한 무술인 것을 증명하고 태권도의 컨텐츠화라는 점에서도 프로 격투기 는 필요합니다. 

이미 극진가라테의 일반인 정도회관이 주최하는 K-1이 가라데의 대중화와 우수성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볼 때 장기적으로 프로 대회는 태권도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ITF의 행보를 기대해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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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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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명동에 볼 일을 보러 나갔다가 날이 너무 좋아서 종로며 광화문을 좀 걸었습니다. 인사동, 삼청동, 청계천, 덕수궁 정동길까지 대학 시절에는 곧잘 다니곤 했던 마실 코스를 오랜만에 따라 다니면서 을지로입구 북스리브로부터 종로2가 반디앤루니스, 종각 영풍문고, 광화문 교보문고를 들려 책도 보고 다리도 쉬어주곤 했지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서점에서는 당연히 무술서적 코너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무술서적 코너에 섰을 때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신간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는 것인데, 그 대부분이 태권도 관련 서적이었고 그 내용은 수련생보다는 주로 지도자나 연구자를 위한 것이 많더군요. 도장 경영이나 비만아동/체력강화/경기 지도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책들이 많이 나왔고, 그 밖에 대학 등에서의 연구 결과를 책으로 낸 것도 많았습니다. 반면 태권도 이외의 종목에서의 신간은 수련생을 위한 실용적인 내용의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대조적이더군요. 개중에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을 몇 권 꼽아봤습니다. 


1. <관을 중심으로 살펴본 태권도 형성사>
- 허인욱 지음, 한국학술정보(주) 펴냄


사실 이 책은 올해 나온 책은 아니고 작년 가을에 나온 것이고 저도 12월에 이미 봤던 책입니다만, 책 소개 글을 쓰는 김에 겸사겸사 같이 소개할까 합니다. ^^;

대한태권도협회 및 WTF로의 통합을 거친 이후 잘 알려지지 못했던 초기 태권도 유파들의 특색이나 수련 내용 등을 담고 있어 보다 구체적인 태권도 역사에 관심을 두셨던 분이라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가라테 이외에도 어떤 무술들이 현대 태권도 기술 체계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개인적으로 '무술의 역사는 사람 이름과 연도로 채워진 계보의 역사가 아니라 기술의 변천사로 접근해야 한다'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 반가운 내용이었습니다.

후반에는 부록 형식으로 YMCA 권법부 출신으로 최초의 태권도 교본을 쓰기도 했던 박철희 사범이 쓴 <사운당의 태권도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사범께서 말씀하시는 태권도에 대한 가르침은 후학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철희 사범은 택견과도 관련이 깊은 분으로 최근 택견 3단체의 수장들을 모아서 택견 통합을 논의하게끔 중재자 역할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2. <누구나 무술의 달인이 되는 간단한 방법>
- 강준 지음, 오성출판사 펴냄

공권유술이나 강준 관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만, 저는 공권유술이라는 무술이나 강준 관장이라는 인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강준 관장은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현대인들이 무술에 원하는 여러가지 요구사항(솔직, 간결, 다양, 효율, 세련, 안전 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권유술이라는 무술을 창안했고 잘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이런 현대무술이 존재한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강준 관장은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96년에 공권유술을 만들고 2001년 첫 책인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펴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총 9권의 책과 8편의 교육용 영상(DVD, 비디오)을 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단일종목에 1명의 저자가 이만한 저술 활동을 해낸 사례가 없습니다. (단지 책 만이라면 한풀의 김정윤 선생이 약 12권의 한풀 교재와 '태견' 책 3종을 펴내기는 했습니다만) 

그 제목의 선정성이나 내용의 수준을 놓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 명의 무술인으로서 그리고 신생무술의 개발자이자 지도자로서 당당히 자기 연구의 현재를 알리고 세상과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아서 발전시켜나가는 활동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책은 실제로 공권유술에 입문했을 때 어떤 식으로 수련이 이루어지며 어떤 점에 주의해서 수련에 임해야 올바른 발전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도장이나 단체 사진 등의 내용이 적지 않아 사서 보기에는 조금 아까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혹시나 주변의 평판 등으로 인해 공권유술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거나 입문을 망설이는 분께는 이 책이 공권유술의 수련 내용이나 시스템, 마음가짐 등에 대해 오해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듯 하니 한번 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3. <최강의 나를 만드는 실전격투기>
- 최광범/광수/광화 형제 지음, 삼호미디어 펴냄


사실 武Zine 블로깅을 하다 보면 계속 옆에 이 책 광고가 떠서 그러지 않아도 눈에 밟히던 차였죠. 극진가라테 창시자인 최영의 선생의 아들 3형제가 집필했고, 스피릿MC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재선, 유우성, 위승배, 권아솔, 이은수 등)이 참여해서 발간한 격투기 교본(?)입니다.

국내에 종합격투기 붐이 일어난 지도 5년이 넘어서고 있는데 관련 서적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도 안 됩니다. 특히 기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위에 언급한 강준 관장이 쓴 <실전대련테크닉>이 거의 유일무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 선수들이 직접 전해주는 종합격투기 기술서가 나왔다는 점은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기초체력단련을 위한 훈련법과 영양섭취, 간단하게 익힐 수 있는 단수 20개와 그 위력을 높일 수 있는 단련법, 선수들이 소개하는 중급기술, 그리고 최영의 총재의 일화를 소개하는 4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내용은 상당히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올컬러에 깔끔한 편집과 사진 배치는 보기에도 쉽습니다. 특히 저자들이 의학을 전공한 덕에 각종 훈련법이나 기술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덧붙여져 있어 신빙성 있게 다가옵니다.

다만 전체적인 책의 구성을 놓고 봤을 때는 아쉬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우선 본격적인 종합격투기 기술서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저자들은 호신을 위한 '싸움에 필요한 몇가지 기술을 쉽게 따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책의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3부의 선수들이 등장하는 파트는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두의 스피릿MC 관계자 및 선수들의 추천사나 축하말도 좀 무색해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고요. 그런데 또 막상 저자들이 소개하는 단수 20가지에 대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설명이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고, 부친의 일화를 소개하는 글까지 섞여있다보니 전체적으로 두서가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 좀 더 집필 기간을 길게 잡고 내용을 충실히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 <택견겨루기론>
- 김영만 지음, 레인보우북스 펴냄


대한택견연맹 관악구 전수관 김영만 관장이 써낸 택견 경기 기술에 관한 책입니다. 3월 15일자로 책이 나왔으니 아주 따끈따끈한 신간이군요.

택견에 대해서는 그 동안 꽤 많은 관련 서적이 나왔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겨루기 경기와 기술에 대한 전문해설서가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사실 상 우리나라 무술 서적 전체로 꼽아봐도 태권도, 유도 이외의 종목에서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군요. (우리나라 무술격투기 저술 활동이 얼마나 비실용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요즘 보기 드문 흑백판이고 편집도 좀 밋밋한 편이라 기술서로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책의 내용은 택견 경기의 특성, 실제 공방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연결 체계, 기술 훈련법 및 단련법, 경기 준비 과정, 심리 요인 및 상담법, 웨이트 트레이닝, 응급처치, 규정 및 심판법에 이르기까지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3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중에서도 실제 기술이나 훈련에 관한 내용이 200 페이지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그 동안 경기 위주로 택견을 발전시켜온 대한택견연맹의 저력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비단 택견 뿐 아니라 합기도나 기타 무술 종목의 경기나 도장 교육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내용들이 아닐까 합니다.


5. <중국무도지 안휘권>

아마 중국무술에 정통하신 분들도 '안휘권'이라는 무술은 처음 보셨을 듯 합니다. 뭔가 신생 무술인가 싶기도 하고요. 저도 어제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좀 어리둥절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무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 이 책에서 말하는 '무도'란 춤출 '舞'에 밟을 '蹈', 즉 무용이나 춤을 뜻하는 말이었고요, (왜 우리나라에서도 댄스교습소 같은 곳에 곧잘 '무도장'이라는 간판이 붙어있곤 하지요? ^^) 안휘권은 '안휘성 권역'을 뜻하는 것으로 결국 이 책은 안휘성 지역에 전해지는 춤들을 조사하여 정리해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서점 직원들이 책 제목만 보고 어림짐작으로 책을 잘못 분류해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덕분에 잠시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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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관계 없습니다. 태권도 협회 측에서 태권도의 역사를 소급 적용하기 위해 태권도가 고려때는 수박으로 불리웠고 조선시대에는 택견으로 불리웠다고 하지만 이미 태권도가 일제시대에 일본의 가라데를 배운 사범들이 모여 새롭게 정립한 무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해방 후 이승만 앞에서 당수(唐手: 공수, 가라데와 같습니다.) 시범을 보였더니 이승만이 "저것 택견이구먼!" 이라고 했다고 해서 최홍희를 비롯한 사범들이 택견을 하는 사람을 수소문했고 그래서 오랜 세월을 거쳐 세상에 나온 것이 송덕기옹의 택견이었습니다. 태권도를 만든 주체적인 사람인 최홍희는 그의 저서에서 밝히듯이 택견을 크게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태권도는 자신이 만든 무술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유튜브에 도는 50년대의 태권도 영상과 가라데 영상을 보신다면 일반인이라도 태권도와 가라데 둘이 거의 같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최홍희는 택견과의 연관성을 위해서 태권도라는 이름을 지었고 이에 뇌물을 써서 당수를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만듭니다. 이후 여러 발차기들을 수집, 새롭게 정리도 하고 새롭게 만들기도 하면서 발을 잘차는 한국 민족이라는 타이틀로 태권도의 발기술을 만들기 시작했고 당수냐 태권도냐 태수도냐 수박이냐를 놓고 각 가라데 도장의 관장들끼리 많은 다툼이 있었으나 결국은 태권도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택견은 전혀 개입도 하지 않았고 태권도 측도 전혀 택견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일부 관심있는 사범들 몇몇이 개인적으로 와서 배우거나(박철희 사범, 김병수 사범등) 단체로 얼마간 익히던 것이 다였으며 박철희 사범이 택견무도회를 설립하려 하자 수박도 협회는 되려 방해까지 했다고 합니다.(이때의 수박도 협회는 현재와는 다르다고 봐야합니다. 현재의 수박도 협회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권도가 택견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으로 변천한 것이라 해도 50, 60년대 교본에 택견의 아랫발질과 걸이수가 반드시 들어가 있는 교본이 있어야 하는게 그것도 없고 그 이전에 이미 노 사범들은 공통적으로 태권도는 당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태권도만이 아닌 과거의 태권도의 모습도 택견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택견의 여러 발질들의 의도적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우연히 들어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단앞차기, 즉 두발당성이 그것인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임창수 사범님의 날랜 두발당성. 이 사진은 태권도지 가을호에 실린 것으로 사진의 출처는 네이버 까페
[우리무예이야기] 이며 작성자는 '푸른하늘' 님입니다. 허가를 얻어 퍼왔습니다.


이 발기술은 한쪽발로 상대를 찰듯이 동작을 취하다가 날래게 반대발로 차올리는 것으로 고도의 발기술입니다. 근데 이 기술은 일본의 가라데 기술에는 없습니다. 적어도 집단연무하거나 공식적인 카타에 없는 것으로 보아서 기술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50~60년대 태권도 시범 영상에는 이 기술이 분명히 집단적으로 나옵니다.

이 두발당성은 발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야만 나오는 기술이며 난이도가 높은 발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가라데에 기원을 두고 있는 태권도에 왜 있는지를 생각하자면 역시 택견의 발기술이 우연히라도 태권도에 들어가기는 들어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태권도의 뒤돌려차기 같은 경우도 택견의 옛법에서 보이기도 하지요. 택견의 대표적인 발질인 곁차기(충주지방에서 부르는 명칭은 '째차기') 역시 초기 태권도 기술에 비틀어차기라도 있었습니다. 철권의 화랑도 이 기술을 쓰지요.

박철희 사범님이 증언하기를 이북은 박치기, 이남은 두발당성이 유명했다고 합니다. 또 종로 깡패였던 김두한씨의 장기가 이 두발당성이었다고 하는 말도 전해져 오고요.(사실 이건 확실하지는 않네요.) 택견이 사직골, 종로, 애오개, 구리개 등의 한량들이 폭넓게 익혔던 기예라는 점과 택견이 놀이로서가 아닌 그들 자신의 싸움기술로도 썼다는 것. 그리고 그 일대는 일제시대에 건달들의 활약 무대였다는 것. 두발당성의 기술이 다른 지방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 때 두발당성이 택견에서 태권도로 유입된 것은 거의 확실하지 않나 싶네요. 종로 건달이기도 했던 사람들도 당수를 많이 했었고 그 과정에서 두발당성이라는 발기술이 유입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택견의 발기술들이 어찌하다보니 태권도에 들어간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것이 태권도의 역사를 위로 소급시켜 주지는 않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기인 발놀림, 품밟기가 없으니까요. 기술은 무술마다 비슷비슷하게 다 있지만 기본기는 틀립니다. 기본기가 틀리니 태권도가 택견이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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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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