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영된 드라마 '싸인'에서는 법의관 고다경(김아중 분)의 동생 고희경이 망치살인마에 의해 식물인간이 된 사연과 몇 년 후 같은 범인의 손에 같은 방법으로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면서 고다경은 범인을 알게 되는 과정, 하지만 용의자의 알리바이와 사망추정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놓아줘야만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어제 방영분에서는 이 망치살인마의 연쇄살인이 반복되면서 술에 취한 여대생 한 명이 죽고, 주인공 중 한 명인 정우진 검사까지 위험에 몰리게 됩니다. 방송이 끝난 후 많은 여성 분들이 '무서워서 차마 끝까지 보질 못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시더군요.
아마 이 연재를 구독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이 살인의 피해여성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지난 연재까지 살펴봤던 ASAP 여성호신술의 자기방어 실행 1~4단계에 맞춰 드라마 속 상황의 피해여성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았을지 한 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위험신호 탐지 - 피할 수 없는 늦은 밤 골목길, 먼저 안전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먼저 극중 처음 피해여성 3명은 모두 늦은 시간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이용해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위기 대처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죠.
흔히들 안전 대책이라면서 골목길로 다니지 말라면서, 사람이 많고 밝은 대로변을 통해 다니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집이나 목적지의 위치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런 환경을 반복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탁상공론에 불과한 얘기입니다.
따라서 미리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꼭 해야합니다. 오히려 매일 거치는 길이다 보니 '뭐, 여지껏 별일 없었는데'하며 방심하기도 쉬운데요, 위험은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시도때도 없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겁먹고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우선 평소에 페퍼스프레이 같은 호신용품의 휴대를 습관화하고, 달리기나 호신술 수련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릅니다. 그리고 자신이 평소 다니는 길목의 위험해보이는 포인트(사람이 숨어있을 만한 장소, 가로등이 꺼져있는 곳 등)를 미리 체크해두고서, 어떤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겠다하는 상황을 그려보고 연습해보는 등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면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극중 피해자들의 경우라면 혼자 골목을 걷는 상황이 되기 전에 핸드폰보다는 페퍼스프레이나 우산 등 호신용품으로 쓸 수 있을 만한 물건을 손에 꺼내들고 있었어야 합니다. 물론 핸드폰도 상황이 닥쳤다면 호신용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보다 효과적인 것들-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는 편이 좋겠죠.
또, 가능하다면 미리 다른 퇴근/하교길의 가족 누군가와 버스 정류장이나 전철역 등에서 만나 함께 들어오는 식으로 미리 동행을 만들거나 주변의 도움을 구해두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을 훨씬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안전계획'을 꼭 짜두시기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세번째 여대생의 경우는 정말 위험천만한, 가장 나쁜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분명히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지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해 위험이 닥쳤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심신의 상태도 아니었고, 미리 주변의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또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는 하나 편의점 직원에게(비록 그가 살인자임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무례하고 자극적인 언행을 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살인이나 폭력의 행사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고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물어서도 안되겠지만, 극중의 망치살인범 또는 연쇄 강간범과 같은 범죄자의 마음 속에서는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내가 벌한다'라는 식의 동기가 유발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술 자리를 피할 수 없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술을 마신다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즐기고, 또 어느 정도 술에 취했으면 미리 가족의 마중을 요청한다든지, 혹은 친구나 동료의 에스코트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종의 '플랜B'라고 할 수 있겠죠.
2단계. 설득 - 위험신호를 느꼈다면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고희경은 누군가 따라오는 것을 확인한 후 언니인 다경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이 때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집앞까지만 나와주면 안돼?"라고 부탁을 하죠. 이에 피곤한 상태였던 다경은 "집앞까지 달려와"라고 대답하고는 재차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이것은 후에 다경이 동생에게 큰 죄책감을 가지고 검시관이나 법의관이 되고, 용의자를 잡기 위해 사망추정시간을 조작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하는 계기가 되는데요. 이런 다경의 후회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일단 여기에서는 넘어가기로 하고 희경의 전화 내용에 대해서만 우선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희경은 지금 상황이 위험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모호한 정보 대신, "누가 따라오고 있어. 지금 집에 가는 길 어디인데, 빨리 좀 와줘."라고 보다 분명하게 위험신호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가급적 크고 다급한 목소리로요. 적어도 가족이라면, 그리고 친구나 동거인이라도 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이런 급박한 도움의 요청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희경은 따라오는 남자를 뒤돌아봄으로써 확인했었죠. 이처럼 상대의 존재를 확인했다면, 계속 쭈뼛거리며 앞서걷기보다 상대에게 "죄송하지만 뒤에 따라오는 것이 불안해서 그러니, 먼저 지나가시라."고 정중하되 당당한 태도로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따라오던 사람이 단순한 행인이었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앞서 갈 것이고, 아니라면 달아나거나 갑자기 공격하거나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앞서 걷는 등의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겠죠. 어떤 경우가 됐든 일단 이렇게 위치가 바뀌면 상황은 이쪽이 훨씬 유리해집니다. 물론 의도를 들킨 상대가 그대로 공격을 해오거나, 순순히 앞서가는 척 자신의 근처를 지날 때 기습하는 등의 만일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죠. (극중 망치살인마처럼 의도적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접근하는 경우는 그럴 확률이 매우 높은, 아주 위험한 상황입니다.)
3단계. 탈출 - 확실히 안전해질 때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두번째 피해여성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했으나 상대가 받지 않았죠. 실제로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누군가에게 나와달라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 가장 정석에 가까운 대답은 경찰을 부르라는 것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경찰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현장에 나와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미리 준비해둔 방어용 무기도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힘껏 달아나는 것은 분명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체력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아니면 집앞까지 와서 안심했던 것인지 갑자기 길에 멈춰서서 가방까지 내려놔버렸죠. (그리고 범인은 참으로 유유하게도 그 앞에 나타납니다. -_- 솔직히 비현실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스릴러 장르의 도식적인 연출이라고 이해하고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확실히 안전해질 때까지, 예컨대 집안에 들어가 문을 잠글 때까지는 안심해선 안됩니다. 물론 꽤 먼 거리를 달리려다 보면, 더구나 긴장된 상태 또는 옷차림이나 신이 불편한 상태에서는 체력적으로 힘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유사시에 어느 정도 거리(구체적인 숫자는 1단계에서 언급한 사전 답사(?)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겠죠)는 충분한 속도로 뛸 수 있는 체력을 평소에 길러놓는 것이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합니다.
향후 소개할 ASAP 여성호신술 실전 커리큘럼에서도 가장 선행돼야 할 기초운동 3가지 중 첫번째로 달리기를 꼽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힘들고 지겨워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달리기는 다른 어떤 자기방어 테크닉보다 기술적으로 쉽고 간단하며, 성공률도 높은 효과적인 실전 호신술입니다.
또, 위에서 말했듯 집의 위치 같은 것은 본인이 바꾸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준비된 상태로 바꾸는 것은 평소의 작고 꾸준한 노력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호신술을 익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武Zine과 공도KOREA는 여성호신술에 대한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ASAP(Anti Sexual Assault Program)이라는 새로운 성폭력 예방/퇴치 및 여성호신술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지난 여름 제작해 9월에 공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어플인 '올댓호신술'은 지금까지 7천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 사보 연재, 지역 사회체육센터 및 각종 대학과 단체 대상의 여성호신술 특강도 활발히 추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수련문의
서울 : 공도KOREA 중앙도장 cafe.daum.net/daidojuku (성북구 한성대학교 중문 앞, 070-7536-7134)
부산 : 부산시국민체육센터 '격투기다이어트&호신술' 강좌 (서구 서대신동3가, 051-243-5959, 월수금 오후2시/9시)
티스토어 '올댓호신술' http://j.mp/dvXi5x
공도KOREA 중앙도장에서는 3월 한 달 간 ASAP 여성호신술/다이어트 코스의 1주 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3월 중 방문한 여성 전원에게 1주간의 ASAP 무료 체험수련 기회와 정식코스 등록 시 20% 할인 및 자동 기간 연장 혜택을 드립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