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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4 여성호신술, 쓰다가 오히려 봉변 당한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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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P 여성호신술을 처음 대중에 소개한 올댓호신술 앱이 티스토어에 오픈된 후 지금까지 7천명 가까운 분들이 다운받으셨고,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이런 얘기가 나오겠지'라고 예상했던 반응도 역시나 나왔습니다.

"호신술 같은 거 쓰다가 오히려 남자 심기 건드려서 더 큰 봉변 당한다.", "이런 거 다 쓸모없다. 어차피 여자가 남자는 못이긴다. 그냥 도망가는 게 최고." 같은 이야기들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런 반응이 대부분 남성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여성 이용자들로부터는 "그래도 뭐라도 배워놓는 게 좋지 않을까", "좋은 거 잘 배웠다", "열심히 연습해보겠다" 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ASAP를 기반으로 이동기 해설위원이 진행하고 있는 부산시 국민체육센터 '여성격투기다이어트&호신술 강좌'


사실 남성들이 여성호신술에 대해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지난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기존 여성호신술이 가지고 있던 한계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비롯된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겠죠. 그러나 이런 생각으로 올댓호신술 앱에 비판적인 분이라면 십중팔구는 사진만 대충 훑어보신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셨다면 분명히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ASAP호신술만의 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테니까요.

두번째 이유는 남성지배적 의식이 자기도 모르게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즉, 여성이 저항하는 것 자체가 뭔가 못마땅하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또,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 스스로조차 피해의식이나 패배의식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려면 얘기가 너무 길어질테니 이번 글에서는 일단 부연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요는 이유야 어찌됐든, 여성이 남성의 성폭력에 대해 저항하는것이 과연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없을까겠죠? 이건 제가 아무리 저항이 의미가 있다고 역설해도 쉽게 납득이 안되실테니, 실제 사례를 조사한 통계 자료를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89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성폭력 실태 및 대책에 관한 연구'라는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좀 오래된 자료이긴 합니다만, 성폭력에 대한 국내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때 시행된 가감없는 실태 조사 자료로서 유의미하다고 하겠습니다), 남성의 강간 시도에 대해 여성이 무저항이었을 경우 강간 모면 성공율은 43.5%에 불과하지만, 저항함으로써 강간을 피한 비율은 70.4%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우리는 성폭력에 대한 여성의 적극적인 저항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강간 모면 사례 조사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구의 연구 사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니 저항의 유의미함에 더욱 힘을 실어줍니다.


그러나 저항을 했음에도 성폭력을 모면하는데 실패한 비율이 30%나 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 저항을 하느냐가 성폭력을 퇴치하는데 또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이 성폭력을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까요?

일단 같은 조사에서 여성들이 주로 사용했던 저항 형태를 알아보면 논리적으로 설득하거나 속이거나 핑계를 대거나 협박하는 등 말로 저항하는 것이 46.4%, 힘으로 대항하기 20.1%, 애원하기 13.5%, 도망가기 11.1%, 소리지르기 9%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와 같은 저항 방식 가운데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은 성공률 95.2%의 도망가기였고, 그 다음이 논리적인 말 (73.3%), 완력(61.8%), 소리지르기(58.3%), 애원하기(52.9%) 순이었습니다.

애원하기는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 상황에서 공포에 질린 여성들이 본능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이 쓰는 방식이지만, 강간과 같은 흉폭한 범죄 앞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가해자의 지배욕구를 자극하는 역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논리적 설득이나 소리지르기, 힘으로 맞서는 등의 보다 적극적이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저항일수록 가해자의 의도를 바꾸는데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리적인 저항의 경우, 국내 조사와 달리 서구 연구 사례에서는 다른 저항 수단들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많다고 합니다. 이는 골격이나 근력, 그리고 신체 활동 경험 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발달한 서구 여성들이 물리적 저항에 보다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달리 해석하면 우리나라 여성도 신체 단련이나 호신술 수련 등을 통해 물리적 자기 방어 능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더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도망가는 것은 매우 유효한 자기방어 수단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도망갈 수 있느냐다.

또, 가장 성공율이 높은 저항 방법이 '도망가기'라는 것에서 "역시 도망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항 유형별 빈도 조사에서 '도망가기'의 비중이 매우 낮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일단 도망을 갈 수 있다면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 그다지 많지 않거나 여성들이 패닉에 빠져 도망갈 시도를 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즉, 어떤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안전하게 탈출하기 위해서는 1. 침착하고 재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탈출 루트를 탐색,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2. 만약 가해자에 의해 탈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일시적으로라도 가해자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도망가면서도 다시 붙잡히지 않을 여유를 벌기 위한 수단이 필요합니다. 또, 여기서 물리적 저항이 결코 무의미한 수단이 아님을 통계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여성호신술'이 필요한 이유이며, 여성호신술을 구성하는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ASAP는 자기방어 실행 단계를 위험신호 감지 (및 경계) - 설득 (- 저항 또는 제압) 후 탈출로 구분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비단 여성 뿐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하는 호신의 기본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이 자기방어 실행 단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武Zine과 공도KOREA는 여성호신술에 대한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ASAP(Anti Sexual Assault Program)이라는 새로운 성폭력 예방/퇴치 및 여성호신술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지난 여름 제작해 9월에 공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어플인 '올댓호신술'은 지금까지 6천7백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 사보 연재, 지역 사회체육센터 및 각종 대학과 단체 대상의 여성호신술 특강도 활발히 추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수련문의
서울 : 공도KOREA 중앙도장 cafe.daum.net/daidojuku (성북구 한성대학교 중문 앞, 070-7536-7134)
부산 : 부산시국민체육센터 '격투기다이어트&호신술' 강좌 (서구 서대신동3가, 051-243-5959, 월수금 오후2시/9시)

티스토어 '올댓호신술' 
http://j.mp/dvXi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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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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