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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서 모업체의 게임의 모델로 나섰던 표도르. 촬영=gilpoto]

종합격투기 헤비급 랭킹 No. 1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오랜만에 세계 컴뱃 삼보에서 패해한 걸 두고 무패 신화가 깨졌다라는 둥, 황제가 패했다는 둥 말이 많습니다.

저도 같은 일을 하는 기자이고 같은 내용이라도 글을 조금이라도 더 읽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인 타이틀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8년 동안 무패를 기록했던 컴뱃 삼보의 최강자이기도 한 표도르가 그 왕좌를 물려 주었다는 것이 훌륭한 뉴스 감이라는 걸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일부 기자나 팬 분들은 표도르의 패배를 종합격투기에 연관지어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하더군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삼보는 종합격투기가 아닙니다. 타격을 쓴다고 해서 종합격투기에 가깝다고 하는 컴뱃 삼보 역시 처음 써 본 사람들은 호흡도 제대로 하기 힘든 헤드기어에 두꺼운 글러브를 끼이여 하는, 실제 종합격투기와는 엄연히 차이가 있는 무술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표도르의 종합격투기 베이스가 삼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실제 경기에서 삼보 테크닉도 크게 작용하지만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파운딩입니다. 바로 타격에 의한 공격인 것입니다. 헤드기어와 글러브는 그의 펀치력을 반감시키는데 한 몫했을 겁니다. 

어제 UFC 헤비급 챔피언 전에서도 경기 운영에서 레스너를 압도하던 커투어가 레스너의 펀치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을 다들 보셨겠지요? 종합은 타격에만 의존할 수도 그래플링만 의존할 수도 없는 훨씬 복잡한 무술입니다. 그런 종합에서 무너진 바 없는 표도르를 그의 주무기인 타격을 묶어 놓은 삼보에서 졌다고 종합격투기에서도 무너질 거라는 것은 실상 논리 비약이 심한 것이겠지요.

표도르는 유도도 했었습니다. 유도 시절에는 딱 까놓고 말해 '미스터 샤크' 김민수에게도 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종합격투기에서 김민수>표도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아시겠지요? 개인적으로야 종합에서도 유도처럼 됐으면 좋겠습니다만...

전 사실 표도르의 광팬도 아니고 챔피언은 빨리 빨리 바뀌는 게 종합격투기에 도움이 된다라고 생각하는 쪽인 만큼 표도르의 편을 들어 줄 생각은 요만큼도 없습니다만 일부 언론과 팬들이 '이제 표도르는 삼보에서도 X 됐으니 종합에서도 X 됐다'라는 '공식'을 퍼뜨리고 계시길레 한심해서 몇 자 끄적거려 봤습니다.

사실 이번 패배는 마음 놓고 영화도 찍을 정도로 마음 푹 놓고 있었던 표도르의 승부근성을 다시 깨워줬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가 새로운 전장으로 결정한 어플릭션이 요즘 깡패같은 전 주인 토드 비어드 때문에 골치라는데, 아무튼 표도르의 다음 상대가 전 UFC 챔프인 알로브스키가 되던 누가 되던 '링스' 시절의 '독기서린' 표도르를 다시 보는 것도 은근히 기대되는 군요.
 
            [표도르는 이번 컴뱃삼보 패배를 독기를 되살리는 기회롤 만들 수 있을까? 촬영=gil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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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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