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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무대에서 통용될만한 한국MMA 파이터 발굴이라는 목표를 가진 중소 단체 판크라스 코리아가 주최하는 신인 등용문 대회 코리아 네오블러드 토너먼트의 2번째 챔피언들이 탄생한지도 어느 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취미에 지나지 않던 아마추어에서 프로 파이터라는 신분이 된지 이제 한달. 단지 종합격투기를 시도때도 없이 볼 정도로 좋아하던 학생에서 한 단체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기대주로 거듭나게 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무진에서 지난 9월 2번째 네오블러드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거둔 페더급 부문 판크라시스트 안호웅과 이중경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진행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자신의 소속 팀인 팀 찰리의 훈련장소인 더블 에이치 짐에서 훈련 중인 안호웅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 늦었지만 우승을 축하한다. 프로로 데뷔한 소감은 어떤가?
▲ 축하 고맙다. 이제 슬슬 두달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얼떨떨하다. 망설이는 저에게 출전 권유를 해주신 사부님이신 한태윤 감독님 , 운동을 도와주신 팀 찰리의 여러분들, 여러 스폰서 분들, 무엇보다도 어려울 때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신 우리 수장 찰리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국내 1세대 종합격투가이기도 한 스승 한태윤과 짐에서 함께한 안호웅.  촬영=최우석 기자]

- 보통 감사인사는 인터뷰 말미에 하는 편인데, 이야기 시작하자 마자 감사인사를 했다. 어지간히도 고마웠나보다.
▲ 이 운동하는 분들이 다 그렇겠지만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아 위험하다고 만류하는게 대부분이다. 나도 그다지 다르지 않아서 아르바이트 등 이것저것 해야했는데 우리 팀 수장이자 트레이닝 파트너인 찰리 등 팀 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감사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있을까

- 격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언가?
▲ 고등학교 때 TV에서 프라이드를 접하기 전까지는 남들 다 한번 씩은 해본다는 태권도나 합기도 한 번 못해 보다가 일단 접하고 나니 PMP에 동영상을 넣고 가지고 다니면서 볼 정도로 격투기에 빠지게 됐다. 결국 주변에서 격투기 오타쿠라고 '격타쿠' 라고 부를 정도가 됐는데, 결국 참다(?) 못해 입문하게 됐다.

대학교를 이종격투기 학과까지 갈려다가 집에서의 반대와 학과 폐쇄가 겹쳐서  별 수 없이 건축과를 가게 됐는데 과제가 많아서 조금씩 운동하다 올해 1월 군대 제대하고 1주일 있다가 한 10개월 정도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타격 연습 중인 안호웅이 샌드백을 치고 있다. 촬영=최우석 기자]

- 주변의 반대가 상당한 모양이다?
▲ 남들 다한다는 태권도도 해본적 없는 당신 자식이 맞는 운동을 하고 싶다는데 '아 그러거라' 라고 흔쾌히 OK 해 주실 분들이 얼마나 있겠나. 심정적으론 그러시는 거 이해하고 또 매우 감사한다. 아마 데뷔전에서 지고 난 후 부모님들이랑 약속을 한게 시합 나가서 한 번 더지면 격투기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었는데 다행히 아직 패한 적은 없어서 계속하고 있다. 좀 더 성공하면 부모님도 응원 보내주실 거라 믿는다.

- 이번 네오블러드 토너먼트에서는 두 경기 모두 상대한테 꽤 밀리다가 역전승을 거뒀다. 비결이 뭔가?
▲ 비결이라고 할 거는 없고 워낙에 다른 운동을 한 적이 없는 '저질 체력'이라 체력과 지구력 훈련에 큰 중점을 두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한다. 훈련 때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나름 체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나만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안홍웅이 K-NBT2 결승전에서 파운딩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있다. 제공=Ohmynews]

- 판크라스 코리아의 신인왕으로서 일본 판크라스 측의 신인왕들과도 대결도 머지 않을 거 같은데?
▲ 내년 2-3월 정도가 될 거 같다고 판크라스 코리아 관계자분들이 그러시더라. 판크라스가 교모는 작지만 유서 깊은 단체고 네오블러드 코리아도 정찬성 같은 세계에 통용될 파이터를 배출한 대회이니 나름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하고 있고, 긴장도 된다. 후회없는 일전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 이번 대회에서 부상이 있다고 들었다.
▲ 태클을 하다 어깨 근육이 약간 파열됐다. 운동을 못 할 정도의 부상은 아닌데 올해 말에서 1월까지 시합은 쉬어야. 이번 로드FC에서도 경기 얘기가 있긴 했었는데 근 파열 때문에 무산됐다. 나가고 싶었는데 무척 아쉬웠다.

- 아오키 신야랑 상당히 닯았다.
▲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근데 별로 기분 좋지는 않다. 난 내가 아오키보단 훨씬 잘났다고 확신한다. 하하.

- 그 잘났다는 게 인물을 의미하는 건가 아니면 격투가로서를 의미하는 건가?
▲ 둘 다다. 인물이야 당연히 내쪽이 낫고, 격투기 실력도 곧 그렇게 될 거다.

                    [본인은 부정하지만 정말 아오키랑 닮은 안호웅.  촬영=최우석 기자]

- 롤 모델로 삼고 있거나 좋아하는 파이터가 있나?  
▲ 말그대로 격투기 오타쿠라 격투가라면 모든 선수들이 다 좋다. 개인적으로 되고 싶은 파이터라면 공수 그라운드 타격이 모두 뛰어난 올라운드 파이터가 되고 싶다. 리치 프랭클린이나 앤더슨 실바처럼 말이다. 아직 파워가 없어서 걱정이지만 차차 붙일 수 있을 거라 본다.

그리고 고미 다카노리나 요하킴 한센같은 파이터들의 차분함도 닮고 싶다. 한국 파이터로는 선배 네오블러드 토너먼트 우승자인 정찬성을 좋아한다. 정찬성은 나랑 같은 87년생인데 WEC 같은 큰 무대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점이 참 대단하다.  

-  앞으론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로서 활동해야 한다. 각오가 있다면?
▲ 우승하기 전에는 감량도 있고 이 운동 자체가 좀 질린다고 해야할까 그런 면이 좀 있었는데 우승하고 나니 더욱 격투기를 좋아하게 됐다. 해도 해도 부족한 것 같으니 운동량이 크게 늘었다. 프로다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아 만족스럽다. 기술도 더욱 연마해 프로로서도 네오블러드 2대 챔피언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파이터가 되고 싶다.

                         [그래플링 스파링에 열중하고 있는 안호웅. 촬영=최우석 기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단순히 격투가, 파이터들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한 것이 네오블러드 챔피언까지 됐지만 자만할 생각은 없다. 우선 크던 작던 많은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고 해외단체에서도 활약해 보고 싶다. 노력하다 보면 내가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경량급 파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지켜봐 주시면 꼭 기대에 부응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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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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