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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123에서 참신한 서브미션 기술이 하나 나왔습니다. 필 데이비스가 팀 보에치에게 탭을 받아낸 변형 암록이 그것인데요. 대회 현장의 조 로건은 필 데이비스에게 "UFC 옥타곤에서 처음 보는 기술이 나왔다."며 극찬을 했고, 필 데이비스는 이 기술로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 80,000달러까지 받았습니다.


필 데이비스는 팀 보에치를 넘어뜨린 후 하프가드 상태에서 빠져 나오며 팀 보에치의 팔을 얽어 잡고 보편적인 '키무라록' 형태로 기술을 먼저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케이지 때문에 각도가 여의치 않자 자기 손목을 잡고 있던 손으로 보에치의 손목을 바꿔 잡은 후, 나머지 손으로 다리를 풀어내고 사이드포지션으로 이동했죠. 그리고 보에치의 손목을 등 뒤로 젖힌 상태를 유지하면서 노스사우스포지션에 가깝게 이동하면서 반대 손까지 보에치의 손목을 잡고 끌어올려 보에치의 탭을 받아냈습니다.

필 데이비스는 이 기술에 대해 "평소에 자주 쓰는 기술인데, 코치들은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립이 너무 잘 잡혀서 그대로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 로건이 "그럼 스스로 개발한 기술인가?'라고 묻자, "어? 그래. 내가 개발한 거지."라고 신나서 대답했는데요.

사실 이 기술은 레슬링, 특히 캐치레슬링의 일종인 미국의 컬리지레슬링에서 자주 쓰이는 '해머록'이라는 아주 고전적인 기술입니다. 물론 컬리지레슬링에서는 직접적인 서브미션 공격을 인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나온 그 형태대로 상대의 탭을 받아내지는 않지만(라기보다는 탭이라는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맞겠죠. 실제로는 상대가 저항하려고 하면 고통을 느낄 정도로 관절을 제압하기 때문에, 컬리지레슬링 경기를 보면 오히려 고통을 느끼면서도 핀폴을 뺏길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기술을 당하는 장면도 꽤 많이 보입니다), 그 진행 과정은 누가 봐도 같은 기술임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NCAA 디비전1 챔피언이기도 했던 레슬러 필 데이비스가 이것을 몰랐을리는 없겠죠. 아마 너무도 기쁜 나머지 말 나오는대로 신나게 떠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또한 핀폴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레슬링의 기술을 MMA 상황에 맞게 탭을 뺏을 수 있는 기술로 응용해냈다는 점은 충분히 창의적이었고, 그런 면에서 그만의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한 플레이였습니다.


사실 잘 알려진 에디 브라보의 트위스터나 록다운 등의 기술도 알고 보면 컬리지레슬링과 유도의 아주 고전적인 기술이고, 스피닝초크 또는 최근 브라보초크라고도 불리는 변형 프론트초크 컬리지레슬링의 엘리게이터롤이라는 기술의 응용입니다. 유도에도 비슷한 기술이 오래 전부터 존재했었는데, 올림픽에서 이 기술로 메달을 딴 일본 선수도 있었죠.

필 데이비스가 다른 경기에서 시도했던 엘리게이터롤 = 스피닝초크

또, 료토 마치다를 UFC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한 것도 쇼토칸(송도관)의 전통을 바탕으로 살려낸 기술과 전술들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브라질유술에서도 합기도식의 관절기 시도나 연구가 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고요.

흔히 고전적인 기술이 현대MMA나 실전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나 시선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에서 보듯이 기술의 성패나 효과를 결정짓는 것은 기술 자체의 완성도도 있지만 결국은 그것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그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여 단련하는가에 달린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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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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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튼 '램페이지' 잭슨과 료토 '드래곤' 마치다의 대결은 마치 한편의 액션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경기 초반 신중히 서로를 탐색하던 두 파이터는 1, 2라운드 내내 박빙의 공방을 주고 받았다. 잭슨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펀치와 테이크다운을 놀렸고, 마치다는 예의 눈재기를 통한 아웃파이팅으로 잭슨의 돌진을 회피하며 간간이 왼발 미들킥과 니킥 등으로 포인트를 쌓았다.

팽팽한 균형이 무너진 것은 3라운드. 잭슨의 움직임을 파악한 마치다는 시작부터 전굴(앞굽이)자세를 취하며 승기를 잡을 준비에 들어갔고, 펀치에서 하이킥까지 이어지는 타격 러시로 잭슨을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테이크다운까지 성공한 마치다는 키무라, 암바, 힐홀드 등 다양한 서브미션을 시도하며 3라운드를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비록 1, 2라운드 판정이 갈린다 해도, 마치다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다. (본지 편집장 판정은 1R 10-9 마치다, 2R 10-9 잭슨, 3R 10-9 마치다로 29-28 마치다 승) 그러나 현장에서 발표된 판정 결과는 예상을 깼다. 2-1 스플릿 판정으로 퀸튼 잭슨의 승리가 선언된 것.

승자 발표가 나자 퀸튼 잭슨 본인조차도 자신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깜짝 놀랐으며, 이후 인터뷰에서도 스스로 "마치다가 나를 완전히 압도했다. 물론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코치들이 날 많이 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재경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판정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발언을 남겼다. 따라서 이번 판정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됐던 UFC의 판정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인 각 지방 배심들의 판정 기준 및 자질 편차가 낳은 최악의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로 펼쳐진 B.J.펜과 맷 휴즈의 대결에서는 B.J.펜이 1R 초살 TKO로 손쉽게 승리했다. 퍼스트 콘택트부터 예의 날카로운 타이밍과 눈씨가 되살아났음을 느끼게 해준 펜은, 몇 차례의 타격 공방을 주고 받다가 강력한 라이트 크로스를 작렬시키며 맷 휴즈를 바닥에 눕혔고, 이어진 파운딩에 맷 휴즈가 실신한 것을 확인한 레퍼리가 경기를 중단시켰다.


                                          [UFC 123의 공식 포스터  제공=Zuffa LLC]


이밖에 슈트복세아카데미의 신예 마이켈 팔상은 제이슨 해리스를 상대로 1라운드 말 완벽한 리어네이키드초크 그립을 만들어냈으나 공이 울리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2라운드 역시 팔상의 우위는 분명했으나 해리스의 끈질긴 테이크다운 시도로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으며, 3라운드는 두 선수 모두 소극적인 경기를 벌인 끝에 팔상이 라운드채점 29-28, 심판 전원 판정승을 거뒀다.

7연승에 도전했던 필 데이비스는 UFC 무대에선 보기 드문 미들킥을 살리며 팀 보에치와의 경기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테이크다운 이후 하프가드에서 키무라록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한 손만으로 그립을 유지한 채 사이드로 포지션을 이동한 후 해머록을 완성시켜 탭을 받아내는 멋진 서브미션 승리를 연출했다.  

조지 소티로폴리스 또한 조 로존을 상대로 1라운드에는 타격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2라운드 들어서는 끈끈한 레슬링과 그라운드 파이팅으로 흐름을 자기 쪽으로 가져왔고, 결국 키무라록으로 로존의 탭을 받아내며 무패 기록을 이었다.

김동현과 경기 이후 약물 복용 혐의로 UFC 케이지를 떠나있던 카로 파리시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기도 전에 데니스 홀맨의 펀치 일격에 쓰러지며 1R 초반 TKO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지난 8월 고미 타카노리에게 펀치 KO패 했던 타이슨 그리핀과 닉 렌츠의 격렬한 공방으로 대회를 시작부터 뜨겁게 달궜던 1경기는 닉 렌츠가 2-1 판정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각종 해외 MMA 사이트들의 라이브 채점은 모두 타이슨 그리핀의 승리라고 판단하고 있어, 메인이벤트 경기 결과와 더불어 또 한 번 UFC 판정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UFC 123 'Rampage vs Machida' 결과]

11경기: 퀸튼 '램페이지' 잭슨 > 료토 마치다 (3R 종료, 판정 2-1)
10경기: 맷 휴즈 <비제이 팬 (1R 0:22, TKO)
09경기: 제럴드 해리스 < 마이켈 팔상 (3R 종료, 판정 3-0)
08경기: 필 데이비스 > 팀 보에치 (2R 2:55, 해머록)

07
경기: 조지 소티로폴리스 > 조 로존 (2R 2:43, 키무라록)

06
경기: 맷 브라운 < 브라이언 포스터 (2R 2:11, 길로틴초크
)
05
경기: 애런 심슨 < 마크 무뇨즈 (3R 종료, 판정 3-0
)
04경기: 카로 파리시안 < 데니스 홀맨 (1R 1:47, TKO)
03
경기: 에드손 발보자 > 마이크 룰로 (3R 0:26, TKO)

02경기: 폴 켈리 > 티제이 오브라이언 (2R 3:16, TKO)
01경기: 타이슨 그리핀 < 닉 렌츠 (3R 종료, 판정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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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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