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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987년부터 96년까지 10년 간 인기리에 연재됐으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카와하라 마사토시의 만화 '수라의 문'이 오는 10월 6일자 '겟칸쇼넨마가진(월간소년매거진)' 11월호를 통해 13년 11개월, 거의 14년 만에 '수라의 문 제2문'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연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수라의 문'은 무츠엔메이류라는 가상의 고류유파의 후계자인 무츠 츠쿠모가 각종 현대 격투기에 도전하며 최강 전설을 입증해나간다는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을 죽이고 유파의 계승자가 되었다는 설정이나, 고류에는 현대 격투기가 극복하지 못한 실전성이 남아있다고 보는 일본 특유의 판타지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상대의 특기 기술에 같은 스타일의 기술로 정면 대응하는 주인공의 격투방식, 거기에 리얼리티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격투 장면의 시도 등은 이종격투 만화 스타일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봐도 좋을 작품입니다.
'수라의 문'은 무츠엔메이류라는 가상의 고류유파의 후계자인 무츠 츠쿠모가 각종 현대 격투기에 도전하며 최강 전설을 입증해나간다는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을 죽이고 유파의 계승자가 되었다는 설정이나, 고류에는 현대 격투기가 극복하지 못한 실전성이 남아있다고 보는 일본 특유의 판타지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상대의 특기 기술에 같은 스타일의 기술로 정면 대응하는 주인공의 격투방식, 거기에 리얼리티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격투 장면의 시도 등은 이종격투 만화 스타일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봐도 좋을 작품입니다.
수라의 문 2부 '수라의 문 제2문'의 이미지 컷 [ⓒ 코단샤/카와하라 마사토시]
특히 현실상의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연상시키는 설정은 '수라의 문'의 인기를 더하는 큰 요인이 됐고, 이후 등장한 '그래플러 바키'나 '고교철권전 터프' 등 아류작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컨대 주인공 무츠 츠쿠모가 속세(?)에 내려와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종목은 '신무관 가라테'인데요. 싸움공수니 사도공수라 불리면서까지 만들어온 실전공수도, 그러나 현재는 안면 가격 금지라는 룰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극진공수도를 연상시킵니다. 등장인물들 또한 최영의 총재나 이소베 사범, 프란시스코 피리오 등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며 전형적인 '사대천왕'과 같은 그룹도 등장합니다.
이처럼 '수라의 문'이 연재를 시작하던 당시 최강의 무술이라는 이미지는 의심할 여지 없는 극진공수도의 몫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프로레슬링이 역도산 이후 이노키의 활약을 통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최강을 주장하고 있었죠. 그리고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체되는 극진 스타일의 한계를 지적한 대도숙이나 정도회관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정도회관 이시이 관장이 글러브가라테를 주창하면서 글러브룰 최강론이 힘을 얻자 킥복싱, 무에타이, 슛복싱 등도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프로레슬링 쪽에서도 진짜 실전을 지향하는 젊은 프로레슬러들을 중심으로 UWF가 등장한 이후 링스, 판크라스, 슈토 등으로 이합집산을 이어갔습니다. 이 와중에 특히 링스와 정도회관은 다양한 교류전을 통해 본격적인 이종격투 시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수라의 문'은 이처럼 격변하던 당시 일본 격투계의 시대상과 인물들, 그리고 '최강'에 대한 시각 변화까지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년만화인 만큼 정치적인 이해관계 등은 제외하고 상당히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요. ^^
어쨌든 일본 국내에서의 이종격투전을 정복해버린 무츠 츠쿠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 복싱 헤비급에 도전해 3대 단체 통합 타이틀을 획득하는가 하면, 브라질 발리투도 경기까지 출전해 그레시이유술(극중에서는 '그라시엘로유술')과도 싸워 이깁니다. 그렇게 무츠 츠쿠모의 여정은 일단락을 짓게 되지요. 정확히는 진정한 세계 최강의 남자는 남미 어딘가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여운을 남기는데요. (여담입니다만, 당시 연재를 종결한 것이 아니라 연재를 잠시 쉬는 형태로 마무리됐었는데, 이는 츠쿠모와의 대결에서 레온 그라시엘로가 결국 목숨을 잃기 때문에 주인공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일본 독자들이 연재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후 작가 카와하라 마사토시는 '무츠엔메이류 외전 - 수라의 각' 시리즈를 부정기적으로 발표하며, 일본 역사 속에서의 유명 인물들과 무츠 가문의 대결을 실감나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작품인 '해황기'의 연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죠. (이 만화는 항해술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표현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는데, 실제로 작가 카와하라 본인이 해운학교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본편보다 더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국내에도 방영된 바 있는 '수라의 각' 시리즈
그런데 지난 7월 '해황기'의 연재를 마치면서 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라의 문' 연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과연 14년만에 돌아온 무츠는 또 어디서 누구와 싸움을 벌일까요? 일단은 UFC 무대가 될 확률이 가장 높겠죠. 무츠는 언제나 최고의 무대에서 최강의 상대에게 도전을 하니까요.
그리고 무츠와 관련된 캐릭터로 등장할 인물은 료토 마치다가 아닐까 합니다. 이미 작품('수라의 문' 4부나 '수라의 각' 사이고 시로 편)을 통해 마에다 미츠요와 무츠와의 인연이 그려진 바도 있는데, 현실에서 마치다 가문 또한 공교롭게도 30여년 전 수해로 망가졌던 마에다 미츠요의 묘와 유골을 수습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마치다는 실제로 또 하나의 일본 무술(공수도)를 매개로 MMA 최강의 자리에 근접한 존재이기도 한데요. 일본 격투 만화에서 이보다 이상적인 소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처럼 반가운 소식에 벌써부터 이런저런 상상으로 기대도 높아지고는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또 걱정도 됩니다. 과연 20세기가 아닌 21세기에 무츠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미 온갖 현실 배경 속에 완벽히 무츠를 녹아들게 만들었던 카와하라씨의 능력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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