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 쉴트와 '트랜스포터'의 주연배우 제이슨 스태썸이 지난 4월 함께 찍은 사진 (출처_ 골든글로리 홈페이지)
어쨌든 고전적인 미국식 무술액션 영화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제이슨 스태썸이라는 배우를 찾아볼만합니다. 제이슨 스태썸은 이연걸이 주연을 맡았던 '더 워'에도 출연했을 정도로 무술액션을 꽤 잘 소화하는 배우로 요즘 미국에선 꽤 인기가 있습니다. 일단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했고 한동안은 다이빙 선수로 영국 국가대표팀 소속인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이후 모델로도 활동하다가(벗겨진 머리로 모델이라니 잘 납득이 안 가긴 합니다만 ㅋ) 영화 진출을 준비하면서 무술(아마도 중국무술 계통)과 킥복싱 등을 익혀서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왔던 모양입니다. 현재는 굉장한 다작을 하고 있으며 물론 대개가 다 액션영화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90년대의 장 클로드 반담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얼핏 (아주 얼핏) 봤을 때 랜디 커투어와 닮아서 처음엔 랜디 커투어가 영화에 출연한 건줄 알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_-;;;
영화 '트랜스포터3 - 마지막 배달(ㅋ)'의 포스터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세미 쉴트는 지난 4월에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배역이 원래는 최홍만에게 돌아가기로 했던 것인데, 당시 최홍만의 입대 결정으로 인해 계약을 취소하자 세미 쉴트에게 돌아간 것이라고 하네요.) 사실 세미 쉴트가 소속된 골든글로리의 수장 바스 분은 뛰어난 격투기 프로모터이기도 하지만, 수완 좋은 사업가이기도 하며 특히 많은 미디어 컨텐츠 사업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살짝 말씀드리자면 재작년 K-1 한국대회 때 바스 분을 따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각종 외국어 회화 교재를 가지고 와서 '이거 대박날 물건이야'라고 열심히 세일즈를 하던 의외의 모습을 본 적도 있습니다. ^^
이런 바스 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물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업 중에는 크고 작게 격투가들을 영화에 출연시키는 일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바스 분 스스로 K-1 역대 챔피언들과 유명 선수들이 모두 출연하는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격투 토너먼트' 같은 영화를 기획한 적도 있었죠. (지금도 진행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계약에 있어서도 세미 쉴트 뿐 아니라, 하리트 '디 파우스트' 아랍을 '배드보이즈'라는 미국 영화에 출연시켰고요. (이 영화에는 퀸튼 잭슨도 출연합니다.) 특히 이런 영화 출연은 K-1 선수들에게도 자기 PR로서도 좋은 수단이 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K-1 시즌이 끝난 후 다음해까지 생기는 긴 공백기를 메꿀 수 있는 좋은 '부업'이기도 하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 것이죠.
세미 쉴트 역시 영화 출연 계약은 했지만, 지금까지는 공개된 트레일러에 세미 쉴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K-1 4연패라는 역사적인 목표를 눈앞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영화 개봉이 내년 초로 잡혀있었던 것도 12월 K-1 결승이 끝나고 나서 영화 촬영을 하기로 했던 것일 테죠.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개막전에서 피터 아츠에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새롭게 공개된 트레일러에는 세미 쉴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리저브매치로 다시 K-1을 뛸 가능성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10월말 쯤에 미국 개봉일이 11월 26일로 앞당겨져 발표됐고, 지난 주부터 TV를 통해 나가는 예고편에서 드디어 세미 쉴트의 등장 씬이 나왔습니다. K-1 리저브매치업에서 세미 쉴트가 제외될 거라는 얘기가 나왔던 시점과 비슷하게 진행됐다는 점이 참으로 공교롭습니다. 결국 영화는 세미 쉴트가 들어갈 장면을 빼고는 거의 다 완성이 되어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세미 쉴트이 비중이 얼마나 될지 장담은 못하겠습니다만, 세미 쉴트의 등장 시점과 개봉 시기 등을 고려해봤을 때 촬영분이 그렇게 많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4월 계약 시점부터 지금까지 많은 기간 동안 잠깐만 짬을 내면 촬영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는 분명히 있었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영화 개봉 시기를 미뤄가면서 (분명히 제작사와는 마찰이 있었을 진데) 그 잠깐의 촬영을 미뤄온 세미 쉴트와 바스 분의 '격투가와 그 매니저로서 본분을 잊지 않는' 자세가 느껴지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제작사도 그렇게 단역 출연진의 사정을 이해하고 기다려줬다면 그 태도 또한 대단하다 싶고요.)
한국대회가 끝나고 인사동에서 우연히 찍힌 세미 쉴트... 왠지 이 사진, 보면 볼수록 정이 가지 않습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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