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또 대립하는 것이 택견이 놀이인지 무예인지 하는 점입니다. 본래 무예였다고 주장하는 측과 더불어 한반도에는 체계적인 무예가 없었으며 야후의 어떤 블로그에서는 택견은 원래 놀이였으며 무예로서 발전할 기회 역시 없었고 택견이 무예화 되어가는 것은 오늘날의 일이라고 말하는 블로거도 있습니다.
답부터 말하자면 택견은 두가지 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택견의 기원은 무예가 맞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 시대에 이성지(李成之)가 지은 재물보(才物譜)의 기희조(技戱條)에
[卞 手搏爲卞 角力爲武 苦今之탁견] 이라 하였고 이것은 즉
"변, 수박은 변이라고 하고 각력(角力)은 무(武) 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이것을 탁견이라고 한다."
라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박은 분명히 무예이며 당시에는 무예를 통칭하는 단어였습니다. 수박=권법=무예. 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을 탁견이라고 했다고 하니 이는 분명히 택견이 무예에 기원을 둔 것이며 이후 경기(스포츠, 순수 한국어로 놀이)인 결련택견으로 발전을 가져온 것입니다.
또한 '놀이' 라는 말을 걸고 넘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국어에 대한 조악한 식견이라고 보입니다. 영어인 스포츠라고 표현하면 고급스러워보이고 한자인 경기라고 해도 그럭저럭 넘어가는데 왜 순수 우리말인 '놀이' 는 애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천시되어야 하나요? 놀이=경기=스포츠 입니다. 한자어 문화도 우리 말 문화의 일종이며 경기는 놀이보다 좀 더 상위의 개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순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경기라는 어휘와 상위, 하위를 가를 것은 없어보이는군요.
이 탁견을 조선의 한량(왈패, 백수, 딱히 벼슬길에 나가지 않아도 먹고 사는 사람들)들이 익혀서 서로간의 힘겨루기의 일환으로 쓰였으며 이것은 서양의 복싱과도 비슷한 취지인 것입니다. 그들이 글러브에 주먹만 가지고 겨루는 체계였다면 조선은 택견이라는 체계로 서로간의 힘을 겨루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마을과 마을간의 단체전인 택견은 '결련택견' 이라고 불렀지요.
가라데, 태권도, 극진공수도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본래는 하나의 고도로 발달된 무도이지만 시합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격투스포츠로도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과 택견의 놀이화는 같은 맥락입니다.(뭐 무도쪽은 시합, 잔심등을 바탕으로 해서 단순한 경기와는 다르다고도 말하긴 합니다만)
그러니 택견이 무예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확실합니다. 택견은 무예이며 이것을 위험기술을 배제하면 그대로 놀이인 결련택견이 되는 것입니다.
칼잽이 시범을 보이시는 송덕기 할아버지. 격투기술로서의 택견은 이 칼잽이를 제압을 위해 적당한 힘조절이 없이 목을 타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놀이인 결련택견에서는 상대의 목을 밀어 중심을 허무는 방식으로 쓰입니다.
*무진 운영진 분들의 배려로 객원칼럼에서 택견 Q&A 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1999년 대한택견협회에서 택견을 시작했고 대학교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충주쪽의 택견 수련도 발이나마 담궈보았고 현재는 결련택견협회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단체에 치중하기보다 객관적으로 택견에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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