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7.13 [택견 배틀 관람기] 접전(接戰) 9
  2. 2011.07.13 [택견 배틀 관람기] 인고(忍苦)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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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으로 인해 연기되었던 수원 전수관과 국민대학교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양 팀 모두 지난 첫 경기에서 1패씩을 가지고 시작했으며 역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중한 경기 운영이 필요한 가운데 말씀드리는 순간, 수원 전수관에서 권국환 선수가 출전했습니다.(뭐냐 이 80년대 대사는...-_-) 국민대에서는 덩치가 좋은 안성훈 선수가 나왔다. 경기가 시작되자 안성훈 선수가 힘으로 밀어붙이며 권국환 선수가 좀 밀리는 양상을 보이더니 얼마 안되어 엉덩걸이로 권국환 선수를 스크류바 돌리듯 휘리릭 돌려 바닥에 꽂아버렸다. 오...시원한 장면이다......

뒤이어 수원에서 이진욱 선수가 나왔다. 지난번에 성주의 도둑놈-_- 황인동을 곁차기로 잡아버린 뛰어난 선수......안성훈 선수는 아랫발 공격을 안 하니 아무래도 견제하다가 또 그 벼락같은 곁차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던 차에 안성훈 선수가 다시 엉덩걸이로...!! 하지만 물럿거라가 선언되었다. 다시 양 선수가 붙는 그 순간, 오오!!! 이진욱 선수의 번개같은 곁차기!! 이건 뭐 스치고 뭐고가 아닌 제대로 들어간 곁차기였다+_+ 꺄오!!!

뒤이어 국민대학교에서 홍윤석 선수가 나왔다. 센스 좋고 경기 운영능력이 매우 뛰어난 좋은 선수였다. 게다가 본때뵈기도 재미있게 하는......발레리노 본때뵈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넘어갔다 ㅠ 양 선수 모두 좋은 택견꾼이라서 전형적으로 아랫발로 견제하고 그걸 잡아채고, 때로 벼락처럼 윗발질이 올라가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모습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양 선수가 서로 덜미를 누르는 모습에 주심의 주의가 살짝 들어갔고 이내 그 모습을 고치며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스타일이 비슷해 경기가 길어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다가 불현듯 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쯤 벼락같이 승부가 나는 경우가 있다는 느낌이 머리를 확 스쳤다. 그리고 눈을 다시 들며 긴장한 순간! 이진욱 선수가 홍윤석 선수의 덜미와 오금을 잡아채며 눌렀고 그대로 승부는 수원의 승리가 되었다. 오옷, 나도 이제 초능력자 각성인가.-ㅁ-

국민대학교에서 이경훈 선수를 내보냈다. 이경훈 선수와의 승부가 경기의 분수령이 될 듯 한데......두 선수는 다리를 서로 까며 견제를 시작했다. 순간 나오는 오금잽이를 서로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진욱 선수가 다시 아까처럼 오금을 잡고 덜미를 잡아채는데......이경훈 선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진욱 선수의 덜미를 잡은 팔을 바깥으로 돌리면서 몸을 빼는 바람에 이진욱 선수가 중심을 잃었고 뒤이어 잽싸게 밀어버리는 바람에 그만 이진욱 선수가 되치기를 당해 승부는 다시 팽팽함을 이어나갔다.

수원의 다음 주자는 박경식 선수. 후려차기가 아주 일품인 선수로 어떻게 경기를 할지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 10초 정도 될 무렵 갑자기 아랫발인 것처럼 속임수를 주더니 바로 올라간 후려차기에 짝!! 하고 아주 찰진-_- 소리가 나며 승부가 금방 끝나버렸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중들이 모두 탄성을 울릴 정도였음......풍물패 예도통천 분들도 아주 찰진 소리를 내는 후려차기에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국민대학교에서 머리가 밤톨-_- 모양인 한경섭 선수가 출전했다. 굉장히 빠른 템포의 불꽃같은 공격에 느긋하게 경기를 해나가는 박경식 선수는 좀 당황한 듯 멋쩍게 웃으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그런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듯 한경섭 선수는 박경식 선수의 견제에 가까운 곁차기를 그대로 잡아 외발쌍걸이를 시전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와우, 굉장한데?

물고 물리는 접전이라서 경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수원의 김동욱 선수가 출전해 한경섭 선수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 템포가 서로 달랐던 경기와는 달리 김동욱 선수는 한경섭 선수 못지 않은 빠르기로 경기를 풀어 나가기 시작했고 이내 경기장은 속도 템포를 한가득 올린 듯 서로 퍽퍽 팍팍 우직우직 으악 꽥 하는 BGM이 울려 퍼지는 듯 했다.

그 와중에 김동욱 선수의 엎어차기가 작렬했고 한경섭 선수는 그야말로 -0- <=하는 표정을 지으며 잠시 멈춰섰다. 그 모습에 김동욱 선수가 충격을 받고(???) 잠시 멈칫하는 사이 재빠르게 한경섭 선수는 엎어차기로 빚을 갚아줬다. 역시 빚은 제때제때에(???) 뭔가 범상치 않은 한경섭 선수는 다른 곳을 보다가 김동욱 선수를 공격하기도 하는 등 기행을 일삼다가 김동욱 선수에게 오금을 잡혔는데 되려 김동욱 선수가 순간 바닥에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그런데 당사자인 한경섭 선수가 장외에 있어서 무효......

뭐냐 이거......뭔가 허허실실 같기도 한데...-_- 주심인 정주렬 선생님이 경기를 잠시 멈추고 뭔가 한경섭 선수에게 말하고 싶어하시는 듯 했는데 입모양이 잘 떨어지지 않으셨다. 하긴 나라도 별로 할 말은 없었을 듯......뭔가 묘하게 경기를 안 하는 것 같으면서도 공격은 계속 하니 이건 뭐......약간의 주의가 들어갔고 다시 시작된 경기는 다행스럽게도 정상-_- 적으로 진행되었다. 근데 난 아까 같은 분위기가 더 좋긴 한데......특이한 자기 페이스를 잃어서 그런지 한경섭 선수는 결국 김동욱 선수의 호쾌한 뒤집기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근래 보기 드문 좋은 뒤집기였다......그렇게 승부의 저울추가 수원 쪽으로 기울었다.



국민대학교의 마지막 선수로 최강현 선수가 출전했다. 국민대의 마지막 보루인 최강현 선수는 아랫발질에서 윗발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공격패턴대로 열심히 공격했지만 기세가 오른 김동욱 선수는 그에 굴하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그러다가 최강현 선수가 타점이 안 맞았는지 내차기를 하다가 김동욱 선수의 영 좋지 않은 곳-_- 을 가격해버렸다. 어째 올해는 소중한 부위가 수난시대인가...꽤나 자주 나오네......경기가 재개되었고 발질로 몇 번 간을 보던 김동욱 선수가 우다닥 달려들어 최강현 선수의 오금을 잡아채서 뒤집......다가 그만 반대로 김동욱 선수에게 눌려버렸다. 그러나 뒤집기를 하는 사이 최강현 선수의 손이 먼저 매트에 닿았기에 주심은 김동욱 선수의 승리를 선언했다. 정면에서 보니 확실히 최강현 선수의 손이 먼저 닿았다.

뒤집었다고 생각했는지 국민대학교에서 이의를 제기하려는 찰나......으잉? 수원 전수관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엉? ㅇㅅㅇ;; 주심은 수원의 승리라고 했는데??? 뭔가 상황이 묘하다가 수원의 김재광 감독님이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고 사람들도 뭔가 어리둥절 하는 가운데 도기현 회장님이 폭소하시더니

“택견배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주심은 청팀의 승리를 선언했는데, 지금 승리한 팀의 감독님께서 이의를 제기하신 겁니다. 큭큭큭 푸하하하하.”

회장님의 장내 설명이 끝나자 택견배틀 장이 뒤집어져버렸다 푸헐, 이긴 팀의 이의제기 크하하하하하하하 -ㅂ-;;;김재광 감독님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로워하시는 가운데 주심 선생님이

“청 감독님의 의향을 존중하여...재경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장내는 다시 뒤집어지게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고 나 살려......다시 경기가 재개되자 전열을 정비한 두 선수가 다시 공방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서로 후려차기가 교차하고 최광현 선수의 곧은 발질이 나오는 등 격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최광현 선수의 엎어차기를 잡아채 눌러버린 김동욱 선수의 승리로 끝났다.

택견배틀에서는 간혹 생각지도 못하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 즐거움을 주곤 한다. 양 팀 모두 물고 몰리는 접전을 벌였지만 그 와중에서도 이런 재미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역시 택견배틀 안에 있는 FUN이라는 그 무언가가 깊이 내재되어 있다가 슬그머니 끼어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다른 무도 시합장처럼 경계심과 살벌함이 꽃피는 것보다 이런 재미가 꽃을 피다 못해 열매를 맺는 택견배틀. 이래서 사람들은 택견배틀을 좋아하나보다. 꺄오 >.<

by 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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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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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비가 오더니 오후가 되자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까지는 아니고-_- 적절한 더위와 부적절한 습도가 혼합되며 불쾌지수 상승곡선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하는 팀은 아주 죽어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좀 일찍 도착했다. 이래저래 취재 준비를 하다가 먼저 경기를 점쳐보기 시작했다. 고려대학교와 서울 중구팀......아무래도 안정적인 전력의 고려대학교에 좀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얼마 전 LCSI 검사에서 내가 호랑이 기질이 있다고 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_- 뭐...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물론 한시간쯤 후에는 이런 예상이 뒤집어졌지만...

양팀 모두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8강행이 확정된다. 그런 부담감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데 과연 어떤 모습이 나올까 생각이 드는 찰나 어느새 양 팀이 입장을 마쳤다. 으잉? 근데 서울 중구는 팀원도 한명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거 점점 고려대로 승기가......

먼저 서울 중구에서 박용덕 선수가 출전했다. 중앙전수관에 데굴데굴하러 한번 갔을 때 본 적이 있는 친구로 아랫발질의 기본기가 아주 좋은 선수였다. 거기에 근력도 좋은데 반면 성적은 크게 좋지 않은......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니까 분명 경험이 더 쌓이면 좋은 성과가 보이겠지. 이에 맞서 고려대는 한경덕 선수를 내보냈다. 두 선수가 맞붙고 아랫발질이 몇 번 오가더니 중심을 낮추고 있던 박용덕 선수가 번개같이 오금잽이로 한경덕 선수를 넘겨버리며 1승을 가져갔다. 박용덕 선수는 승리의 기쁨을 폴짝 뛰며 만끽했다. 오...귀여운데......(위, 위험해!!!-_-)

힘이 좋은 박용덕 선수를 상대하기 위해 발길질이 좋은 선수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제우 선수가 출전했다. 지난 경기에서 안암비각패의 양관호 선수를 외발쌍걸이로 들여보낸 선수......박용덕 선수는 슬금슬금 품을 놀다가 아랫발질을 쓰면서 구석으로 몰아 오금을 잡으려고 했고 박제우 선수도 지지 않고 그에 힘으로 맞서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박제우 선수가 한번은 오금잽이로 반격해 박용덕 선수를 눕혔지만 아쉽게도 장외.

박용덕 선수는 자세를 낮추고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아랫발질로 계속 공격하는 반면 박제우 선수는 상대의 오금잽이가 신경쓰이는지 아랫발이 잘 나오지 않는 게 좀 불안했다. 그러던 중 둘이 엉켰다가 박용덕 선수가 무릎을 꿇나 싶더니 벌떡 일어나서 몸을 뒤집으며 박제우 선수를 뒤로 내팽개쳐버렸다-_-; 박용덕 선수 무릎이 닿았나 하는 점이 있었지만 정면에서 내가 본 것으로는 옷은 살짝 스쳤을 지언정 닿지는 않았다. 이로써 2연승...

다음으로 출전한 고려대의 이광휘 선수가 거친 아랫발 공격으로 박용덕 선수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좀 얌전한 스타일인 선수들과 다른 거센 공격에 박용덕 선수의 다리가 들썩들썩 거리기 시작했다. 기세가 붙은 이광휘 선수가 계속 박용덕 선수를 코너로 몰던 순간, 오금을 잡으며 들어오는 박용덕 선수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광휘 선수가 잡아챘다. 그리고 뽑아 올리는 바람에 박용덕 선수는 오금을 놓쳐버렸지만 잽싸게 다시 둔부와 오금을 잡아채더니 왼편으로 몸을 비틀며 몸으로 밀어붙이자 다리를 넓게 벌리느라 허점이 생긴 이광휘 선수가 그만 우당탕 넘어가버렸다......오...3연승...+_+

송조현 선수가 나왔다.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그 ‘운명의 수레바퀴’ 차기를 선보였지만 어쩐지 어설픈 그모습에 사람들은 물론 주심인 박성우 선생님도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박용덕 선수에게는 고맙게도 송조현 선수는 그리 거칠게는 들어오지 않았다. 숨을 골라가며 박용덕 선수는 첫 경기 때의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고 송조현 선수는 어떤 관중 아저씨의 응원에 힘입어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송조현 선수의 방어가 좋아서 그런지 박용덕 선수가 딱히 공격의 실마리를 잡아가지 못했다. 급기야 날치기까지 썼지만 빗나가고......이거 경기가 길어지겠다...싶던 순간 갑자기 박용덕 선수가 회전하며 송조현 선수에게 급속 접근하더니 이어 바로 오금을 걸며 손으로 가슴을 밀어버리자 순간 허점이 생긴 송조현 선수가 뒤로 벌렁 나가떨어져버렸다. 어어??? 이러면 고려대에는 이제 선수가 한명...헉...!!!

여태까지 느긋하게 구경하던 입장에서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또 역전승??? 강태경 선수가 나왔고 과연 결과가 어찌될지 심히 궁금해졌다. 강태경 선수 입장에서는 일단 빨리 박용덕 선수를 정리하고 싶었는지 오금잽이, 칼잽이, 발따귀 등으로 다양하게 박용덕 선수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다리에 타격이 쌓였는지 강태경 선수의 엎어차기에 박용덕 선수가 심하게 흔들렸다. 어...위험한데...박용덕 선수는 잽싸게 촛대걸이로 반격했고 그 순간 강태경 선수가 박용덕 선수의 덜미를 잡아챘다, 엉덩걸이!!! 넘어간......어라? 강태경 선수의 엉덩걸이를 넘어가지 않고 버티던 박용덕 선수가 중심을 반대로 몰리게 하더니 엉덩걸이를 하느라 반대쪽이 빈 강태경 선수가 그대로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오오 올킬!!!+ㅁ+ 예상을 깨고 중구가 이긴것도 신기한데 거기다 올킬이라니!!! 중구팀이 몰려나와 박용덕 선수를 헹가래하기 시작했다. 으허......정말 택견은 뚜껑을 열어봐야 무슨 요리가 나올지 아는구나......크......그간의 전적을 깨고 8강의 진출을 놓고 벌어진 경기에서 무려 올킬이라니......

박용덕 선수의 저 승리를 보니 인고(忍苦)의 세월이라는 영화제목 같은 문장이 떠올랐다. 작년 전적 3전 3패-_-; 올해 전적도 크게 신통치 않음. 하지만 꾸준히 수련해왔고 그것이 결국 오늘의 빛을 발한 것 같다.

세상을 살다보면 노력한 만큼 결과가 오지 않는다고 비분강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잔을 넘치게 하는 것은 언제나 마지막 한 방울. 그 한 방울을 위한 끈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명암을 가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자신의 전적이 신통치 않다고 그냥저냥 출전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면 박용덕 선수에게도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그 한 방울을 위한 끈기. 그런 끈기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준 좋은 경기였다.

by 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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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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