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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밴텀급 GP 결승은 도코로 히데오와 이마나리 마사카츠의 대결로 압축되었습니다. 

지난 해 9월 개최되었던 16번째 이벤트 이후 운영사 FEG의 자금난 악화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일본의 메이저 종합격투기 이벤트 DREAM(이하 드림)의 1이벤트인 DREAM '2011 밴텀급 일본 GP -Fight for Japan-'이 일본 사이타마에서 29일, 8개월만에 재개되었습니다. 

개최직전까지만해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투명했었지만 세계 탑 클래스급의 일본 중경량급 강호들의 대진표를 발표하여 기대를 모았던 이번대회에서는 일본 밴텀급 GP 1회전 및 준결승까지 6경기, 일본 아오키 신야, 키쿠노 카츠노리 등이 출전한 원매치 5경기를 비롯, 총 11경기가 치러졌습니다.

                                     [DREAM Japan GP 개막전 의 공식 포스터  제공=ⓒFEG/DREAM]

밴텀급 일본 GP에서는 일본권법의 타격가 나카무라 유사쿠를 파운딩으로 제압한 키드의 팀 메이트 야마모토 아츠시와 마에다 요시히로의 경기 중 부상 기권으로 승리를 따낸 도코로 히데오가 준결승에서 격돌, 좋은 포지션을 내주지 않고 타격으로 맞불을 놓은 토코로가 판정으로 결승전에 선착했습니다.   

ZST 초대 밴터급 챔프 후지와라 케이스케를 판정으로 물리친 DEEP 밴텀급 현역 챔프 이마나리 마사카츠와 DEEP 페더급 챔프 출신의 레슬러 오츠카 타카후미에게 판정 신승을 거둔 WEC 경험자 오사와 켄지간의 또 하나의 GP 준결승에선 2라운드 58초만에 힐훅으로 승리, 토코로와의 GP 밴텀급 결승전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마나리와 토코로는 오는 7월 16일 DREAM 18 밴텀급 JAPAN GP 결승전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이마나리와 토코로는 차후 발표예정인 밴텀급 WGP에도 우승자와 준우승자로 참여하게 됩니다.  

60여전이나 치러낸 베테랑이지만 최근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전 UFC 리거 리치 클레멘티와 격돌한 아오키 신야는 그래플링을 앞세운 일방적인 1라운드를 보내고 2라운드에서 풀 백마운트를 빼앗은 후 리어네이키드 초크 대신 시도한 페이스 락으로 손쉽게 탭을 받아냈습니다.

테크니션간의 대결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DEEP 라이트급 현역 왕자인 키쿠노 카츠노리 대 나카무라 다이스케 간의 원매치에서는 가라데카 특유의 압박을 구사하는 키쿠노의 푸쉬에 밀린 나카무라가 압박을 깨지 못하고 그래플링과 서브미션을 봉쇄당하며 판정패를 기록했습니다. 

마치 원숭이를 연상시키는 동물적 움직임과 타격을 자랑하는 니시우라 '위키' 아키오와 맞붙은 베테랑 우노 카오루는 현란한 풋워크로 상대의 장기인 타격을 봉쇄한 뒤 몇 차례나 백을 빼앗아내는 한 수 위의 그래플링 능력과 끊임없는 서브미션 시도로 상대를 완벽히 제압, 판정으로 3년만의 승리를 맛봤습니다.  

슈토의 간판스타로 드림 첫 승리 사냥에 나선 이노우에 '리온' 다케시는 공격적으로 나오는 현 DEEP 페더급 챔피언이자 기대주 마츠모토 코이치로를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쓰러뜨린 후, 롤링을 시도하며 회복을 꾀하는 마츠모토를 펀치 파운딩으로 압박, TKO로 드림에서의 첫번째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본디 상위 체급인 라이트급 파이터 간의 매치업으로 북구 경량급 제일의 웰라운드 파이터 '헬보이' 요아킴 한센과 레슬러 이시다 미츠히로간의 페더급 일전에서는 미츠히로의 테이크다운에 적잖이 고전했야 했으나 압도적으로 많았던 서브미션 시도 수, 타격데미지 등에서 앞선 한센이 2-1 판정승을 기록, 또 한번의 승리를 챙겼습니다. 

한편, 이날 인터미션 시간에는 7월 16일 드림 18에서 현 드림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게가드 무사시와 유도 메달리스트 출신의 파이터 이즈미 히로시 간의 드림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전이 발표되었습니다.

[DREAM '2011 밴텀급 일본 GP 개막전' 결과]

<밴텀급 토너먼트>
11경기
: 이마나리 마사카츠 > 오사와 켄지 (힐 훅 2R 0:58)

10경기
: 야마모토 아츠시 < 도코로 히데오 
(판정 2-1)
04경기: 오사와 켄지 > 오츠카 타카후미 (판정 2-1)
03경기: 이마나리 마사카츠 > 후지와라 케이스케 (판정 3-0)
02경기: 마에다 요시히로 < 도코로 히데오 (타월 투척으로 인한 TKO 2R 0:43)
01
경기: 나카무라 유사쿠 < 야마모토 아츠시 (TKO 1R 8:43)


<원매치>
09경기
: 아오키 신야 > 리치 클레멘티 (페이스락 2R 2:43)

08경기
: 키쿠노 카츠노리 > 나카무라 다이스케 
(판정 3-0)
07경기: 우노 카오루 > 니시우라 '위키' 아키오 (판정 3-0)
06
경기: 이노우에 '리온' 다케시  > 마츠모토 코이치로  (TKO 1R 6:51)
05경기: 이시다 미츠히로 < 요하킴 한센 (판정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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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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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전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홀더 퀸튼 '램페이지' 잭슨이 농아 파이터 맷 헤밀과의 체력전 끝에 판정 승리를 거두고 재차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시야에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29일 UFC 130 'Rampage vs Hamill' 에 출전한 퀸튼은 본래 메인이벤트로 열리게 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미뤄진 프랭키 에드가와 그레이 메이나드 간의 3차전 겸 라이트급 타이틀 전 대신 메인이벤트에 출전, 현 챔프 존 존스와의 타이틀 전 출전권을 두고 뛰어난 레슬러 헤밀과의 일전에서 나섰습니다.

경기 후 즉석 이벤트에서 밝혔듯 경기 전에 이미 손 골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퀸튼은 타격이 자신에 한창 미치지 못한 해밀의 테이크 다운을 100% 방어해내면서 가끔 기습적으로 터지는 해밀의 잽 성 스트레이트를 내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방적인 경기를 계속했습니다.


                                          [UFC 130의 공식 포스터  제공=ⓒZuffa LLC]

그러나 부상이 있었던 데다가 원체 스테미너가 비교적 좋지 않은 퀸튼은 해밀과 체력적을 하는 수 밖엔 없었고 결국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이후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 존 존스와의 타이틀 전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의구심을 남기는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가 됐습니다.

그래플링 매치에서 MMA로 무대를 옮겨 개최된 전 IFL 챔프이자 '뚱보들의 영웅' 로이 넬슨과 전 UFC 헤비급 챔프 프랭크 미어간의 2차전 겸 이날의 준 메인이벤트에서는 넬슨이 파워로 압박하며 밀어붙이는 와중에서도 미어가 니킥과 지속적인 테이크다운과 니킥으로 승기를 유지, 판정승으로 그래플링서의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젋은 장신 파이터 스테판 스트로브와 격돌한 10전 무패의 기대주 트래비스 브라운은 2m가 넘는 스트러브의 롱레인지 타격과 위험찬만한 다스 초크 시도 등에 밀렸으나 1라운드 종료 50여초를 남겨두고 니킥으로 카운터를 시도하는 스터브의 안면을 수퍼맨 펀치로 직격하는데 성공, 파운딩으로 승부를 종결지었습니다.   

웰터급에서 손꼽히는 실력파 티아고 알베즈랑 격돌한 UFC 5연승 중이던 언더 독(under dog) 릭 스토리는 알베즈의 타격을 봉쇄하기 위한 타격 맞불 작전과 알베즈의 니킥을 맞고도 견뎌내는 든든한 맷집으로 전진하며 알베즈를 압박, 심판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웰터급의 새로운 강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53개월만에 UFC로 복귀한 SRC 미들급 챔피언 조르지 산티아구는 특유의 날카로운 로우킥과 하이킥 등 킥을 베이스로 한 타격으로 잠시 상대이자 미국의 전쟁영웅 겸 전 WEC 라이트헤비급 챔프 브라이언 스탠을 압박했으나 스탠의 라이트 훅 카운터에 이은 파운딩 연타에 실신, TKO패하고 말았습니다.

WEC 밴텀급 타이틀 홀더 미구엘 '엔젤' 토레스는 1라운드에서 거의 성공시킬 뻔 했던 트라이앵글 초크, 리버스 트라이앵글 초크, 길로틴 초크 등 특기인 서브미션으로 명문 AMC 팬크레이션의 레슬러 디미트리어스 존슨에게 40전 째의 승리를 노렸으나 포지셔닝 싸움에서 승기를 잡는데 실패, 판정으로 패했습니다.

30전을 치러낸 블랙벨트 유술가 글레이슨 티바우는 15개월 만에 UFC로 복귀한 하파엘로 올리베이라를 상대로 초반부터 탑 마운트를 차지하는 한 수 위의 그래플링 실력으로 기선을 제압, 편안히 경기를 풀어가다 숏 어퍼컷으로 승기를 잡고 백마운트에서의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탭을 받아냈습니다.  

[UFC 130 'Rampage vs Hamill' 결과]

10경기
: 퀸튼 잭슨 > 맷 헤밀 (판정 3-0)

09경기: 프랭크 미어 > 로이 넬슨 (판정 3-0)
08경기
: 스테판 스트로브 < 트레비스 브라운 
(TKO 1R 4:11)
07경기: 티아고 알베즈 < 릭 스토리 (판정 3-0)
06
경기: 브라이언 스탠 > 죠르지 산티아구 (TKO 2R 4:29)
05경기: 미구엘 토레즈 < 디미트리어스 존슨 (판정 3-0)
04
경기: 켄달 그로브 < 팀 보에치 (판정 3-0)
03경기: 글레이슨 티바우 > 하파엘로 올리베이라 (리어네이키드 초크 2R 3:28)
02경기: 마이클 맥도널드 > 크리스 카리아소 (판정 2-1)
01
경기: 헤난 바하오 > 콜 에스카베도 (판정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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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합기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여기서 밝히는 제 사견과는 별도로, 한국의 합기도 및 아이키도 단체를 이끄시는 선배 무술인 여러분들께는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하겠습니다. 

1. 합기도 명칭은 누가 먼저 사용했는가?
사실 合氣道 라는 한자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1942년 '大日本武徳会[다이닛뽄부토쿠카이]'로,  이 무술은 현재 '光輪洞合気道[코린도아이키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사실상 아이키도란 이름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우에시바 모리헤이도, 그가 만든 '아이키카이(合気会)'도 아닙니다.


게다가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라는 이름을 발안한 사람은 무덕회 임원이었던 久富達夫(히사토미 타츠오) 씨로, 모리헤이와는 관계 없는 강도관(講道館) 출신입니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하게 된 영향으로 대일본무덕회가 해산하게 되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1948년에 이르러서야 스스로가 창시한 무술을 '아이키도(合気道)'라 칭하게 됩니다. 아이키도란 이름이 처음 만들어지고 6년이나 지난 후의 일입니다.


<코린도 계열 아이키도 成新会合氣道>



2. 동일한 표기를 사용하는데 따른 혼란?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아이키카이(合気会)'외에도, 모리헤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당수의 단체가 '아이키도(合気道)란 이름을 앞세워 활동해왔습니다.

앞서 말한 대일본무덕회 계통의 무술을 계승한 '코린도 아이키도(光輪洞合気道)'가 그러하며 -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부의 운영을 담당했던 관계로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平井稔(히라이 미노루)가 모리헤이의 문인이기도 합니다만, 대일본무덕회의 아이키도는 모리헤이의 무술이 아닌, 대일본무덕회의 역량을 모아 개발한 종합무술이므로 다른 무술이라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드러나는 모습이나 지향하는 바 원리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만, 성립이나 기술체계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일본에서는 서로 다른 무술로 보고 있습니다. -, '합기도의 과학'으로 우리 나라에 알려진 요시마루 사다오(吉丸貞雄 ; 호는 慶雪) 씨가 내세운 '다이토류덴 아이키도[大東流伝合気道]'가 그러합니다. 또한, 블럭격파 같은 강렬한 시범으로 유명한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도 마찬가지고요.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의 블럭 격파(베기) 시범>

같은 계보에서 갈라선 단체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은 숫자의 단체가 일본 현지 및 해외에서 '아이키도[合気道]'란 한자 표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발전한 '풀컨택트 아이키도' 계열을 포함)


3. GAISF 가맹 문제?

GAISF 에는 국제 '풋볼(축구)' 경기단체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프랑스어로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이라고 하는, 다들 아시는 피파(FIFA)가 바로 그 곳입니다. 미국에서 '풋볼'이라고 하면 절대다수가 미식축구를 떠올립니다만, 그럼 미국 풋볼은 이름을 바꿔야 할까요?

그런데 GAISF에는 '미식 축구' 단체도 당당히 가입해 있습니다.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merican Football) 물론, 미식축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럭비도 가입해 있지요. (International Rugby Board)

GAISF에는 '국제무술연맹(國際武術連盟)'이란 단체도 가맹되어 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국제 '우슈' 연맹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근접전투기술에 대해 무술이란 단어를 써서는 안 되는걸까요?

골프와 미니골프(Golf, Mini Golf), 테니스와 소프트 테니스, 테이블 테니스(Tennis, Soft Tennis, Table Tennis) 등등...  

<GAISF 가맹단체 리스트>

경기 형식의 유사성이 문제가 된다면, GAISF에는 '무에타이'와 킥복싱'이라는 대단히 흡사한 두 경기 단체가 동시에 가입되어 있다는 전례가 있습니다. 명칭의 고유성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선례가 존재합니다. 하물며 GAISF에 가맹하는 경기 명칭은 알파벳 표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든 예와 비교하자면, 합기도와 아이키도의 알파벳 표기는 유사하다 보기 어렵습니다.


4. 한국 합기도의 보급률은 아이키도에게 빚진 바 없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일본내 아이키도 수련 인구가 약 백만명이라고 합니다.
합기도 수련 인구는, 2007년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 논문에 따르면 약 3백만, 대한합기도경기연맹에 따르면 약 2백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1억 2천만의 일본 인구를 생각하면, 로컬시장의 크기를 차이를 생각해볼때 비해 한국 합기도의 상대적 성공은 대단히 놀라운 성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합기도'란 이름의 인지도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합기도'란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이런 한국 합기도의 인지도는, '일본의 유명한 무술인'의 이름을 빌려 얻어진 결과도 아니요, 일본의 유명한 무술 이름을 차용해 얻어진 결과 또한 아닙니다.

한국에 아이키도가 자리잡기까지, 아이키도 지도자 여러분이 기울여온 수많은 노력과, 수십차례에 걸쳐 일본 현지의 선생님들을 한국으로 모셔 초청 강습회를 여는 등 한국 무술계 발전에 기여하신데 대해서는 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아이키도가 '합기도'라는 이름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잡으려 한다면, 그 모든 노력들이 빛이 바래, 자칫 한국 '합기도'가 닦아놓은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보일까 심히 우려됩니다.

비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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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dyhaw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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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제일 먼저 벌어졌어야 했는데 어른의 사정으로 인하여 제일 나중에 하게 된 강산과 북새통의 경기. 양쪽 다 활발할 대학 동아리답게 응원단도 많아서 보기가 참 좋았다. 아 정말 비만 오지 않았다면......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면 또 가뭄 든다고 뭐라 할 간사한 나-_-; 하여튼 다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양 팀이 경기장에 마주 섰다. 의외로 용인대 팀은 작년 우승의 주역보다 신진 선수들이 보였다. 군대들 갔나...? 택견배틀 초창기에 큰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 드디어 작년에는 성주와 아리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용인대. 그 기세를 쭉 이어나갈까 생각했는데 신진 선수들이 더 눈에 띄어 약간 불안해 보였다.

반면 강산은 전적이 꽤 되는 선수들이 쭉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휴가를 나온 전인기 선수도 눈에 띄었다. 전통이 있는 팀답게 과연 오늘 어떤 좋은 경기를 보여줄지......궁금해 하는 내 앞에서 심판 선생님이 뚜껑을 열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 요리처럼 강산의 박호성 선수와 김종원 선수가 발을 마주쳤다. 김종원 선수는 다리에 묶은 행전이 돋보였는데 첫 출전 선수답지 않게 비가 오는데도 기세 좋게 발길질을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왼발 후려차기를 성공시키며 1승의 기쁨을 누렸다. 풀컨택 가라데 식으로 쭉 울라간 호쾌한 발길질이었다.

강산의 두 번째 선수는 장현석 선수. 본때를 보니 역시 명문출신답게 기본적인 품놀기가 볼만했다. 하지만 비가 와 비닥이 XX 같아서...(나랏말싸니 듕국에 달아 서로 사맛디 아니할새 여린 백성들을 위하여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고귀한 뜻을 받들고저 아름다운 금수강산 같은 어휘를 사용하기 위한 국가 언어 심의 규정을 준수하야 삭제처리) 잘 될지......바닥에 익숙해진 것인지 품을 잘 놀아서 그런 것인지 의외로 두 선수는 별 미끄러짐 없이 경기를 진행해 나갔다. 품놀기가 다른 무술의 스텝과는 달리 꾹 눌러밟는 형태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까? 이전의 경기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였고 선수들의 중심이 잘 잡혀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다음에 품밟기 논문 쓸 때 참고할까나......

김종원 선수는 이전 경기처럼 활발하게 공세를 퍼부었고 장현석 선수도 그에 지지 않고 맞불을 놓던 차, 김종원 선수의 발길질을 번개같이 잡아챈 장현석 선수는 그대로 외발쌍걸이를 성공시키면서 시원하게 1승을 올렸다. 김종원 선수가 들어가고 북새통은 권혁산 선수가 출전했다. 역시 올해 첫 출전. 경기가 시작되었고 이전에 승리한 장현석 선수가 대접으로 정강이를 툭 차주고 권혁산 선수는 악수를 하는데...악...아, 앙대......역시나 주심인 장태식 선생님이 경고를 주었다.

이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해가 가기 어려운 상황인데 친절하게도 해설자인 회장님이 설명을 해주셨다. 서양에서는 만나면 서로 악수를 하는 것이 인사이듯 택견판에서는 서로 정강이를 가볍게 툭 차주는 것이 바로 그런 인사이며 택견판의 에티켓인 것이다. 툭 차주고 다시 악수를 하는 것은 ‘역전 앞’ ‘모래사장’ 과 같은 중복 어휘이며 이를 허용하게 되면 택견판의 전통적인 에티켓 하나가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 경고 받은 권혁산 선수 너무 서운하게 생각말길 ;ㅅ;

어쨌든 경기는 계속 되었다. 권혁산 선수는 유도를 했다는데 엉덩걸이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서 슬립다운을 겪기도 했으나 기세 좋게 장현석 선수를 계속 몰아붙이며 딴죽도 성공시켰으나 물렀거라가 먼저 선언되기도 했다. 시원한 딴죽 한번 볼 수 있을까 했는데...아, 장현석 선수가 다시 권혁산 선수의 발질을 잡아채며 외발쌍걸이를!!! 앞서가기 시작한 강산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이번에 등장한 선수는 김성준 선수. 몸이 날렵하게 생겼는데 특이하게 활개를 올린채로 손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꼭 무스를 바르는 행위 같았다. 뭐지 저건?+_+ 작년에 나왔던 충무로K 강영훈 선수와 비슷한 스타일 같은데? 두 선수가 서로 공방을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김성준 선수가 기습적으로 몸을 들이밀며 덜미를 잡고 체중으로 밀어붙여버리자 장현석 선수는 아쉽게도 그대로 뒤로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강산에서 거구가 나왔다. 박병준 선수. 100킬로라는 체중이 아주 힘이 좋을 것 같은 선수였다. 호리호리한 체구와는 달리 의외로 덜미를 잘 잡는 김성준 선수가 잘못 공격하다가는 역습을 당할 것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마침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이내 경기장에서 맞붙은 두 선수는 덜미잽이로 서로를 잡아챘고 마치 소싸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또 그런 경기 답지 않게 매우 격렬하게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계속 덜미를 잡고 공격에 소홀했던 김성준 선수가 경고가 누적되어 3분 30여초만에 경고패를 당했다. 김성준 선수의 열린 도복 사이로 보이는 식스팩이 들어가자 여성팬들이 아쉽다는 한숨을 쉬었다.

용인대에 남은 두 선수는 작년 우승의 주역. 네 번째로는 안기중 선수가 나왔다. 안기중 선수는 유도가 전공이라던데 의외로 발질 공격이 매우 날카로웠다. 초장에 곁차기가 번개같이 올라갔지만 아쉽게도 스친발로 판정이......두 선수가 격렬하게 경기를 하던 가운데 안기중 선수가 그만 박병준 선수의 소중한 곳을-_-; 가격하고 말았다. 아흑......보호대를 차도 아픈 그곳......아픈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관객들은 낄낄대며 웃고 있었고 두들겨주는 선배들도 피식거리며 새나오는 웃음을 숨기지는 못했다. 다른 무술 시합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

다시 경기가 시작이 되었는데 박병준 선수 오늘 일진이 좋지 않은지 이번에는 바지가 내려가는 사태가...-ㅅ-; 이거이거 ㅋㅋㅋ 안기중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 칼잽이와 오금잽이로 박병준 선수를 눕혔지만 아쉽게도 장외. 그렇게 흘러가다 결국 경기는 5분을 다 채웠고 경고가 더 많았던 박병준 선수가 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다시 동점.

강산의 허스키라는 별명의 김재흠 선수가 본때뵈기를 보이며 등장했다. 역시 중심이 잘 잡힌 모습을 보여주던 김재흠 선수였고 5분 동안 체력을 많이 소모한 안기중 선수를 20여초만에 오금잽이로 메치며 강산이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런 상황에서 씨름장사 백승기 선수가 등장했다. 백승기 선수는 시작하자마자 특유의 자세로 김재흠 선수를 구석으로 몰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봐온 백승기 선수의 전략은 십중팔구 차는 발을 잡거나 오금잽이로 뽑아든 뒤 뒤집기를 하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타입은 초장에 승부를 내버리는 편이 편할텐데 과연 김재흠 선수가 어떻게 할지......아니면 낚시걸이로 승부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김재흠 선수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 듯했고 아랫발질을 날쌔게 차고 회수하고 경기장을 돌면서 영리하게 백승기 선수의 마수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러던 중 백승기 선수가 김재흠 선수의 오금을 잡아챘고 한번의 실수도 없이 그대로 뒤로 들어 던져버리며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이제 마지막 선수들끼리의 결전. 휴가를 나왔다는 전인기 선수와 백승기 선수가 경기를 하게 되었다. 백승기 선수는 얼굴만 맞지 않고 다리는 얼마든지 내주겠다는 전략인지 팔을 아래로 내리지 않았고 전인기 선수는 신중하게 아랫발질로 살짝 간을 보며 공략을 시작했다. 그러나 둘다 기다리는 스타일로 경기를 한 덕분에 소극적 경기로 경고를 하나씩 먹어버렸다. 뭐 백승기 선수에게 잡아 채이면 거의 끝장이니 그럴 법도 하지만......그러던 차에......아나운서와 회장님이 전인기 선수의 전력을 소개하며 막강한 선수라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왠지 전인기 선수 불길하다.-_-;;; ......했더니 악......백승기 선수가 순간 몸을 낮추며 전인기 선수의 오금을 잡은 뒤 뽑아 올려 뒤로 뒤집어버리며 매트에 메쳐버렸고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아나걸과 회장님의 저주를 쌍으로 먹었으니...-ㅅ-;;

이렇게 강산과 북새통의 경기는 대거 신진선수를 기용한 북새통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가 내리는 하늘과 신나서 펄쩍펄쩍 뛰는 용인대를 보니 오늘은 아무래도 용인대에게 승기가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작년에 승천해 여의주를 문 주역들 대신 올해는 북새통에 이무기들이 뭉쳤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힘겹게 결국 다시 승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비와 용은 원래 친하니까. 신진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공격력을 보여주던 북새통의 선수들을 보니 비바람을 뚫고 승천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용으로 변신한 모습 같았다. 과연 올해도 최종적인 여의주 쟁탈에 성공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그 활력과 패기를 보니 이번 택견배틀에서도 북새통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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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는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인 덕에 야외에서 경기를 하기로 했고 이것저것 준비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역시 택견배틀은 야외에서 관중들과 해야 제 맛. 하지만 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린 것이 곗돈 탔다가 아내에게 모조리 압수당한 남편 같아서 언제 비가 다시 쏟아질 지 알수가 없었다. 어쨌든 선수들은 열심히 걸레질을 해서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준비팀의 분주한 발놀림 덕에 잠시 후에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풍악에 맞춘 입장과 선수소개가 없는 밋밋한 경기......망할 놈의 청개구리. 왜 엄마 말은 안 들어가지고 비는 오게 만드나...-_-

하여튼 다무의 첫 선수는 합기도를 수련하는 한길준. 한길준의 상대로 녹두장군은 민병진 선수를 내보냈다. 주특기는...애교와 교태......-_- 전북대 팀 못지 않게 아스트랄한 주특기로다. 설마 본때뵈기 대신 애교뵈기나 교태뵈기를 보이는 것은 아니겠지......상상해보다가 소름이 돋았다. 난 남자보다 여자를 좋아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곰이니까. 다행히 민병진 선수는 보통의 본때뵈기로 몸을 풀었고 나의 눈은 아름다운 세상을 계속 감상할 수 있었다.

비가 와서 미끄러운 경기장에 택견화를 신고 있다보니까 슬립이 잦았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했다. 한길준은 이전에 택견배틀에 나온 경험을 살려서 타유파 선수답지 않게 로킥보다는 딴죽 위주로 민병진 선수와 경기를 풀어나갔고 결국 그 경험이 도움이 되며 덜미를 잡고 딴죽을 걸어 민병진 선수가 손을 땅에 대게 만들었다. 소박하지만 정석을 살린 승부였다.

녹두장군의 두 번째 선수는 정기명 선수. 주특기는 수줍음이다. ......주특기에 대해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하여튼 체격이 좋은 정기명 선수는 즐겁게 웃으며 몸을 풀었고 다시 경기장에 섰다. 힘이 좋은 선수답게 오금을 잡고 뽑아 올렸지만 한길준이 공중에서 몸을 흔들자 미끄러운 바닥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치기를 당했지만 아쉽게도 장외. 다무팀에서 안타까운 소리가 나왔다. 아무래도 바닥이 너무...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양 감독님 합의 하에 택견화를 벗고 경기를 진행하기로 해 양 선수가 택견화를 벗고 맨발로 경기장에 다시 마주섰다. 아~그러나 중심이 좀 잡히자 체격이 좋은 정기명 선수가 아까의 아쉬움을 달래듯 오금잽이로 한길준을 뽑아들며 바닥에 던져버렸다. 에구.

다무 다음 누구지? 하며 보는데 김광수가 몸을 푼다. 헐, 벌써 내보내? 대도숙 도복을 입은 김광수가 나와서 로킥으로 몸을 간단하게 풀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발이기에 더 부담이 없는 듯 시작하자마자 김광수 선수는 로킥을 갈겨대기 시작했다. 안다리, 바깥다리로 번갈아 로킥을 갈기고 로킥 더블로 같은 곳을 공략하기도 하며 안다리를 내줬다가 그걸 노리고 차는 정기명 선수의 발길질을 기다렸다는 듯이 내준 안다리를 뒤로 빼 스위치를 하며 다시 앞다리로 공격이 빗나간 정기명 선수의 허벅지를 인정사정 없이 걷어찼다. 딴죽, 정강차기, 촛대걸이 등 다양한 형태의 발길질을 추구하는 택견과 달리 오로지 로킥 하나를 죽자고 연습하는 풀컨택 가라데 계통의 로킥은 보기만 해도 아파보였다. 발등보호대가 없어서 차는 선수들도 아파보인다고 했지만 문제는 김광수는 정강이로 걷어차버리니 발등보호대의 의미가......-_-;

정기명 선수도 택견에 다양하게 있는 발등걸이나 여러 발질들로 그걸 견제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움직임보다 엎어차기 위주로 공격을 해 나가는 것이 몹시 아쉬웠다. 로킥이 전문인 상대에게 같은 공격을 한다는 것은 상대의 흐름에 말려들어가는 것일텐데......그렇게 공방이 오가던 중 결국 정기명 선수가 경고를 받았고 시간이 모두 흘러 승리는 김광수에게 돌아갔다. 데뷔전도 경고승이었는데 또 경고승이네. 훗, 뭐 이긴건 이긴거지.

녹두장군에서 다음으로 이만재 선수를 내보냈다. 황현희를 매우 닮은 이만재 선수는 시작하자마자 상대의 로킥을 번개같이 오금잽이로 잡아채며 밀어붙였다. 하지만 미리 그 대비훈련을 했던 김광수는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미는 손을 걷어내버렸고 미는 힘이 배제된 오금잽이는 힘을 잃고 결국 상대를 뒤로 날려버리지 못했다. 칼잽이와 오금잽이를 함께 쓰는 기술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상대가 시전자보다 체격조건이 좋을 때는 어느 한 가지 요소라도 배제되면 되려 자신이 눌려버릴 수가 있는 위험도가 있는 기술이다.

김광수는 사바키 스텝을 쓰려고 발동을 걸......다가 미끄러져버렸다-_-; 그리고 미끄러지다가 상대의 옷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경고......이어서 상대 덜미를 잡다가 덜미 깃을 잡아버려 경고 누적으로 경고패......경고로 흥한 자 경고로 망하는 것인가-_-;; 대도숙 공도에서는 상대의 도복을 잡고 메치거나 넘기는 기술이 많은데 그 습관이 배인 탓인 것 같다.

다무의 중견은 이재우 선수. 대도숙에 입문해서 수련하고 있는 흰띠.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흰띠면 대도숙에서 아직 유술계통을 수련하지 않는 단계로 타격기만 연습할테고 그렇다면 쓸 무기는 로킥과 하이킥밖에 없는데 어설픈 로킥은 오금잽이의 밥이 될 수가 있으니......라고 생각했더니 초반부터 강한 로킥으로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발놀림과 스피드가 빨랐고 이에 호응하듯 이만재 선수의 품놀림도 분주해졌다. 비가 오는 매트에 적응력이 쌓인 듯 이만재 선수는 시원하게 들어찧기, 곁차기도 올렸고 이재우 선수가 반응을 잘 하지 못했지만 타점 자체가 좀 빗나가서 이재우 선수는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이만재 선수는 이재우 선수의 로킥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오금을 잡아채서 그대로 넘겨버렸다. 녹두장군에서 큰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다음 선수는 누가 나오려나 하고 돌아보니 꿔다 놓은 보릿자루(안에는 폭탄이 든)처럼 앉아있던 파란 도복의 이전국 사범이 나섰다. 악......드디어 출전하는구나. 로킥만은 극진공수도의 김경훈 사범이 자신보다 세다고 했던, 그리고 최무배 관장을 스파링에서 로킥 두 방으로 다운시켰던 굇수.-ㅅ-; 부처의 얼굴을 했지만 악마의 로킥을 가진 이전국 사범이 다시 택견배틀 장에 섰다. 2009년에 출전했다가 택견배틀이 너무 재미있다면서 또 나가보고 싶다고 했으나 다무팀이 2010년에는 어른의 사정으로 출전을 하지 못했고 2011년에 다시 복귀. 그래도 비가 와서 중심을 잡기가 어렵기에 로킥의 데미지는 좀 줄어들지도?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외로 이전국 사범은 슬금슬금 압박하다가 덜미를 잡고 돌리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강력한 로킥으로 이만재 선수의 다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쩍쩍 소리가 나면서 로킥이 미사일처럼 이만재 선수를 파고들자 이만재 선수도 물러서지 않고 그 다리를 잡아채서 반격하려 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월등히 덩치가 큰 이전국 사범이 체중을 가하자 결국 넘기지 못하고 몇 번의 찬스가 날아가 버렸다. 송덕기 옹의 기술 시범을 보면 오금잽이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며 외발쌍걸이도 그런 쪽이다. 지금은 칼잽이 오금잽이가 주류기술이 되었지만 이렇게 덩치 차이가 난다면 발목을 잡아채서 외발쌍걸이를 하거나 회목을 잡아채고 낚시걸이나 딴죽을 건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전국 사범은 몇 번 간을 보더니 이내 쓸어차기로 이만재 선수를 바닥에 넘어뜨리며 첫 승을 장식했다.

다음으로 방종득 선수가 나왔다. 택견배틀은 순서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때 상황따라 다른 선수들이 나갈 수 있어서 키가 크고 다리가 긴 방종득 선수가 나오는 모습을 보자 그 전술의 묘가 느껴졌다. 아마도 로킥 타이밍을 노려서 상단을 차거나 하단에 대한 맞불을 놓으려는 것일까? 예상대로 방종득 선수는 비가 와서 바닥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긴 다리를 이용해 촛대, 엎어차기, 딴죽 등의 다양한 발길질로 이전국 사범을 공격했고 안다리로 정확하게 엎어차기가 들어가자 이전국 사범이 좋은데? 라고 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게다가 롱다리를 이용한 곁차기까지 시원하게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자 관중들이 호응을 보내기 시작했다. 오오...재미있다+_+ 그 동안 수련을 많이 했나봅니다- 하는 아나걸의 멘트가 있자마자 녹두장군 쪽에서 일제히 “안했습니다~” 라는 함성이 나온다. ......방종득 선수. 적은 혼노지에 있다는 일본 속담을 명심해야할 듯 -ㅂ-

하지만 문제는 평소에 로킥으로 서로 차주면서 단련한 이전국 사범의 다리에는 그런 엎어차기 계통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차라리 딴죽으로 차거나 걸어버리는 방법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슬슬 감을 잡은 이전국 사범의 로킥이 점점 강렬해지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중심이 흔들릴까봐 슬슬 차기는 했지만 그래도 타격이 점점 쌓이는지 방종득 선수가 로킥을 허용하는 횟수가 늘어가는 것이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강력한 타격의 로킥을 왼쪽 허벅지에 맞고 미끄러졌고 이전국 사범은 2승을 거두며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선수는 권세준 선수. 몸이 이만재 선수처럼 날렵해보였지만 이전국 사범이 로킥으로 압박하기 시작하자 별 대응을 하지 못하고 초반부터 여러 차례 타격을 허용해버리고 말았다. 다리에 타격이 벌써 축적되어버린 것이 얼굴에도 나타났다. 아무래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권세준 선수의 발을 잡아 이전국 사범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한번 들어가며 쓸어차기만 하면 되는 상황!!! 인데......그걸 그냥 놔줘버렸다.-_-

그걸 왜 놔주냐며 허탈하게 다무팀에서 안타까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기회를 잡은 권세준 선수가 촛대를 차고 곁차기를 올리며 다시 활기를 찾는 듯 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차도 끄떡없는 철옹성에 기운이 빠진 것인지 상단차기가 올라오지 않아 방심한 것인지 기습적인 왼발 상단 돌려차기에 그만 권세준 선수는 얼굴을 맞아버리고 말았다.

아......정말 공도에서 운동하면서 그 로킥 맞아봐서 오늘 이전국 사범, 김광수 선수에게 로킥을 맞은 선수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집에 가면 더 아플텐데-_-; 경기를 보다보니 역시 택견이 아무리 경기 위주로 발달한 무술이라고 해도 역시 기본기를 소홀히 하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택견의 기본기는 품밟기이고 품밟기는 아랫발질의 공방에 특화되어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 택견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상대의 하체 공격에 대해서도 촉을 발달시켜 그것을 견제하고 날카로운 윗 발질로 승부를 냈어야 했을 텐데 오히려 상대의 전술에 말려들어가 버린 것이 녹두장군의 패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가 강력한 로킥을 구사한다 해서 그것에 말려들어 택견 본래의 다양한 아랫발질, 특히 딴죽을 거의 쓰지 않은 모습이 아쉬운 경기였다. 그런 것에 더 충실했다면 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뭐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이런 상대가 나타났으니 이제 그동안 오금잽이 위주로만 흘러가던 택견판에 기본이 되는 품밟기와 품놀기에 더 고찰을 하고 수련을 하는 분위기가 탄생된다면 그것도 긍정적인 반응이 될 듯 하니 오늘의 패배가 녹두장군에게도 좋은 약이 될 것이다.

어쨌든 아무리 차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전국 사범을 보면 그 압도적인 체격과 실력 등으로 볼 때 역시 부동명왕이라는 칭호가 적절할 듯 하다. 그래도 얼굴은 환하게 둥글둥글하고 사람 좋은 이전국 사범이 싱글거리며 다무팀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헹가레를 쳐주지 않냐고 투정을 부리는 모습이 방금 경기에서의 그 모습답지 않은 순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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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해보이는 인상으로 사람 다리 조지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전국 사범.

그는 현재 목동에서 대도숙 공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도숙 목동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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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려 결국 첫 번째 경기인 강동 전수관과 전북대 택견지킴이의 경기는 실내 전수관에서 하게 되었다. 택견배틀 최대의 적은 다름 아닌 날씨. 그래도 비가 그치기를 기대하며 야외 준비도 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평소 같으면 벌써 시끌벅적한 난장이 벌어졌을 경기장에 비만 내리는 것을 보니 어쩐지 을씨년스러웠다.

전수관 안이 선수들과 응원단으로 꽉 찼다. 이럴때는 전수관 벽이 열리면서 전수관안쪽에 본부석이 차려지고 그 바깥에 경기장이 마련되면 어떨까, 돔구장처럼 비가 오면 징~하면서 돔을 만들면 어떨까 별의별 생각을 다해보지만 빌게이츠급의 스폰서라도 구하지 않는 이상 한바탕 좋은 꿈일뿐......하여튼 망상은 해수욕장 이름이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강동의 전필홍 선수가 나와서 예도통천의 풍악에 맞춰 몸을 풀었고 전북대는 권규형 선수가 나왔다. 양쪽의 프로필을 보니 전필홍 선수는 손목잽이가 특기라고 되어있고 권규형 선수는......카이로 프락틱? 이, 이걸 어떻게 택견에서 써먹는 거지??? 라고 생각하던 찰나......시작하자마자 바로 올라간 곁차기에 그만 권규형 선수가 얼굴을 맞고 말았다. 어라......-ㅁ-;

예상 못한 초살에 신난건 풍물패 예도통천. 신나게 풍악을 울려대자 그제서야 인지 부조화에서 벗어난 관객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다음 선수는 손정관 선수가 나왔다. 프로필을 제대로 알지 못해 책자를 다시 뒤적였더니......특기가 건강달리기??? -_-; 이, 이걸 대체 택견배틀에서 어떻게 써먹......다시 경기는 시작되었고 정석적으로 손정관 선수가 아랫발질로 공격을 했지만 이번에도 7초만에 전필홍 선수가 오금잽이로 손정관 선수를 바닥에 눕혀버리며 2연승에 성공했다. 슬슬 분위기가 고조되는 듯......전필홍 선수가 승리의 본때를 보이는 동안 전북대의 프로필을 봤다.

......뭐냐 이거... 주장인 김대현 선수는 주특기가 몸개그, 조국 선수는 주특기가 잠자기- -; 고종구 선수는 밥짓기, 이한선 선수는 숨쉬기, 임창현 선수는......주특기가 도핑이라고??? ......뭐야 이거...무서워......

공포에 휩싸인 내 기분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정하게도 시간은 흘렀고 전필홍 선수의 본때뵈기가 끝나고 다음은 도핑이 주특기인-_-; 임창현 선수가 등장했다. 아빠곰이라는 별명답게 큰 덩치를 앞세워 아래까기로 전필홍 선수에게 공세로 나섰고 전필홍 선수도 그에 맞불을 놓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아서 경기 양상이 매우 재미있었다. 보통 한쪽이 밀거나 하면 밀리며 장외로 나가게 되기도 하고 또 덩치가 큰 선수가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밸런스가 잘 맞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필홍 선수가 꾸준히 올린 곁차기 하나가 임창현 선수의 활개를 뚫고 적중해버렸다.

이번에는 아까부터 열심히 전북대 선수들의 이름을 알려주던 김대현 선수가 출전했다. 안경을 벗고 경기장에 들어섰고 시작하자마자 전필홍 선수의 아랫발질을 잡아채며 그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낚시걸이를!! 조, 좋은 기세다...!!! 근데, 으억......이럴수가. 공중에 몸이 들렸던 전필홍 선수가 순간 몸을 비틀어버리자 낚시걸이를 넣느라 외발이었던 김대현 선수가 되려 되치기를 당해 바닥에 누워버렸다. 뜻밖의 반격과 승리에 엄청난 환호가 울렸다. 보통 오금잽이를 하게 되면 그대로 잡아서 넘기는 양상이 전개된다. 김대현 선수의 오금잽이로 들어올린 후 낚시걸이는 정석적인 공격이었지만 한발로 중심을 잡는 상황에서 몸무게가 더 나가는 전필홍 선수가 위에서 몸을 틀어버리는 바람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하지만 굉장히 좋은 공격이었는데 몹시 아쉽다는 생각이......

이래저래 마지막 선수로 전북대에서는 물개라는 별명의 조국 선수가 출전했다. 전필홍 선수도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는 것이 지쳐보였고 조국 선수의 실력도 알 수가 없기에 기대를......하는 순간 전필홍 선수의 곁차기가 다시 작렬했고 승부는 그렇게 끝나버렸다.

경기 시간을 재보니 총 3분이 지나기 전이었다. 택견배틀 역사상 가장 짧은 경기 시간을 기록한 셈이다. 이전의 최단 시간 경기는 2006년 열린 고려대와 다무의 경기였는데 5년만에 그 기록이 갱신되었고 앞으로 이것보다 짧은 경기는 나오기가 어려울 듯 하다. 그야말로 찰나(刹那)의 승부.

찰나(刹那)는 산스크리트의 '크샤나', 즉 순간(瞬間)의 음역인데,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 권136에 따르면, 120의 찰나를 1달 찰나(一怛刹那:tat-ksana, 순간의 시간, 약 1.6초), 60달 찰나를 1납박(一臘縛:lava, 頃刻의 뜻, 약 96초), 30납박을 1모호율다(一牟呼栗多:muhūrta, 약 48분), 30모호율다를 1주야(一晝夜:24시간)로 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르면 1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설도 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1찰나마다 생겼다 멸하고, 멸했다가 생기면서 계속되어 나간다고 가르치는데, 이것을 찰나생멸(刹那生滅)·찰나무상(刹那無常)이라고 한다.

......라고 네이버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_-; 작년에 1전 1패를 기록했던 전필홍 선수가 올해는 첫 경기에서 판쓸이를 하며 강동에게 1승을 안기다니 그 동안 요단강을 오락가락하며 절치부심 수련을 한 것일까? 마치 삼국지에서 관우가 차가 식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어오겠다고 하고 나선 기세가 느껴졌다. 실제로 3분이면 차가 식을 시간은 아니지......찰나(刹那)의 승부.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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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련택견협회가 주관하는 택견배틀의 경기들을 보다보면 흔히

"재미는 있는데 왜 선수들이 품밟기를 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나온다. 규칙으로 정해 강제로 항상 앞발을 주고 굼실을 해야 한다는 상황을 정해놓은 대한택견의 모습에 익숙한 일반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다. 대한택견은 전신을 는질러찬다는 명목아래 타격이 가해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에 세게 다리를 찰 수 있는 결련택견협회의 경기들보다는 굼실한다는 느낌이 더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랫발질을 세게 까지 않는 특성상 나오는 움직임인데 문제는 송덕기 옹에게 오래 배웠던 제자들이 한결같이 다리를 세게 걷어차는 것으로 배웠다는 점에서 하체공격을 는질러찬다는 것은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좋든 싫든 현재 택견계의 헤게모니를 크게 쥐고 있는 쪽은 대한 택견이다. 이크에크(사실 이건 신한승 선생의 작품), 허리를 크게 흔드는 움직임(능청이라 함), 역품,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는 밀어차기(는질러차기)라는 이론들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고(일반인 기준에서) 그렇게 택견에 대한 고정관념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박혀 있다.

품밟기를 왜 하지 않는가? 라고 하는 질문은 원래 모습이 아니라 현대화된 대한택견의 모습에 익숙해져있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송덕기 옹은 품밟기가 어느 정도 기본을 뗀다 싶으면

'어디 품 놀아봐라.'

라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품밟기를 해라.' 가 아니라 '품 한번 놀아봐라.' 라는 말은 뉘앙스 차이가 크다. 흔히 택견배틀에서 품밟기를 안한다는 표현과 질문이 나오는 것은 기본적인 품밟기. 굼실 하며 무릎을 굴신하는 그 움직임이 크지 않고 항상 한 발을 앞으로 내주는 삼각형의 움직임을 잘 만들지 않는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품밟기는 아랫발질의 공방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나온 최적의 움직임이다. 하체를 세게 찰 수 있고 손으로는 얼굴이나 몸통을 가격하지 못하는 상황, 발질이 자유로운 상황이고 아랫발길질이 주무기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것에 맞는 최적의 발놀림이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품밟기라는 발놀림이다. 왕십리 지역에서 까기 놀이를 배웠던 김명근 선생의 경우는 처음에는 태질을, 그 다음에는 아랫발질과 윗발질을 배웠으며 이것을 다 배우며 놀이를 하다보면 어느덧 품밟기와 같은 동작이 나온다고 증언했다. 역시 이것도 필요에 의해서 나오는 발놀림과 몸놀림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모든 무술이나 스포츠는 대련이나 경기규칙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서 최적의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다.

복싱에서 난타전이 벌어질 때 어떤 선수들은 위빙을 하거나 헤드슬립등으로 펀치를 회피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저 선수 위빙이 좋네."

"헤드슬립 좋은데."

하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택견도 '다리로 상대방을 차거나 걸어서 넘어뜨리며 발길질을 잡을 수 있다.' 라는 대전제 아래 상대의 아랫발질을 피하는 움직임, 잡아채는 움직임에 대항해서 옆으로 빼거나 아래로 다리를 꾹 하고 눌러 상대가 다리를 뽑아들지 못하게 하는 것, 이런 움직임들 모두가 품밟기라는 발놀림에 속하며 이런 것을 잘 하면

"저 친구 품을 잘 노는데?"

하고 표현하게 된다. 품밟기는 명사이고 택견의 표현에서는

"품이 날래다" "품이 둔해졌다."

이런 방식으로 주로 표현한다. 언어에는 구성적 권력이 있기 때문에 '품밟기' 라고 표현을 하면 우리에게 인식된 언어 구조상 '밟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보면 결국 접어밟기로 다리공격을 피하는 모습이 주로 나오는 결련택견협회의 경기 모습에서는 '품밟기를 안한다.' 는 질서가 구성되어버린다. 사실은 이미 택견꾼들이 품을 '놀고'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는 품밟기라는 모습에 있어서 매우 지엽적인 모습만 보는 것이고 틀린 표현이다. 품은 상대의 다리 공격을 원활하게 피하고 반격, 공격하는 모든 발놀림을 의미하는, 품을 노는 것이지 그저 꾹꾹 밟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품밟기를 하며 품을 노는 움직임은 아랫발질의 공방을 위한 최적의 발놀림이지 결코 정형화된 모습으로 강제규칙을 부여해서 모습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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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간의 경기, 그리고 이번에 지게 되면 최단시간 예선탈락팀이 되어버리는 위기를 맞게 된 고려대학교의 처지로 관심을 모았던 안암비각패와 고려대학교 한울의 경기가 열렸다. 고려대학교는 택견의 강호로 호랑이라는 학교 상징답게 강력한 택견꾼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고 그 열정에 OB들이 모여 안암비각패라는 택견패를 결성할 정도로 택견에 대한 사랑도 대단한 곳이 고려대학교였다. 그렇지만 선후배간이라도 승자와 패자는 나오는 법.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나 동방예의지국으로나 안암비각패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택견의 경기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고 아나걸의 저주라는 변수 또한 만만치 않은 만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역시 택견이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고 그래서 뚜껑을 열어보기로 결정했다.

안암의 첫 선수는 용인대를 졸업한 양관호 선수. 풍운아라는 별명답게 용인대, 연극배우, 노원구 선수, 왜놈-_-;; 같은 역을 하다 이번에 안착한 곳은 안암비각패. 그가 있기에 예능배틀이라는 신조어가 다 생길 지경이었다. 양관호 선수는 큰 키와 긴 다리에서 나오는 본때뵈기를 보이고 경기장에 섯다!! 하고 외친후 고려대의 어떤 선수를 지목하며 “니가 나와! 난 니가 좋아!” 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등장한 선수는 허허실실 송조현 선수-_-; 택견배틀 2011 최단시간 승리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송조현 선수의 어눌해보이는 등장에 사람들은 왠지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미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던 나로서는 쉽게 웃기가 어려웠......지는 않고 다만 이번에도 혹시 이변이 일어나는 건가? 하는 기대를 가졌다.

경기가 시작되었고 양관호 선수는 한수 가르쳐 주듯이 송조현 선수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호통도 적절히 쳐가며 전지훈련에서 선배가 후배 교육시키듯이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직속 선배도 아니면서 가르치는 양관호 선수가 얄미웠는지 문득 송조현 선수가 거세게 공격했고 양관호 선수는 그래 해봐!! 하듯이 그 공격을 맞아주기로 했나보다. 오오 소년 스포츠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전개!!! .........그리고 송조현 선수는 거세게 손따귀로 양관호 선수의 허벅지를 찰싹 후려쳤다.......

............뜻밖의 공격에 양관호 선수의 이마가 구겨졌고 그 구겨진 것만큼 관중들은 폭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선배가 후배의 실력을 키워주는 아름다운 경기를 진행하다가 망가져서 그런지 양관호 선수는 거칠게 송조현 선수를 밀어붙였고 이내 후려차기로 금방 결판이 났다.

이어 고려대학교에서는 덩치가 좋은 박재우 선수가 등장했다. 양관호 선수는 여전히 예능감을 잃지 않고 박재우 선수를 상대하다가 박재우 선수의 거친 힘과 파이팅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진지하게 품을 밟으며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본색은 못 속인다고 양관호 선수는 이내 후려차기를 차다가 스스로 넘어지면서 다시 예능감을 발휘했고 다시 택견배틀은 예능배틀로 돌아갔다. 예능이 지나친 탓일까? 그런 틈을 파고든 박재우 선수는 양관호 선수가 공격하는 발길질을 잡아 특유의 힘으로 외발쌍걸이를 걸어 양관호 선수를 바닥에 눕혀버렸다.

뒤이어 호떡이라는 별명의 윤홍덕 선수가 등장. 아니 이 양반도 분명 용인대인데......올해는 팀마다 스카웃 대전쟁이라도 벌인 건가. 하여튼 전설의 빨간바지 류병관 선생의 제자로 출중한 택견 실력을 자랑하는 윤홍덕 선수가 등장했고 덩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윤홍덕 선수가 박재우 선수의 힘을 이용한 되치기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예상이 맞았다. 택견배틀 토토는 없나? 역시나 상대적으로 작은 윤홍덕 선수에게 태질을 걸던 박재우 선수는 윤홍덕 선수가 순간 중심을 비틀며 힘을 흘려버린 탓에 역으로 되치기에 걸려 바닥에 누워버렸다. 다음으로 등장한 성준혁 선수에게도 윤홍덕 선수는 뒤엉킨 상황에서 센스있게 오금걸이로 걸어버리며 바닥에 상대를 눕히며 2연승을 달렸다.

더 이상 연승을 하게 둘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고려대학교에서는 강태경 선수가 등장했다. 어떤 상황이든 그 상황에 맞게 냉정하게 판단하고 인내하는 강태경 선수의 스타일 상 오히려 윤홍덕 선수가 역공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뭔가 날인지 예상대로 그렇게 끝나버렸다. 다시 뒤엉킨 상황에서 강태경 선수가 윤홍덕 선수를 순간적으로 낚시걸이로 걸어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윤홍덕 선수는 이전에도 김성복 선수에게 낚시걸이로 시원하게 넘어간 적이 있는데 이거 징크스가 되지 않기를. 승자인 강태경 선수는 뒤이어 등장한 박상혁 선수도 호쾌하게 칼잽이 오금잽이로 잡아버리며 시원하게 2연승을 하며 동점 상황을 만들었다.

안암비각패에서 김지훈 선수를 내보냈다. 힘이 장사인데다가 무영각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른발 후려차기가 능한 김지훈 선수와 그 후계자라고 불리는 강태경 선수의 경기인만큼 눈을 떼지 못할 듯 했고 선후배간의 공방이 시작되었다. 비슷한 스타일의 두 선수의 경기는 아직은 더 노련한 김지훈 선수의 오금걸이로 끝났다. 강태경 선수의 발길질을 잡아챈 김지훈 선수는 강태경 선수가 오금잽이에 넘어지지 않자 센스있게 금세 오금걸이로 기술을 바꾸며 강태경 선수를 눕혀버렸다.

이제 고려대의 마지막 선수는 송승엽 선수. 특별히 본때뵈기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얌전하게 등장한 그 모습에 아무래도 김지훈 선수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오늘 잘 맞던 감이 여기서 틀려버렸다. 역시 잘나갈 때 예상을 그만 뒀어야 하나-_-; 송승엽 선수는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거칠게 공격을 시작했고 그 발길질이 매우 날카로운 것이 김지훈 선수 못지 않았다. 게다가 경기에서 잘 쓰이지 않는 옆발따귀 공격까지 하며 예상 밖으로 김지훈 선수를 몰아붙이더니 결국 김지훈 선수를 오른발 후려차기로 잡아버리는 쾌거를 거둬버렸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사이 안암비각패도 마지막 선수인 권오희 선수를 내보냈다. 마지막 경기. 송승엽 선수는 이전처럼 거칠게 몰아붙였고 권오희 선수는 노련하게 그런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며 송승엽 선수의 빠른 발길질을 잡아채려고 시도했다. 마침내 구석으로 몰아붙이며 그 발길질을 잡아채나 했는데......아!! 그 전에 이미 송승엽 선수의 후려차기가 권오희 선수의 얼굴에 적중한 후였다. 권오희 선수의 힘에 밀리면서도 투지를 잃지 않고 뻗은 후려차기가 정확하게 권오희 선수의 안면에 직격했던 것이다.

예상은 안암비각패가 유리했지만 막상 경기장에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고려대학교가 오늘 지면 너무 일찍 탈락이 확정되니 고려대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하늘에도 들린 것인지 행운의 여신은 고려대학교의 편에 가서 섰다. 선후배와의 경기, 양관호 선수가 주도한 예능배틀은 그렇게 결말이 났다.

동아줄을 잡고 기사회생(起死回生)한 호랑이 한울. 동화에서 보면 썩은 동아줄을 잡고 매우 불쌍한 모습으로 곤두박질쳤는데 역시 동화와 현실은 많이 틀린가보다. 아니면 오래 전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 해님과 달님이 된 오누이가 그래도 미운정이 든 호랑이에게 좋은 동아줄을 내려준 것일까? 어쨌든 2주 연속된 경기에서 처음은 일격을 맞았지만 전의를 가다듬어 승리를 한 고려대학교의 앞으로의 경기에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by 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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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상북도 성주는 참외로 유명하다. 하지만 택견배틀 판에서는 또 하나, 무적의 경북 성주 전수관으로 성주는 잘 알려져 있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까지는 가지 않고 아직 인터넷으로 동영상 하나 올리기가 어렵던 2004년 무렵 느닷없이 등장한 이 팀은 그간 택견배틀에서 독보적인 택견꾼들이 우글거리는 팀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 동아리와는 달리 공백기가 없고 오랜 세월 전력이 쌓여져 가는 이점이 최대한 발휘된 성주전수관 팀은 도창주와 배승배라는 터미네이터 2기를 보유하고 있었고 스카이넷에 버금가는 전략가인 강호동 감독이 차례차례 다른 팀들을 말살해가고 있었으며 이에 대(對)성주전수관 팀을 구성하자는 다른 팀의 견제가 있을 정도로 이 성주 전수관은 막강했다.

2010년도는 그런 판에 성주전수관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성주전수관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팬들은 올해 겨울 성주 전수관 팀이 무언가 일을 벌이며 준비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고 어떤 이는 전설의 도창주, 배승배 선수가 다시 참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대, 또는 걱정의 또아리가 칭칭 감겼던 것이 마침내 풀리는 날이 왔다. 그 날은 바로 2011년 5월 14일.

상대 팀은 수원전수관이었다. 스카이넷에 맞서 싸우는 인간 지도자 존 코너라고 비교를 해야되나? 어쨌든 김재광 감독 역시 강호동 감독에 못지않은 전략가라고 소문이 나 있었고 수원전수관도 역시 전수관으로써 선수들의 공백이 없이 꾸준히 실력이 쌓여가는 명문 팀으로 거듭나고 있었고 특히 뉴 짐승이라고 불리는 이창용의 활약이 두드러지기에 사실 승부의 예측은 그렇게 쉽게 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선수들이 입장했고 먼저 청팀인 성주전수관이 입장했다. 성주 전수관은 예의 참외를 가지고 입장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달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성주는 자신들이 직접 농사지은 참외를 인심 좋게 나눠주었다. 참외를 받으며 문득 사람들이 강팀임에도 지루해하지 않고 꾸준히 성주팀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참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K-1의 절대 강자 세미슐츠도 참외는 아니더라도 경기장에 들어오며 초밥이라도 좀 뿌렸으면 더 많은 이들이 응원하지 않았을까?

다음은 수원전수관이 입장했다. 작년과는 다른 파란색의 유니폼이 눈에 확 들어왔다. 고의 적삼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또는 위에 철릭을 덧대 입는 방식의 다른 택견 협회보다 이런 다양한 모습의 유니폼을 보는 것도 택견배틀의 또 다른 재미다.

뒤이어 강호동 감독의 딸인 보라와 미르가 배정석 선수를 상대로 재미있는 공연을 보였다. 아이답지 않은 그 강렬한 위력의 발길질은 보는 이가 다 탄성을 질렀고 배정석 선수의 능글맞은 연기에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언젠가 택견배틀 게시판에 달린 댓글처럼 보라와 미르의 연애자에게 최대의 강적은 성주 전수관의 터미네이터들이 아니라 보라와 미르의 발길질이라는 말도......

그런 잔재미들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어 성주전수관에서 오른쪽 어깨에 문신을 한 문신남 이태희 선수가 등장했다. 이에 맞서 수원은 무술소년(늙은...) 김동욱 선수가 등장. 둘은 서로를 견제하며 아래까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태희 선수가 좀 더 공격적으로 힘을 실었고 그런 공격적인 기세에 살짝 김동욱 선수가 당황한 틈으로 이태희 선수의 곁차기가 작렬했고 힘이 실린 그 곁차기로 첫 번째 승부는 끝났다.

성주의 승리에 사람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뒤이어 수원전수관에서는 해결사 박경식 선수가 본때를 뵈며 등장했다. 그리고......시작하고 10초도 안되는 무렵 박경식 선수가 번개같은 곁차기로 김동욱 선수의 빚을 갚아버렸다. 송조현 선수의 3초승보다는 시간상 못하지만 체감으로는 거의 같은 초살에 사람들은 느닷없는 환호를 질렀고 아나걸은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승부가 나니 다들 눈 감지 말고 지켜보셔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다음으로 강호동 감독이 내보낸 선수는 리틀 배승배라고 불리는 괴물 손병준 선수. 특기가 시비걸기-_-;;; 인 그는 본때뵈기는 쑥쓰러운 듯 보이지 않았지만 심판의 시작 신호가 나자마자 강렬한 엎어차기로 상대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고 동방예의지국 백성답지 않은 뜻밖의 시비에 박경식 선수는 미처 대처를 하지 못하고 몇 차례 엎어차기를 허용하고 말았다. 도창주 선수와 배승배 선수를 터미네이터 1, 2에 비교를 했다면 손병준 선수는 터미네이터 3쯤 되는 것 같았다. 도창주, 배승배 선수가 태질과 잡아 거는 기술에 능했던 반면에 손병준 선수의 엎어차기는 보는이가 다 아플 정도로 펑펑 소리를 내며 박경식 선수를 괴롭혔다. 그리고 그렇게 신경이 쏠린 틈에 올라간 후려차기에 결국 박경식 선수는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참 난감한 강호동 감독의 패에 김재광 감독은 뉴짐승 이창용을 내보냈다. 괴물과 뉴짐승이 으르렁대며 배틀장에 들어섰고 이어 격돌하기 시작했다. 첫 포문은 괴물의 엎어차기. 뉴짐승은 순간 휘청했고 그 틈에 괴물은 또다시 엎어차기를 박아넣었고 뉴짐승은 그걸 잡아챘지만 이미 힘이 실린 엎어차기가 작렬한 후라서 힘이 빠진 탓에 그걸 그대로 넘어뜨리지 못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선수필승(先手必勝)......이창용 선수는 이어 몸을 날리며 그대로 몸통 돌려차기를 해보았지만 감각이 좋은 괴물은 그걸 간발의 차이로 두 번 모두 회피해버렸고 결정적으로 이창용 선수의 오금잽이가 들어갔지만 위에서 누르는 통에 결국 메쳐버리지는 못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이전에 다리를 많이 맞아서 힘이 풀려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뉴짐승은 포기하지 않고 어금니를 드러내고 있었고 이에 괴물 손병준 선수도 딱히 결정타를 꽂아 넣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경기가 끝났고 둘 다 경고가 없이 무승부로 결정이 나 괴물과 뉴짐승은 씩씩대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택견의 기본인 아래까기를 강렬하게 구사하는 손병준 선수가 이제 다른 기술에 대한 대응책과 연습을 해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배승배 선수의 뒤를 잇는 전설적인 택견꾼(의 탈을 뒤집어쓴 터미네이터)이 탄생할 것인가? 하는 기대가 들었다.

다시 새로운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경기가 재개되었고 다음 선수는 손과 발이 큰(도둑이라는 말이잖아......)황인동 선수였다. 작년 마지막 경기에서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판쓸이로 다섯을 모조리 잡아버렸던 황인동 선수가 등장하자 수원에서는 정형진 선수가 나왔다. 키가 큰 황인동 선수는 슬금슬금 거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정형진 선수는 아래까기로 그런 황인동 선수를 견제했다. 정석적인 플레이였지만 손이 워낙 큰 황인동 선수의 오금잽이에 잡혀 그대로 넘어가버리는 불운을 당해버렸다. 시원한 오금잽이에 관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뒤이어 살인미소를 지닌 이진욱 선수가 황인동 선수를 잡기 위해서 뛰쳐나왔고 둘이 경기장을 돌며 서로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황인동 선수의 특기가 태기질이라는 것을 아는지 이진욱 선수는 아래까기를 하면서도 쉬이 잡히지 않게 타이밍과 거리를 조절하며 다른 종류의 아랫발질을 구사했고 뒤이어 갑자기 달려들어 덜미를 잡고 흔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대처를 했다. 황인동 선수도 이에 기습적으로 곁차기를 올리는 등 서로간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작렬했으나 그 수싸움에서 슬그머니 이진욱 선수가 곁차기를 작렬시키는 바람에 경기는 끝나버렸다. 아랫발질이 들어오는 줄 알고 잡아채려던 황인동 선수의 오른쪽 얼굴에 이진욱 선수의 오른발 곁차기가 들어가버린 것이었다. 살인미소를 보고 싶다던 아나걸의 멘트 덕인지 승리를 한 이진욱 선수는 시원하게 살인미소를 날려주었다.

다음으로 성주전수관에서 등장한 선수는 바로 배정석 선수. 2004년 택견배틀 원년에 성주전수관 팀에 고등학생으로 출전해 자신보다 월등히 큰 상대를 맞아 멋진 뒤집기로 승리를 장식하던 배정석 선수도 이제 베테랑이 다 되었다. 양반다리 자세에서 양팔로 몸을 띄워 물구나무서기까지 하는 묘기에 가까운 본때뵈기에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수원의 마지막 선수와 성주의 네 번째 선수가 경기장 중앙에 섰고 서로의 승리를 위해 조용히 품을 밟기 시작했다. 두 선수 모두 기본기가 좋은 선수라서 서로 아랫발질의 공방을 주고 받으며 덜미를 잡기도 했고 또 서로간의 공격에 대한 방어도 아주 좋았다. 그런 기본기의 공방은 결국 기본기로 승부가 났다. 서로 엉킨 상황에서 배정석 선수가 순간적인 딴죽으로 이진욱 선수의 발목을 걸어버렸고 순간 중심이 흐트러진 이진욱 선수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배정석 선수는 그대로 덜미를 잡아 땅에 상대를 굴려버렸다.

수원 전수관은 성주를 상대로 물러섬 없이 자존심 높은 택견꾼들로 어금니를 드러내며 싸웠고 오늘은 비록 패배했지만 다시 만나는 날을 기약하며 어깨를 당당히 펴고 경기장을 퇴장했다. 이렇게 스카이넷과 존 코너의 싸움은 새로운 모델의 터미네이터를 시험 가동시킨 성주의 승리로 끝났다. 구형모델들도 구형모델의 탈을 뒤집어썼을 뿐 꾸준한 업데이트로 더욱 강력하게 변신을 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성주전수관의 롱런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듯 하다. 시대가 갈수록 더욱 강력한 터미네이터들을 계속 내보내는 성주 전수관. 아무래도 참외농사에 뭔가 있기는 있나보다......대학팀들은 방학이 되면 단체로 농활을 가보는 것도 대처방법 중 하나가 될 듯 하다.

인류의 적인 스카이넷과 터미네이터들이 농사 지어 나눠준 성주 참외를 갉아먹으며 인심 좋은 그들이 또 참외를 바리바리 싸들고 택견배틀을 찾을 날을 기다린다......근데 스카이넷과 터미네이터는 인류의 적이 아니었던가...영화에서도 참외로 인간들을 현혹했다면 정복이 수월했을지도......-┏;; 생각해보니 '웰컴 투 동막골'이 생각난다.

"촌장동무, 그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일단 멕여야지-"

그래,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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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老將)은 죽지 않는다.

종로 장산곶매와 경기대학교 아리쇠의 경기가 다가왔다. 흰 바탕의 옷에 등에 시원스럽게 새겨진 멋진 매의 모습이 돋보이는 장산곶매 팀이 마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매처럼 등장했고 뒤이어 노란색 겉옷을 입은 아리쇠가 대조적으로 덤덤하게 등장해 경기장을 채웠다.

경기 전의 예상은 기량이 갈수록 붙고 있는, 동면에서 깨어난 날쌘 곰 이하람과 날카로운 야옹이 김현호, 암사자 이건희 등 동물농장(그것도 무시무시한)을 만들어버린 이영훈 선생의 스카웃이 빛을 발한 장산곶매가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반면 아리쇠는 노장들의 체력문제, 겨울동안 다량의 탄수화물과 지방질을 섭취한 김성용의 체중증가로 인해 불리하다고 평가되었는데 더구나 감독님까지 오늘 부재한 상황이었다.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되지는 않았다. 명약관화(明若觀火)라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쓰는 말이었으니까.

풍악이 울리며 이에 맞춰 청팀인 장산곶매에서 선수가 출전했다. 예상외로 이하람이 먼저 출전을 해서 의아했지만 생각해보면 김현호, 이건희가 있으니 이하람이 선봉으로 출전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는 배치였다. 보통 장기는 졸(卒)부터 출격하는데 장산곶매의 졸은 졸의 탈을 뒤집어쓴 차(車)가 나와 버렸다. 이에 맞서 아리쇠는 김상준 선수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큰 이하람을 맞아 발질 위주로 공격을 하리라는 예상을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하람의 기습적인 곁차기에 김상준은 당해버리고 말았다.

이어 출전한 아리쇠의 선수는 김상일. 작년에는 새신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선수로 키가 크고 훤칠한, 발길질을 잘 쓰겠다고 보이는 선수였다. 이하람이 예상 외로 곁차기를 잘 썼지만 아무래도 길이에서 차이가 날 듯하다. 예상대로 김상일 선수는 이하람의 덜미잽이에서 이어지는 곁차기를 잘 견제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그 틈을 파고든 것일까, 갑자기 이하람은 날렵하게 김상일의 오른쪽 오금을 양손으로 잡고 뽑아 올리더니 그를 바닥에 내팽개쳐버렸다. 곁차기와 아랫발질을 너무 생각했던 것일까, 순간적인 오금잽이를 당해내지 못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장산곶매를 상대할 아리쇠의 선수는 윤성군이 등장했다. 원조 짐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가 과연 장산곶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반반쯤 되지 않을까? 하지만 직장일에 피곤한 비즈니스 맨이 과연 얼마나......라는 생각을 저리 날려버리듯이 짐승은 주특기인 칼잽이와 오금잽이로 날쌘 곰 이하람을 날려버렸다.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유독 새로운 관중들이 많았는데 신기하게 한 번에 덩치 큰 이하람을 쓰러뜨리는 택견 특유의 늘어짐 없는 태기질이 신선했던 모양이다.

얌전한 본때뵈기로 등장한 장산곶매의 다음 선수는 김선호 선수. 방금 전의 임팩트 있는 끝내기 덕에 기력이 올라간 윤성군을 맞아 견제를 하다가 저돌적인 공격을 들어가는 김선호였으나 역시 노장은 노련했고 윤성군은 그것을 되쳐버리며 김선호를 바닥에 눕히고 2연승을 달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 기세를 둘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영훈 감독은 야옹이 패를 뽑아들었다. 야옹이 패를 배틀장에 던지자 야옹이 패는 김현호라는 날쌘 택견꾼으로 둔갑해 신명나게 본때를 뵈며 몸을 풀었고 날렵해 보이는 그의 움직임에 풍물패는 흥겹게 장단을 맞췄고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며 시선을 집중했다. 야옹이라는 별명답게 김현호는 날쌔게 품을 밟으며 윤성군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진중한 윤성군은 앞으로 갈 길을 생각하듯 체력 안배 차원에서 마치 뻘에서 미끄러지듯이 대조적으로 정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했다. 마치 권투에서 아웃복서와 인파이터 복서가 만났을 때와 같은 상황이 경기장에서 벌어졌고 승부는 뜻밖에 기습적인 후려차기로 김현호의 얼굴을 가격한 윤성군의 승리로 끝났다. 태질로 승부를 낼 것이라는 예상을 시원하게 깨버린 윤성군은 조금 지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고 장산곶매는 승부를 던지려는 듯이 이영훈 감독은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새로운 패, 최강의 패를 꺼내들었다.

그 패는 바로 암사자 패. 야옹이 패로 짐승의 체력을 갉아먹으며 이번 턴을 마감한 뒤 암사자 패로 사냥을 마무리하려는 연속적인 고양이과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암사자 이건희는 시작하자마자 강하게 짐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말해주는 암사자의 경력은 화려했고 그 경력과 공격하는 패기에 사람들은 이미 승부가 결정이나 난 듯 어떤 멋진 기술이 나올까 궁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때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

“아나걸이 응원하거나 소개하는 선수는 꼭 지던데......”

택견배틀의 유명한, 이름하여 ‘아나걸의 저주.’ 그 저주에 희생된 원혼들이 전수관과 동아리에서 울고 있다는 괴소문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저주다.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했더니......이런......역시 아나걸의 저주는 사실이었다. 시종일관 밀어붙이며 지친기색이 역력한 짐승의 급소를 물려고 달려들던 암사자는 그만 짐승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어 버렸고 태질로 마무리를 하려는 이건희를 윤성군은 재빠르게 뒤집어버리며 이건희를 바닥에 무릎 꿇려 버렸다. 장내에는 엄청난 환호성이 들끓었다.

강적인 암사자와 맞서 싸우느라 윤성군은 이제 진이 다 빠진 모양이었고 이번에는 조련사이자 마지막 선수인 김용주 선수가 출전했다. 중심이 낮고 노련해서 여간해서는 꼼수에 걸리지 않는 김용주 선수는 비록 장산곶매의 마지막 선수였지만 힘이 다 빠진 짐승을 조롱하듯 본때를 뵈며 윤성군의 바로 앞에서 솟구치는 발길질을 하는 여유를 보였고 보통 짐승들이라면 으르렁 했겠지만 힘이 다 빠진 윤성군은 으르렁댈 힘도 없다는 듯이 축 늘어져 있었다.

지친 윤성군의 주변을 돌며 김용주 선수는 아랫발질로 사정없이 윤성군을 괴롭혔고 체력이 있었다면 오금잽이를 했을 윤성군은 타이밍을 놓치며 점점 김용주 선수에게 말려들어가는 듯 했다. 특기인 오금잽이를 놓치는 모습에 자신감이 붙은 것일까? 힘이 다 빠진 짐승의 목을 잡아 쓰러뜨리려는 듯이 김용주 선수는 짐승을 힘차게 잡아챘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몫을 담아 바닥에 짐승을 눕혀버리는......가 싶었는데, 아뿔싸, 이것도 역시 짐승의 함정이었다. 그 순간 앞서 결전에서 보였던 화려한 되치기가 작렬하며 바닥에 누워버린 것은 김용주 선수였다. 와!!!! 하는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아리쇠 선수들이 펄쩍 뛰며 일어나 윤성군을 들었다. 지쳐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이지만 윤성군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갈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 말보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화려하게 부활하고야 만다. 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직장의 스트레스와 체력저하를 뒤집어 승리, 그것도 판쓸이로 상대 팀 다섯을 모조리 쓸어버린 짐승 윤성군. 60전의 경력에 다시 5전, 그것도 모조리 승리가 추가된 그에게는 노장이라는 말 앞에 ‘백전’ 이라는 말을 붙여주어야 할 것 같다. 노장이라 하면 어쩐지 좀 나이 들고 찌들고 약해졌고 하는 감정이 들지만 그 앞에 백전이라는 말이 붙어 백전노장(百戰老將)이 되는 순간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어 용이 된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백전노장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하나하나 목표를 쌓아나가고 어느덧 정신차려보면 목적을 모두 달성하고야 만다. 마치 만화 더 파이팅에서 주인공 일보가 자신의 체력이 저하되자 라운드마다 상대에게 목표를 설정해 하나씩 쌓아나가 결국 승리했던 그 시합 모습을 오늘 백전노장 윤성군의 경기에서 다시 현실로 보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여러 가지 문제와 고민 중에 살아간다. 산전, 수전, 공중전에 화생방전도 겪는다고 할 정도로 현대 사회는 노장들의 사회인지도 모른다. 또 그런 상황에 많은 이들이 안 좋은 방법으로 그 문제들을 풀거나 도피하곤 한다. 그러나 오늘 보여준 윤성군의 경기처럼, 우리 모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하나씩 침착하게 조금씩 달성해 나가보면 어떨까. 그러다가 어느덧 경기에도 승리하고 판쓸이라는 덤까지 얻은 백전노장 윤성군처럼 우리도 우리 이름 앞에 ‘백전’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뿌듯해할 수 있지 않을까.

by 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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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가마쿠라 막부가 성립되던 시절의 일본에서는 전쟁을 시작할 때 효시를 쏘아 공격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일종의 전쟁에서의 예의 같은 것이 있었다 한다. 효시는 우는살이라고도 불리는 화살인데 화살을 날리면 화살촉 부근의 장치에 의해서 귀신 우는 소리가 나는 화살이다. 이 효시의 단어가 바탕이 되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릴 때 보통 효시라는 표현을 쓴다.

이제는 8년째에 접어들어 봄이면 절로 발길이 가곤 하는 그곳, 인사동 문화마당 조선극장 터에는 드디어 택견배틀 2011을 알리는 효시가 울려 퍼졌다.

오늘의 경기는 대전 전수관과 고려대학교, 장산곶매와 아리쇠의 경기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과연 오늘 경기는 어떨까 하는 궁금함을 가득 담고 택견배틀 장에 앉았다. 이미 지난주에 열렸어야 할 경기지만 엄청난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되었고 오늘도 아침 무렵까지만 해도 비가 와서 걱정했으나 오후가 되며 거짓말처럼 날이 개고 햇님이 방긋 웃는 모습을 보였고 바람까지 선선한 것이 최고의 날씨라 할 만했다.

올해 아나걸 송지유 양의 똑 부러지는 소개와 함께 대전 전수관과 고려대학교 팀이 입장했다. 두 팀 다 작년 택견배틀에서 경북 성주 전수관에게 쓴 잔을 마셨던 기억이 있는 팀이다. 대전 전수관은 성주에게 져서 탈락했고 고려대학교는 3,4위전에서 성주 전수관의 황인동에게 판쓸이를 당하며 마지막 경기에서 그만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대전전수관의 첫 선수는 길게 기른 파마머리가 인상적인 오효섭 선수였다. 대전 전수관의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데 마치 그런 교과서를 보여주듯 상대로 나온 성준혁 선수를 맞아 전형적인 아랫발질의 견제를 하다 기습적으로 올라간 곁차기로 다음 선수를 불러들였다. 뒤이어 등장한 송조현 선수는 특별히 아크로바틱한 본때뵈기를 하지는 않았고 얌전히 경기장 중앙에 가서 섰다.

그러나 우리의 선조들은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 는 훌륭한 잠언을 남겨주셨고 얌전한 고양이 송조현 선수는 대접이 끝나고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곁차기를 올렸으며 얌전한 송조현 선수의 겉모습에 속아 넘어간 오효섭 선수는 택견배틀 2011 퍼스트 위너(First Winner)의 위명이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며 3초만에 패배해버리고 말았다.

뒤이어 등장한 함지웅 선수는 덩치와 힘을 바탕으로 송조현 선수를 거세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았지만 후려차기를 잘 쓰는 함지웅 선수는 순간 빈틈을 노려 송조현 선수의 왼편 얼굴을 오른발 후려차기로 정확하게 가격했다. 그러나 얼굴이 아닌 후두부를 가격했기에 재경기.

송조현 선수는 여전히 뭔가 알 수 없는 듯한 움직임으로 함지웅 선수를 공략했고 함지웅 선수의 아랫발질에 악! 소리를 내며 반격하기도, 물구나무 쌍발차기, 일명 운명의 수레바퀴라는 공격을 하기도 했다. 뭔가 하나가 빠진 듯한 그런 모습에 점점 말려들어갔고 결국 시간이 다 지나 경고 수가 많은 함지웅 선수가 경고 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것이 허허실실 전법인가......

대전 전수관에서 오태호 선수를 내보냈다. 오태호 선수는 대전 전수관 팀에서 유일하게 머리를 물들였던 선수고 세간의 인식처럼 뭔가 반항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아주 거세게 송조현 선수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지쳐버린 송조현 선수는 결국 오태호 선수에게 잡혀 넘어가버리고 말았지만 너무 밀어붙이는 것에 연연한 오태호 선수도 이미 경고를 두 개나 받아버리고 말았고 뒤이어 등장한 고려대학교의 임한국 선수에게 또 하나의 반칙을 범하며 경고를 받아 결국 경고 패를 당하고 말았다.

임한국 선수를 상대하기 위해서 나온 대전 전수관의 선수는 윤창균 선수. 그는 압도적인 위력의 엎어차기로 임한국 선수를 걷어찼고 펑펑 울려 퍼지는 소리는 관객들이 다 아프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다리를 세게 걷어차면 장사 없어!!’

라고 하시던 송덕기 옹의 말씀처럼 결국 버티다 못한 임한국 선수는 윗발질을 올렸으나 그 와중에 그 발이 잡혀 윤창균 선수의 외발쌍걸이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보는 사람이 다 호쾌한 외발쌍걸이였다.

뒤이어 나온 한경덕 선수에게도 윤창균 선수는 똑같은 방식의 경기를 보여주었다. 정말 기본기를 제대로 다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기본기에 힘과 체중까지 바탕이 되니 이건 정말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몇 번 다리를 잡히기도 했지만 체중이 있다 보니 그걸 그대로 잡아 넘기기가 수월치 않았던 것 같다. 결국 승기를 잡은 윤창균 선수는 되치기로 한경덕 선수를 들여보냈다.

뒤이어 강태경 선수가 나왔다. 역시 우직하게 같은 방식으로 밀어붙이던 윤창균 선수를 맞아 강태경 선수는 이전의 선수들과는 달리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오랜 인고 끝에 결국 특기인 후려차기로 윤창균 선수를 들여보내고 장창수 선수를 불러냈다.

대전의 에이스인 장창수 선수와 강태경 선수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둘 다 마지막 선수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의외로 승기가 보이면 파고드는 발길질과 태기질은 맞는다는 두려움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택견꾼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다. 둘 다 경고를 받을 정도로 침착하면서도 거세게 진행된 경기는 결국 한순간의 차이를 승리로 끌어낸 장찬용 선수의 태기질로 결판이 났다.

효시를 시원하게 쏘아올린 두 팀의 승자는 치열한 접전 끝에 대전 전수관이 되었다. 효시는 활터에서 쏘면 귀신울음이 난다고 해서 궁사들이 쏘기를 꺼려하는 화살이다. 택견배틀이 아무리 즐겁다고 하나 결국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이고 그 결과는 끝나기 전에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아마 속으로는 누구도 효시를 울리기 싫어할지도 모른다. 패배라는 기록은 당연히 본인들에게 좋은 기억이 아니다. 승리의 눈물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면 패배의 눈물은 가슴 아픈 아릿함을 주는 법이고 효시를 쏘면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마련이지만 대전 전수관과 고려대학교는 용감하게 효시를 쏘았고 그 효시의 귀신울음을 이겨낸 팀은 대전 전수관이 되었다.

하지만 그 승리는 고려대학교라는 훌륭한 파트너가 없었다면 애초에 탄생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화 ‘바람의 검심’에서 유신지사들에게 패배하고 사라졌던 신선조의 3번대 조장인 사이토 하지메는 이렇게 말한다.

“승자인 너희 유신지사 뿐만 아니라 우리 신선조도 패자로서 역사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어.”

인기 판타지 소설이었던 퇴마록의 엔딩을 보면 세상을 파괴할 징벌자와 세상을 구할 구원자가 쌍둥이로 태어나 서로를 끌어안으며 파괴의 에너지도, 구원의 에너지도 모두 중화되며 사라져 마침내 그 자리에는 그저 환하게 웃는 행복한 갓난아이들만이 남았던 것처럼 오늘의 경기에서 승자가 된 대전 전수관도, 패자가 된 고려대학교 팀도 그런 관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졌다고 해서 얼굴을 붉히거나 슬퍼하거나 분하다고 땅을 치는 일이 없고 오히려 서로에게 덕담을 나눌 수 있는 매력적인 격투기 택견배틀. 어쩌면 사람들이 택견배틀을 좋아하고 구경하는 이유는 승자와 패자로 명확하게 갈려 항상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화합과 행복은 승자와 패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슬기를 간직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by 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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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그래플러를 상대로 8차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UFC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이하 GSP)가 우월한 타격을 앞세운 철저한 경기 관리로 타이틀을 지켜냈습니다.

개최지 캐나다 토론토 현재 시각으로 4월 30일, 한국 시각으로 5월 1일 개최된 UFC 129 'St.Pierre vs Shields'에 출전한 GSP는 종합격투가 최강으로 일컬어지는 끈적끈적한 그래플링을 가진 전 스트라이크 포스 미들급 챔프 제이크 쉴즈와 자신의 UFC 웰터급 타이틀을 걸린 일전에 나섰습니다.

서로간의 그래플링 기피로 카운터 레프트와 스치는 듯한 훅 등으로 아주 약간 우세를 점한 1라운드를 보낸 GSP는 타격이 부족한 레프트 스트레이트-라이트 훅으로 조금씩 조금씩 쉴즈의 점수를 갉아먹으면서 백 스핀킥 등으로 쉴즈를 계속 초초하게 만들 뿐, 결코 그라운드로 따라 들어가려하지 않았습니다.     

                                          [UFC 129의 공식 포스터   제공=©Zuffa LLC]

3라운드. 세컨인 길버트 멜렌데즈의 조언을 받아 들인 쉴즈가 타격의 빈도를 높여 보았지만 GSP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그나마 쉴즈에게 남은 마지막 방법인 타격 후 태클 컴비네이션 역시 GSP가 떨어내버리거나 스탭을 쫒아가지 못하는 통에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슬램형 카운터 태클만을 하나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라운드에서 쉴즈의 스트레이트에 한 쪽눈에 약간의 시력에 문제가 발생해 코에 컷까지 발생한 GSP였으나 라운드 시작 직후 카운터 태클에 이어 하이킥으로 쉴즈를 구르게 만들며 계속 점수를 만들어갔으며 마지막 5라운드 쉴즈의 타격 히트 빈도가 조금 늘었을 뿐 별다른 변화없이 그대로 종료되었으며 결국, GSP의 판정승리가 선언되었습니다.

페더급 챔프 호세 알도는 캐나다 경량급 최강의 강호 마크 호미닉과의 타이틀 전에서 근육량 추가에 따른 스태미너 저하와 쉬기로 작정한 5라운드에서 호미닉의 분발이 있었으나 압도적인 테이크다운과 타격에 의한 그로기, 거대한 혹을 만들 정도의 엘보 파운드 등으로 무난하게 타이틀을 지켜냈습니다.    

베테랑 랜디 커투어와 쇼토칸 가라데의 대표주자 료토 마치다와의 일전은 특유의 스탠스와 거리 조절 능력으로 커투어의 접근을 용인치 않았던 마치다가 쿵후의 이기각을 연상시키는 점핑 프런트 킥 한방으로 커투어의 안면을 직격, 추가 파운딩으로 순식간에 종결되었습니다. 커투어는 경기 직후 인터뷰서 은퇴의사를 확정지었습니다.

탑 클래스 파이터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를 상대로 인상적인 서브미션 기술을 보여주었던 제이슨 브릴즈와 격돌한 벨라루스의 베테랑 블라디미르 마츄센코는 경기 시작 직후 자신의 펀치연사로 더킹을 시도하던 브릴즈의 턱에 라이트 어퍼로 꽂아넣고 해머 피스트 파운딩 연타로 잠시나마 실신시키고 KO승을 기록했습니다.    

계체량에서 체중 조절에 난조를 보였던 전 WEC 챔프이자 미국 교포 밴 핸더슨은 유술 스페셜리스트 마크 보첵과의 UFC 데뷔 전에서 초반 테이크다운과 길로틴, 아나콘다 초크 그립을 내주는 등 쉽게 공격의 갈피를 잡지 못했으나 이후 엘보와 니킥을 앞세운 타격과 타이트한 초크, 슬램 등으로 판정으로 승리했습니다.

M-1에서 서두원을 격파한 바 있는 제이크 엘렌버거는 6연승 행진을 구가 중이던 그레코로망 레슬러 션 피어스를 깔끔하고 오버 핸드 훅과 스트레이트로 위축시킨 뒤, 직격당한 후 상대가 스핀을 할 정도의 묵직한 레프트 훅으로 KO승을 거뒀습니다.

프로레슬링을 연상시키는 멋진 스플렉스로 유명한 찰리 발렌시아와 격돌한 경량급의 베테랑 아이반 멘지바는 클린치에서 더블 언더 훅 포지션에서 팔을 빼며 누르고 있던 발렌시아의 안면을 숏 레인지 엘보로 강타, 주저앉는 발렌시아를 파운딩으로 끝내고 UFC 데뷔 전을 TKO승으로 장식했습니다.  

40여전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데니스 강의 전 팀 메이트이자 뛰어난 그래플러 제임스 맥도널드는 1년여 만의 UFC 복귀 무대에서 슬램 등으로 격렬히 저항하는 명 트레이너 그랙 잭슨의 제자 라이언 젠슨을 타이트한 트라이앵글 초크로 제압하고 UFC 97이후 31개월만에 UFC 에서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각종 타격으로 TUF 시즌 12 출신의 절권도와 유술 백본 파이터 카일 왓슨의 공격로를 차단한 쇼토칸 가라데 베이스의 스트라이커 존 멕데시는 왼쪽 눈밑에 컷의 피를 닦으려던 왓슨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백스핀 블로우를 시전, 왓슨을 완전히 실신시키는 파괴력을 과시했습니다.

UFC 데뷔 전에서 플라잉 니킥을 선보였는 미국의 그래플러 파블로 가르자는 클린치 니킥 후 점프하며 초크를 거는 묘기같은 플라잉 트라이앵글 초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 초크를 걸면서 엘보와 펀치로 추가 공격을 선사한 끝에 상대 이브스 쟈보인에게 라운드 종료 30여초를 남겨두고 탭을 받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UFC 129  'St.Pierre vs Shields' 결과]

12경기: 조르주 생 피에르 > 제이크 쉴즈 (판정 3-0) * 웰터급 타이틀 전   
11경기: 호세 알도 > 마크 호미닉 (판정 3-0) * 페더급 타이틀 전
10경기: 랜디 커투어 > 료토 마치다 (KO 2R 1:05)
09경기: 블라디미르 마추센코 > 제이슨 브릴즈 (KO 1R 0:20)
08경기
: 마크 보첵 < 벤 핸더슨 
(판정 3-0)
07경기: 네이트 디아즈 < 로리 맥도널드 (판정 3-0)
06
경기: 션 피어슨 < 제이크 엘렌버거 (KO 1R 2:42)
05경기: 클라우데 페트릭 > 대니얼 로버츠 (판정 3-0)
04
경기: 아이반 멘지바 > 찰리 발렌시아 (TKO 1R 1:30)
03경기: 제이슨 맥도널드 > 라이언 젠슨 (트라이앵글 초크 1R 1:37)
02경기: 존 맥데시 > 카일 왓슨 (KO 3R 1:27)
01
경기: 이브스 쟈보인 < 파블로 가르자 (트라이앵글 초크 1R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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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레전드 프로레슬러 겸 무술가 이각수가 이끄는 격투기 단체 WXF의 새로운 이벤트 KF-1가 30일 서울 KBS 88 체육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WXF 초대 대회 준우승자이자 복싱으로 타격 스킬을 한껏 끌어올린 '백호' 임준수는 무패의 키르키즈스탄 파이터 키리츠벡 사르카보예프를 상대로 초반 묵직한 훅 등으로 상대를 압도했으나 링포스트에 잠깐 몰린 틈을 놓치지 않은 상대 키리치벡의 스트레이트와 훅의 난타를 계속 허용, 무릎을 꿇고 마는 의외의 경기결과를 내고 말았습니다.  

국내 입식 단체 칸의 2대 챔피언이자 뛰어난 격투센스로 한일 양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수환은 거칠은 파이팅으로 압박해오는 산타 파이터 쉐궈빈의 공격을 베테랑 답게 흘려버리며 우세한 경기를 펼치다 점프 킥을 차다 디딤발을 헛디딘 쉐궈빈의 경기속행 불능에 의한 다운 후 카운트 아웃으로 싱거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승기를 잡은 박정교가 이고르 스비리드를 파운딩으로 공략하고 있다. 제공=©NewsCan]

50전이나 치러낸 베테랑 차인지즈 카시모프와 격돌한 호드리고 '마무스' 실바는 자신에게 로우킥을 찬 카시모프가 넘어진 틈을 놓지지 않고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뒤, 파운딩으로 카시모프를 공략하던 중 하프가드가 잡힌 채로 암트라이앵글 그립을 성공 그대로 조이며 탭을 받는 괴력을 과시했습니다.

무패의 발레스테로 마티아스와 격돌한 우루과이의 베테랑 '비라' 마리노 리마 우비라탄은 초반 마티아스의 강력한 태클에 포지션을 내주며 1라운드를 내주었으나 2라운드 카운터 훅으로 데미지 및 왼쪽 눈부분 출혈을 만들어내며 상대방을 위축시키는 데 성공, 다소 지리한 경기 끝에 판정승을 기록했습니다.  

세브첸코 시스터즈의 언니 발렌티나는 키르키즈스탄의 타이복싱과 발리투도 대회의 여성 우승자 알리나 카르사르토바를 무에타이 스타일의 롱레인지 공격, 특히 미들킥과 빰클린치 니킥을 앞세운 복부 공격으로 다운을 한 차례 빼앗는 등 우세한 경기 끝에 판정으로 동생과의 동반 판정승을 기록, 연승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박정교에게 아마대회 첫 패배를 안겨준 함기도 파이터 조귀현은 재차 WXF를 찾아온 카자흐스탄의 베테랑 아크베코프 똘레겐의 난타에 그라운드로 빨려들어간 후 파운딩으로 농락당하다 기무라에 이은 리버스 암바에 팔이 심하게 부상당하면서 패배했습니다.



      
23일 비트 경기 이후 일주일만에 재출격한 특전사 파이터 박정교는 20전 19승의 우즈베키스탄 강호 이고르 스비리드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역으로 이용, 풀마운트를 획득한 후 파운딩에 괴로워하며 달아나려는 상대를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견제한 뒤 백마운트서 파운딩 연타로 외국인 상대 2연승을 만들어냈습니다. 

브라질의 무에타이 명문 슈트박세 소속의 '자만타'훌리우 시저는 미국의 아마추어 레슬러 로이드 '캐딜락' 앨런의 벨리 투 벨리 스플렉스 시도를 신장 차이를 이용해 그대로 누르면서 탑 마운트를 빼앗는 행운을 잡는데 성공, 파운딩 연사로 손쉬운 TKO승리를 거뒀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ITF 베이스의 강호 세브첸코 시스터즈의 동생 안토니나 세브첸코는 카자흐스탄의 스타 여성 유술가이자 킥복서 아크자르 바이바툴예바를 태권도 출신다운 스피디한 킥 공격과 카운터 롤링 소버트, 백 스핀 블로우 등으로 몰아붙이며 경기 전반을 지배하는 압도적 경기 끝에 판정승리를 챙겼습니다. 

UFC 김동현의 팀 메이트 김동현은 KOG 그래플링 부문 신인왕 이용재의 파워에 끌려다니며 1라운드 동안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으나 상대의 헛점을 이용하는 유도식 테이크다운으로 이용재를 괴롭히다가 특유의 끈적한 그래플링 포지셔닝으로 백마운트를 차지,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뛰어난 타격 테크니션 이길우와 팀 맥스의 총아 송민종의 첫 대결에서는 이길우의 강력한 펀치 타격에 송민종이 압박을 당하며 기우는 모습을 보였으나 송민종이 조금씩 카운터 타이밍을 갉아먹으며 체력을 빼앗기 시작, 리어네이키드 초크 시도로 마무리하는 한 수위의 그래플링을 선보인 송민종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KF-1 2011 세계종합격투기대회 'MMA World Competition' 결과]

<남자 헤비급 MMA>
13경기: 임준수 < 키리츠벡 사라카보예프 (TKO 1R 3:03)
11경기: 챠인지즈 카시모프 < 호드리고 '마무스' 실바 (암트라이앵글 초크 1R 2:10)
10경기
: 발라스테로 마티아스 < '비라' 마리노 리마 우비라탄 
(판정 3-0)

08
경기: 아크베코프 똘레겐 > 조귀현 (암바 1R 2:43)

07경기: 비탈린 오파린 < '자이언트' 켈리 데이브 프레이저 (크로스암바 1R 1:23)
06경기: 리지시앙 < 지네메스 라울 (페이스 락 1R 1:23)
05경기: 이고르 스비리드 < 박정교 (TKO 1R 4:27)
04경기: '자만타' 훌리오 시저 산타나 > 로이드 '캐딜락' 앨런 (TKO 1R 1:57)

<여자 국제전 입식>
09경기: 발렌티나 셰브첸코 > 알리나 카라사르토바 (판정 3-0)
03경기: 안토니나 셰브첸코 > 아크자르 바이툴바예바 (판정3-0)


<국내 남자전 MMA>
02경기: 김동현 > 이용재 (리어네이키드 초크 3R 1:45)
01경기
: 이길우 < 송민종 (판정 3-0)

<국제 입식>
12경기: 이수환 > 쉐궈빈 (TKO 1R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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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항전에 출전한 한국 파이터들이 8대 1의 대승을 거뒀습니다. 

13개월만에 한국에서 재개최된 M-1 Global의 하부 종합격투기 브랜드 M-1 Selection 아시아 1회전이 30일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10 대 10 한일 대항전 형식으로 개최되었습니다.

KTT의 신생 기대주 황교평은 경기 시작하자 달려가서 상대를 공격하는 Ring & Bell 식의 돌진 후 훅 공격으로 일본 그래플링 명문 AACC 소속의 상대 하마마츠 야마토를 링 캔버스에 누인 후 빠른 파운딩 연타로 경기 시작 9초만에 TKO 승리를 기록하며 선봉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2차전에서도 부천의 유술 명문도장 팀 블루드래곤의 이동영은 한수 위의 파워를 지닌 훅으로 상대를 위축시킨 후 그라운드로 끌고 들어간 뒤 리어네이키드로 잡아내며 승기를 이끌어 갔으며, 팀 파시의 클린치 니킥에 크게 데메지를 입은 중견 카즈유키 야스오카를 파운딩으로 격침시켰습니다.

                [쿠로키 요시히토가 문준희의 파운딩에 괴로워하고 있다. 제공=©NewsCAN]  

4차전에 나선 한해용은 비록 뒷심싸움에서 지기는 했으나 프라이드에서의 '다카야마 요시히로 대 돈 프라이'의 경기를 연상시키는 노 가드 펀치 교환 난타전을 벌이며 15전의 베테랑 쿠와바라 키요시와 몇 차례나 서로 상대를 무릎 꿀리는 경기를 명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추성훈의 팀 메이트이자 증량한 모리카와 슈지와 격돌한 팀 맥스의 중량급 파이터 손혜석이 두 차례 의도치 않은 로우블로우 가격으로 마지막 경기로 옮겨지며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으나 다음 경기에 나선 곽명식이 킥 캐치로 마하의 팀 메이트 유노 유이치로를 파운딩으로 2분만에 패퇴시키며 분위기가 다시 한국쪽으로 넘어왔습니다.

팀 피니쉬의 안승환은 '한국의 랜디 커투어' 이한근과의 명승부를 펼쳤던 킥계열의 스트라이커 후지타 카츠토시를 암바로 제압하며 한국의 승기를 이어갔으며 이어서 나온 K-1까지 나간 바 있는 문준희는 상대의 리버스 시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트라이앵글과 암바의 컴비네이션으로 탭을 받아냈습니다.  

지난 KOF 대회에서 이상수와 좋은 경기를 보여줬던 니야마 마코토와 조우한 KTT의 김두환은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쉬운 일승을 챙겼고, 마지막이 될 예정이던 4경기가 결국 속행 불능이 되어버린 탓에 이날 M-1 셀렉션 메인이벤트에 출전하게 된 팀 맥스의 유영우도 마사노리 이와모토를 사이드에서의 파운딩으로 제압해버렸습니다.

유영우의 승리로 한국 팀은 이날 8-1의 대승으로 그것도 모든 승리를 한판으로 기록하는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오프닝에서는 파라에스트라 대구의 김진형과 정심관의 김대명, 팀 블루드래곤의 손세중이 각각 리어네이키드 초크, 판정, 파운딩 TKO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2011 M-1 Selection Asia Round 1]

<본경기>
10경기: 유영우 > 이와모토 마키 (TKO 1R 2:26)
09
경기
: 김두환 > 니야마 마코토 (리어네이키드 초크 1R 2:06)

08경기: 문준희 > 쿠로키 요시히토 (트라이앵글 초크 1R 2:39)
07경기
: 안승호 > 후지타 카츠토시 
(암바 2R 2:55)
06
경기: 곽명식 > 유노 유이치로 (리어네이키드 초크 1R 2:21)
05경기손혜석 = 모리카와 슈지 (노컨테스트)
04
경기: 한해용 < 쿠와바라 키요시 (TKO 1R 1:28)
03경기: 김희승 > 야스오카 카즈유키 (TKO 1R 2:03)
02
경기: 이동영 > 마노 키리로 (KO 1R 1:19)
01경기: 황교평 > 하마마츠 야마토 (TKO 1R 0:09)

<오프닝>
03경기: 손세중 > 정지훈 (파운딩 2R 2:10)
02경기: 김대명 > 권일진 (판정 3-0)
01경기: 김진형 > 김준우 (리어네이키드 초크 1R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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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을 운영하는 운영진은 격투기를 즐기니 술은 술고래처럼 마시고 담배는 하루에 2갑은 피울 것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일단 저희 멤버 중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술은 제가 제일 잘 마시는데 한번 마셨다하면 소주를 2잔 정도 마시고 소주 5잔 먹으면 강아지가 되서 바닥을 기어다니기 시작합니다. ㅡㅡ;;

저희는 회식은 맛있는거 먹으러 가는거고, 음료수는 달콤한 음료수를 선호합니다. ㅋㅋ

그래도 전 광릉수목원 앞에서 꽤 오랫동안 까페를 운영했던지라 술하고 꽤 친합니다. 즉 술을 마시면서 배운게 아니라 책으로 배웠다고 해야겠죠. 누구는 연애를 책으로 배운다고 하던데....ㅡㅡ;;

그런 제가 얼마전에 지민파파님을 따라서 킹덤위스키 클래스에 따라 갔다왔습니다.

그래서 킹덤위스키 클래스에 갔다온 후기를 올릴까합니다.

moozine 블로그는 무술+zine에서... 무진장 재미있는 블로그로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올테니 놀라지 마세요~




위스키는 크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쉬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디언 위스키로 나누어집니다

 

우리가 주로 먹는 것은 스코틀랜드에서 만드는 스카치 위스키 입니다. 두 번째가 아메리칸 위스키 그 중에서 버번 위스키입니다. 그리고 버번 위스키를 목탄으로 한번 더 여과하는 것을 테네시 위스키라고 불리는 잭 다니엘이 있습니다

주량이 소주 2-3잔 생맥주 500이 한계인지라 위스키는 글라스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1-2잔 마시는 게 다입니다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카페를 운영했던 게 있는지라 좋아하는 맛은 확실하게 가지고 있습니다만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를 좋아하고, 테네시 위스키를 좋아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 스카치 위스키 그 중에서도 킹덤위스키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합니다.
왜냐고요? 지민파파님 소개로 킹덤위스키 클래스에 다녀왔다고 햇잖아요..^^;;


 

 

이날 체험한 킹덤위스키는 12년산, 17년산, 21년산 이었는데 제 입맛에는 12년 산이 제일 잘 맞았어요. 그리고 물을 살짝 타고 마셔보니 21년 산이 풍부한 향과 맛을 자랑하더라고요.




보통 와인을 마실 때 향을 느끼고 그 이후에 입에 한모금을 넣고 맛을 느낀다고 생각하시는데 위스키 역시 그렇습니다. 킹덤위스키를 위스키잔에 넣고 (위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스키 잔도 역시 와인잔 처럼 생겼습니다.) 뱅글 뱅글 돌려서 풍미를 더 살려냅니다. 그리고 향을 느끼고 마십니다.

참고사항 : 위스키도 역시 그해 보리가 얼마나 잘 자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고급 위스키의 경우 와인처럼 몇년도에 만든 위스키인지 즉 빈티지가 적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위스키는 물이 얼마나 맛 있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 만들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역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참 마시기전에 킹덤위스키 공부도해요~ 나는 만큼 맛을 느낄 수 있다니까요~


그 다음엔 위스키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을 만들어 봤습니다.

전 카페를 운영하면서 칵테일 역시 책으로 배워서 야매로 만들어서 팔았습니다. 야매로 만들다 처음으로 정식으로 만드는 법을 배웠네요...^^;;

아무도 앞에나가서 배우는걸 안하길래 제가 직접 나갔습니다.

사진은 그날 저를 인도하신 지민파파님이 찍어주셨습니다. http://jiminpapa.com/ <<== 지민파파님 블로그 주소~








위 사진은 리스티레일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러스티레일 칵테일

 

컵 입구에 꿀을 묻히고 얼음을 채우고 꿀맛이 나는 리큐르를 넣어주면 끝 (리큐르를 안 넣어줘도 된다고 합니다.) 리큐르를 안 넣어줘도 되는 것처럼 컵에 레몬즙을 살짝 발라주고 설탕을 발라줘도 맛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이렇게 해주면 좋아해요)



킴덤위스키 콕은 뭐 따로 과정 사진이 필요 없겠죠??

위스키 콕.

 

잭콕이나 버번콕을 생각하면 됩니다. 얼음도 넣고 레몬도 넣고 킹덤 위스키를 넣어주면 끝!!

근데 역시 콕은 잭콕이 최고인 것 같아요. 킹덤 위스키 콕~도 맛나지만 역시 콕은 아메리칸 애들이 먹는 거라서 그런 건지 아메리칸 위스키들이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입맛이 싸구려서 일까요?

 







 

마지막에 만든 뉴욕 칵테일은 생 라임을 갈아 넣고 그라나다 시럽을 넣고 킹덤 위스키를 넣어주면 됩니다. 맛은 음~ 다들 맛 있다고 하는데. 저는 킹덤 위스키가 아깝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풍부한 맛이 있는 맛있는 위스키에 라임과 그라나다 시럽까지 넣어서 이상한 맛(?)을 만들어 버리다니... 킹덤 위스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킹덤위스키는 물을 약간 타고, 얼음을 넣어서 마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날 앞에나가서 만드는 데 집중하느라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더 자세한 것을 보실려면... http://jiminpapa.com/126929164 <== 지민파파님의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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