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를 보면 농구선수들을 따라다니는 여자주인공을 볼 수 있다. 프로시합도 아닌 아마추어와 실업팀이 함께 시합을 하는 농구대잔치는 지금 프로야구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근데 지금은? 프로로 발전했고, 용병도 데리고 왔지만 농구의 인기를 시들해졌다. 오랜 농구팬인 지인의 이야기는 인기가 줄어든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농구 시합의 승패가 선수들의 기량이 아닌, 심판의 판정으로 갈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란다. 계속되는 오심으로, 경기를 망치면서 팬들의 외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제 열렸던 로드FC21을 보면서 프로 농구의 모습이 보였다.
1경기는 무리 없이 지나갔고, 2경기는 본선무대에 올리면 안 되는 시합이었다. 아마추어 시합이나 영건스에 올렸어야 하는 시합이지만 여성 경기이고 여자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3경기 사사카 신지와 김창현의 시합은 사사키 신지의 앞손이 만들어내는 잽과 김창현의 투지가 빛나는 멋진시합이었다. 문제는 진짜 메인이라고 볼 수 있는 4경기부터였다.
경기를 끝내는 심판
와그너 캄포스와 김수철의 경기는 너무 일찍 멈춘 감이 있다. 김수철의 파운딩이 계속되지도 않았고, 와그너 캄포스의 눈은 아직 살아있었다. 와그너 캄포스는 시합이 끝나고 계속해서 심판에게 항의했다. 특히 멈추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자. 심판에게 저걸 보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브레이크 할려고 대기중인 심판
카스가이 다케시와 송민종의 시합은 브레이크가 문제였다. 스탠딩에서 둘이 클린치 공방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브레이크가 선언되었다. 잠시 붙어서 클린치 공방이 시작된다 싶으면 브레이크 선언이 나왔다. 결국 옆에 있던 외국인 기자는 픽킹~ 브레이크라고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또 스탠딩 클린치 공방이 시작되었고, 기자석에서 브레이크~ 라는 말이 나오자 심판도 브레이크 선언을 했다. 기자석에 큰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는 클린치가 시작되면 기자들이 5-4-3-2-1 하면서 브레이크 카운트 타운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브레이크가 선언되었다. 결국 이 경기는 선수가 아닌 심판이 장악했다.
서두원 선수가 도발하고 있다.
마지막 서두원과 최무겸의 시합이 끝나자 기자석은 다들 최무겸의 승리를 점쳤다. 근데 첫 심판은 서두원의 손을 들어줬고,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집에가는 지하철에서 사진을 고르자 옆 자리에 앉아있던 격투기 팬이 기자임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왔다. ‘마지막 시합은 왜 연장간거예요?’ 라고 묻는데 뭐라 할말이 없어서 '글쎄요'라고 답을 하니까. 로드FC의 판정은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았지만, 특히 오늘은 더 이상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레프리 스탑을 선언하는 것도, 브레이크를 선언하는 것도, 판정 점수를 주는 것도 심판의 고유권한으로 기자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팬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판정이 계속된다면 프로농구처럼 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뿐이 없게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로드FC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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