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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관계로 연기되었던 안암 비각패와 중구 천하장안의 경기가 마지막으로 열렸다. 비로 인해서 연기된 바람에 경기 날짜를 잡아 날카롭게 날을 갈았던 비각패에게는 좀 아쉬웠을테고 연속해 경기를 해야했던 중구의 입장에서는 조금 휴식을 가질 수 있었던 때라서 희비가 갈린 가운데 두 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비각패의 입장에서는 오늘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는 상황일텐데......


비각패의 첫 선수로 김경근 선수가 출전했다. 덩치가 좋지만 발길질이 주특기인 김경근 선수를 맞아 중구에서는 추노꾼 태정호 선수가 나섰다. 태정호 선수가 잡으러 들어오는 길을 교묘하게 막나 싶더니 김경근 선수는 이내 다리를 번쩍 들어 내려찧으며 가볍게 첫승을 가져갔다. 김경근 선수는 이어서 나온 중구의 두 번째 선수 송준철 선수도 오금잽이로 잡아채 이기며 2연승을 달려갔다. 송준철 선수가 발을 들었다 놨다 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포착해 넘긴 멋진 기술이었다.

중구에서 김태풍 선수가 나왔다. 김경근 선수가 발길질을 잘 쓰니 그에 맞대응하기 위해서 신장이 같은 선수를 내보내서 정비를 좀 하려는 모양. 둘의 신장이 있다 보니 선수간의 거리가 약간 벌어졌다. 택견처럼 발길질이 잦은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발놀림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발을 줄듯 말듯 움찔움찔하다가 날카롭게 나가고 또 회수하며 피하는 모습들을 보면 그 모양이 참 재미있는데 이번 경기가 그런 모습이 잘 나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경근 선수가 그만 김태풍 선수의 올라가다 만(?) 곁차기에 오른쪽 옆구리를 가격당했다. 아이쿠 아프겠다-_-;

경기가 재개되자 김경근 선수는 발길질로는 승부가 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근거리로 붙더니 역시 올라가다가 말게 된(?) 김태풍 선수의 발길질을 잡아채 그대로 넘어뜨리며 3승을 가져갔다.

승리의 저울이 살짝 기운 가운데 박용덕 선수가 출전했다.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함 답게 힘이 좋은 박용덕 선수는 거리를 좁혀 발길질이 능한 김경근 선수를 시종일관 괴롭혔지만 순간 거리가 노출된 틈에 올라간 곁차기에 그만 얼굴을 허용해버리고 말았다 -ㅁ-; 오우, 이로써 4연승!


중구의 마지막 선수로 지난 번 경기 4연승 대역전극의 주인공인 소병수 선수가 나왔다. 과연 오늘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가운데 경기에 임한 소병수 선수는 특유의 활개를 올린 자세로 슬금슬금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김경근 선수는 그에 굴하지 않고 아랫발질로 공격을 가하며 오히려 소병수 선수를 밖으로 내몰더니 활개의 빈틈을 비집고 곁차기를 턱에 작렬시키면서 결국 판쓸이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 들어보니 김경근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올킬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왔다고 한다. 지고 나서야 구박받을 소리지만 깔끔하게 이기고 난 후니 기분이 다들 흐뭇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안암비각패의 다채로운 선수들의 경기를 다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쉬울 뿐. 예고 올킬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택견배틀도 스포츠 토토처럼 배틀 토토라고 해서 금전은 아니더라도 뭔가 기념품 같은 것을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해봤다. 성주참외 한박스라던가, 아니면 TKB막걸리 같은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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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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