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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3 대항전?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3명의 일본인 선수만이 남아 개회식에 참여하고 있다.


8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신생 MMA대회 FMC의 첫 대회로 열릴 예정이었던 10-10 한일대항전이 일본 선수 7명의 경기 거부로 치러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의 대형 종합격투기도장 네트워크인 와주츠케이슈카이 측에서 섭외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7명은 대회 7일 전까지 입금되기로 했던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경기를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2006년 같은 문제로 대회 전일 급거 취소됐던 글래디에이터2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내막을 알아보니 사정이 좀 달랐다. FMC 측이 계약금 지급 기일을 어긴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당일 아침 약속을 어긴 데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아 계약금에 해당하는 파이트머니의 30%가 아닌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했다는 것.

그러나 일본선수 7명은 "이대로는 FMC를 신용할 수 없으니 경기 전에 파이트머니의 나머지 50%까지 모두 선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주최 측은 일단 선수들을 경기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경기장에 도착하면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나머지 금액을 준비해두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경기장에 도착한 후 바로 경기 후 지급하기로 했던 나머지 50%까지 모두 선지급했으며 김종민 FMC 대표가 선수들에게 직접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 일본 선수 7명은 파이트머니 전액을 모두 받았음에도, "애초에 돈을 다 받는다고 해도 경기를 뛰겠다고 확답한 적은 없다"고 발뺌하며 진행 상황이 원래 예정보다 약 30분 정도 늦어졌음을 빌미로 "이래서는 정신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안 된다. 우리가 경기를 하기를 원한다면 150만엔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한 주최 측은 처음에는 이를 거부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회 진행을 우선 성사시키기 위해 경기 후 150만엔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 7명과 관계자 일행은 '이미 그럴 기분이 아니다'라며 호텔로 돌아가버렸다.


경기 거부 의사를 밝히고 호텔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일본인 선수단

이들 7명의 인솔자 역할을 했던 오카와 요시유키씨는 사태의 원인을 묻는 방송관계자의 질문에 "우리나 FMC나 서로 처음 얼굴을 맞대고 일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서로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 아닌가. 하지만 FMC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선수들에게 싸우라고 할 수가 없었다."라고 답했다. 오카와씨는 몇 년 전부터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격투기 사정을 일본에 전하는 취재원으로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더더욱 한국의 신생 격투기 단체에 불안함을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외의 일본인 선수 3명은 이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았다. 이들은 와주츠케이슈카이 쪽에서 선수 10명을 모두 섭외하지 못하자 CMA코리아 천창욱 대표를 통해 섭외된 선수들로 문제의 7명보다 더 많은 파이트머니의 50%를 계약금으로 받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또한 다른 7명과 함께 대회 당일 아침에야 계약금을 받았음에도 계약금 지급 후에는 프로로서 경기를 뛸 것을 약속했다. 이들 3명의 코너맨으로 함께 한 슈토 4대천왕 중 일원인 아사히 노보루는 "프로로서 할 일은 해야 한다. 이런 트러블은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비일비재하다. 계약금이 늦어지는 정도는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이들을 섭외한 천창욱씨 또한 "FMC 측이 계약금 지급 기일을 어긴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특히 신용을 중요시하는 일본인과의 비지니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회사 대표가 직접 선수들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경기를 해주기를 정중히 요청했음에도, 선수가 다리를 흔들며 '경기를 해줄테니 10분 안에 150만엔을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무례한 태도나, 결국 그런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주기로 했음에도 경기장에서 사라져버린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 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한일 간의 정서 차이 문제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울 듯 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일본 격투기 언론 관계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지와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 격투기전문지 공카쿠토기의 Y기자는 "어느 한 쪽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양 쪽 다 잘못은 있으니까."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면서도 "하지만 일단 파이트머니를 받았다면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라고 파이트머니를 받고도 경기를 뛰지 않은 것에는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고, 천창욱씨 쪽으로 연락이 된 한 매스컴 관계자 또한 "경기를 할 마음이 없었다면 애초에 파이트머니를 100% 지급하겠다고 했을 때 받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돈을 받고 경기장까지 갔다면 경기를 뛰는 것이 정상 아닌가, 돈을 더 요구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더구나 천씨에 따르면 경기를 거부한 선수 중에서도 몇 명은 경기를 뛰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한 명은 이후 호텔에서 만난 천씨에게 "분위기에 휩쓸려 호텔로 돌아와버렸지만, 역시 경기를 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고 한다. 결국 누군가의 섣부른 선동으로 인해 나머지 선수들마저 격투가로서의 자존심이나 명예에마저 금이 가게 된 것이다.


상황을 설명하고 관중에게 사과하는 김종민 FMC대표

결국 FMC 측은 경기장을 떠나버린 7명을 기권처리하고, 오프닝파이트 1경기와 본전 3경기만으로 대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어버렸고, 주관방송사 MBC ESPN 측은 상황이 이미 방송으로 내보내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갔으며 세 경기로는 분량도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계 방송을 취소했다. 게다가 주최 측은 돌아가는 관중들에게 환불을 해주고, 기다려준 관중에게는 2회 대회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대회 후 FMC와 경기장을 떠난 7명의 선수 측은 파이트머니의 반환을 놓고도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선수 측은 모든 사태의 원인은 FMC가 계약금 지급을 어긴 것에 있으므로 자신들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파이트머니의 50%만 반환하겠다고 주장했고, FMC 측은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전액 반환 및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새벽까지 이어진 논쟁 끝에 일본 선수들은 전액 환불을 약속했고, FMC 측은 선수 계약 당사자인 와주츠케이슈카이 측에 방송 취소, 기타 소요 비용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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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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