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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의 사용목적은 크게 6가지로 볼 수 있다.

1. 기술과 동작을 연습한다.

심상의 용도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스탠딩 타격, 테익다운 기술연습, 서브미션 기술연습 등 거의 모든 종합격투기 기술과 동작을 연습 할 수 있다.

2. 전략을 연습한다.

시합전략을 연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선수를 대상으로 타격과 테익다운의 연결전략, 테익다운 후 그라운드로 갔을 때의 전략 등을 다양하게 연습할 수 있다.

3.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자신감은 자신이 어떤 동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으면 높아진다. 과거에 성공적으로 수행을 한 장면을 떠올려서 그때의 좋았던 느낌을 반복해서 하면 동작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준다.

4. 집중력을 높인다.

심상을 이용해 시합에 대비하여 어디에 주의 집중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계획할 수 있다. 시합 집중계획을 반복해서 상상하면 실제 시합에 임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다.

5. 감정을 조절한다.

심상을 이용, 자신이 과도하게 긴장되었거나 불안했던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다음 심상을 통해 긴장과 불안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심호흡을 한다거나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을 준비해서 사용하는 연습을 하면 감정을 조절하고 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6. 부상 회복을 도와준다.

심상을 이용하면 통증에 적절히 대처하고 부상 부위의 회복을 촉진 시킬 수 있다.부상으로 신체연습이 불가능한 선수는 병상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것이 아니라 심상을 통해 다른 선수들이 하는 것과 똑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

[아디다스 광고 중 한 장면-평균대 연기를 하는 체조 선수가 자신을 채점하는 심판진 모습까지 그리며 심상훈련하고 있다. 심상은 이처럼 실제상황과 가장 흡사하게 실시해야만 그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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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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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칼럼 주제는 심상훈련이다.

심상훈련이란 우리들이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동일한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체육과학연구원에 의해 스포츠 심리학에 많은 부분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투기스포츠(복싱, 유도, 레슬링, 태권도등)의 국가대표들에게 제공된 심상훈련자료들이 현재 종합격투기 수련하거나 선수로 활동 중인 사람들에게도 제공된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명문 종합격투기 팀이나 UFC 산하의 선수들이 신체훈련과 동일하게 심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왜 우리만 아직도 주먹구구식 “깡따구” 키우기 훈련을 고집하는가?

심상훈련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신체훈련의 비해 그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심상훈련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심상훈련에 대한 개념과 훈련 매뉴얼을 확립하였고 현재에도 신체훈련과 동일하게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고 많은 훈련방법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심상훈련에 대해 알아보자.

심상훈련은 이미지 트레이닝, mental practice, mental rehearsal등으로 불린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신체적 연습에 대하여 외부로부터 관찰되는 것과 같은 운동은 수반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운동장면이나 운동을 상상하여 실시하는 연습방법이다.

[아디다스 광고 사진 중 한장면-평범한 길을 달리고 있지만 심상을 사용하면 올림픽 스타디움이 될 수도 있다.]

이미지트레이닝의 특징은

①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학습에 효과적이다.

②신체적 학습에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③운동에 대하여 경험이 있고 알고 잇는 것이 효과를 올리는 데 필요하다. 모르는 사람은 효과를 올리기 힘들다.

④지도자의 규제가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보다 자유로이 상상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 트레이닝이 효과적이다. 자신의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움을 필요로 한다.

⑤지능은 이미지 트레이닝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다. 누구나 이미지 트레이닝의 이용이 가능하다.

많은 선수들이 수행직전에 자신의 머릿속으로 평소 잘되었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수행을 한다. 이러한 심상이 운동기능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

심상의 유형에는 내적심상과 외적심상이 있다.

내적심상은 자신의 입장에서 어떤 것을 보거나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심상을 하는 동안에는 실제로 그 동작을 할 때 자신의 눈에 비친 모습만을 보게 된다. 시선이 이동하면 심상도 계속적으로 변하게 된다.

외적심상은 관찰자 입장에서 자신을 보는 것이다.

동작이 끝난 후에 녹화 테이프를 틀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외적심상을 이용하면 수행하는 동작을 외부 관찰자 시점에서 보게 되므로 운동감각을 느끼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된다. 내적심상을 할 때 실제 동작을 수행할 때의 느낌인 운동감각을 더 많이 얻는다는 이점이 있다.

운동종목에 특성에 따라 그에 맞는 심상을 달리 사용 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내적심상이 더 효과적이다. 종합격투기의 경우에도 내적 심상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심상에 있어서 심상의 선명도와 조절력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선명도>

심상을 할 때 마음속의 이미지는 실제 이미지와 같을수록 좋다. 심상의 선명도가 높으려면 모든 감각이 동원되어야 한다. 경기장시설물, 체육관 바닥의 종류, 관중과의 거리 등 주변 환경을 최대한 자세하게 떠올리는 것이 좋다. 시합에서 실제로 느끼게 되는 불안감, 좌절감, 흥분, 분노 등과 같은 감정도 모두 떠올린다. 선명도가 약한 사람은 심상을 이용하여 자신의 주변에 있는 장소나 물건부터 상상하고 점차 경기 장면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선명도는 훈련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다.

<조절력>

심상을 할 때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려야 하며 그 이미지는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지만 그것이 실수를 하거나 패배하는 장면이라면 도움이 안 된다.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조절력이다.

상대방의 펀치에 다운당하는 장면, 나의 태클시도가 상대방에 방어에 막혀 실패하는 장면, 그라운드 공방 중에 상대방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허용하고 암바로 패배하는 장면, 경기 중에 미끄러지는 장면 등이 반복적으로 상상되면 조절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미지를 조절할 수 있어야만 실수하는 장면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올바른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다.

심상은 시각, 청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 여러 감각을 동원하면 선명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 칼럼에서 다룬 내용들은 스포츠과학 중에서 스포츠심리학이라는 분야의 이론들이다. 종합격투기를 즐기는 매니아라면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훌륭한 선수를 키워내고 싶은 지도자. 최고의 선수가 되는 꿈을 가진 선수들이라면 시간을 내서 한번쯤 이 분야의 책 읽기를 추천한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한 추천도서>

1.스포츠 심리학의 이해/정청희
2.응용스포츠 심리학/정용락
3.스포츠 심리학/스포츠심리학회



칼럼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brazilianjj@hanmail.net
종합격투기 칼럼니스트 윤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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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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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식되기를


“수박은 손으로 하는 무술이며 택견은 발로 하는 무술이다.”


라고들 생각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수박과 택견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를 기록과 상황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수박이 변천해서 택견이 되었다고 봅니다. 택견이 수박과 연결된다고 보는 이유는 문헌 때문입니다. 수많은 무술가들의 일화가 있지만 최영의 총재의 무력이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기록이 주는 신뢰성 때문이지요. 이처럼 기록은 매우 중요한데 재물보에 [과거의 수박이 오늘날의 택견] 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니 그렇게 믿을 수 밖에요.


또한 수박은 기록에는 굉장히 많이 등장하지만 수박희, 수박 경기 등의 구체적인 규칙은 전하지 않습니다. 수박은 딱히 경기에 대한 규칙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 체술을 단련하던 사람들의 종합격투식 힘겨루기였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게 되면 서로 심한 상처를 입기 때문에 규칙 없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맨주먹으로 안면타격을 가할 수 있었던 UFC에서 주먹 골절을 염려해 선수들이 2회 대회부터 알아서 글러브를 끼고 나온 것처럼 수박경기의 경기자들도 그 정도는 알아서 조절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그냥 거의 적당한 수준에서 겨루는 자유 겨루기 형식이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얼굴을 주먹으로 정통으로 맞아 상하는 놈이 바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을 수도 있고요.


실제로 극진 공수도의 창시자인 최영의 총재가 직접 지도하던 대산도장(大山道場)에서는 쿠미테(겨루기, 대련)는 안면타격이 금지였지만 1,2대 제자들은 도장에서 안면타격을 연습했으며 맞는 사람이 바보다 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대산도장의 수련을 경험한 로야마 하츠오 관장의 극진관 수련생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코뼈나 안면이 상할 정도로 타격을 가하지는 않았겠죠. 수박도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수박을 통해서 군사를 뽑기도 했다고 하며 인적 자원을 그렇게 망가뜨리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수박은 손수자(手)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 수박은 손기술 위주의 무술이며 택견은 발기술 위주의 무술인 전통무예의 양대 축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택견에는 손기술도 굉장히 많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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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살을 쥐어뜯는 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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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의 혈 누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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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급소에 주먹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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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관절을 꺾는 낚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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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어깨로 치는 몸통박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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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수로 배를 공격하는 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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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얼굴을 공격하는 싸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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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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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을 공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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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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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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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가슴팍을 치는 벽치기.

출처는 인터넷 검색 및 [한풀 홈페이지]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수박이 변천해서 택견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한데요. 한번 기록을 통해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다음은 [중세 조선의 권법] 이라는 글의 발췌입니다. 원작자는 [조희승] 씨이며 제가 본 것은 직접 글을 본 것이 아니라 [택견연구 개정판](이용복 저)에서 자료로 첨부된 것을 읽고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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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의 수박 기록


고려군대의 매 부대마다는 수박을 특별히 잘하는 패가 따로 있었는데 두경승이 공학군에 배속된 다음 수박을 하는 자의 초청으로 수박대오에 들어갔다는 기록(고려사 권 100 열전 두경승편)


고려시기의 수박경기는 대체로 1대1의 원칙에서 승자전으로 진행하였는데 몇 명을 거꾸러뜨렸는가에 따라 이긴 자에게 상으로 여러 가지 물품을 차등 있게 주거나 무관 벼슬을 주기도 하였다.(고려사 권 12 세가, 예종원년 7월 개축; 고려사절요 권 14 의종 5년 9월)


의종 말년의 보현원에서의 수박경기, 무신정권시기 도방 3번 6번들의 수박경기, 송나라 사람들과의 수박경기의 기록.


이자겸의 정변이 일어났을 때 낭장 이적선이 왕을 부축하여 가는 지석숭을 왕에게서 떼내려고 그의 가슴을 발길로 찼다는 것과 고려시기 반역자 홍다구의 애비 홍복원이 장사들의 발길질에 의해 즉사한 사실


한희유와 위득유의 싸움에서 무관 위득유가 무술에 능한 한희유의 가슴을 두번이나 들이받았는데 희유는 주먹질로 가까스로 득유의 공격을 물리쳤다(고려사 권 104 열전 김방경)


** 이 기록의 경우 [수박] 이라고 기록되어있는 것을 조희승씨가 현대적으로 [무술] 이라고 적었는지 아니면 기록 자체에 [무술] 이라고 되어있는지 불분명합니다. 원문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선시대의 수박 기록.


방패군의 시험은 수박경기에서 승자전으로 3명 이긴 자를 합격으로 쳤으며(태종실록 권 19 10년 1월 무자) 방패군보다 한층 높은 갑사시험은 먼저 무사들에게 말 타고 활쏘기, 달리면서 활쏘기에 합격한 자를 갑사로 보충하고 여기에서 낙제한 사람이라 해도 수박경기에서 3명 이상을 이긴 자는 합격으로 쳤다(태종실록 권 21 11년 기해)


사적 윤인부가 수박을 잘 씀으로써 호군벼슬(정 4품)을 받음


1419년에는 특별히 고른 50여명의 수박명수들을 모아놓고 경희루 밑에서 경기를 벌이게 해 한유는 4명을 이기고 갑사 최중기는 6명을 이겨 각기 상을 받았고 심지어 8명의 장사를 쳐 이기는 명수도 나타났다(세종실록 권 4 원년 6월 계사, 7월 갑진)


전라도 담양에서 시골 아전들과 관청 종들이 무리로 모아 큰 수박경기를 벌였다는 기록(세조실록 권 9 3년 9월 정축)


종들의 뛰어난 수박재주는 국가적으로 진행되는 큰 수박경기대회에서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우수하며 아주 훌륭하였다.(세조실록 권 42 13년 5월 신미)


1453년 함길도의 유생 신경례가 길에서 사나운 범을 만났을 때 주저함이 없이 달려들어 범 허리를 잡고 대가리를 향해 발길질을 드세게 한 사실(노산군일기 권 7 원년 7월 신미)


1462년 당시 장사로 알려졌던 한봉련이 무사인 겸사복 마홍귀와의 싸움에서 발길질로 심한 부상을 입힌 이야기(세조실록 권 25, 7년 8월 경오)


중 죽림이 같은 중인 희욱을 둘러메친 다름 발길로 힘껏 양 옆구리를 차서 죽게 만든 사실(성종실록 권 88, 9년 4월 기묘)


어우야담, 금계필담의 수박을 겨루는 장면이 상세히 적힘


갑사 이병식이 악질 중을 단번의 주먹질과 발길질로 즉사시키고 또 죽은 중의 복수를 위해 이병식을 찾아온 다른 중을 낭떠러지에서 날랜 발길질로 떨어뜨리려고 한 사실, 병사 우하형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소년 장사가 목숨을 내대고 겨룰 때 바른쪽 소년은 드센 발길질부터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왼쪽 소년장사는 상대방의 공격을 몸을 날려 가볍게 피하였으며 골이 난 바른쪽 소년이 두 주먹을 휘두르며 뛰어들자 왼쪽 소년장사는 두어 길 뛰어오르면서 상단 및 하단 차기를 한 다음 두 손으로 바른쪽 소년을 들어 땅에 메친 이야기, 16세기 신옹담이 8마리의 소를 가지런히 놓고 뛰어넘었는데 마지막 소는 발길로 차서 즉사시킴


*태종실록 권 32, 16년 병자 이에 앞서 윤인부는 갑사 및 방패군과의 국가적 수박 경기에서 이름을 날리어 상으로 쌀과 콩을 각각 5섬씩 받았다(태종실록 권 32, 16년 8월 임술)


이성호(1681~1763)는 자신의 저서 성호사설유선 권 5의 무예십팔반을 설명하면서 열여덟을 백타라고 하는데 백타란 도수로 서로 칠래기를 하는 것이며 민간에서는 이것을 권법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16~17세기부터 수박을 권법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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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기록을 보시면 수박에 대한 것이 매우 다양하게 남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박의 경우는 손을 섞어 싸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손을 섞는다.] 는 결국 힘을 겨룬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손으로 하는 무술] 이라는 해석보다 더 맞다고 보입니다.


조선 전기, 중기만 해도 수박은 매우 보편적인 기예였다고 보이며 이 수박은 택견과는 달리 지방에서도 행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성호의 기록으로 볼 때 16~17세기부터 수박이라는 이름 대신 권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듯 보이고 이 시기는 바로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국방에 대해 굉장한 신경을 기울일 때입니다. 무예제보 번역 속집에도 [권법] 이 나오죠. 그리고 이후 기록에는 수박이라고 하는 용어를 볼 수가 없습니다.(혹시 있을지도 모르죠...다만 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때 아마도 군사무예로서 맨손무예가 [권법] 으로 채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발달된 중국의 병법과 무기술(원앙진, 장도, 낭선, 월도, 곤방 등)을 받아들이면서 맨손무예 역시 수박이 아닌 권법으로 대체한 듯 보이고 이러한 것이 무예도보통지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설 자리를 잃은 수박은 민간으로 그 기법이 이어지게 되어 탁견이 되었고 그 중 서울 지역에서 발을 주로 차는 방식으로 유희화 된 것이 결련택견이 아닐까 하네요.


물론 중국에서 가져온 [권법] 이 군영에서 수련되었더라도 여전히 수박, 탁견을 하긴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송덕기 할아버지의 증언으로는 민간뿐 아니라 별기군도 택견을 했다고 하며 또한 무예도보통지의 서문에서 예도에 대한 설명을 보아도


“중국에 전해진 조선세법을 제외하고도 군영에서 따로 하던 예도가 있어 예도의 형태가 두형태가 되니 중국에서 되가져온 조선세법을 먼저 싣고 그 뒤에 조선 군영에서 하던 예도 역시 묶어서 총보로 따로 엮어 군영에서 두 가지를 함께 수련하도록 하라.”


라고 했으니까요. 중국에서 되가져온 것은 되가져온 것이고 조선 군영에서 하던 것도 배제하지 않는 치밀함, 그리고 군영에서 자생적으로 하던 우리 예도 기법이 있던 것으로 보아 중국의 [권법] 이 들어왔다고 해서 있던 수박, 탁견을 다 없애버리고 [권법] 만 하진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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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도보통지의 [권법]
출처는 [푸른깨비의 전통무예연구소]



사대주의 및 실용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맨손무예와 그 명칭인 [권법]을 받아들였지만 예도처럼 수박, 탁견 역시 여전히 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도수박이라는 무술이 요즘 새로 모습을 보였는데 송도수박은 평안도의 수밝기나 전라도의 태격, 육태안 선생의 수벽치기처럼 개인, 지방에서의 수박 기술이 모여진 것으로 보이고 이도 역시 계승 역사가 확실하다면 수박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수박이 서울지방에서는 탁견, 경기인 결련택견으로 점점 변천한 것에 비해 지방에서는 수박의 기법들이 변천하지 않고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것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방에는 택견 경기가 없었다는 것과 택견이라는 용어가 없다는 것을 볼 때 수벽, 수벽타, 등의 이름으로 수박의 기법이 택견으로 변천을 하지 않고 남아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도 역시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기록이나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택견도 수박에 뿌리를 두며 수박이 서울지방에서 점점 변천하여 택견이 된 것 역시 거의 확실해 보이며......수박의 기록에도 툭하면 발길질로 차는 모습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지역에서 수박이라는 기예가 수밝기, 송도수박, 수벽치기, 태격 등으로 이어졌다면 서울에서는 수박이 택견으로 이어졌다고 보아야 할 듯합니다.


결론적으로 볼 때 수박은 손으로 하며 택견은 발로 하는 무술이라는 것은 제대로 된 구분이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수박이라는 기법이 시대를 흘러 서울지방에서 변천하여 [탁견] [비각술] [각희] 로 많이 비추어진 것으로 보이니...(택견 코리아에 소개된 [택견의 어원] 참조) 구한말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우리에게 인식된


“수박은 손으로 하는 무술, 택견은 발로 하는 무술”


이라는 분류도 역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라데와 태권도가 유사해보이지만 경기의 방법이나 주로 사용하는 기법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결국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보자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정도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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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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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개최까지 겨우 3일을 남겨 놓은 K-1의 최대 겸 연말 이벤트인 2008 K-1 다이너마이트 '용기의 힘'의 마지막 카드로 베테랑 종합격투가 미노와 '미노와맨' 이쿠히사 대 2008년 WGP 3위에 입성한 에롤 짐머맨의 MMA룰 매치가 공개됐습니다.

28일 K-1과 함께 다이너마이트를 개최하는 종합격투기 단체 DREAM 측은 도쿄의 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31일 다이너마이트에서 첫 경기로 펼쳐지게 될 매치업이자 남겨져 있던 마지막 카드인 미노와맨 대 짐머맨의 종합 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미노와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종합 룰로 펼쳐지는 경기이므로 100% 승리를 자신했으며, 짐머맨 역시 '이번 매치업을 위한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경기 후엔 얼굴이 핸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KO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한 미노와 이쿠히사(左)와 에롤 짐머맨. 제공=DREAM]
2008년 암스테르담 GP에 리저버로 참가했다가 단 두 경기만에 우승을 거두기도 했던 행운아 짐머맨은 킥복싱 전적이 74전을 넘는 베테랑 킥복서이지만 이번이 종합격투기 첫 참전이 됩니다. 그러나 드림 측에 따르면 함께 훈련 중인 팀 메이트 겸 주목받는 헤비급 종합파이터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종합에서도 충분히 통한다.' 라며 높이 평가 중이라고 합니다. 

짐머맨은 실제로 이달 6일 있었던 WGP에서 극진 파이터 에베우톤 테세이라를 쓰러뜨린 데 이어, 준결승에서는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바다 하리에게 먼저 다운을 빼앗으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등  K-1 헤비급 세대 교체의 정점에 서있는 인물 중 하나로 파워와 타격만큼은 탑 클래스라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의 상대가 될 미노와 이쿠히사는 가장 최근 경기였던 판크라스의 창시자이자 전성기가 한 참 지난 후나키 마사카츠와의 종합전에서 하체 관절기 승부를 고집하다가 패배를 자초하기는 했습니다만 프라이드 시절 K-1의 탑 클래스 스트라이커 스태판 레코에게 종합격투기와 서브미션의 무서움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레코뿐만 아니라 4라운드의 제왕이라 불리우는 전 복서 '버터 빈' 에릭 에쉬나 길버트 아이블 같은 종합의 일류급 스트라이커들 역시 미노와의 하체 관절기에 녹아내렸던 전적이 있음을 감안하면, 덩치나 스트라이킹 능력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짐머맨의 승리를 점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듯 합니다.

여하튼 누가 이긴다고 확언하기 힘들다는 점에서는 재미있는 매치업이 또 하나 성사됐군요. 개인적으로는 인터뷰 핑계로 얼굴도 맞댄 바 있고, 친한(親韓)을 표방하는데다 누구보다 열심히 싸우는 파이터인 미노와가 승리를 거둬 주었으면 합니다. 

어쨌든 이번 경기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다이너마이트의 모든 매치업이 결정되었습니다. 오프닝까지 합하면 19경기나 되는 군요. 스피릿의 인터리그 시절 이후 오랜만에 롱 이벤트인데 기사는 커녕 보다가 지치겠군요. 그리고 제발 파이터들 준비 좀 제대로 하게 매치업은 일찍 좀 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어쨌든 이날의 매치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8 K-1 다이너마이트 '용기의 힘'  전 대전 카드]

제18경기: 사쿠라바 카즈시 대 타무라 키요시(MMA룰)
제17경기: 요하킴 한센 대 제시어스 'JZ' 칼반칸티(MMA룰)
제16경기: 에디 알바레즈 대 아오키 신야(MMA룰)
제15경기: 제롬 르 밴너 대 마크 헌트(MMA/인터벌 60초 특별룰)
제14경기: 아키오 '무사시' 모리 대 게가드 무사시(입식룰)
제13경기: 미르코 '크로캅' 필리포비치 대 최홍만(MMA룰)
제12경기: 알리스타 오브레임 대 바다 하리(입식룰)
제11경기: 카와지리 타츠야 대 다케다 코조(입식룰)
제10경기: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대 시바타 카츠요리(MMA룰)
제09경기: 세미 쉴트 대 시알라 '마이티 모' 실리가(MMA룰)
제08경기: 밥 샙 대 긴니쿠 만타로(다나카 아키히토)(MMA룰)
제07경기: 02경기 승자 대 03경기 승자(입식룰/K-1쿄시엔결승)
제06경기: 사카구치 유키오 대 앤디 올로건(MMA룰)
제05경기: 도코로 히데오 대 나카무라 다이스케(MMA룰)
제04경기: 알투르 키셴코 대 사토 요시히로(입식룰)
제03경기: 히로야 대 시모다 쇼타(입식룰/K-1쿄시엔준결승)
제02경기: 쿠사카베 유우야 대 우라베 코야(입식룰/K-1쿄시엔준결승)
제01경기: 미노와 '미노와맨' 이쿠히사 대 에롤 짐머맨(MMA룰)
제00경기: 사사키 오쿠라 대 히라츠카 다이지(입식룰/K-1쿄시엔원매치)

휴...길기도 기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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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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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의 격투가 발굴 리얼리티 쇼 TUF 시즌 2 우승자 라샤드 에반스가 새로운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프랭크 미어 간의 UFC 잠정 헤비급 타이틀 전에서는 미어가 노게이라에게 첫 TKO패를 안겨 주었습니다.
     
한국시각으로 12월 28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개최된 연말이벤트 UFC 92 'the Ultimate 2008'에서 메인이벤트로 개최된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전에서 격돌한 현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과 시즌 2 우승자인 라샤드 에반스는 1라운드부터 로우킥과 펀치를 주고 받으며 전형적인 스트라이킹 게임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신 챔피언에 등극한 라샤드'슈가' 에반스. 제공=ZUFFA LLC] 
2라운드에서는 챔피언 그리핀의 긴 리치의 타격과 특기인 로우킥에 고생하는 와중에서도 스트레이트 클린 히트를 기록하는 등 반격의 고삐를 멈추지 않았던 애반스는 3라운드 킥 캐치에 이은 그라운드 & 파운딩으로 승기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연속된 파운딩으로 그리핀에 데미지를 안겨주었던 에반스는 가드를 잠그려는 그리핀의 지속적인 시도를 계속 피해 나가며 그리핀의 안면에 체중이 실린 스트레이트 파운딩을 성공시키며 그리핀을 그라운드 상태에서 그로기 상태에 빠뜨렸습니다. 

체중이 실린 스트레이트 파운딩에 이어 계속 직격이 끊이지 않자 그리핀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탭아웃으로 경기 포기 의사를 밝히며 후배 TUF 파이터 라샤드 에반스에게 왕좌를 넘겨 주었습니다. 경기 후에도 둘은 계속 서로를 격려하는 스포츠맨 다운 모습을 보여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노게이라를 잡고 현 챔프 브록 레스너와의 재대결에 나서게 된 프랭크 미어. 제공=ZUFFA LLC]

같은 TUF 시즌 8의 코치이자 현 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 겸 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UFC 헤비급 잠정 타이틀 전에 전 챔피언 프랭크 미어는 1라운드부터 한층 향상된 타격으로 노게이라를 3번이나 뒤로 넘어뜨리며 결정적인 위기에 빠뜨리며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습니다.

노게이라에게 타격으로 승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선 미어는 쓰러뜨리고도 파운딩을 시도하지 않았던 1라운드와는 달리 2라운드 초반 자신의 레프트 더블 컴비네이션이 노게이라를 쓰러뜨리자 주저 앉고 노게이라에게 파운딩을 쳐넣었습니다.

레프리가 미어를 조금 이른 듯하게 노게이라로부터 떼어 놓았고, 노게이라 측이 이에 항의하려했습니다만, 이미 충격이 쌓여 휘청거리는 노게이라의 모습은 미어가 이미 자신이 한번에 제압했던 현 UFC 헤비급 챔피언 브록 레스너와 재대결하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미어는 UFC 100에서 UFC 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레스너와 격돌하게 됐습니다.
     [러버 매치에서 반달레이 실바에게 통쾌한 KO승리를 거둔 퀸튼 잭슨. 제공=ZUFFA LLC]

만4년 만에 프라이드에서 UFC로 단체를 바꾸어 자신에게 두차례의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준 '도끼살인마' 반달레이 실바와의 러버 매치에 나선 잭슨은 1라운드 후반 실바의 라이트 레프트 컴비네이션을 흘린 뒤 비어있는 실바의 턱에 레프트 훅을 직격시키며 실바를 실신 시키며 복수전에 성공했습니다.
  [알 터크를 꺾고 UFC 수문장 이미지를 굳힌 기욤 '칙 콩고' 오우에드라고. 제공=ZUFFA LLC]

영국 메이지 단체 케이지레이지의 스타파이터 무스타파 알 터크와 격돌한 크로캅 킬러 기욤 '칙 콩고' 오우에드라고는 알 터크와 클린치 상태에서 로우킥으로 인한 로우블로우를 주고 받는 격렬한 파이팅 끝에 펀치 컴비네이션에 이은 파운딩 컴비네이션으로 승리를 거두며 UFC의 수문장 이미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탑 그래플러 딘 리스터에 그래플링으로 판정승을 거둔 오카미 유신. 제공=ZUFFA LLC] 

UFC 일본인 파이터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탄탄한 그래플러 오카미 유신은 상당한 그래플링 능력을 자랑하는 딘 리스터를 한 수위의 그래플링 능력으로 농락, 또 한번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동반 출장했던 '피라니아' 초난 료는 전 IFL 파이터 브래드 블랙번에게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패했습니다. 
    [레슬러 앤디 리즈에게 타격 TKO승을 거둔 청각 장애 파이터 맷 헤밀. 제공=ZUFFA LLC]

우승자 마이클 비스핑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TUF 시즌 3 출신 파이터였으나 최근 전 미들급 챔피언 리치 프랭클린 전에서 체면을 구긴 바 있는 맷 해밀은 한 수위의 체력과 묵직한 타격으로 IFL에서 이적해온 레슬러 리즈 앤디를 압도, 파운딩으로 TKO승을 거뒀습니다.    
      [로우킥으로 베테랑 댄 이븐센을 전투불능으로 만든  패트릭 베리. 제공=ZUFFA LLC]

스트라이커 패트릭 베리는 이날 14전의 종합격투기 베테랑 댄 이븐센과의 UFC 데뷔전에서 K-1 출신다운 강력한 로우킥을 앞세워 승리, UFC 연착륙 겸 종합격투기 4연승을 기록했습니다. 베리의 팀메이트이자 K-1 레전드 어네스토 후스트의 제자인 안토니 하동크 역시 타격을 앞세워 마이크 위셀에게 TKO승을 거두고 UFC 3연승을 기록에 성공했습니다.
  [아마레슬링 라이벌 마센지오에게 또 한번의 패배를 안겨준 CB 달러웨이. 제공=ZUFFA LLC]

TUF 시즌 7의 주목받는 파이터이자 아마 레슬링 대회에서 제압했던 마이크 마센지오와 UFC에서 재격돌하게 된 클레어런스 바이런 달러웨이, CB 달러웨이는 마센지오의 레프트를 두번이나 얻어맞고 뒤로 쓰러지면서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후 그라운드 전에서 백마운트에서의 파운딩으로 또 한번의 승리를 얻어냈습니다.  

[UFC 92 전경기 결과]
 
1경기 패트릭 베리 > 댄 이븐센(부상 TKO, 1R 2:36)
2경기 초난 료 < 브래드 블랙번 (판정 3-0)
3경기 맷 해밀 > 앤디 리즈 (TKO, 2R 2:29)
4경기 앤터니 하동크 > 마이클 위셀(TKO 2R 2:29)
5경기 딘 리스터 < 오카미 유신(판정 3-0)
6경기 칙 콩고 > 무스타파 알 터크(TKO 1R 4:37) 
7경기 반달레이 실바 < 퀸튼 잭슨(KO, 1R 3:21)
8경기 CB 달러웨이 > 마이크 마센지오(TKO, 1R 3:01)
9경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 프랭크 미어(TKO, 2R 1:48)
10경기 포레스트 그리핀 < 라샤드 애반스(TKO, 2R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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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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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님이 바다 하리 vs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매치 가능성을 언급한 후 바로 다음날인 26일, FEG는 이 둘의 K-1룰 경기가 다이너마이트에서 성사됐음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들은 K-1이 스포츠이길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추성훈의 반칙으로 인한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지요.


K-1 측은 바드 하리에게 파이트머니 몰수와 타이틀 박탈 등의 징계를 내릴 당시 '규정집에 해당 처분이 명기되어있지 않음을 이유로 출장정지 징계는 내리지 않았고, 이번엔 '일본 뿐 아니라 네덜란드 팬들과 프로모터, 그리고 TBS 등 방송국과 스폰서의 요구가 강했다'라는 점을 들어서 바드 하리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드 하리를 받아들인 다이너마이트의 가시나무길'이란 타이틀로 바드 하리의 복귀를 알린 K-1 웹사이트.
타니가와 프로듀서에 대해서도 '바드 하리를 받아들일 것인지 끝까지 고민했다'라고 하는 등 바드 하리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일어날 비난 여론을 무마히기 위해 표현에 상당히 고심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양자 간의 차이라면 팬, 프로모터, 방송국과 스폰서의 요구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K-1이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스포츠화 & 세계화를 포기하고 단순히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추성훈과 바드 하리 간의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K-1의 본질적인 방향성에 관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솔직히 한국에서조차 바드 하리의 복귀를 반기는 팬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바드 하리는 뛰어난 실력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설령 그런 여론이나 방송/스폰서 등의 외압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선수들에게는 안심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끔 하고 팬들에게도 믿음을 줘야 하는 것이 단순한 흥행이벤트가 아닌 공정한 스포츠 종목을 운영하는 주최 측의 태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K-1은 그런 신뢰를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엄밀히 따져 이번 조치가 오히려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또 지난 추성훈에 대한 처분이 그런 일본 내 여론이나 외압에 의한 것이라 인정해야할 것이며 세론에 휩쓸려 선수에게 부당한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타니가와 프로듀서는 바드 하리가 빨리 복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경기를 가리지도 않고, 상대를 고르지도 않으며, 프로모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니 세간의 지지를 얻은 것 아니겠느냐"라며 최근 추성훈과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부분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오히려 추성훈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고로 군자는 義(의로움)을 따르고, 소인은 利(이로움)을 쫓는다 했습니다. 당장의 흥행 이익을 위해 줏대없는 판정을 내리며, 자신들을 위해 몸바쳐 뛰었던 선수마저 내치고 헐뜯는 FEG는 그야말로 소인배의 전형을 보여준다 할텐데요. 그런 FEG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단체를 배신했다며 추성훈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사실 추성훈은 사쿠라바 전 이후 많은 서운한 일들이 있었음에도 단체와의 의리, 그리고 프로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계약 기간을 채웠고, 계약 갱신 시기를 맞아 보다 나은 조건을 요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이니 어찌보면 프로 선수로서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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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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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격투기계에 비극적인 뉴스가 이어지는 한달입니다. 조쉬 바넷의 팀 메이트인 저스틴 레벤스가 자신의 아내와 함께 시체로 발견된 것, WEC 밴텀급의 강력한 차기 챔피언 후보였으나 오토바이사고로 사경을 해매고 있는 윌 히베이로에 이어 이번엔 헤비급 중견 파이터 저스틴 아일러스가 총격으로 살해 당했다는 소식입니다. 

아일러스의 오랜 매니저이자 아드레날린 MMA의 대표인 몬테 콕스는 최근 북미 언론들을 통해 미국 아이다호 현지시각으로 지난 26일 친지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향을 방문한 아일러스가 자신의 어머니의 남자친구인 로버트 말렉과 언쟁을 벌이다 말렉이 발사한 총을 가슴에 맞고 절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아일러스의 피격, 사망 사건은 그가 국내 팬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미 쪽에서는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 파이터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파이터인 탓에 북미 쪽에서는 상당히 파장이 큰 듯 합니다. 아일러스는 지난 해 2월 KTT의 헤비급 파이터 김지훈과도 기량을 겨루기도 했습니다.

아일러스의 흉부에 총을 발사해 아일러스를 숨지게 한 로버트 말렉은 현재 살인죄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까지는 국내 매체들도 어느 정도 다루어 국내 팬 여러분들도 아실터이니 저는 아일러스의 절명하기 전까지 파이터로서의 아일러스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엘리트XC 타이틀 전에 앞서 상대 안토니오 실바와 포토타임을 가진 아일러스(右). 제공=MMAimpact]

아일러스는 원래 미식축구 쪽에서 상당히 촉망받는 선수였습니다. 어렸을 때 잠시 해온 레슬링과 가라데를 배우며 무술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만 아이오와주 스테이트 대학에서 라인백커로 뛰거나 미식 축구계의 최고 리그인 NFL로부터 오퍼를 받는 등 앞날이 창창한 풋볼러 였습니다. 

그런 아일러스가 종합격투기를 택하게 된 것은 그의 재능을 간파했던 유명 파이터 잰스 펄버와 명 트레이너 팻 밀레티치 였습니다. 풀컨텍드 이벤트에서 아일러스와 만났던 펄버는 대학에 이어 NFL에 진출하려다 어깨부상으로 잠시 미식축구를 떠나 있던 아일러스를 설득, 밀레티치와 함께 2002년 베테랑 댄 세번을 상대로 첫 MMA 프로 데뷔전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댄 세번과의 경기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내주며 데뷔 전 패배를 맛봤던 아일러스는 그러나 채 한달이 되기 전에 재프 걸릭이라는 미국 파이터를 상대로 KO승을 거두며 MMA 파이터로서의 재질을 증명해냈고, 미처 미식 축구에서 맛보지 못했던 승리라는 감정에 취해 이후 전업 MMA 파이터로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와이 교포 파이터인 비제이 팬의 트레이닝 파트너이자 강철 턱으로 유명한 웨슬리 코레이라와의 대결에서 아쉬운 판정 패배를 기록하긴 했지만 데뷔 후 11전 8승 2패 1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일러스는 곧 당시 최대 단체로 꼽히던 UFC와 계약을 체결하고 2004년 마이크 파일을 상대로 데뷔 전에 나서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UFC는 생각만큼 아일러스에게는 녹록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데뷔 전에서 마이크 파일을 KO시키며 데뷔 전 연착륙을 달성했던 아일러스는 그러나 당시 UFC에서 활동하던 폴 부엔텔로, 안드레이 알로브스키, 브랜던 베라에게 연패하며 방출 당합니다. 특히 첫 메이저 타이틀 전 이었던 알로브시키 전 패배는 뼈아픈 것이었지요.

어쨌든 UFC에서 2006년 초반 방출당한 아일러스는 지난 해 3월 강호 페드로 히조에게 판정패하기 전까지 북미내 여러 단체들을 옮겨 다니며 중견 파이터 지미 엠브리즈 등을 상대로 7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합니다. 김지훈을 쓰러뜨린 것도 이때의 일입니다. 
 
[지난 해 4월 스캇 휴와의 경기. 엘보 공격이 일품]

히조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최근까지 또 다시 3연승으로 연승행진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던 아일러스에게 다시 한 번 큰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엄청난 덩치와 균형잡힌 올라운드 파이팅으로 격투기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호적수로 평가되는 안토니오 실바와의 엘리트XC 헤비급 초대 타이틀 전이었습니다. 

[올해 7월 엘리트XC에서 있었던 안토니오 실바와의 헤비급 타이틀 전. 제공=DailyMotion]

생애 두 번째의 메이저 타이틀 전이라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이했던 아일러스는 최선을 다했습니만 실바의 체격의 우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니킥과 펀치에 TKO패하며 또 다시 거물과의 대결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엘리트XC 헤비급 타이틀 전 패배와 엘리트XC 도산이란 연달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헤비급으로의 체급 이적을 선언하며 새로운 파이터 인생을 준비하던 아일러스는 그러나 자신의 어머니의 남자 친구의 총격으로 인해 30세라는 많지 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6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프로 파이터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아일러스의 죽음은 MMA 팬들에게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기게 됐습니다. 헤비급에서 이미 중견으로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굳혔으나 라이트헤비급으로 체중을 변경하며 어중간한 파이터로 남기를 거부했던 탓에 더욱 안타깝다 하겠습니다. 

아일러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병상에서 사신과 싸우고 있는 윌 히베이로의 쾌유와 저스틴 레벤스와 그의 아내의 살해범도 하루 빨리 검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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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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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도보통지 서문 앞장.
출처는 오마이뉴스 기사 [조선의 협객 백동수]


어정
무예도보통지는 조선의 22대 왕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장헌세자)가 만든 무예신보(지상무예 18가지가 수록되어있음)를 바탕으로 하여 이 18가지 기법에 마상무예 6기(기창, 마상쌍검, 마상월도, 마상편곤, 마상재, 격구)를 실어 집대성한 군사훈련교범입니다.


택견은 민속놀이일 뿐이며 무예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택견이 무예라면 왜 당시에 국방에 열을 올리던 정조가 무예도보통지에 택견을 수록하지 않았냐고 말합니다. 나올 수 있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정조시대의 장용영을 비롯한 군사들의 기예수준은 기록으로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만큼 정조는 국방에도 남다른 생각이 많았으며 지상무예 18가지에 마상무예를 6기나 추가시켜 굳이 새로 군사교범을 만들게 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택견이라는 기법은 당시에는 맨손무술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단어였습니다.(정조시대에 출판된 재물보에 의거) 그리고 무예도보통지는 맨손무술 교범서가 아니라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군사들의 개인훈련 교범이었고요. 전쟁에서는 맨손무술이 거의 소용이 없지요. 심하게 말하면 전쟁에서는 정교한 기예조차도 필요가 없습니다. 군사들이 적에게 겁먹지 않을 담력, 힘, 체력이 우선이지 정교한 기술이 우선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줄 뛰어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고요.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권법도 그 점을 분명히 해서 척계광의 말을 받아서 권법이란 병장기를 다루기 전에 몸을 다루는 단련법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무예도보통지가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들을 찾아 수록하는 책자였다면 택견이 그 안에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 무예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예도보통지는 병학지남 등의 병법서와 더불어 전쟁에서 쓰기 위한 기법들을 모아놓은 군사훈련서이며 그렇기 때문에 굳이 맨손무술인 택견을 집어넣을 이유가 크지 않았던 것입니다.


활쏘기가 무예도보통지에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활쏘기가 무술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당시에는 총이 점점 발달하던 시기였지만 아직까지 활쏘기는 무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술이었으며 무예도보통지 그림 곳곳에도 마상무예 시범을 보이는 군교들이 활과 화살을 장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쓰지 않았다면 패용할 이유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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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마상편곤, 마상월도, 마상쌍검, 기창. 갑주에 완전무장을 한 기병들이 환도와 함께 활과 화살을 패용하고 있다. 마상에서 쓰이는 활은 보통 활보다 작은 동개궁이라고 불린다.




그러니 택견이 무예도보통지에 실리지 않았다고 해서 택견을 무예가 아닌 민속놀이일 뿐이라고 폄하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입니다. 애당초에 목적 자체가 틀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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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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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31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개최되는 K-1의 연말이벤트 2008 다이너마이트 '용기의 힘'에서 한류거인 최홍만과 종합 전을 벌일 예정인 스타 격투가 미르코 '크로캅' 필리포비치가 최홍만과의 대전을 대비한 거인 스파링 파트너의 존재를 밝혔습니다.

올해 9월 드림 6에서 졸전 끝에 무효경기 선언을 얻었던 전(前) 미들급 파이터 알리스타 오브레임와의 재경기 대신 최홍만과의 다이너마이트 일전을 선택한 크로캅은 최근 자사언론 스포탈을 통해 스파링 파트너 프란조 아라포빅(Franjo Arapovic)과 아라포빅과의 스파링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크로캅의 최홍만전 대비 상대인 프란조 아라포빅. 제공=Sportal]

크로캅의 최홍만전 대비를 도와 주고 있는 아라포빅은 유고슬라비아와 크로아티아의 국가대표팀 출신의 농구 선수로 88년 서울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한 장신 스타 플레이어입니다. 현재 신체조건은 215cm에 140k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로캅 측은 아라포빅이 스펙상 신체조건이 218cm에 150~160kg을 오가는 최홍만과 큰 차이가 없다며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로캅은 헤드기어를 쓴 아라포빅의 머리를 특기인 하이킥으로 걷어 차는 등 문제없음을 강조했습니다. 

                   [크로캅이 아라포빅의 머리를 하이킥으로 공격하고 있다. 제공=Sportal]                         
그러나 최홍만은 아라포빅과는 달리 균형을 겨루는 씨름에서도 천하장사를 차지할 정도로 레슬링 감각이 있는 파이터입니다. 지난 해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의 대전에서도 보여주었듯 최홍만은 종합 전의 경험이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테이크 다운 방어실력을 보여 준 바 있습니다. 

타격은 세계 일류급이지만 레슬링 및 서브미션 기술이 현재로서는 뛰어난 것과는 큰 거리가 있는 크로캅이 실제로 최홍만을 테이크다운 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따라서 최홍만과 싸우기 위해서는 타격을 앞세워야 하지만 K-1과는 달리 클리치가 허용되는 종합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아라포빅과 그라운드 훈련 중인 크로캅. 아래는 표도르가 최홍만에게 승리를 거둔 암바. 제공=Sportal]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크로캅이 최홍만에게 쉬운 상대라는 소리는 결코 아닙니다. 이미 바다 하리 등 각종 K-1 파이터들을 통해 최홍만 파해법이 다 까발려진 상태이고, 워낙 킥이 강한 파이터라 리버나 로우킥 등 굳이 직격을 터뜨리기 힘든 하이킥을 쓰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타격만으로 최홍만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최홍만 전을 대비...라고 하면 좀 그렇습니다만...아무튼 오래 전부터 K-1의 베테랑 거인 파이터 얀 '더 자이언트' 노르키아와의 스파링으로 지난 6일 최홍만과의 리저버 전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레이 세포의 경우를 보더라도 아프로빅은 승패를 떠나 크로캅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최홍만에게는 그라운드가 우수한 파이터보다는 그라운드 게임이 별로인 크로캅이 훨씬 나은 상대입니다. 그의 현 스파링 파트너이자 그라운드 베이스가 없는 아프로빅은 역시 크로캅의 그라운드 스킬을 늘리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구요.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격투기, 특히 당일의 컨디션이라던가 훈련에서 입은 부상 유무라던가 변수가 많은 종합격투기인 만큼 결과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겠습니다만, 크로캅의 인지도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번 일전은 최홍만에게 종합격투가로서의 존재가치를 알릴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결국 거인 파이터의 태성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거물과의 종합전을 다시 한번 맞이하게 된 최홍만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대 크로캅처럼 최대의 준비로 최선의 효과를 거두기 바랍니다.

                                            [거물과의 두 번째 종합전에 나서는 최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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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바다 하리의 출장정지가 빨리 풀릴 듯 합니다. 최근 크로캅과의 대립 구도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바다 하리가 K-1과 MMA 룰로 한 차례씩 격돌할 가능성이 재기되었습니다. 

체급을 헤비급으로 상향 조절한 뒤 북미 중견단체 스트라이크포스의 헤비급 챔피언은 물론 드림에서 크로캅을 상대로 한 수 앞선 경기 능력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최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 희생자는 바다 하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요즘 상종가를 치고있는 알리스타 오베림. 제공=DREAM]

오브레임 측은 글에서 오는 12월 31일 사이타마 수퍼아리나에서 개최되는 K-1의 연말 이벤트 다이너마이트 2008' 용기의 힘'에서 자신과 바다 하리 간의 K-1 룰 매치가 있을 예정이며, 하리와 알리스타 모두 오는 2009년 초에 있을 서로간의 MMA 룰 경기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9월 드림 6에서 있었던 크로캅과의 1차전에서 오브레임은 비록 로우블로우 때문에 무효 경기 처분을 받았습니다만, 공수, 그라운드, 스탠딩에서 크로캅을 압도하는 경기를 펼치며 헤비급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후, 크로캅과 12월 31일 다이너마이트에서 2차전이 기대 되었으나 크로캅이 최홍만을 선택하는 탓에 프라이드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와의 다이너마이트 일전이 유력했던 상태였습니다.

오브레임의 상대인 바다 하리는 지난 6일 있었던 K-1 WGP FINAL 8에서  피터 아츠와 에롤 짐머맨과의 명승부를 펼치며 첫 WGP 우승이 유력했으나, 자신에게 이미 한 번 패배를 안겨 주었던 레미 본야스키와 결승전에서 게임이 잘 안풀리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쓰러진 본야스키에게 파운딩과 스탬핑 공격을 감행해 파이트머니 몰수, K-1 헤비급 챔프 벨트 몰수, 랭킹 몰수 등 무거운 처분을 받았습니다.
                    [WGP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다 하리. 알리스타와의 승부는? 제공=FEG]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무거운 처분도 고려되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하리가 WGP FINAL에서 보여주었던 임팩트가 워낙 강렬했던 터에 출장정지 처분이 오래갈 것이라고 보는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두 파이터는 자신의 활동 무대인 K-1과 MMA에서 입지를 다져온 신흥강자로서, 알리스타의 말대로 K-1 과 MMA룰로 맞붙게 한번씩 맞붙게 된다면 승패를 떠나 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을 듯 보입니다. 그제 밥 샙과 만화 근육만타로 가면을 쓴 일본의 아마 레슬러 다나카 아키히토의 일전 발표로 또 실망을 안겨 주었던 K-1 입니다만 이번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그간의 병맛 매치들의 아쉬움은 한 방에 날려버리겠군요. +_+
              [밥 샙의 다이너마이트 전 상대인 긴니쿠 만타로의 정체, 타나카 아키히토. 제공=FEG]

참고로 이번 다이너마이트에는 슈토의 간판스타이자 세계적인 중경량급 파이터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대 판크라스 창립자의 후나키 마사카츠의 애제자인 시비타 카츠노리, 일본의 레전드 프로레슬러 사카구치 세이지의 아들이자 팀 태클 파이터 최형석에게 KO당한 바 있는 기대주 사카주치 유키오 대 개그맨 파이터 바비 올로건의 동생이자 형보다 더 격투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앤디 올로건과의 종합 2게임이 추가됐습니다. 이거 이미 시합 수가 꽤 돼는데 실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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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즈 활동시절의 최 영. 촬영=gilpoto]

국내 메이저 MMA 단체의 격투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GO 슈퍼코리안' 시즌 1 출연자로 잘 알려져 있는 재일교포 파이터 최 영이 6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내년 1월 복귀할 예정입니다. 
 
일본 중견 종합격투기단체 ZST(제스트)사무국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25일 도쿄 신주쿠 페이스에서 개최되는 자사이벤트 ZST 19의 대전 카드로 '최영 vs 나가이 켄지', '오쿠데 마사유키 대 시부야 오사미', '후지와라 케이스케 대 타누마 료스케' 등 3개의 카드를 공개했습니다. 

2006년 스티브 브루노 전을 마지막으로 스피릿을 떠난 최영은 2007년 히어로즈 2연승을 거쳐 올해 일본의 또 다른 중견 단체 DEEP에서 프라이드 근성 파이터 마츠이 다이지로나 전 DEEP 미들급 챔피언 사쿠라이 류타에게 2연패를 거뒀으나 지난 DEEP 36에서 7월 사토 다케노리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최근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았었습니다. 

6개월 여 만에 링복귀를 맞이하게 된 최영의 ZST 첫 상대는 타무라 키요시가 이끄는 유파일캠프의 기대주 나가이 켄지. 13전 5승 7패 1무로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하나 나카무라 다이스케의 팀 메이트답게 균형잡인 그래플링과 서브미션을 구사하고 있어 최근 활동 주무대인 ZST에서 전체적으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히카르도 아로나라고 불리울 정도의 그래플링 실력과 최근 DEEP과 히어로즈 무대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타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선보인 최영에게 나가이 켄지는 그렇게 버거운 상대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안면 파운딩이 없는 ZST룰이 조금 최영에게 손해가 될지라도 말입니다. 
   
ZST의 관계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어로즈 룰에서도 강함을 보여 준 RYO(최영의 일본 식 이름 '료' 의 영어식 표기)가 ZST룰에서도 강함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기대한다' 라며 최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아무쪼록 그래플러에게 유리한 ZST에서 활동하게 된 최영이 또 한번 강자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편, 함께 발표된 '미니 최홍만' 오쿠데 마사노리 대 판크라스 초기 시절부터 활동해 온 베테랑 시부야 오사미의 경기는 초대 웰터급 챔피언 우치무라 요지로의 체급변경으로 인해 공석이 된 ZST 웰터급 챔피언 타이틀 전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최 영과 같은 날 2대 ZST 웰터급 타이틀 전에 나서는 '미니 최홍만' 오쿠데 마사유키(左)와 베테랑 시부야 오사미. 제공=G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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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UFC를 비롯한 북미 단체들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들 북미 단체에서 활동 중인 파이터들과 그들을 지도하는 트레이너 및 그들이 소속된 팀에 대한 관심도 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메이저 단체의 이벤트가 무료로 방영될 정도로 격투기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들 지도자들의 대한 자료는 자료의 희소성, 언어의 장벽 등 갖가지 장벽으로 인해 아주 관심이 있는 하드팬들이 아니면 손에 넣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들이 사실입니다.

무진에서는 그동안 쉽사리 접하기 힘들었던 북미의 명 팀이나 명 파이터 조련사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 기자도 그다지 아는 것이 없는 터라, 외국 문헌 등 자료를 동원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며 비정규 컬럼 형식으로 글을 올리려 합니다. 

혹여 틀린 부분이나 보충할 것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현재 전 세계의 각종 MMA 단체에서 10명 이상의 세계챔피언과 79%라는 어마어마한 소속 파이터들의 승률을 자랑하는 잭슨즈MMA를 이끄는 수장 그렉 잭슨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시피 잭슨은 현재 UFC를 비롯한 북미 단체의 챔피언 혹은 상위 랭커들에게 자신의 격투기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우선 UFC만 살펴보자면 현 UFC 웰터급 챔피언인 조르주 생 피에르, TUF 시즌 2의 우승자인 라샤드 에반스, 척 리델을 격침시킨 키스 쟈르딘, 전 판크라스 챔피언 네이트 마쿼트 등이 있습니다.  

WEC에서는 페더급 No.1 컨텐더이자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잰스 펄버에게 압승을 거두었으며 조만간 유라이어 페이버를 KO 시키고 챔피언에 등극한 마이크 브라운과의 타이틀 전이 유력시 되고 있는 경량급 강자 레오나르도 가르시아가 잭슨의 트레이닝을 받고 있으며 전 KOTC왕자인 조이 빌레시너, 북미에서 주목받는 여성 파이터 미셸 워터슨 역시 잭슨과 함께 훈련하고 있습니다. 

잭슨의 파이터들은 물론 생 피에르처럼 원래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만 잭슨의 트레이닝을 받은 이후 더욱 강해졌습니다. 파이터들의 승률이 79%에 달한다는 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BTT CANADA에서 잭슨의 팀으로 옮긴 생 피에르가 맷 휴즈와 자신에게서 타이틀을 앗아간 맷 세라를 너무나도 간단히 제압했던 것은 잭슨의 지도가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 알 수 있는 일면이라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지요.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척 리델을 키스 쟈르딘을 통해 판정으로 한 차례 무릎 꿇렸던 잭슨은 그 누구도 승리를 점치지 못했던 라샤드 에반스의 펀치 한방을 통해 실바 제압 이후 다시 타이틀 전선에 뛰어 들려는 리델에게 또 한번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2년이나 타이틀을 놓지 않았던 리델을 2번이나 이긴 것입니다. 

이렇게 우수한 MMA 파이터 조련사인 그렉 잭슨이 MMA와 유술에서의 입상은 커녕 참전 경험도 전혀 없다는 것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비 경험자인 잭슨이 경험자인 다른 그 어느 트레이너들보다도 MMA를 잘 이해하고 있고 우수한 파이터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는 사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쯤에서 잭슨의 뒷 배경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잭슨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삼촌이 전부 레슬링 챔피언 출신인 가족적 배경과 2살 때부터 현재까지 쭉 살고 있는 뉴맥시코 주 엘버키커의 터프한 이웃들(?)이라는 환경적 배경 탓에 일찌감치 무술과 스트리트 파이팅을 시작합니다. 

일치감치 레슬링의 영재교육을 받아 온 잭슨은 곧 레슬링을 주체로 한 자신만의 스트리트 파이팅 전법에 눈을 뜨게 되었고, 17세 때 아메리칸 스트리트 파이팅이라는 단체를 만든 뒤, 이후  유도의 기본적인 조르기 및 관절기에 레슬링, 타격법을 섞은 가이도주츠(*가두술(街頭術)의 일본식 한자발음. 한 마디로 거리싸움법)를 개발해 냅니다. 

92년 가이도주츠를 본격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자신의 무에타이 트레이너이자 5차례 무에타이 챔피언을 지낸 마이클 윈켈존과 의기투합해 잭슨즈 서브미션 파이팅을 창설한 잭슨은 93년 UFC 첫 대회에서 호이스 그레이시의 활약을 보고 본격적으로 MMA 파이터들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됩니다.

MMA 조련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잭슨은 첫번째 성공작이라 할 수 있는 전 KOTC 챔피언이자 UFC 리얼리티 쇼 디에고 산체스를 배출해 낸 이후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연이어 키스 자르딘이 TUF 2에서 성공을 거두자 댄 세번의 지도를 받던 라샤드 등 다른 파이터들이 그의 문하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승승장구 중입니다.  

잭슨은 일반적으로 격투 전법을 가르치는 다른 트레이너들과는 달리, 상당히 과학적인 트레이닝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일본 내 무진의 협력 업체이자 유명 격투기 잡지 공격투기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잭슨은 자신의 지도 요령에 대해 '몸의 구조와 기능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수단을 강구할 땐, 반드시 그 수단의 탈출법도 강구한다. 이에 대해 숙고하고 도장에서 직접 시험해보며 움직임을 이해하면 기술체계가 자연히 완성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잭슨은 모든 파이터 개개인이 특장점이 있으므로 이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대전 상대가 정해지면 그 상대의 잽의 패턴이나, 좋아하는 가드 패스 방향 등 상대방의 모든 패턴을 연구, 자신의 파이터가 상대의 어떤 움직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작전을 짜주고, 그에 맞는 움직임을 만들 수 있도록 단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잭슨의 애제자들은 UFC 등 각자의 활동 무대에서 최정상을 달리고 있습니다.MMA 파이터 조련의 첫 성공작인 디에고 산체스는 자신과 같은 체급의 챔피언인 조르주 생 피에르가 잭슨의 문하에 들어오자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만(*잭슨은 같은 체급의 파이터 두 명을 서로 경쟁시켜 단련시킬 생각으로 GSP를 영입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라이트헤비급인 키스 자르딘과 라샤드 에반스가 실제로 이 같은 훈련법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많은 파이터들이 타이틀 전 혹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UFC 웰터급 파이터인 김동현도 잭슨의 제자인 카로 페리시안과 내년에 있을 UFC 93에서 일전을 벌이게 됩니다. 2차전에서 맷 브라운에게 고전했던 김동현으로서는 상당히 뛰어난 유도 실력에 잭슨의 조력까지 합해진 파리시안과 격돌한다면 쉽지 않은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뭐 국내 팬이라면 모두 그러하시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파리시안 전은 대충대충 해줬으면 합니다. 다만 오는 12월 28에 있을 UFC 92에선 잭슨의 애제자 중 한명인 라샤드 에반스가 포레스트 그리핀을 누르고 잭슨의 벨트 콜렉션에 11번째의 벨트를 추가해, 잭슨 트레이닝 능력의 우수성을 또 한번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제자들과 기념촬영에 임한 명 트레이너 그렉 잭슨(中). 사이사이로 키스 쟈르딘, 라샤드 애반스, 네이트 마쿼트 등의 모습이 보인다. 제공=공격투기(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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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넉넉한 여유를 보이시던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네이버 까페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많은 사람들과 토론을 했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나와서 일치가 되기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한풀에서 나온 태견 책에 나온 기술이 정말이더라도 이미 대한택견협회나 충주의 택견협회는 기본적인 품밟기를 바탕으로 경기적인 택견 요소인 구한말의 택견경기에 대한 체계를 잡았으니 원형이 아니라고 몰아붙일 이유가 있냐는 의견도 있었고 반대로 세 단체에서 모두 주장하는 것이 택견은 원래 강력한 무예였다는 것인데 그럼 원형격인 택견 기술이 있다면 당연히 원형은 원형대로 보존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택견은 품밟기가 다라고 송덕기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으며 아무리 이용복 선생님이 적게 배웠더라도 문화재로 지정된 택견을 신한승 선생님께 배웠으며 신한승 선생님 역시 서울과 충주를 오가며 배우셨지만 70년대부터 배우셨으니 기본적인 부분은 배우셨다고 봐야 하며 그것이 되어있다면 기술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전통이란 발전하는 것이니 다른 기술도 유입되기도 할 수 있을터, 결국 품밟기와 활갯짓 등의 기본 기술만 익히고 있으면 결국 다 같은 택견이니 원형 논쟁으로 일을 크게 벌일 이유가 있냐는 것입니다.

합리성이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택견이 다른 무술과 가장 차별화 되는 것은 품밟기라는 동작과 더불어 경기인 결련택견으로 큰 부상 없이도 무술의 기법을 거의 다 소화하는 훌륭한 대련체계를 만든 것이니까요. 비전화되어 꼭꼭 숨어버린 중국, 일본의 무술들에 비해 택견은 오히려 그 반대로 인해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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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급소를 주먹으로 누르는 기술을 시범 보이는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한풀 홈페이지]



하지만 송덕기 할아버지께서 간직하고 있던 기술은 그 기술 자체로도 이미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예를 들어 택견의 손질 중에 장못치기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경기에서는 쓰지 못하는 옛법에 속하는데 이 기술은 주먹을 잘게 쥐고 상대의 T존(양 눈과 코 부근을 말합니다.)을 빠르게 계속 공격하는 기술입니다. 싸움을 좀 한 사람들 이라면 알겠지만 주먹이 두개골을 잘못 치면 주먹 뼈가 부러집니다. 그런 것을 감안할 때 이 장못치기라는 기술은 싸움 기술로 매우 유용한 기술이죠.

이 기술 이름이 왜 장못치기냐 하면 송덕기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긴 못은 망치로 한번에 세게 두들겨 박는 것이 아니라 자잘하게 여러 번 두드려서 박아 넣는 것인데 이 기술이 그렇게 자잘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장못을 두드려 박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장못치기라고 하셨답니다.

이 기술 하나만 보더라도 왜 기술 이름이 장못치기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 배인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무술에도 이런 비슷한 기술이야 얼마든지 있겠죠. 변칙복서들이 쓰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권법에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택견이라는 기예에도 이 기술이 있다는 점이며 또한 이러한 기술의 유래와 기법은 우리나라의 택견이라는 무예가 결코 다른 나라의 무예에 대해 꿀릴 것이 없다는 자부심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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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치기. 이 기술은 본때뵈기 12마당에도 들어가 있다.
출처는 [한풀 홈페이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는 택견을 하는 사람들조차 택견은 원래 기술이 적었으며 세시풍속, 놀이등으로 전해져 우리나라의 강인한 무예는 실전되었다. 라는 류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안 좋습니다.

택견은 결코 기술 수가 적지 않습니다. 추가된 기술 말고도 원래 기술만 해도 다른 무예에 비해 그 수가 적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예용해 위원이나 임동권 박사님, 신문기사들에 기술 수가 적게 기록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송덕기 할아버지의 기술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간단한 예로 택견의 기술이 적다면 왜 예용해 위원이 조사한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 기술과 신문기사에 실린 송덕기 할아버지의 기술이 다를까요? 그것은 그때그때 마다 다른 기술들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송덕기 할아버지에게서는 단기간에 배워서 기술을 모두 익힐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 기술은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매우 소중합니다. 링 위의 격투기는 효율적으로 경기에 이기기 위한 기술과 훈련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전통무예를 한다는 사람이라면 그 무예의 기술에 담긴 유래와 사상까지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후배들에게도 전해주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기술이 송덕기 할아버지의 원형 택견 기술이 맞다면 그것을 무조건 사이비라고 몰 것이 아니라 검증을 거쳐보고 확실하다면 모르는 기술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되는군요.

이 원형의 기술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역시 직접, 오래 배운, 잘게 배운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서로 간에 허물없이 터놓고 증언의 비교도 해보고 기술의 시범도 보이면서 서로가 고이 간직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그런 날이 어서 와서 택견이 하나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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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태권도장에서 택견계승회 회원들을 지도하시는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인터넷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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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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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원형은 송덕기 할아버지의 기술입니다. 그럼 택견의 원형인 송덕기 할아버지의 기술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 모습을 많이 궁금해 하실 것입니다. 영상으로 남아있는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 모습들은 유튜브나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죠. 그리고 문헌이나 여러 증언들을 통해 택견은 발질 위주의 무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택견은 전에도 적었듯이 분명히 무예였으며 또한 수박과의 연관성을 생각할 때 거의 종합격투 정도의 기술체계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송덕기 할아버지는 발질 외에도 꺾는 기술도 많이 가르쳐 주셨고 경기에서는 쓸 수 없는 여러 기술들도 가르치셨습니다.

이에 대해서 강하게 치고 나온 쪽이 바로 한풀이라는 단체입니다.

[한풀 홈페이지]

한풀은 한국에 대동류 합기유술을 전하신 최용술 도주님에게 9단을 받으신 김정윤 선생이 만든 단체로서 이 한풀이라는 단체에서 2000년 초반에 [태견] 이라는 책을 냈었습니다. 당시 이 책이 나오고 나서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배우는 택견의 모습과 전혀 달라 보이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어떤 이는 이 기술들이 택견이 아니라 한풀의 기술이며 송덕기 할아버지가 돈을 받고 시범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매우 무리입니다. 송덕기 할아버지는 택견에 대해서는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분이고 오래 배우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기술을 많이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꼬장꼬장한 분이 돈 몇 푼에 한풀 기술을 택견 기술이라고 촬영에 협조한다는 것은 있기 어려운 일이죠. 그러니 한풀에서 주장하는 택견의 사상이야 받아들이는 것이 개인 마음이지만 적어도 그 책에 나온 기술은 송덕기 할아버지께서 간직하던 택견 기술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택견이 마을과 마을 간의 단체전으로 즐기던 경기인 결련택견 뿐 아니라 한량들의 싸움 기술로도 쓰였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이 책에 나오는 기술들은 여러 형태의 품밟기, 활갯짓, 태질, 꺽는 기술, 택견춤에 심지어는 혈 누르기까지 나옵니다. 특히 여러 관절기와 혈 누르기 때문에 합기유술을 한 김정윤 선생의 기술이라는 말도 나왔었지요.

그러나 이 책을 촬영하기 한참 전인 69년도 정도에 고용우 선생이라는 분이 택견을 배웠는데 이미 이때도 혈 누르기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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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우 선생에게 겨드랑이 급소를 누르는 법을 지도하시는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위대택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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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태권도장에서 여러가지 꺾는 기술을 지도하시는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인터넷 검색

그러니 적어도 혈을 누르는 기술이나 관절을 꺾는 기술이 택견에 없는 것은 아니었겠죠. 여하튼 저는 2004년 10월에 한풀에서 수련을 한 사범님을 우연히 만나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분은 한풀에서 한풀과 더불어 송덕기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택견 기술도 배우신 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도기현 회장님도 만나셨었다는데 도기현 회장님도 한풀의 태견 책에 나온 기술을 다 알고 있으며 다만 이름을 모르고 기술만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면으로 볼 때 도기현 회장님 및 결련택견협회의 초기 선생님들도 역시 송덕기 할아버지의 원형 기술을 간직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또 송덕기옹의 원형기술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분이 최근에 떠오른 고용우 선생 이라는 분입니다. 이 분은 1969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무렵부터 같은 동네에 살던 송덕기 할아버지에게 택견을 꾸준히 배워왔고 한풀에서 발간한 태견 책에 이준서씨와 함께 모델도 하셨던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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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덕기 할아버지와 고용우 선생.
출처는 [위대택견 홈페이지]


이 분은 1985년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고 현재는 LA에 위대택견 전수관을 운영하고 계시며 제자인 분이 남금재 택견전수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분의 경우는 택견의 마지막이라는 택견춤까지 다 배우셨다고 하더군요.(택견춤은 현재 협회들에서 말하는 본때를 보이는 것과는 틀린, 말 그대로 어떤 형식의 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송덕기 할아버지가 시범을 보이셨으니 이런 것도 있긴 있었다고 보아야겠지요.)


[남금재 위대 택견 전수 클럽]


정황상으로 역시 송덕기옹 가까이에서 오래 택견을 배우신 분 같으며 적어도 결련택견협회나 한풀만큼 택견의 원형기술을 잘 간직하고 있으신 듯 하군요.

결련택견협회는 과거 서울 택견보존회-> 서울 택견계승회(택견계승회)-> 결련택견계승회-> 결련택견협회로 명칭의 변경을 해 왔습니다. 결련택견협회는 회장인 도기현 선생님을 비롯해서 이준서, 이호범, 권수일, 최유근 등이 속해있었으며 도기현 회장님은 대학교 2학년부터 유학가기 전까지 약 4년여 동안 송덕기 할아버지에게 거의 매일 같이 다니며 택견을 배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택견 계승회 회원들과 송덕기 할아버지. 출처는 인터넷 검색.


처음에는 홀로 배웠으나 이후 사람들이 많아졌고 위에 거론된 분들은 도기현 선생님이 유학을 가시고 나서도 돌아가실 때까지 배웠습니다. 이준서씨는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국가 전수생이었으며 송덕기 할아버지와 같은 동네였고 이호범 선생님 역시 후에 국가 전수생이 되어 돌아가실 때까지 쭉 배웠습니다. 겨울철에도 쉬지 않고 박민 태권도장을 빌려 꾸준히 배울 정도로 열성적으로 오랜 기간 배웠기 때문에 송덕기 할아버지는 기술을 많이 풀어놓으셨으며 현재 문화재 택견 체계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꺾는 기술도 지도하셨습니다.




이 정도가 그래도 비교적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의 기술을 원형대로 많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언급한 쪽은 송덕기 할아버지에게 배운 사람들 중 [가까운 곳에서] [3년 이상 거의 매일 같이] 배운 분들만 언급했습니다.


기간을 3년으로 잡은 것은 무술계에서 통속적으로 소성(小成)하는데 3년이 걸린다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고 가까운 곳과 거의 매일 이라는 제한을 둔 것은 송덕기 할아버지가 기술을 많이 가지고 계셨지만 딱히 체계적인 수련표를 만들어 지도하신 것이 아니었으며 또 기간이 지나서야 한수 두수씩 기술을 가르치셨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거의 매일 접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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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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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좀 바빠서 다른 팀원들이 열심히 포스팅을 하는 동안 별로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또 한 번 낚시를 좀 해볼까 합니다. ^^;

글 제목은 사실 무술이나 격투기를 주제로 한 얘기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그리고 영원한 논쟁거리가 될 이슈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혹은 무술/격투기 종목들이 자신의 실전최강을 주장하기도 하고, 또 어떤 종목이 실전성에 대해 의심과 평가를 하는 의견들도 많이 오가곤 하지요.


그런데 무술의 실전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실전' 그리고 '실전성'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가 실전이란 말을 사용할 때 그 상황이나 개념이 의외로 다양하고, 사실상 실전성 논란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이유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실전에 대한 개념 차이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배울 때는 동작을 정확하고 크게 하지만 실전에서는 간략하고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쓴다." 라고 말할 때의 실전과, "경기에서는 정면서기가 유용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낭심을 공격당할 위험이 있다." 라고 말할 때의 실전, 그리고 "실전 최강은 언제든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미국 부시 대통령(-_-)이다." 라고 말할 때의 실전이란 개념은 분명히 크고 작은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무술에 있어서의 실전(성)'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글에서는 흔히 실전성 논란의 여부에 많이 휘몰리곤 하는 한 종목을 실례로 해서 실전성 높은 무술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글 진행 편의 상 높임말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I. 실전이란


무술에 있어서 실전이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구분할 수 있다.

1 - 호신의 관점에서 본 실전
이다. 즉,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나 전투 상황을 모두 실전으로 가정하는 관점이다. 따라서 돌발적으로 상황이 닥칠 수도 있고, 때문에 나는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수 있다. 상황은 내가 다시 안전해짐으로써 종료되지만, 언제든 제2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쉬운 예로 노상에서의 시비나 기습을 꼽을 수 있으며, 함정은 물론 소매치기, 교통사고, 갑자기 날아온 공에 맞는다거나 미처 발 밑을 보지 못하고 뭔가를 밟는 등의 돌발 상황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2 - 전투로서의 실전
이다. 이것은 실제 전투처럼 싸울 준비가 된 상태(최소한 머리로는 싸운다는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싸우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규칙은 없다. 관습 등에 의해 암묵적으로 합의된 룰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가장 쉬운 예로 전쟁, 그리고 무사나 깡패 사이의 결투에서부터 친구끼리 주먹다짐을 벌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대개 어느 한 편 혹은 쌍방이 전투 의사가 없어질 때까지 싸우게 된다.

3 - 경기로서의 실전
이다. 정해진 규칙과 준비된 상황에서 싸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격투기'가 사실은 이에 해당한다. 우리는 '(과)격하게 싸운다'라는 '격투(激鬪)'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격투기'의 '격투(格鬪)'는 격식을 갖추고 싸운다, 즉 규칙을 가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승부에 준하는 상황이 오면 실제 상황의 우열과 관계 없이 이길 수 있고, 규칙을 깰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처럼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제3자 또는 제도적/물리적 장치가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자에서 후자로 올 수록 의미나 상정하는 범위가 좁아지고 의외성은 줄어든다. MMA는 3이지만 2에 가깝도록 기술적인 의외성의 폭을 최대한으로 넓힌 형태에 해당한다. 그러나 장소, 시간, 규칙, 상대 등이 모두 특정되어있기 때문에 3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대로 격투기 선수끼리의 비공식적인 결투가 벌어졌다면 선수로서의 자존심이나 심리적인 터부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3의 양상을 띨 수 있지만, 어느 순간이든 그것이 깨질 수 있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2에 해당한다.


유명한 찰스 베넷과 크리스티아노 마르셀로의 백스테이지 격투 장면.
상황 자체는 2지만 당사자들은 무의식 중에 3의 마인드로 싸웠다고 볼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개별적인 경험이나 환경, 이미지 등에 따라 실전의 양상은 더욱 다양하게 달라진다. 예컨대 같은 전쟁 중 백병전 상황이라고 해도 과거의 갑옷과 창칼로 싸우던 시절과 현재의 전투복장과 총검으로 싸우는 상황은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각 상황이 유기적으로 연동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밤거리에서 느닷없이 뻑치기의 습격을 받았다고 하자. 이것은 명백한 1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지갑만 뺏긴 상태로 뻑치기를 쫓아가다 막다른 골목에서 대치하여 실갱이 끝에 격투를 벌이게 됐다면 상황은 2로 바뀐다. 그런데, (정말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 ;;) 그 때 뻑치기 조직의 보스가 나타나서 자기가 운영하는 지하격투클럽에서 깨끗이 주먹으로만 승부를 내라고 한다면 상황은 3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II. 실전성이란

이처럼 실전이라는 개념을 정리해봤을 때, 어떤 무술의 실전성이라는 것은
1) 실전 상황을 어떻게 상정하고 있는가
2) 그에 대비해 기술적/전략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려 하는가

3) 이상의 실전 상황과 대응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가

를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호신이라는 관점에서는 사실 실전이 상정할 수 있는 범위가 지나칠 정도로 넓다. 때문에 하나하나의 기술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마음가짐이나 평소 생활 자체에서 위험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늘 경계하며 평소 심신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준비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전투나 경기의 관점에서 실전에 임할 때는 나올 수 있는 상황과 기술에 대한 인지 및 숙달, 이길 수 있는 구체적인 전술 등이 중요해진다.

예컨대 복싱 경기에서 아웃파이팅으로 포인트를 쌓아 이긴 나에게 상대가 너무 약이 오른 나머지 갑자기 링 아래에서 발차기나 태클을 해올 수도 있고, 그것이 난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것은 3(경기)의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1(호신)이나 2(전투)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정 가능한 상황이고 대비를 해야한다.

또, 같은 MMA에서라도 타격가는 태클에 대해 주먹이나 무릎으로 카운터 공격을 노리고자 할 것이고, 유술가는 가드포지션으로 끌어들이며 서브미션 역습을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노상에서의 격투라면 눈을 찌르거나, 물거나, 손에 잡히는 돌맹이로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일대다수의 거리 싸움에서는 한 사람의 상대와 오랜 시간 붙들고 싸우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불리해질 수 있지만, 일대일로 진행되는 격투기 경기에서라면 안심하고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며 포인트를 쌓아가거나 상대에게 데미지와 피로를 안겨주어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릴 수도 있다.

지난번 K-1 WGP 결승에서 바다 하리의 돌발행동은 1이나 2의 관점에서는 레미가 대응했어야 할 점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K-1은 3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므로 바다 하리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또, 레미가 대응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의 격투가로서의 자질이나 실전 능력을 의심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각 무술/격투기 종목들은 각자가 이해하고 추구하는 바를 나름대로 정리해 수련 체계를 만들었다. 이 역시 3가지 케이스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또한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도 하다.

<가> 1(호신)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갖추도록(혹은 잃지 않도록) 추구하면서, 그를 위한 수단으로서 2(전투)의 상황을 상정한 수련을 하거나 (형, 본이나 대타 등), 현대에 와서 경기성이 강화된 경우는 3(경기)에 맞춘 수련을 병행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이른 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무도'임을 강조하는 종목이나 '고류'에 해당하는 종목일 수록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정말로 실전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는 종목이 비슷한 논리로 치장한 수련 체계를 제공하기도 한다.

<나> 2(전투)를 상정하고 대비하는 것에 주력하는 경우인데, 이른바 '실전'을 가장 많이 강조하는 대다수의 종목이 이에 해당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제압하거나 이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그에 필요한 기술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용적인 기술을 양산한다. 따라서 대개 상황 별로 술기를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술기의 가지 수가 곧 실전성으로 연결된다는 착각으로 기술의 가지수만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다> 3(경기)에 집중하는 경우다. 기량을 겨룬다는 의미의 '경기'나 격식을 갖추고 싸우는 기예라는 '격투기' 등으로 불리며, 이는 곧 스포츠로서의 경쟁 수단이다. 제한된 조건 하에서 싸울 수 있고(즉 예외적인 케이스를 대비하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승패의 조건을 채우면 된다. 목적이 분명하고 조건이 구체적인 만큼 그 목적과 조건에 특화된 디테일한 기술이나 단련법이 발달하고 다른 어떤 경우에 비해서도 '싸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예외 상황에 대한 시야나 경험이 그만큼 더 줄어들 수 있다.

70세 노인에게 손만 닿아도 사람이 날아가버리는 믿기 어려운 경지를 보여주는 합기유술, 그 실전성은?  

이와 같은 전제 조건 하에서 어떤 무술의 실전성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는,
A. 목적 및 수련 체계 자체가 완성되지 못해 미숙한 경우
B. 수련체계의 전수 및 실천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경우
C. 수련의 목적이나 의미를 상실하거나 오해하는 경우
D. 다른 실전성의 잣대로 평가하는 경우
의 하나 혹은 복합적인 케이스라 할 것이다.

A의 경우는 신생무술이 반드시 겪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종합격투기 상황에서 그래플링보다 타격을 중심으로 싸우려는 종목이 있다고 가정하자. 목적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킥복싱 형태의 입식 타격 기술만으로 수련 체계를 구성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완성되지 못한 체계다. 따라서 그라운드 상황으로 가지 않기 위한 대비라든지, 그라운드 상황에서의 타격 등을 고려하면서 체계를 완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B나 C는 반대로 오랜 역사를 가진 종목에게서 곧잘 볼 수 있는 케이스다. 예컨대 많은 동양의 전통무술들이 현대에 들어서며 과거 해왔던 단련을 제외하고 기술이나 형 위주로만 수련을 함으로써 위력을 갖추지 못한다든지, 아예 전수자가 계승자의 맥이 끊기면서 일부 수련체계나 요결이 전해지지 않는 경우 등이 B에 해당한다. 그런가 하면 형을 수련하면서 각 동작의 의미를 모르거나 잘못 해석된 것을 전하는 경우나 단련에 해당하는 동작을 실전 기술로 받아들이는 경우 등은 C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D에 해당하는 경우는 해당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대부분의 실전성 논란이 여기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아이키도나 복싱에 발차기나 발차기에 대응하는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실전성이 낮다고 보는 경우가 있다. 아이키도는 <가>에 해당하는 종목이므로 아이키도에서의 실전은 애초에 발차기를 당할 일을 안 만들게끔 자신을 경계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상대가 발차기를 못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복싱은 <다>에 해당하므로 애초에 발차기는 고려 대상이 아니고, 발차기를 하면 오히려 지게 된다. 그런데 <나>의 기준에서 이 두 종목을 발차기가 없다는 이유로 실전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고류 무술이나 전투격투술 등에서 현대 격투기를 보고 "저것은 스포츠일 뿐 실전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전의 관점이 있으므로 타당한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이 스포츠 격투가들과 어떤 상황에서든 싸움을 벌였을 때 우위에 있거나 제압할 수 있다고 단정하거나, 경기에서 패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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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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