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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 '북구의 최총병기' '아이스 콜드' 등 무시무시한 별명들과 함께 일세를 풍미했던 프로 킥복서 겸 종합격투가 이고르 보브찬친(36, 우크라이나, 팀 보브찬친)이 한국에서 50여 개월만의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8월 16일 장충에서 한일전으로 첫 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국내의 프로 격투기 단체 FMC 측은 오는 9월 25일과 26일 충주세계무술협의회와 자사가 공동주관하는 충주세계무술 축제의 프로 격투기 대회 '와픽' 에 '러시안 훅'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MMA 계의 탑 클래스 스트라이커 이고르 보브찬친이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라이드 시절의 이고르 보브찬친]

보브찬친은 본래 60전 58승이라는 대전적을 가진 킥 복서로서 MMA로 이적한 뒤에도 '러시안 훅'으로 대표되는 파워풀한 타격을 앞세워 상대를 쓰러뜨리는 대표적인 MMA계의 파워 스트라이커입니다. 2005년 8월 프라이드에서 유도 파이터 나카무라 카즈히로 전에서 패한 이후 이번 경기는 4년만의 복귀 전이 됩니다. 

2년 가까이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프라이드의 마지막 이벤트였던 프라이드 33에서 반달레이 실바의 상대라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던 보브찬친은 MMA 파이터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게리 굿리지, 미르코 크로캅,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탑 클래스 파이터들과 겨룰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는 MMA 계의 대표적인 강자였습니다.


[이고르 보브찬친의 무서움을 잘 알 수 있는 하일라이트 모음영상] 

강력한 파괴력이 자신의 손에 심각한 부상을 입혀 한동안 격투기계에서 멀어 질 수 밖에 없었으나 레스토랑 등을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도 틈틈히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보브찬친이 이번 FMC의 복귀전에서 전성기시절의 터프함과 파괴력을 보여 줄 수 있을 지 기대됩니다. 

아울러 FMC 측은 9월 와픽에 대해 향후 기자회견을 통해 일정 등 상세 사항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견에서는 에밀리아넨코 알렉산더와 그의 9월 상대이자 현재 한국에 입국해 8월 센고쿠 출전을 준비 중인 블라고이 이바노프 등 와픽의 출전 파이터들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FMC측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FMC와 함께 와픽을 개최하는 충주세계무술협의회 측은 '에밀리아넨코 알렉산더와 블라고이 이바노프, 최무배 등 세계적인 파이터들이 대거 참가하는 만큼 그동안 국내 파이터들로만 구성되었던 지난 대회보다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국내 격투기 팬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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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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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10장을 손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깨는 '촌경격파'를 선보인 엄재영 사범  [화면_ SBS 영상캡처]


한마디로 대단했습니다. 7월 11일 토요일 SBS '스타킹'을 통해 방영된 극진공수도연맹 극진관 한국 경기도본부장 엄재영 사범이 보여준 얼음 격파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격파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리는 놀라운 시범이었습니다.

원래 얼음 격파는 위력 격파 시범 중에서도 고난도에 속하는 편입니다. 방송에서 엠씨 강호동은 시간이 지날 수록 얼음이 녹기 때문에 두께가 얇아져서 격파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농담을 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녹기 시작한 얼음은 더 깨기 어렵다는 것이 무술계의 정설입니다. 물이 얼면 부피가 커지면서 내부에 빈 공간을 가진 결정 구조를 만드는데,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다시 그 빈 공간이 채워져 밀도가 높아지면서 더 단단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기본적으로 다른 격파물, 즉 송판, 기와, 벽돌 등에 비해 부피와 질량, 두께 등이 월등하게 크기 때문에 가능한 최대의 위력을 내야할 뿐 아니라 임팩트의 힘을 가능한 깊이 전달할 수 있는 기법을 구사해야 합니다. (흔히 가장 위의 첫장만 깨면 깨져내려가는 얼음의 무게와 위치 에너지에 의해 아래 쪽 얼음들은 알아서 깨진다고 알려져있기도 한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냥 맞는 말도 아닙니다. 일단 한 장이라고 해도 두꺼운 얼음판을 깨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첫장이 깨졌는데 아래 장들이 안 깨지는 경우가 분명히 발생하는데 설명이 안되죠. 실제로 힘의 전달이 더 깊이 이뤄져야만 마지막 장까지 깰 수 있습니다.) 더불어 부상의 위험도 크죠. 이런 이유들로 해서 일반적으로는 손날(수도)내려치기로 격파를 시도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반면 촌경 격파는 극진회관의 마츠이 쇼케이(한국명 문장규) 관장이 처음으로 선보인 후 가라테 계열의 고난도 격파 시범의 단골 메뉴가 된 격파입니다. 원래 촌경이라는 말은 1촌, 즉 한 치 = 3cm 정도의 초근접거리에서 전달되는 타격력을 뜻하는  중국무술 용어인데요. 흔히 얘기하는 이소룡의 원인치펀치 역시 이 촌경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마츠이 관장의 격파는 처음에는 '0거리격파'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촌경의 원리를 그대로 구현한 격파라고 해서 '촌경격파'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됐죠. 

촌경의 원리란 짧은 이동거리를 만회하기 위한 힘의 집중에 있습니다. 주먹을 뻗어칠 때 힘의 손실이나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이 전달되며 부하가 걸리는 각각의 부위들을 '정렬'시키고, 좁은 한 점에 가능한 적은 시간 동안 힘을 집중시킴으로써 임팩트 시의 충격량을 최대화시켜주는 것이죠. 이게 참 말로는 쉬운데, 실제로는 참 어렵습니다. 몸의 '정렬'이란 말 그대로 정확한 자세를 뜻하는 것인데 어지간한 수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서 더 어려운 것은 임팩트 시간의 최소화인데, 대상물이 강하면 강할 수록 힘을 충분히 깊이 전달하면서도 빠르게 회수해야한다는 상반된 조건을 동시에 구현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단순히 대상물을 밀거나 누르는 것에 불과하게 되죠. 방송에서 강호동씨나 박상면씨가 송판을 놓고 촌경 격파를 따라해서 성공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경우 격파용 송판의 약한 장력과 아래 쪽에 충분히 확보된 공간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두 사람의 경우 어느 정도 자세를 갖춘 상태에서 적당한 속도로 깊숙이 누르는 것만으로도 격파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깐깐하게 따지는 사람들은 이소룡의 원인치펀치도 단순히 상대를 쳐서 밀어내는 것이며, 마츠이 관장의 격파도 세련되게 눌러서 깨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실제로 중국무술의 기법이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것을 보다 근본적인 목표로 한다고 봤을 때 상대를 밀어서 넘어뜨리는 것도 '경'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실제로 많은 발경 시범들이 상대를 밀어넘어뜨리거나 날려버리는 식으로 이뤄지죠), 마츠이 관장이 격파한 기와도 일반 격파용 기와가 아닌 실제 건축용 기와였다고 하는데 (극진회관의 경우 격파용 공인 송판과 기와가 있는데, 그 강도 또한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격파용품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그 정도 강도의 기와를 단순히 눌러서 깼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상을 보면 기와 위에 얹어놓은 천이 회수하는 마츠이 관장의 손에 딸려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회수가 빨랐다는 뜻이죠.)


마츠이 쇼케이 극진회관장의 촌경 격파, 얼음 격파를 포함한 각종 격파 시범

가장 모범적인 촌경 격파라고 하면 장세충 노사의 제자인 팔극공무회 도현목 회장이 보여줬던 벽돌 격파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격파용이 아닌 실제 건축용 적벽돌을 단순히 두조각 내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박살'을 내는데, 그것을 받아주고 있는 보조자가 거의 충격을 받지 않고 있죠. 말 그대로 힘의 '집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연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류의 격파는 짧은 순간에 작은 움직임으로 구사한다는 점 때문에 기본적으로 격파 대상물의 부피가 작게 마련입니다.
(영상 보러가기 → http://bupalso.com/bupalsomovie/study12.php )


그런데 엄재영 사범은 짧은 임팩트를 구사해야 하는 촌경 기법으로 임팩트 타임이 길어야 할 얼음 격파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좀 더 어렵다는 것이죠.) 참고로 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된 얼음격파 기록은 13장입니다. 다이도주쿠(大道塾, 대도숙)의 아즈마 타카시 숙장이 1995년 수도 격파로 얼음 12장을 세계최초로 격파한 후 13장을 격파해 스스로 갱신한 기록이죠. 아래 세계 최초로 12장을 격파하던 당시의 영상을 보시면 얼마나 전력을 다해 격파하는지 알 수 있는데, 얼음의 형태나 격파 환경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촌경으로 얼음 10장을 격파한 엄재영 사범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연무를 보여줬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1995년 세계최초로 얼음 12장 깨기에 성공하는 아즈마 타카시 대도숙장의 연무 

사실 저는 예전에 슬로우걸 하혜정이 스타킹에 출연했을 때 썼던 글에서도 예능 프로에서 무술인들이 출연해 우스개 거리가 되는 것을 썩 반기지 않는다고 했었는데요. 이번에도 소식을 접하고서 또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고, 실제로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았죠. 하지만 엄재영 사범의 연무가 워낙 위력적인 격파였던 탓인지 완전히 불식되어버렸네요. ㅎㅎ 여하튼 국내에서 이런 수준 높은 연무를 볼 수 있게 돼서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는데요. UFC100과 더불어 참으로 눈이 즐거웠던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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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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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어즈 마시며 셰이블과 화끈한 밤 보낼래"

 
7월 11일 펼쳐졌던 UFC100 헤비급 통합타이틀매치에서 브록 레스너가 잠정 챔피언 프랭크 미어를 2라운드 1분 48초 만에 파운딩 연타로 꺾고 자신의 타이틀을 지켜냄과 동시에 1년 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프랭크 미어에 대한 원한을 갚는데 모두 성공했습니다.

1라운드부터 레스너는 미어를 그라운드로 몰고 갔습니다. 미어 역시 태클로 들어오는 레스너에게 다리를 잡힌 채로도 뛰어올라 안면에 무릎차기를 차넣는 등 기지 넘치는 대응을 했지만 힘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미어와의 지난 경기에서 미어의 기습적인 하체관절기에 탭을 해야했던 레스너는 미어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목 아래로 팔을 집어넣고 반대 쪽 팔의 상박 부분을 끌어잡아 머리를 고정시키는 독특한 변형 넬슨 그립을 구사했습니다. 이후 프랭크 미어는 하위 포지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레스너의 펀치에 왼쪽 옆구리와 얼굴을 '구타'당해야 했습니다. 라운드 종료 후 코너로 돌아가는 미어의 얼굴은 마치 경기를 마친 복서의 그것처럼 변해있었습니다.

2라운드도 양상은 비슷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프랭크 미어에게는 더 나쁜 상황이었죠. 펜스에 몰려 몸이 비스듬히 돌아간 채 브록 레스너의 아래에 깔린 미어는 이렇다할 방어도 하지 못한 채 레스너의 쏟아지는 펀치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는데, 케이지 바깥 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미어의 코너맨이 경기를 멈춰달라고 외칠 지경이었습니다. 레퍼리 또한 그대로 경기를 중단시켰고 레스너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레스너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미어에 대한 통쾌한 복수에 신이 난 레스너는 비틀거리며 일어선 미어에게 다가서 거침없는 도발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자 가운데 관중석을 향해서도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정면 대응했고, 조 로건과의 인터뷰 중에도 "저 시건방진 녀석의 머리를 드디어 박살내줬다. / 얼마든지 야유를 해도 좋다. 난 그게 좋으니까."라며 마치 건방진 신인으로 활약하던 WWE에서의 악역 시절 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나아가 레스너는 향후 계획을 묻는 조 로건의 질문에 "집에 돌아가면 쿠어즈 라이트를 마실 거다. (링 바닥의 버드 라이트 로고를 바라보며) 버드와이저는 안 마신다. 나에게 돈을 주는 회사가 아니잖아."라며 대회 스폰서마저 도발하는가 하면 "그리고는 내 아내 몸 위에서 밤을 보내겠지."라는 19금 멘트까지 날려댔습니다. 이쯤되니 야유를 쏟아붓던 관중석에서 오히려 다시 환성이 터져나오기도 하더군요. ^^;

대회 후 인터뷰에서 레스너는 이와 같은 언동에 대해 "프로페셔널한 행동이 아니었다"었다고 사과 멘트를 했지만, 다나 화이트 대표는 "WWE 시절의 나쁜 버릇이 나온 건지, 생각해서 한 행동이라기보다는 감정이 앞서서 내뱉은 말일 것"이라면서 은근히 레스너를 옹호했는데요. 실제로 UFC가 과거 티토 오티즈라는 악동 챔프를 보유하고 켄 샴록과의 라이벌 구도 등을 통해 상당히 오랜 기간 재미를 봤던 것을 상기해보면 당분간 롱런할 것으로 보이는 악역 챔피언 브록 레스너의 등장과 도발적인 행보는 반길만한 일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브록이 다음 경기에서는 버드라이트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올 거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저 뿐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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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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