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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또는 지도자로서 더욱 성장하고픈 꿈을 꾸는 사람들은 더 나은 훈련 환경과 커리어를 쌓기 위해 해외 선진국 명문팀으로 원정 훈련을 떠나거나 아예 그 쪽 무대에서 몇 년씩 지내며 활동하다 오곤 한입식격투 선수들은 주로 무에타이 강국인 태국이나 킥복싱 강국 네덜란드에서, 또 MMA나 브라질유술 수련자들은 미국과 브라질을 찾는다. 거리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일본도 자주 찾게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최근 전일본극진공수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한 김종길 선수도 일본에서 몇 년간 외롭고 힘든 과정을 거쳐왔으며, 세계적인 MMA 선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코리안좀비 정찬성 선수도 불과 몇 년전에는 작은 일본 대회 경기를 뛰기 위해 좁은 민박집 방 한 칸과 맥도날드 햄버거로 2박 3일짜리 원정 일정을 소화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손에 꼽히는 격투기 강국 중 하나다. 입식/종합 모두 안정적으로 국내 리그가 형성되어 있고, 그를 통해 미국이나 일본 격투기 시장으로의 진출 경로도 많이 확보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직 훈련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 실력 있는 선수 또는 지도자를 꿈꾸는 지망생들이 한국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집트에서 찾아온 압둘라 후세인 만도, 아흐메드 지아드, 압델 살람 엘바트란 3명도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은 격투기 선수들이다. 이들은 각각 무에타이 세계대회, 프랑스 복싱 대회, 우슈산타 세계대회, MMA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의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의 훈련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로드워크를 할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된 도로조차 없으며, 체육관 시설도 샌드백 하나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작게나마 훈련용 링이 있는 체육관은 아주 고급 체육관에 속한다. 더 큰 문제는 격투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었지만, 이집트에서 격투기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열악해서 격투기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 일쑤다. 당연히 제대로 된 격투기 대회도 없어 가뭄에 콩나듯 들어오는 해외 경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애를 태워야 한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비해 20년 정도 낙후된 격투후진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지난 7월 남양주시 실내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B.O.N FC 1회 대회 한국 대 이집트 5대5 대항전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WKF 세계킥복싱연맹 한국지부와 중동지부 간 협의에 의해 국제교류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이들 3명을 포함한 이집트 선수단은 앞으로도 한국에서 지속적인 선수 활동을 하면서 훌륭한 선수 또는 지도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다 돌아가기 힘든 기회를 해외 선수들이 '한국을 찾아온 게 기특하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또 해외선수들을 한국에서 활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비자 문제 등 여러가지 단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그래도 이들의 실력과 열의를 알고 있는 WKF KOREA 최신형 대표와 서울시 무에타이협회 임창진 회장은 팀RSC 황현기 대표에게 입단을 추천했다. 그러자 황현기 대표는 B.O.N FC 대회를 입단테스트로 삼겠다고 제안했다. 경기에서 직접 실력을 입증하라는 것. 


다행히도 이들 3명은 우수한 경기력으로 입단 테스트를 통과해 현재 팀RSC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압둘라 후세인 만도는 세미메인이벤트 경기에서 1라운드 KO 승을 거두며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만도는 이어 10월 15일 성남 탄천운동장 체육회관 이벤트홀에 열린 미르메컵에서도 베테랑 박동화 선수를 상대로 3R TKO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 '이집트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아드와 엘바트란 두 사람 또한 승리를 향한 자신들의 열망을 선보일 기회를 기다리며 매일 땀흘리고 있다. 


이집트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운동하며 연승해온 출중한 실력을 갖춘 이집트 격투가 3인방이 앞으로 국내 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격투기 매니아라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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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무에타이 도장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좁고 땀 냄새 나는 링과 험상궂은 사내들이 팬티 차림으로 기괴한 기합 소리와 함께 샌드백과 미트를 쳐대는 거친 이미지를 연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깨끗한 시설과 여성들을 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무에타이를 수련하는 여성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에타이 명문 삼산이글체육관(관장 이기섭)과 구심무에타이캠프(관장 오성일)이 몇 개월 전 합작 설립한 구심삼산이글무에타이캠프 역시 그런 곳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도 평일 저녁 8시 30분에 시작해 1시간 남짓되는 시간 동안 진행된 단체 수련에서 여성 관원이 무려 9명, 전체 수련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수련은 기존의 선수 훈련의 체계를 따라갔던 형태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따라할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다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스트레칭과 달리기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유산소운동, 스텝을 동반한 기본 동작들의 반복 연습으로 30분 정도 워밍업을 한 후, 두 줄로 마주본 상태에서 시행하는 기본 기술 연습과 그날의 테마 기술의 집중 연습으로 본운동이 진행되고, 다시 간단한 체력 보강운동으로 마무리되는 형태입니다. 

또한 태국의 전통무예임을 강조하며 (오성일 관장은 전통식 무에타이인 무에보란을 국내에 전파하고 있는 몇 안되는 지도자이기도 함.) 예절과 무도성 또한 강조하고 있어, 마치 일본 전통무도 도장들처럼 정좌 상태에서의 예절로 수련을 시작하고 끝내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체 수련 후에는 TV가 설치된 러닝머신과 스쿼트렉 등 웨이트 시설이 구비된 별도의 피트니스룸에서 개인 운동을 할 수도 있어 따로 피트니스센터를 다닐 필요가 없겠더군요. 확실히 이 정도면 여성 관원이 많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환경이 갖춰지기 전부터 무에타이 자체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수련을 해온, 그것도 50대 주부이자 직장인이기도 한 김경자씨를 만나는 것이었죠. 현재 54세(58년생)인 김경자씨는 이날 단체 수련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다른 여성관원들을 이끄는 역할 역시 하고 있었습니다. 

08년에 무에타이를 시작해 현재 2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김경자씨는 무엇보다 무에타이 수련이 즐거워, 매일 수련을 한다고 했습니다. 가정주부가 저녁 시간에 매일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심지어 김경자씨는 지금도 사무직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 여성이며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를 돌보는 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자식들이 다 자라서 며느리도 있고, 집에서 역할은 많지 않은 편이라 저녁 시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예요. 사무실에서 퇴근하면 어머니가 계시는 요양원에 들렀다가 도장에 와서 운동하고 귀가하는 게 일과가 됐죠. 사실 제가 우울증이 있었는데, 무에타이를 시작한 후 많이 좋아져서 가족들도 응원해주고 있어요." 


재미있는 것은 김경자씨의 딸과 사위가 태권도 도장을 운영한다는 사실입니다. 학생 시절에는 배구를 하기도 했었다는 김경자씨는 최근까지 여느 아주머니들처럼 수영을 하기도 했었다는데, 어쩌다 무에타이를 시작하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좀 더 활동적인 운동을 하고 싶어 딸과 사위에게 태권도를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어머님을 어린이들 가르치듯 가르치기가 어렵다'며 난처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무실에서 바로 마주보이는 곳에 무에타이 도장(구 삼산이글)이 있었어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딸애 도장에서 영화 '옹박'을 봤어요. 그걸 보고 결심했죠." 


'옹박'을 보고 무에타이 도장을 찾았다면, 아무래도 영화에서 봤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을 겁니다. 또, 아무래도 과격한 운동이기 때문에 도중에 그만둘 수도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요. 김경자씨는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네, 옹박하고는 좀 다르더라고요. ㅎ 하지만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진 않아서 기대감은 충족했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에 배구를 했었는데, 전신운동이란 면에서 비슷하지만 무에타이는 팔꿈치나 무릎 같은 관절 부위도 사용하니까 신선하고 더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변에서도 다치지 않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스트레칭 충분히 하고 관장님이 시키는 대로 잘 따르니까 다치지도 않고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무에타이의 매력에 푹 빠져 수련을 이어온 김경자씨는 현재 2단을 따기까지 했다는데요. 무에타이 수련 후 특별히 무엇이 달라졌다고 느끼는지 물어봤습니다. 

"무엇보다 우울증을 극복했습니다. 지금은 활력이 넘쳐요. 그리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데 순발력이 좋아졌다는 걸 느낍니다. 누가 갑자기 튀어나와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더라고요. 다리 근육도 강해져서 체력 테스트(구심삼산이글캠프에서는 매달 정기적으로 체력 테스트를 실시한다) 하면 젊은 아가씨들보다 제가 더 기록이 좋습니다." 


그래도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로서, 그리고 50대의 나이로 무에타이를 수련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부분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경자씨는 그런 부분을 통해 오히려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를 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여자가 없었어요. 요즘은 스파링을 잘 안 하는데, 예전에는 그래서 중학생 남자 애들과 스파링을 하곤 했죠. 물론 나이가 있으니 젊은 친구들처럼은 못합니다. 그래도 밖에서 뭔가 위험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은 안 겪는 게 사실 최선이겠죠. 이런 자신감을 다른 여성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무에타이 도장을 차리는 게 지금 제 꿈입니다. 아직 국내에는 여성 관장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막연히 격투기를 두려워하고 여자가 하기는 힘든 운동으로 생각하고, 또 실제로 남성 지도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여성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김경자씨는 하나의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경자씨를 통해 더 많은 여성 분들이 무에타이, 그리고 격투기의 매력을 접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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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린 DEEP53에 출전한 이중경(CMA코리아/정심관)이 UFC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강호 미츠오카 에이지를 상대로 한 일본 데뷔전에서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2010년 판크라스코리아가 주최한 코리아 네오블러드토너먼트 라이트급에서 전 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기고 우승함으로써 일본 진출의 기회를 잡은 이중경은 이번에도 특유의 서브미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현지 관계자들의 놀라움을 샀다는 후문입니다.



경기초반 미츠오카가 타격으로 재어보는 것에 물러서지 않고 어퍼컷으로 응수한 이중경은 이어진 미츠오카의 태클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백포지션으로 이동 후 바로 리버스암바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당시 현장중계 중이던 아오키 신야조차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백을 잡는 순간 "어엇?!"하고 놀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미츠오카가 암바를 방어했으나, 이중경은 거기서 다시 삼각조르기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미츠오카가 힘을 이용한 압박으로 버티는 와중에도 여러 방향으로 각도를 조절하거나 훅을 풀었다가 다시 자세를 만드는 등 침착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미츠오카는 삼각에 잡힌 채로 코너포스트 쪽으로 이동, 이중경의 머리가 로프 아래로 들어가는 위치까지 몰아넣은 후 삼각조르기에서 탈출하며 톱 포지션을 잡는 노련함을 보였습니다. 이중경은 불리한 위치에서도 하프가드를 잡는 등 선방했으나, 미츠오카의 파운딩이 계속됐고 움직임 없이 방어만을 계속한 이중경을 확인한 미츠오카가 공격을 멈추고 레퍼리에게 어필하자 레퍼리가 경기를 멈추고 TKO를 선언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봤을 때는 마지막 승부 장면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으나 (중계진도 "본인이 기권한 것일까요?"라고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듯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신인에 가까운 이중경의 경험 부족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어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설을 맡은 아오키 신야나 키쿠노 카츠노리도 이중경의 강함을 인정했고, CMA코리아/카이저 천창욱 대표나 판크라스코리아 이동기 대표에 따르면 경기장의 현지 관계자들의 평도 좋아서 조만간 일본에서 싸울 기회를 다시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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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MMA 대회 LFC(레전드 파이팅 챔피언십)4에서 남의철이 대회 간판스타인 아드리안 팡에게 1-2 판정패했습니다.

이 대결은 원래 라이트급 타이틀매치로 치러질 예정이었죠. 그러나 주최 측이 계체량을 예정보다 5시간 앞당겨 실시했고, 미처 체중을 맞추지 못한 남의철은 3시간 후의 재계체에서도 한계체중을 200g 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둘의 경기는 타이틀매치가 아닌 수퍼파이트로 변경됐고, 남의철은 파이트머니의 20%를 주최 측에게 몰수당했죠. 남의철 입장에서는 급작스레 계체 시간을 바꾼 주최 측의 행태가 불만일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경기 내용에 따른 판정 결과에도 남의철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인데요. 비록 1라운드에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긴 했으나 2, 3라운드에는 팽팽한 타격전 와중에 테이크다운을 몇 차례 성공시키며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둘의 악연은 이미 지난 LFC1 대회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아드리안 팡은 한 눈에 보기에도 망가진 얼굴로 경기를 마쳤으나 심판단은 무승부 판정을 내린 바 있거든요. 이런 전력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중화권 출신으로 단체를 대표할 재목인 아드리안 팡에게 심판의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의심도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격투기 뿐 아니라 어느 스포츠에서든 적지에서 싸워야 하는 '어웨이' 경기에서는 유무형의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만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무조건 한판을 뺏어야 한다는 이상론까지 펼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전 대회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면 그런 부분까지 감안한 준비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1라운드에 출혈이라는 불리한 판정 요소를 받은 상태였다면, 경기 후반에선 뺏긴 1라운드를 되찾을 수 있을 만한 보다 확실한 공격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남의철 선수는 그것을 위해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고, 그런 싸움 끝에 뺏은 몇 번의 테이크다운은 선수나 코너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가치있는 공격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규정이 세분화된 대회를 제외하면 테이크다운이나 포지셔닝이 판정에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테이크다운에서 유리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승리를 뺏겼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냉정하게 말해서 그저 자기 위안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의철 선수의 계체 실패입니다. 제가 심판장을 맡았던 지난 로드FC 1회 대회 때에도 남의철 선수는 계체 통과를 무척이나 힘들어했습니다. 남의철 선수는 계체를 불과 3~4시간 앞두고서부터 급격히 체내의 수분을 빼내는 방식으로 약 6kg 정도의 감량을 시도했는데요. (물론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은 상당히 길고, 계획적인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런 감량 방식은 몸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위해 수분을 필요로 하는 콩팥에 수분 공급이 부족한 시간을 최단화함으로써 콩팥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인 건강 관리 차원에서도 좋을 뿐 아니라, 당장 감량 중인 선수로서는 갈증이나 수분 부족을 겪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빠른 수분 배출 만큼 다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줄 때 몸이 흡수하는 정도, 즉 흔히 '리바운드'라고 하는 (정확히는 '리게이닝'이 맞는 표현이라고 함) 체중 회복 속도나 양도 빠르고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잘만 하면 감량으로 인한 체력 및 근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특히 같은 체급이라도 서양 선수들에 비해 힘에서 많이 밀리는 동양권 선수들이라면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방법이죠. 로드FC 당시에도 남의철 선수 뿐 아니라 다른 몇몇 선수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감량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예상대로만 감량이 가능하다면 정말 이상적인 방식이겠지만, 사람의 몸이 기계가 아니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그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예상 수치에서 어긋나게 되면 부족한 시간과 남은 체중은 피하려고 했던 스트레스의 몇 배로 다가오게 되고, 그만큼 더 무리한 수분 배출을 해야 하므로 결국 신체적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변화 범위에서 어긋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충분히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계획적인 스케줄과 관리가 병행된다면 오차 범위를 상당히 줄일 수 있겠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은 경험치도 적을 뿐 아니라 경기 스케줄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내 선수들에게 이런 방식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특히 남의철 선수는 경기 전에 상당히 예민해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다행히 그것을 링 위에서 폭발력으로 삼는 남다른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더더욱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남의철 선수가 차라리 조금 더 여유있게 미리 감량을 해두고 계체를 빨리 통과한 후 회복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런 불안 요소 때문에 결국 이 방식은 주어진 시간을 빠듯하게 사용해야 하는, 즉 재계체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남의철 선수는 로드FC 때도 첫 계체에서는 통과를 못했고 재계체를 통해 체중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LFC처럼 느닷없이 예정이 바뀐다거나 하면 체중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건 주최 측의 잘못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 선수 본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일본 격투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해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농담처럼 오가곤 합니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도 해외이므로, 일본에서 당하는 이상한 일도 많죠. ^^;) 그만큼 어웨이 경기, 특히나 문화/관습/사고방식 등이 다른 해외 지역의 경기에서 '우리에게는 상식인 일이 거기서는 통하지 않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번에는 전화위복이랄까, 계체 실패로 타이틀매치가 아닌 수퍼파이트를 치르게 된 것이 오히려 패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 언제 또 타이틀매치 기회가 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만사 불여 튼튼'이라, 부디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이 언제나 확실한 준비 과정을 통해 제대로 실력을 보여 승리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진 출처 : LFC 홈페이지 www.legendf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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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무술이나 격투기는 남성의 영역이었습니다. 물론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자 무사의 존재도 심심찮게 존재했습니다만, 그 아래에는 남성의 것을 하는 여성이라는 의미에서 특이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히 깔려있죠. 이런 인식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근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며 여성 무도가나 격투가의 존재도 그다지 낯설지 않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는 각 무도 종목이 특정계층만을 상대로 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체육'으로서 변화해온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이고, 두 번째로는 실질적으로 좀 더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성을 새로운 소비자로 맞아들이기 위한 무술격투계의 노력은 크게 두 가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른 바 '다이어트'라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피트니스적인 효과이고, 또 하나는 보다 고전적이라 할 수 있는 '여성호신술'로의 활용성입니다. 여성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또 그로 인해 자신을 아름답게 가꿀 수도 있다는 것이죠. 더구나 이런 여성호신술은 힘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으며, 손쉽게 상대를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막상 일반 여성들에게 호신술을 배우길 추천하면 십중팔구는 "그거 배워도 (나는) 못 쓸 것 같다."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또, 현장에서 여성호신술을 배우고 가르치는 지도자에게 물어봐도 "실제로는 쓰기도 힘들고 위험하다. 그냥 도망가는 게 최선이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인지 세간에는 보다 쉽고 효과적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호신술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우선은 일반적으로 자주 보여지는 호신술 시범에서 일차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여성호신술 시범은 대개 남성 한둘이 여성 시연자에게 접근하고, 이 때 여성은 몇 번 약한 척(?)을 하다가 호신술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합니다. 이 때 사용되는 기술은 대부분 유도나 합기도식의 메치기와 꺾기, 태권도식의 고난도 발차기가 주를 이루고, 때로 하이라이트는 프로레슬링식의 아크로바틱한 공중살법까지 선보이기도 하죠. 물론 이 기술들은 좋은 호신술입니다. (프로레슬링 공중살법은 일단 논외로 하고 ^^;;) 하지만 '여성'호신술로 어떤가 하면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여성은 학교 체육과 취미 활동 이상의 운동 경험, 즉 몸을 움직이고 힘을 쓰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위에서 언급한 화려한 기술 시연은 여성들로 하여금 '정말 여자들도 적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저런 걸 어떻게 해?'라고 오히려 포기하게 하거나 '저런 게 가능해?'하고 부정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더구나 이런 시범은 대부분 약속대련의 형태로 행해지기 때문에 기술을 받아주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여성 시연자가 남자 2명을 한꺼번에 던져버리는 2인처리술이나 발차기 모션 한 번에 과장된 낙법으로 몸을 날리며 쓰러지는 남성을 보면, 대개 '저게 실제로 가능할 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죠. 더구나 실제로도 그런 기술이 가능한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많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시범이 이런 '연출'을 가미하는 데에는 그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따로 하도록 하죠.) 그러나 일단 여성호신술의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실제로 호신술을 원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기술, 즉 "아,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시범 기술들은 그런 대입이 어려운 까닭에 오히려 호신술의 실전성에 대한 의심을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오해는 호신술의 상황 설정이나 기술 형태, 훈련 방법 등의 비현실성에서 비롯됩니다. 쉬운 예로 국내에 알려진 상당수의 호신술은 첫 단계로 남성이 여성의 손목을 잡는 것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남성은 손목을 잡은 채 멀뚱히 서있거나, 단순히 손에 힘만 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아주 익숙한, 전통적인 합기도 방식의 손목수 연습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여성을 추행하거나 강제로 끌고 가려는 남성이라면 손목이 아닌 손 자체를 잡는 경우도 많고 (여러 손가락을 통째로 혹은 깍지낀 채로 잡히면 합기도식의 술기를 사용하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가만히 잡고 있기보다는 이리저리 끌고 가려고 하거나 다른 손으로 여러가지 행위를 시도할 것입니다. 호신술을 실제 상황에서 쓰기 힘들었다고 하는 경험담을 들어봐도 이와 같은 '예상 외' 혹은 '경험 외'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찌 해야할 바를 몰랐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지나치게 많은 경우의 수에 일일이 다른 기술로 대응하도록 하거나, 또 한 가지 상황에 지나치게 많은 경우의 수를 가르치는 방법 또한 막상 상황이 닥쳤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남성이 돌려차기를 할 때 방족술을 사용하는 등 실제로 여성의 입장에서는 경험할 확률이 낮은 상황과 기술을 의례껏 가르치는 사례도 많고요.

그런가 하면 일상적으로 여성이 남성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 경우, 이를테면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 내에서 은근슬쩍 벌어지는 성추행이나 직장 상사에 의한 성희롱 등은 여성 입장에서 매우 분통 터지고 답답한 일이지만 거기서 사람의 팔을 비틀어 꺾거나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때려눕혀서 해결할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이럴 땐 보다 이성적이고 사회적인 대응 방법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대개의 무술/격투기를 바탕으로 한 여성호신술 프로그램에서는 기존의 '격투적 관점'과 자기 유파의 기술 체계에서만 상황에 접근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자칫 과잉방위나 오상방위 등으로 법적책임을 거꾸로 지게 될 수도 있는 방법을 '정당방위'라는 명분 아래 무책임하게 가르치는 결과를 낳는 경우도 많고요.

'올댓호신술' 어플 실기 촬영 중. 100회 분량의 성폭력 상황에 대한 대응법을
격투기 경험이 전무한 여성 모델에게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전수하면서
하루 만에 촬영을 마쳤을 정도로 ASAP 여성호신술 시스템은 효과적이다.

이런 오류들이 반복되면서 여성호신술은 언젠가부터 단순한 '도장 홍보용 문구'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된 것이죠. 따라서 제대로 된 여성호신술의 보급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으로 여성의 입장을 고려한 상황 설정과 실제로 실행 가능한 기술 및 훈련 체계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武Zine과 공도KOREA는 이와 같은 여성호신술에 대한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ASAP(Anti Sexual Assault Program)이라는 새로운 성폭력 예방/퇴치 및 여성호신술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지난 여름 제작해 9월에 공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어플인 '올댓호신술'은 지금까지 6천5백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다운로드 링크 http://j.mp/dvXi5x  ) 또 기업 사보 연재, 지역 사회체육센터 및 각종 대학과 단체 대상의 여성호신술 특강도 활발히 추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앞으로 본 연재를 통해서도 ASAP만의 현실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여성호신술을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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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포스가 헤비급 8인 토너먼트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월 미국 뉴저지주 러더웨이 아이조드센터에서 개최되는 이벤트에서 에메리안엔코 표도르와 안토니우 시우바,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의 대결로 스타트를 끊는 토너먼트는 4월 중에 조시 바넷 vs 브렛 로저스, 알리스타 오베림 vs 파브리시우 베르둥의 대결로 8강전을 추진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후 7월 경에 준결승 2경기를 갖고, 빠르면 10월에 결승전을 치른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그랑프리 토너먼트의 주요 골자.



얼핏 과거 프라이드 무제한급GP 같은 느낌을 주는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그랑프리 대진에 과거 일본 MMA를 좋아하던 팬들 뿐 아니라, 북미 현지 언론들도 '드림 라인업'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나, 이 토너먼트가 무사히 진행되기에는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우선 조시 바넷의 경기 라이센스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포스 측이 아직까지 3~4월 토너먼트의 대진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조시 바넷은 지난 2009년 7월 캘리포니아주체육위원회(CSAC) 도핑테스트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받고 1년간의 미국 전역에서 경기를 뛸 수 없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시 바넷의 자격 정지는 2010년 7월을 기해 시효가 만료됐지만, 다시 경기를 갖기 위해서는 경기를 갖게 되는 주체육위원회로부터 다시 경기 라이센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문제는 자격 정지 기간 중 CSAC의 권고를 무시하고 조시 바넷이 일본과 호주에서 경기를 가졌다는데 있다. 물론 미국을 벗어난 해외 경기에 CSAC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는 그야말로 '권고'에 지나지 않고, 조시 바넷이 원정 경기를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선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바넷의 선택이 CSAC를 비롯한 체육위원회 인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바넷은 자격 정지 처분 이후에도 약물 사용 혐의를 부정하며 CSAC의 청문회 직접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모든 대응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서만 하고 있다.

이런 바넷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CSAC를 비롯한 미주 체육위원회 인사들 또한 조시 바넷에게 다시 라이센스를 발급해주는데 있어서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는 이미 UFC 시절에도 한 차례의 약물 의혹을 받았던 조시 바넷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해줄 가능성이 낮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포스 스캇 코커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이외에 바넷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해줄 3~4개 주 체육위원회를 확보해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스캇 코커는 바넷이 이미 그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 했으며, 현재 CSAC에 깨끗한 혈액 샘플도 제출한 상태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라이센스 발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스트라이크포스가 올해 첫 진출하게 된 뉴저지주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셔독닷컴 등에  따르면 막상 캘리포니아든 뉴저지든 주체육위원회 인사들은 조시 바넷으로부터 아직까지 라이센스 신청이 없었고, 발급 여부는 신청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조시 바넷이 라이센스 신청을 하더라도 지금까지처럼 주체육위원회 지시나 업무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경기 허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바넷이 출전하지 못할 경우 스크라이크포스는 부족한 선수층에서 어렵게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스트라이크포스 측은 현재 셰인 델 로사리오와 레바 존슨의 리저브매치가 준비되어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조시 바넷의 네임 밸류를 대신하기엔 좀 부족하다. 바넷의 네임밸류를 대신하며 헤비급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로는 게가드 모사시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게가드는 2월 이벤트에서 마이크 카일과의 대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라서, 부상이나 데미지가 있을 경우 4월 중에 다시 경기를 가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셰인 델 로사리오와 레바 존슨의 리저브매치 또한 2월 이벤트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약물 사용에 대한 불안감은 바넷 뿐 아니라 오베림에게도 있다. 물론 오베림은 아직까지 스테로이드 검사에 적발된 경우는 없지만, 그동안 계속해서 약물 검사를 실시하는 미국 내 대회 출전을 기피해온 점 (작년에는 텍사스주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텍사스는 약물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등으로 인해 많은 의혹을 사고 있 때문이다.

현재 오베림은 헤비급 토너먼트 출전에 긍정적이며 베르둥과의 대결 또한 스스로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어, 그의 출전 자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강전 이후 헤비급 챔피언이기도 한 그의 약물 사용이 적발되기라도 한다면 토너먼트는 물론이고 스트라이크포스의 헤비급 자체가 큰 곤란을 겪게될 것이다.


이 밖에도 표도르의 잦은 '복서골절' 또한 걱정거리다. 지금까지 표도르는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매번 손에 부상을 입고 다음 경기까지 6개월 이상의 긴 휴식 기간을 가져야 했다. 현재 3~4개월 주기로 치러질 예정인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토너먼트의 일정은 그가 부상 없이 경기 후 피로와 데미지만을 회복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얘기인 셈인데, 만약 그가 1차전에서 또 손 부상을 입는다면 7월 예정인 준결승은 물론이고 연내에 끝내고자 하는 토너먼트의 일정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이번 헤비급 그랑프리는 북미 2위단체이라고는 해도 힘겨운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라이크포스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표도르, 바넷, 오베림. 이들 3명은 이번 토너먼트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들이다. 이들 중 하나라도 토너먼트에서 빠지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 이번 그랑프리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토너먼트가 제대로 끝까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포스가 받을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2월 이벤트에서 표도르가 안토니우 시우바에게 패하거나 이기더라도 손 부상으로 2차전 시기가 불명확하게 되고, 바넷과 오베림이 약물 문제로 경기를 가지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일어날 가능성마저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그랑프리를 불안한 시선을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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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과 현대 사이에 침체기를 겪었던 택견이라는 한국의 전통은 중요 무형문화재 76호로 등록되면서, 또 협회들이 각자의 노선과 사상대로 서로 경쟁구도를 그리면서 서울지역에 국한되었던 전통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전역에 널리 알려진 삶 속으로 녹아든 전통이 되었다.

전통이란 오랜 세월 면면히 흘러 내려온 것이고 오랜 세월 잊혀 지지 않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이어진 것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이유는 현실적인 필요성이나 많은 관심과 사랑 때문인데 그런 전통들은 인습과는 달라 사람 사는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전통이라는 이름과 더불어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택견이라는 전통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현대 한국사회를 철학이 부재한 사회, 천민자본주의라고 많은 식자층이 개탄한다. 철학이 부재한 사회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워왔다. 철학이 없어 인간의 가치를 매몰시키며 자란 것이 산업혁명 시기이며 그 산업혁명의 시기가 바로 제국주의 열강의 시대를 낳았으며 그 제국주의 시대의 직접적인 피해를 우리 조상들은 입었다. 그리고 제국주의 열강의 시대는 결국 전 세계를 미치게 만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키고야 말았다.

오늘날 한국도 철학의 부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들은 함께 뛰노는 것보다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 더 열을 올리거나 남 앞에서는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을 악성 댓글로 배설하기도 한다. 밖에서 노는 쪽이라 해도 건전한 취미 쪽으로 발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택견이라는 우리의 전통은 많은 것을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한다.

먼저 택견이라는 기예는 격투기에서도 독특한 분류로 속한다. 타격과 유술을 공존하면서 승부는 한 판제를 도입함으로 경기는 상대의 얼굴을 정확하게 발로 한대만 차거나 넘어뜨리면 이기게 된다. 간혹 택견 경기를 보면 덩치가 큰 선수가 발길질을 하거나 잡으려다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선수가 거는 딴죽이나 낚시걸이에 어이없게 쓰러져 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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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격투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런 택견의 방식이 격투기 치고는 너무 밋밋하다고 한다. 그러나 격식을 갖추어 싸워 겨루는 기술이라는 의미를 가진 격투기(格鬪技)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기존의 격투기들이 과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오히려 그런 기존의 격투기와는 전혀 다른 택견의 승부방식이 각박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넉넉함을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한 경쟁사회 시대, 모 웹툰은 고등학교를 정글에 비교할 만큼 사회적 인식이 심각해져 있다. 남을 밟고 내가 올라가야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고,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는 그런 사회. 그러나 언제나 백척간두에서 불안한 균형을 잡는 사람들의 마음은 과연 편할까?

그러나 택견은 내가 힘이 남아있어도 상대의 절묘한 한수에 승복하며 물러날 줄 알며 그것은 참으로 신사적이다. 내가 어이없게 당한 것에 씩씩대며 들이닥쳐 힘으로 짓밟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긴 상대의 수법에 수긍하며 박수를 치며 물러나 줄 수 있는 것은 극한으로 치닫기 쉬운 현대에서 자신을 다스리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택견이 가진 넉넉함의 철학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철학이 아닐까?

택견이 이런 넉넉함의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면 그럼 택견의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까? 나는 그 모습을 결련택견이라고 보고 있다. 그냥 협회구분의 용도로 자주 쓰이는 어휘지만 결련택견의 본래 뜻은 다음과 같다.

[결련(結連)택견의 사전적 해석]

결련태껸: 갑동(甲洞)과 을동(乙洞)이 각각 편을 먹고 승부를 결하는 태껸

(문세영, 조선어 사전, 1938)

결련태 : 여러 사람이 편을 짜 가지고 하는 택견(동아국어사전, 1971)

보다시피 결련택견은 단체전 택견이라는 의미이다. 신한승 선생님은 결연택견이라고 해서 결연하게 하는 택견, 즉 싸움수까지 포함한 택견이라고 하셨지만 사전만 보아도 그것은 오류이며 송덕기옹도 결련택견에 대해 사전과 동일하게 설명하셨다. 이보형 위원과의 인터뷰에서 송덕기옹이 결연택견이 막찬다는 의미, 호신술로서의 의미라고 설명하셨지만 그것은 인터뷰가 잘못 흘러간 것이라는 판단이 맞을 것이다. 이보형 위원이 자신이 얻어낼 답을 위해 인터뷰를 이끌어 나간 것은 택견을 한 계층이 어떻게 됩니까? 하고 묻는 것에 대해서 송덕기옹이 깡패라고 하자 당황해서 무술인이군요- 하고 얼버무린 것만 봐도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택견의 기예를 서로 편을 짜서 겨뤄보는 판인 결련택견은 개인의 기예로서의 택견을 떠나 동료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넉넉함과는 또 다른 철학을 찾아볼 수 있다.

무예24기 협회의 최형국 사범은 자신의 글에서

'삶이라는 글자를 컴퓨터 자판으로 타자를 치다보면 종종 -사람- 이라고 오타가 나곤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울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기에 컴퓨터 자판조차 그런 것을 보여주는 신비함이 아닌가 합니다.'

라고 서술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그리고 어느 학자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데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개인사회에 너무나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로 인한 부작용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현대 사회가 양극화로 인해 서로에게 스스로 계층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련택견은 개인과 개인의 겨룸으로 최상으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동료들 상호간의 조화를 이루어 윗대, 아랫대, 동네간의 팀을 이룸으로써 그들 각자 구성원이 팀에서 최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다.

전술했다시피 택견은 규칙으로 인해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이기는 경우도 있고 발질이 뛰어난 선수에 대해서 힘이 좋은 선수를 내보내기도, 힘이 좋은 선수를 빠른 발질이나 기묘한 발질로 제압하기 위해서 그런 선수를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한 개인만의 잘난 것이 아니라 택견패의 각 구성원마다 특기가 다르고 그렇기에 구성원은 그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어느 선수는 귀하고 어느 선수는 별 볼일 없는 그런 구분이 아니라 모두가 패를 이루는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직업의 귀천을 나누고, 그것을 위해 스펙을 쌓기 위해 미친 듯이 사교육의 열풍에 휘말리는 모습과 결련택견 패의 모습은 매우 대조적이다.

사상은 알게 모르게 사람의 뇌리에 각인된다. 미국의 어느 실험처럼 영화 시작 전 광고의 짧은 프레임 안에 코카콜라 선전을 끼워 넣자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인식한 관객들이 다른 콜라가 아닌 코카콜라만을 구매했다는 것처럼 사람의 뇌리에 각인된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그렇다면 택견을 수련함으로써 넉넉함을 키우고, 또 그런 기예로서의 택견을 익혀 흥겨운 결련택견 패로서 경기에 나가며 패의 구성원 모두를 나와 같이 소중하게 하는 그런 마음을 키워나간다면 어느새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택견꾼들은 그런 넉넉함과 구성원의 소중함을 체화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기예로서의 택견, 그리고 단체전으로서의 결련택견이라는 우리의 전통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많은 풍요로움을 준다. 앞으로도 이 소중한 전통이 끊어지는 일 없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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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Q&A 시즌2 끝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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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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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이 UFC 무대에서 1패를 추가했습니다. 홈 경기를 펼친 영국의 마이클 비스핑을 상대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획득할 정도로 선전하긴 했으나 판정패, 그것도 3명의 배심이 모두 30-27을 선언한 사실 상 완패였습니다. (물론 라운드 별 판정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추성훈이 이기는 판정이 나오지는 않았겠죠.)

그 패인에 대해서는지속적으로 지적되어왔던 체력이나 파워 문제, 따라서 역시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비스핑의 치고 빠지는 경기 스타일과 상성이 맞지 않았다든가, 레퍼리의 경기 진행 문제, 그리고 눈에 이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스핑의 라이트 펀치를 지속적으로 허용했던 추성훈 (사진 출처_ kakutogi ESPN)

제가 보는 추성훈의 직접적인 패인은 우선 경기 중의 자세에 있었습니다. 제가 해부학 공부를 한 것은 아닌 지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이 보시기엔 오류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무술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추성훈의 자세는 체축이 비틀려 무릎은 굳어있고 뒤꿈치가 바닥에 붙어 있는, 전체적으로 중심이 뒤로 빠져있는 자세였습니다.

특히 이것은 1라운드 초반 펀치 공격이 실패한 후라든가, 로블로를 어필했다가 레퍼리가 그냥 진행시키는 바람에 비스핑의 공격을 한 차례 당한 다음, 그리고 3라운드 중반 이후 역전의 기미가 점점 보이지 않게 됐을 때 유난히 두드러졌습니다.

이런 자세에서는 뒷손이나 뒷발 공격이 나오기 힘들고, 발 움직임이 무거워서 거리를 좁히거나 연타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경기 중의 추성훈처럼 앞손과 앞발 위주로 싸우게 됩니다. 

이것은 일종의 '주박(呪縛)'입니다. 즉,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인 것이죠. 마음 먹고 했던 공격이 실패하거나 성과가 충분치 못했을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자신의 페이스가 깨졌을 경우, 또는 상대를 쓰러트릴 자신이 없을 때 본능적으로 중심을 뒤로 빼며 방어 태세에 들어간 결과입니다. 

사실 뒷손 뒷발을 분명히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머리로도 지금 쳐야 한다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게 잘 안 됩니다. 억지로 크로스를 뻗어도 거리가 모자라거나 맞춰도 큰 위력을 내지 못합니다. 그럼 점점 더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중심이 뒤로 무너진 자세가 굳어지고, 계속 제 자리에서 혹은 뒤로 물러나며 앞손과 앞발만 내게 됩니다.


더구나 추성훈은 앞손 가드를 자주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자세는 어깨의 피로를 줄여주고, 편안한 몸 상태에서 나오는 빠른 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필연적으로 머리와 상체를 뒤로 젖히는 스웨이를 자주 쓰게 만든다는 문제도 있죠. 

리치에서 유리하거나 발놀림이 아주 좋은 아웃복서가 아니라면 이렇게 앞손을 내린 스타일과 스웨이는 오히려 안면 방어에 최대의 걸림돌, 아니 그냥 얼굴을 대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입니다. 더구나 추성훈처럼 발이 무겁고 뒷발을 잘 움직이지 않는 상태일 경우 실제로 거리를 전혀 벌리지 못하고 상체가 고정되기 때문에 첫 펀치는 피하더라도 2, 3타 째는 반드시 맞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련생들을 지도할 때 이것을 '장승 자세'라고 부릅니다.)

자세가 저러면 다음 공격에 안면을 허용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수퍼액션 화면 캡처)

더 큰 패인은 이런 오류들이 계속해서 반복돼왔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가드 문제도 추성훈이 유독 이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안면을 많이 허용하긴 했지만, 사실 지난 경기들에서도 안면 허용 빈도는 만만치 않게 높았고 매번 경기 후 추성훈의 눈 아래는 부어 있었습니다.

받아치기 위주의 펀치 단타를 실마리로 풀어가는 경기 패턴도 여전합니다. 아니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과 가드 문제가 계속 되면 위에서 지적한 자세가 뒤로 무너지는 나쁜 습관도 점점 굳어질 것입니다. 


이런 현상들을 통해 저는 크리스 리벤 전부터 느꼈던, '추성훈은 스승 없이 혼자 운동하고 있구나'라는 심증을 이번 경기를 보면서 더욱 강하게 굳혔습니다. 물론 UFC 무대를 먼저 밟은 대선배 우노 카오루가 코너맨으로 들어와주고, 오카미 유신을 비롯해 일본 최고 레벨의 격투가들이 그의 도장을 찾아 함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훈련 환경은 그들과의 교류와 훈련 속에서 자기 스타일을 특화시키며 강해질 수 있게 해주는 반면, 단점도 점점 굳어지게 만들기 마련이죠.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추성훈의 장승 자세나 경기 스타일은 평소 훈련 시 다음과 같은 잘못된 타격 스파링 습관이 남은 선수들에게서 곧잘 볼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첫 째, 풀 스파링 대신 라이트 스파링이나 끊어주는 스파링만 해서 강하게 치지 않으려는 습관이 몸에 붙어버린 경우. 둘 째, 사범이나 최고 선배라서 스파링 시 항상 후배나 제자들을 어느 정도 받아주느라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싸우는 습관이 붙은 경우. 마지막으로 상대를 얕보거나 폼잡으면서 싸우는 경우죠. -_- 특히 자기보다 힘 좋고 덩치 큰 스파링 상대가 없으면 쉽게 이런 버릇이 붙습니다.

어느 경우든 오류를 바로바로 지적해주고 정신 상태를 바로 잡아주며, 새로운 훈련 과제를 내려줄 수 있는 현명하고 신뢰할 만한 스승이나 선배가 없을 때 흔히 생기는 케이스죠. 김태영의 지도를 받을 때나 팀쿠로후네의 핵심 멤버로서 훈련에 참가할 때의 추성훈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확연해보입니다. 지금 그의 주변에서 그나마 떠오르는 것은 우노 카오루입니다만, 과연 추성훈이 우노를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 그리고 우노는 또 추성훈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팀에서, 자신이 주도하여, 자신이 원하는 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추성훈의 경기에서 보이는 문제점에 대해서야 일본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지적하지 않을 리가 없고, 주변의 동료들도 비슷한 의견이나 기술적 개선책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체력 문제나 가드에 대해서는 일반 팬들도 곧잘 하는 얘기죠. 그러나 누구도 결국 그를 바꾸고 단점을 고쳐주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설령 나선다 하더라도 추성훈이 받아들이기 역시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은 추성훈이 진심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멘토' 만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경기에서 진 것이야 현재 실력의 결과이겠지만,지금 그를 올바르게 다잡고 이끌어 줄 스승이 없고 그래서 그의 미래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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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MMA단체 로드FC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8월 23일 서울 청담동 루빈스튜디오에서 정식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진 로드FC는 오는 10 23일 서울 역삼동 섬유센터에서 첫 이벤트 'The Beginning'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최초로 옥타곤 케이지와 팔꿈치 공격까지 허용하는 UFC 스타일을 표방하고, 방승환, 서두원 등 쟁쟁한 국내외 MMA 선수들은 물론 '알통28호'로 알려진 인기 개그맨 이승윤의 종합격투기 도전 소식까지 알리면서 다양한 화제 거리를 낳았다. 이승윤의 종합격투기 도전은 당일 오전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옷 좀 벗어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하는 이승윤 (사진 제공_ 로드FC)
 

몸짱 개그맨 승윤, "파이터로서의 나 지켜봐달라"

인기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
알통 28호' 등 자신의 근육질 몸매를 과시해 온 개그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이승윤은 본래 90kg에 육박하는 비만 몸매의 소유자였으나 꾸준한 육체 개조로 체중 70kg에 200kg 이상의 파워 리프팅을 할 수 있는 파워 몸짱으로 변신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오는 10 23일 로드FC의 첫 이벤트 'The Beginning'에서 -63kg급 경기를 통해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기로 한 것. 로드FC 측은 조만간 이승윤의 데뷔전 상대 등 첫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종합격투가 변신을 선언한  몸짱 개그맨이승윤은 파이터로서의 각오를 단단히 했다 그간 프로레슬링 등 링에 서는 것을 동경해왔다고 밝힌 이승윤평소 링에 대한 동경이 있던 차에 서두원, 방승환 등과 가끔 훈련하면서 종합격투기에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품게 되었고, 서두원의 제안을 고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라고 종합격투가로 변신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연예인인데 얼굴이 망가져도 괜찮은가?' 라는 다소 짓궂은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망가질 얼굴이 어디에 있나"라며 개그맨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여유롭게 받아넘긴 이승윤은 "적은 나이도 아니고 쉽게 한 결정이 아니니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며 결연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승윤을 종합격투기의 세계로 끌어들인 장본인이자 네오파이트 웰터급 챔피언 서두원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이승윤 형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팀 포스와 함께 형이 가장 부족한 타격을 중심으로 훈련을 도울 생각"이라며 전면 협력을 약속했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이승윤은 자신의 의지로 종합격투가가 되고 싶다며 스스로 찾아왔다. 승윤을 이용할 생각도 없고 승윤이를 포함해 서두원, 방승환 모두에게 기여도에 따라 이익을 나눠주는 없어지지 않는 단체를 세울 생각"이라며 단체 설립의 포부를 대신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로드FC 정문홍 대표 (사진제공_ 로드FC)


로드FC 탄탄한 인력, 중소규모 장기화 전략 등은 좋지만, UFC 스타일은 불안 요소

로드FC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한국MMA 이벤트와 궤를 달리 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 우선 규모를 크게 잡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충체육관(관중 수용인원 최대 6천5백명) 규모의 이벤트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대회들에 비해 로드FC는 1~2천명 규모의 섬유센터를 대회 장소로 선택했다. 현실적인 관중 규모를 인정하겠다는 것. 대신 연6회 정도의 중장기 개최로 연결시켜 꾸준한 관중 몰이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거기에 국내외 실력파 선수층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일단 팀포스의 간판 선수인 DEEP 라이트급 챔피언 방승환, 그리고 최근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로 뽑힌 네오파이트 웰터급 챔피언 서두원, 마르셀로 가르시아를 꺾은 김대원 등이 로드FC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ATT 등에서 선수를 수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운영진 또한 직접 격투기 팀을 운영하고 있는 정문홍 대표를 비롯해, KPW 시절부터 시작해 스피릿MC, KOMA, 판크라스, K-1 KHAN 등 다양한 무대에서의 현장 레퍼링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기태 심판위원장 등 격투기 전문 인력이 대거 포진해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승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화제성 섭외 능력 역시 계속 기대해볼 부분이다.

이처럼 '미니 스트롱'을 내세우는 로드FC의 노선은 한국MMA 대회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를 높여주는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옥타곤 케이지와 팔꿈치 공격을 포함하는 UFC 스타일의 표방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격투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UFC 스타일이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케이지의 안전성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 일본의 드림조차도 케이지 제작 후 일부 선수들의 불만을 사지 않았나. 이밖에도 시야 문제, 레퍼링, 팔꿈치 공격으로 인한 유혈 상황 및 기타 선수 부상 등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최근 종합격투기의 대세는 UFC다. 또한 김동현, 정찬성 등의 활약으로 인해 UFC/WEC 스타일에 대한 팬들의 이해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대회 스타일을 답습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충분히 모험해볼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선수 레벨에 따라 라운드 수, 팔꿈치 허용 여부 등에서 가변 폭을 둘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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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987년부터 96년까지 10년 간 인기리에 연재됐으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카와하라 마사토시의 만화 '수라의 문'이 오는 10월 6일자 '겟칸쇼넨마가진(월간소년매거진)' 11월호를 통해 13년 11개월, 거의 14년 만에 '수라의 문 제2문'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연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수라의 문'은 무츠엔메이류라는 가상의 고류유파의 후계자인 무츠 츠쿠모가 각종 현대 격투기에 도전하며 최강 전설을 입증해나간다는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을 죽이고 유파의 계승자가 되었다는 설정이나, 고류에는 현대 격투기가 극복하지 못한 실전성이 남아있다고 보는 일본 특유의 판타지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상대의 특기 기술에 같은 스타일의 기술로 정면 대응하는 주인공의 격투방식, 거기에 리얼리티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격투 장면의 시도 등은 이종격투 만화 스타일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봐도 좋을 작품입니다. 



수라의 문 2부 '수라의 문 제2문'의 이미지 컷 [ⓒ 코단샤/카와하라 마사토시]

특히 현실상의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연상시키는 설정은 '수라의 문'의 인기를 더하는 큰 요인이 됐고, 이후 등장한 '그래플러 바키'나 '고교철권전 터프' 등 아류작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컨대 주인공 무츠 츠쿠모가 속세(?)에 내려와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종목은 '신무관 가라테'인데요. 싸움공수니 사도공수라 불리면서까지 만들어온 실전공수도, 그러나 현재는 안면 가격 금지라는 룰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극진공수도를 연상시킵니다. 등장인물들 또한 최영의 총재나 이소베 사범, 프란시스코 피리오 등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며 전형적인 '사대천왕'과 같은 그룹도 등장합니다.

이처럼 '수라의 문'이 연재를 시작하던 당시 최강의 무술이라는 이미지는 의심할 여지 없는 극진공수도의 몫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프로레슬링이 역도산 이후 이노키의 활약을 통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최강을 주장하고 있었죠. 그리고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체되는 극진 스타일의 한계를 지적한 대도숙이나 정도회관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정도회관 이시이 관장이 글러브가라테를 주창하면서 글러브룰 최강론이 힘을 얻자 킥복싱, 무에타이, 슛복싱 등도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프로레슬링 쪽에서도 진짜 실전을 지향하는 젊은 프로레슬러들을 중심으로 UWF가 등장한 이후 링스, 판크라스, 슈토 등으로 이합집산을 이어갔습니다. 이 와중에 특히 링스와 정도회관은 다양한 교류전을 통해 본격적인 이종격투 시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수라의 문'은 이처럼 격변하던 당시 일본 격투계의 시대상과 인물들, 그리고 '최강'에 대한 시각 변화까지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년만화인 만큼 정치적인 이해관계 등은 제외하고 상당히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요. ^^


어쨌든 일본 국내에서의 이종격투전을 정복해버린 무츠 츠쿠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 복싱 헤비급에 도전해 3대 단체 통합 타이틀을 획득하는가 하면, 브라질 발리투도 경기까지 출전해 그레시이유술(극중에서는 '그라시엘로유술')과도 싸워 이깁니다. 그렇게 무츠 츠쿠모의 여정은 일단락을 짓게 되지요. 정확히는 진정한 세계 최강의 남자는 남미 어딘가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여운을 남기는데요. (여담입니다만, 당시 연재를 종결한 것이 아니라 연재를 잠시 쉬는 형태로 마무리됐었는데, 이는 츠쿠모와의 대결에서 레온 그라시엘로가 결국 목숨을 잃기 때문에 주인공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일본 독자들이 연재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후 작가 카와하라 마사토시는 '무츠엔메이류 외전 - 수라의 각' 시리즈를 부정기적으로 발표하며, 일본 역사 속에서의 유명 인물들과 무츠 가문의 대결을 실감나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작품인 '해황기'의 연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죠. (이 만화는 항해술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표현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는데, 실제로 작가 카와하라 본인이 해운학교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본편보다 더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국내에도 방영된 바 있는 '수라의 각' 시리즈

그런데 지난 7월 '해황기'의 연재를 마치면서 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라의 문' 연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과연 14년만에 돌아온 무츠는 또 어디서 누구와 싸움을 벌일까요? 일단은 UFC 무대가 될 확률이 가장 높겠죠. 무츠는 언제나 최고의 무대에서 최강의 상대에게 도전을 하니까요.

그리고 무츠와 관련된 캐릭터로 등장할 인물은 료토 마치다가 아닐까 합니다. 이미 작품('수라의 문' 4부나 '수라의 각' 사이고 시로 편)을 통해 마에다 미츠요와 무츠와의 인연이 그려진 바도 있는데, 현실에서 마치다 가문 또한 공교롭게도 30여년 전 수해로 망가졌던 마에다 미츠요의 묘와 유골을 수습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마치다는 실제로 또 하나의 일본 무술(공수도)를 매개로 MMA 최강의 자리에 근접한 존재이기도 한데요. 일본 격투 만화에서 이보다 이상적인 소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처럼 반가운 소식에 벌써부터 이런저런 상상으로 기대도 높아지고는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또 걱정도 됩니다. 과연 20세기가 아닌 21세기에 무츠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미 온갖 현실 배경 속에 완벽히 무츠를 녹아들게 만들었던 카와하라씨의 능력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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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영등포 정심관에서는 판크라스코리아(대표 이동기)가 카이저(대표 천창욱)와 함께 주관한 '하이브리드챌린지 11'이 개최됐다. 비기너룰 2경기, 게이트룰 5경기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나 테이크다운과 포지션 공방, 서브미션 시도 및 카운터 등이 숨가쁘게 오가는 그래플링 승부가 자주 연출되어  국내 아마추어 MMA 선수들의 그래플링 실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곽명식(일산 팀맥스)과 이중경(영등포 정심관)은 아킬레스홀드, 트라이앵글초크, 크로스암바, 앵클홀드 등 끊임없이 서브미션 공방이 빠르고 힘차게 오가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는데, 2라운드 곽명식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뺏긴 이중경이 긴 팔다리를 이용한 TK시저스 이스케이프에서 이어지는 니바로 곽명식에게 탭을 받아내며 승리했다. 

이날 이중경은 최고의 테크닉을 선보인 선수에게 수여되는 '베스트테크닉' 상을, 상대인 곽명식은 '베스트스피릿' 상을 수여받았다. 또한 최고의 경기를 선보인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스트바웃' 상은 비기너룰 경기에 출전해 2라운드 초반 경기 전개에 들어서자마자 빠른 포지션 이동에 이은 크로스암바로 한판승을 따낸 홍성진(일산 팀맥스) 선수에게 돌아갔다. 비기너룰 선수가 베스트바우터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날은 판크라스코리아 네오블러드토너먼트 1회 페더급 우승자이자 얼마 전 WEC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른 정찬성(KTT)을 비롯해 팀파시의 이재선, 유우성 등 유명 프로 선수들은 물론 한국 MMA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KPW 한태윤 (현 팀찰리 감독) 또한 팀후배 또는 제자들의 코너맨으로 대회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정찬성은 여러 선수 및 관계자들로부터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해 또 한 번 인기를 실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챌린지를 통해 발굴되어 얼마 전 SRC, ZST, 드림에 출전했던 송민종, 전어진 (이상 일산 팀맥스)과 정영삼(관악BJJ)도 대회장을 찾아 메이저 무대에 출전했던 경험담과 소감 등을 발표하며 후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들은 특히 모두가 '원정 경기는 확실히 관중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판정으로 가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판으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이는 하이브리드챌린지가 왜 '시간 종료 시 판정 없이 무조건 무승부'라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있는지를 선수들의 경험을 통해 실감케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었다. 




한편 판크라스코리아는 오는 9월 하이브리드챌린지 출신의 우수 선수들끼리 자웅을 겨루는 신인왕전 '코리아 네오블러드 토너먼트'를 개최하며, 각 체급별 우승 선수들은 12월로 예정된 프로 이벤트에서 일본 네오블러드 출신 선수들과 대항전을 갖게할 예정이라고 올해 하반기 성장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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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MAX 파이터 나가시마 유이치로는 코스프레 파이터라는 이미지로 익숙합니다. 입장 퍼포먼스로 늘 애니메이션의 여자 캐릭터를 코스프레해서 등장하기 때문인데요. 원래는 NJKF라는 일본의 중소킥복싱단체에서 활약하다가 K-1 MAX에 진출하면서 국내에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미소년이라고도 봐주기 힘든 얼굴이다보니 여장이 보기 싫다, 변태 아니냐 등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더 많이 얻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 K-1 MAX 개막전에서 대규모 코스프레 군단을 대동하고 입장했다가 KO패 당했을 때 '꼴 좋다'며 속시원해하셨던 분들도 꽤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

이런 부정적인 반응의 배경에는 그동안 실력보다는 특이한 이력이나 캐릭터의 소유자를 링에 자주 올려왔던 K-1 특유의 쇼적 관행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나가시마는 오히려 코스프레 퍼포먼스 때문에 자신의 출중한 실력이 오히려 묻히고 있는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나가시마는 특히 왼손훅의 사용이 아주 뛰어난 선수입니다. 입식타격 경기에 있어서 왼손(앞손)훅은 카운터, 사각 이동, 파워훅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뿐 아니라, 오른손 크로스나 어퍼와 연계하는 펀치 회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무기인데요, 나가시마는 이런 왼손훅의 모범답안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왼손훅 카운터로 KO를 얻는 경우도 많고, 오른손잡이니 만큼 오른손 크로스로 상대를 다운시키기도 하지만 그 또한 사실은 왼손훅을 이용한 셋업에서 온 결과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예가 지난 일본 토너먼트에서 나카지마 히로키와의 대결이죠.




잽과 오른손만 쓰는 나카지마가 주무기인 오른손 공격 후에 한 박자가 끊기는데 반해, 나가시마는 펀치 회전에 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라운드를 보면 양 선수의 스타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요. 3라운드에 KO승을 얻어내는 오른손 크로스는 왼손훅을 이용해 상대를 가둬놓은 후에 자연스럽게 비틀린 허리가 풀리며 힘이 더해져 결정타를 날리는 패턴인데, 입식 뿐 아니라 종합격투에서도 매우 유용한 컴비네이션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진리의 '2-3-2 컴비네이션'이라고 부르며, 수련생들을 지도할 때에도 초급 단계에서 중급 단계로 올라갈 때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비중을 높이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가시마는 지난 7월 5일 월요일 K-1 MAX 대회에서 종합격투가인 안드레 디다와 맞붙어 2-0 판정승을 거뒀는데요. 입식격투 경험도 많은 안드레 디다가 예상 이상으로 테크니컬한 경기를 펼침에 따라 나가시마가 상당히 고전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라운드까지도 특기인 펀치 회전을 살려 디다를 압박하는 끈질김을 보인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실력에서 빠질 것도 없는 나가시마가 코스프레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서도 말했지만 오히려 실력이 퍼포먼스에 묻히면서 평판이 낮아지기도 하는데 말이죠.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이 그것을 즐기기 때문일 터입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행동임에는 분명하니까요. 본인도 곧잘 '직업은 코스프레이어, 취미가 격투기'라고 얘기하곤 할 정도로 나가시마의 '덕심(^^;)'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굳이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무리 일본이라 해도 그런 행동이 일반인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니까) 격투기 무대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진짜 이유는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격투기 특히 입식경기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고, 군소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해왔던 나가시마는 실력 외에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아니오타(애니메이션 오타쿠)는 그 수도 물론 상당하거니와 무시할 수 없는 티켓파워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나가시마 외에도 과거 판크라스의 사토 히카루 또한 고양이 메이드 코스프레로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죠.

이런 나가시마의 존재는 특히 마사토가 빠진 K-MAX에 있어서도 일반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관심을 보이는 층은 마사토 시절과는 상당히 다르겠지요.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친구들이라면 그것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까? ㅎ) 특히 이번 K-1 MAX FINAL16에서는 기존의 여장 코스프레가 아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사도' 코스프레를 함으로써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물론, 국내 팬들에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나가시마의 행보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스프레 캐릭터로 인지도를 높였고,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실력의 성장 또한 검증해나가고 있으니까요. 과연 다음 FINAL8 대회에서 사토 요시히로, 알버트 크라우스 등의 강적들과의 싸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MAX의 새로운 일본인 주역으로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K-1 MAX -63kg급 토너먼트에서는 야마토 테츠야가 유력한 우승후보 쿠보 유타를 꺾고 우승했는데요. 야마토 역시 나가시마와 마찬가지로 NJKF 챔피언 출신이고 왼손훅에서 이어지는 펀치 회전이 좋은 선수입니다. 차이라면 아주 진지한 격투가 캐릭터라는 점일까요? ^^ -63kg급 전반적으로도 과거 MAX가 그랬던 것처럼 상위 체급에 비해 경량급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닉과 실력 위주의 경기를 메인으로 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그 중에서도 사이가 키자에몬처럼 악역 캐릭터를 잡아가는 선수도 있기는 하지만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일본 선수 위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인데요. 물론 한국의 천재희 등이 16강에 진출했다가 패퇴하기는 했습니다만, 동체급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태국이나 네덜란드 선수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적다보니 그냥 일본 토먼트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물론 자국 선수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외적'을 불러들이는 것이 일본 대회의 특성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과연 외적들을 당당히 불러들이기까지 -63kg급의 일본 선수들이 얼마나 빠른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타이밍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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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맥스 코리아 2010 개최 무산

K-1 월드 맥스 파이널 16 진출자를 뽑는 <K-1 맥스 코리아 2010>의 개최가 무산되었다.

K-1 맥스 코리아의 주최사인 FEG KOREA는 보도자료를 통해 4월 18일 토너먼트 진출자 트라이 아웃을 통해 지난 해 챔피언 임치빈과 함께 김세기, 최우영, 이성현으로 구성된 4강 토너먼트와 슈퍼 파이트 경기로 6월 초 치러질 예정이었던 <K-1 맥스 코리아 2010>를 격투기 시장의 침체로 인한 대회 흥행의 부담 등의 이유로 개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9월에 예정이었던 <K-1 월드 맥스 파이널16>의 일정이 갑작스럽게 7월로 앞당겨지면서 국내 토너먼트 개최 무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7월 일본에서 열리는 K-1 월드 맥스 파이널 16의 63KG급과 70KG급 모두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

 8월에 열리는 K-1 월드 맥스 파이널 16 2번째 대회의 경우에는 한국 추천 선수 자격으로의 대회 출전을 주최측과 협의 중이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임치빈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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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일본하고만 싸운 것 같은 WBC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결과는 좀 아쉽습니다만, 저로서는 어쨌든 WBC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속이 다 시원한 느낌입니다. WBC 기간 동안 격투기 쪽 이슈들은 도통 관심을 못 받았으니까요. 심지어 오늘은 최용수 선수가 K-1 코리아맥스에 결장한 진짜 이유가 부상이 아니라 계약 문제 때문임을 밝힌 일요신문 유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뉴스 순위에 오르기는 커녕 '언저리뉴스'에서 취급되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습니다. 아마도 오늘 WBC 결승전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메인에도 오를 법한 기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비단 WBC 뿐 아니라, 월드컵 경기라든지 최근에는 또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대회가 있다거나 하면 아무리 큰 격투기 대회가 있다 하더라도 관심은 온통 그 쪽으로 쏠리고 맙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센고쿠에서 멋진 승리를 얻어낸 정찬성이나 코리아 맥스에서 임치빈과 이수환이 만들어낸 극적인 격투 드라마들은 모두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한 채 어느새 WBC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죠.

이게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팬층의 규모 자체가 다른 종목들인 만큼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 종목과 동일선상에서 취급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격투기 팬이자 관련 업계에 발담그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런 인기종목들의 큰 대회가 있을 때면 '아, 또 당분간은 무술이나 격투기는 찬밥 신세가 되겠군' 싶어서 저도 모르게 약간은 짜증이 날 때도 있습니다. ^^;;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나마 "우리나라는 야구/축구가 망해야 다른 스포츠가 산다'고 투덜거리기도 하죠.

다음 스포츠뉴스 섹션은 아예 타이틀블록이 WBC로 장식되어 버렸죠.
최용수 선수의 K-1 불참 속사정 기사는 언저리뉴스로...
(페이지가 길어서 캡처 후 가운데 허리는 좀 들어냈습니다.)

사실 정말로 서운한 감정이 마구 치솟을 때는 다름 아닌 격투기 팬이나 관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무술이나 격투기를 뒷전으로 할 때입니다. 몇년 전에 인터넷TV 형식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맞짱스테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탤런트 P씨가 진행을 맡았고 저는 격투뉴스를 전하는 리포터로 고정출연을 했었는데요. 하루는 방송 시간에 축구 경기(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한일전이었던 듯 합니다.)가 겹치게 됐습니다. 뭐 당연히 다들 축구 경기의 경과에 관심이 쏠려있었죠. 그런데 진행자 P씨가 생방송 직전이었나, 오프닝 멘트에서였나 불쑥 이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우리 그냥 방송 접고 1시간 동안 다함께 축구 응원을 하죠! 모니터로 축구 좀 틀어줄 수 없어요?"

물론 뭐 그 말은 우스개소리로 받아들여졌고, 방송은 차질 없이 잘 진행됐습니다. 사실 P씨도 그다지 격투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팬이나 마니아 혹은 관계자라고 할 만한 사람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나름 격투기 계에서 신선한 시도였던 프로그램이었고, P씨 또한 프로그램에 투입될 당시 상당한 의욕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며 일단은 격투기 프로그램 진행자라는 입장에서 가지고 있었어야 할 책임감도 있었을 터인데 그렇게 쉽게 '격투기보다 축구가 중요하다, 격투기 방송 접고 축구 응원을 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저로서는 참 서운했더랬습니다. 

이런 경험은 비단 P씨의 사례 외에도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심지어 심판 교육 중에 축구 중계 보고 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었죠. -_-a 그런가 하면 나름 격투기 팬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격투기 경기에는 단돈 만원 짜리 티켓 하나도 사기 아까워서 공짜표를 구하거나 그마저도 경기장 가기도 귀찮아 TV나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고 마는 반면,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붉은 악마 티셔츠에 각종 악세사리까지 다 사서 거리 응원에 나가서는 택시 타고 들어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봤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접할 때면 그나마 격투기 좋아한다는 사람들, 혹은 격투기로 벌어먹고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조차 이러니 참 격투기의 인기라는 게 보잘 것 없구나 싶어서 쓴웃음을 짓곤 합니다.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만, 위에도 말했듯이 이게 뭐 잘못됐다거나, 축구 야구에 더 관심 갖고 애정을 쏟는 분들을 나무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각자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니까요. 그저 WBC가 끝났으니 이제 관심 좀 받아볼까 하는 생각에 쓰는 넋두리였습니다. ^^ (옛다, 관심~! 해주실 분들은 추천이라도 꾹 -_-ㅋㅋ)


덧붙임 : 사실 '맞짱스테이션'의 진행자 분 이름은 실명으로 썼다가 아무래도 좋은 얘기 하는 건 아닌지라 이니셜로 바꿨습니다만... 저렇게 쓰고 보니 왠지 더 '나쁜놈'으로 만든 거 같기도 하네요. -_-;; 그저 개인적으로 '서운했던' 사례를 하나 들었을 뿐, 결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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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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