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강이 엘런 벨처에게 1,2라운드 내내 공격을 퍼붓다가 결국 서브미션에 걸려 패하고 말았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억울해 보이는 패배지만 경기 내용을 다시 돌아보면 패배가 예견되었다.
UFC 데뷔전을 치르는 데니스 강이 링이 아닌 옥타곤에 과연 잘 적응 할 것인가? 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데니스 강은 UFC무대가 처음일뿐 옥타곤이 처음은 아니었다. 1라운 초반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바디에 이은 안면 타격 콤비네이션이나 깔끔한 테이크다운 모든 면에서 엘런 벨쳐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라운드 내내 엘런 벨쳐보다 정교한 타격과 과감한 태클로 이어지는 공격으로 압도해 나갔다. 특히 로우킥을 차던 엘런 벨쳐의 발목을 잡아 넘어트리는 테이크 다운으로 엘런 벨쳐의 기세를 꺽고 중요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해버렸다. 하지만 데니스강은 아직도 일본의 프라이드와 한국의 스피릿엠씨 무대에서 싸우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테이크다운 이후 마운트를 타려고 노력을 할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프라이드에서는 하프 마운트 상태로 가면 아래 깔린 사람은 파운딩만 잘 막으면 되었다. 그래서 공격자들은 하프 마운트에서 벗어나서 마운트를 탈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하지만 UFC는 다르다. 하프 마운트에서 엘보우가 터지기 시작하면 안면 출혈과 함께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된다. UFC선수들은 하프 마운트에서 마운트를 가려는 노력과 함께 하프 마운트 상태에서 엘보우 공격과 파운딩등 다양한 공격을 선택할 수 있다. 하프 마운트가 아닌 가드에 갇힌 상태에서도 옥타곤 구석으로 선수를 몰아넣고 엘보우를 날려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도 자주보인다. 하지만, 데니스 강은 하프 마운트에서 공격을 가하기 보다는 좀 더 좋은 포지션을 잡기 위한 노력만 했다. 결국, 그 과정에서 엘런 벨쳐는 빠져나가고 다시 스탠딩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사이드 마운트 상태에서 니킥을 안면에 넣으려다 움찔하고 복부에 넣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서도 안면에 엘보우를 넣으면서 니킥으로 복부를 가격했다면 훨씬 효과적인 공격이 되었을 거다. 센코쿠의 해설을 맡고 있는 최우석기자 역시 엘런 벨처의 긴리치 때문에 옥타곤 구석으로 몰아 넣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엘보우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 한게 패인이라고 이야기했다.
정교한 타격과 계속되는 테이크다운 그라운드에서 아나콘다 쵸크까지 모든 면에서 데니스 강이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1라운드가 종료되었다. 데니스 강의 승리가 확실 해보였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관중들은 냉정했다. 화끈한 경기를 요구하는 관중들이 여기저기서 우~ 하는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2라운드 역시 1라운드와 똑같이 흘러가고 스탠딩에서 서로 견제만 하자 야유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데뷔전을 치르는 데니스강 입장에서는 초조해지기 시작한 걸까? 계속해서 똑같은 패턴의 테이크다운이 들어갔고 결국 테이크다운을 예상한 엘런 벨쳐는 길로틴 쵸크를 잡으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데니스 강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잠시 멍하니 앉아있었다.
UFC무대에서 프라이드 스타일로 싸우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사커킥과 그라운드 상태에서 안면 니킥이 하용 되는 프라이드식 경기와 엘보우를 맘대로 쓸 수 있는 UFC식의 경기는 그라운드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프라이드의 많은 선수가 UFC무대에서 적응에 실패하고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데니스 강 역시 UFC식 무기를 새롭게 장착하고 새로운 작전을 짜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힘든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데니스 강은 이번 경기를 통해 1/3의 성공을 거두었다. 엘런 벨처보다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수많은 강자가 우글 거리는 UFC 미들급에서 한자리 꿰찰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확실하게 끝맺음 하지 못하는 선수라는 느낌을 주었고 두 번째로 지루한 경기를 하는 선수라는 느낌마저 주었다. 지더라도 화끈한 경기를 하는걸 좋아하는 UFC의 운영진과 팬들을 생각한다면 이 이미지는 앞으로 데니스 강의 파이터 인생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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