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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에 이어 팀 윤의 소속의 유도 파이터이자 시드니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정부경이 일본 중견 단체 DEEP의 라이트급 그랑프리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DEEP은 2001년도 일본 나고야 지방의 작은 중소단체로 시작했지만 2009년이 넘은 현재까지 꾸준히 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판크라스와 슈토 이상의 단체로 자리잡았으며 무엇보다 UFC 파이터 김동현과 센고쿠 파이터 방승환 등 국내 강자들이 거처간 등용문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꼭 국내 파이터 뿐만 아니라 현재 드림 미들급 챔프인 게가드 무사시나,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등 수많은 해외 탑클래스 파이터들도 DEEP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장인 사에키 시게루 씨가 지금은 UFC에 봉인되어진 프라이드나 DREAM(드림)하고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탓에 전세계의 숨겨진 강호들이 DEEP 무대를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유도에서의 당당한 배경을 등에 업고 짧은 준비기간만을 거쳐 드림에 출장했으나 일본 파이터들의 높은 벽에 3번을 연거푸 내리지는 수모를 당해야 했던 정부경에게 이번 DEEP 출전은 그간 최대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경험부적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메이저로 돌아갈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번 정부경의 DEEP 데뷔전은 그 어느 경기보다도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드림 3에서 나카무라 다이스케에게 참패 이후 타격 등 부족한 점을 보강, 절취부심의 9개월을 보내고 링으로 복귀하게 된 정부경의 복귀 전 상대인 키쿠노 카츠노리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카츠노리는 학창시절 유도를 익혔고 졸업 후에는 6년간 세계가라데대회 우승자인 극진가라데가 키야마 히토시에게 가라데를 배운 웰라운드 타입으로, 현재는 표도르에게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고(컷) UFC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일본 격투기계 선구자인 코사카 '세계의 TK' 츠요시의 문하에서 종합 훈련을 하고 있는 '스승 복 터진' 파이터입니다.

유도와 가라데 시절에는 지역대회 우승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만 2009년 현재 종합 프로 데뷔 이후 5전 전승을 달리고 있어 일본 측에서는 상당한 기대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전적은 8전으로 5승 2무 1패를 기록하고 중입니만 대체로 경기 내용이 우수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키쿠노 카츠노리의 스탠딩 타격은 복싱을 바탕으로 한 정석적인 타격과는 거리가 있는 비정석적인 타격으로, 전진 일변도의 극진가라데를 익힌 탓인지 숏 블로우를 위주로한 돌진이 아주 일품입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상대방에게 미들킥으로 KO를 받아 낼 정로 묵직하고 다양한 킥 공격도 장점입니다. UFC까지 나갔던 실력자 나카무라 'K타로' 케이타를 KO시키며 화려하게 DEEP 데뷔를 성공시켰던 KTT의 김장용도 카츠노리의 저돌적인 타격에 상당히 고생한 바 있습니다.

                                      [김장용과 일전을 벌였던 키쿠노 카츠노리(좌측)]
                                      
현역시절 클린치 싸움에 상당히 능했던 코사카 츠요시의 클린치 능력도 그대로 물려 받은데다가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유도식 스플랙스도 수준급이고 기본적으로 스테미너와 파워도 나쁘지 않아 짧은 타격으로 돌진해 상대를 밀어붙인 후 그래플링으로 전환하는 작전을 즐겨씁니다. 

키쿠노 카츠노리의 가장 큰 장점은 그라운드입니다. 일단 그라운드에서 하프나 탑 등 상대방 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파운딩을 쉬지 않고 날립니다. 그냥 아무의미 없이 던지는 것이 아니고 보디와 안면을 오가는 등 적재적소에 파운딩 컴비네이션을 쏟아 부어 일단 깔리게 되면 상당히 괴롭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탓에 키쿠노 카츠노리는 타격 베이스가 얇은 정부경에겐 상당히 버거운 상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도 상대방에 비해 적은 편이고, 타격과 그래플링이 모두 우수한 웰라운드 파이터인데다가 파운딩이 다채로운데다가 KO나 TKO를 받아냈을 만큼 묵직해서 자칫 장기인 서브미션을 맘놓고 걸다가는 눈깜짝하는 사이에 실신당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DEEP의 수문장 Babaro44와의 일전. 실력차가 확연하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일방적으로 정부경이 불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불리한 것은 맞습니다. 자사 출신의 파이터가 드림같은 메이저무대에서 뛰어 주길 바라는 DEEP이나 당사자인 키쿠노 카츠노리 측에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큰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타격 베이스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얇은 정부경은 '희생양'으로 삼기에 아주 제격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 약점은 있습니다. 우수하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파운딩을 가지고 있는 반면 유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브미션의 이해도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시도 속도가 빠른 공격적인 서브미션을 노려본다면 정부경에게도 승산이 있습니다.

거기에 그라운드에서의 정부경의 파워는 소식 팀 팀 윤의 수장이자 팀 메이트인 윤동식이 보장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다만 키쿠노 역시 힘이 좋은 데다가 파운딩은 정부경이 비교 자체가 힘들 정도로 좋으므로 서브미션에서의 교착상태가 지속될 듯 하면 시도를 빨리 포기하고 방어로 전환했다가 재차 시도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문제는 타격입니다. 왠만큼 타격을 한다는 토미오카 '바바로(Babaro)44' 요시히로 같은 복서 출신의 타격가가 키쿠노 카츠노리의 타격에 밀려 금새 테이크다운을 빼앗겼던 만큼 그라운드로 가는 건 둘째치고 타격에서 살아남을 수 것인지는 정부경이 지난 9개월 동안 어떤 타격훈련을 얼마만큼 했는지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드림보다는 하부 단체지만은 DEEP은 경험없는 정부경이 만만히 보기에는 쉽지 않은 단체이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차세대 DEEP 챔프감으로 평가 받는 키쿠노 카츠노리는 경험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웰라운드에 강력한 파운딩을 갖추고 있어 만만치 않은게 아니라 이기기가 쉽지 않은 파이터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정부경은 올림픽 클래스, 즉 세계 최정상급의 유도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드림 데뷔 전이자 첫 종합격투기 경기였던 아오키 신야와의 대전에서는 그 능력이 증명된 바 있습니다. 당장은 대항할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타격만 있다면 유리한 포지션으로 훌륭한 게임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9개월 동안 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타격이나 단조로운 그라운드 플레이에 변화가 없다면 정부경과 마찬가지로 시드니 올림픽 81kg 급 금메달리스트라는 뛰어난 유도 베이스를 갖췄음에도 완전히 종합격투기 적응에 실패해 버린 요시다 히데히코의 제자 타키모토 마코토의 한국 버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스스로도 이를 명심하고 충분한 준비를 거친 정부경의 경기를 보길 기대합니다. 왠만하면 같은 날 같은 토너먼트 그랑프리에서 격돌하는 베테랑 나카오 주타로 대 또 하나의 기대주 마츠모토 코이치로 간 경기의 승자도 물리치고 방승환에 이어 DEEP 라이트급 벨트를 차지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경이 승리를 거두고 라이트급 GP 2회전 진출이 확정되면 타이틀 전 상대가 될 나카오 주타로 대 마츠모토 코이치로 전 승자도 다음기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DEEP 라이트급 GP에 도전하는 정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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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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